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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2JTU1Ci1b 2019/04/19 15:34:42 ID : 1zO2pUY5QtA
참새의 부리는 닳아버려 부리가 그리되도록 깃털을 물어다 나른 이유는 무엇일까 어디로 물어나르는 것일까 소쩍새를 따라나선 참새는 소개_[심장이 안좋은 편입니다. 성인입니다. 답고자 노력중입니다. 미안합니다.(추가중)] //난입허용 인증코드_내 이름// 결국 몇일안에 잊어질거야 몇일만 지나봐 내말 맞을걸
이름없음 2019/04/19 15:35:11 ID : JSJSE09uq5d
짹짹
◆zU2JTU1Ci1b 2019/04/19 21:07:01 ID : 1zO2pUY5QtA
날이 무디다.
◆zU2JTU1Ci1b 2019/04/19 21:22:22 ID : 1zO2pUY5QtA
심장이 술렁인다. 술렁술렁이며 울렁울렁대며. 심장의 술렁임에 감정이 스산해진다. 스산한 소리를 내며 감정이 온몸으로 울려퍼진다. 울려퍼진 온몸이 그 잔기운에 부르르 몸을 떨고는, 떨어대고는, 떨어버리고는, 고개를 떨구어버린다. 떨구어진 고개에 물이 맺힌다. 똑 소리를 내며 똑똑 소리를. 아무도 없는 외로운 동굴 속 그 외로움에 눈물 떨구는 종유석마냥 똑똑 소리를. 똑하며. 똑.
◆zU2JTU1Ci1b 2019/04/19 21:34:37 ID : 1zO2pUY5QtA
손톱깎이 "당신은 그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하고 묻는다면, 나는 외면하며 "손톱만큼이요"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서는, 잘라내도 잘라내도 평생 자라나고야 마는 내 손톱을 보고 마음이 저려 펑펑 울지도 모른다
◆zU2JTU1Ci1b 2019/04/20 00:28:25 ID : 1zO2pUY5QtA
항상 무엇인가에 결여되어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몰랐기에 그 결여된 무언가를 찾고자 하였고, 깨닫고자 하였고. 무언가에 결여된 것에 내 의지는 없었기에 그것에 대하여 억울해 하였다. 결여된 것이 있다고 알게 된 것은 아마 초등학교 5학년. 그 무렵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동급생 중에 한 명이 나에게 말을 걸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아이가 누구였는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 때도. 지금의 고등학교 생활과 마찬가지지만 아직 머리가 채 자라지 않았던 그때도. 누군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아이들은 무리를 지어 끼리끼리 다녔던 것이 생각이 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아이들과 함께. 입맛에 맞지 않은 아이는 배척하고, 험담을 하며. 그래. 마치 안개처럼 있는 듯 없는 듯이. 그 동급생은 나와 같은 반이었는데 2학기가 끝날 무렵까지 서로 말을 안하고 지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말을 하지 않고 지냈나. 아주 멍청하고도 병신 같은 질문이지. 성격도 달랐고. 무리도 달랐으며. 그 아이는 우리반의 안개였으니까. 그래 안개 말이야. 그러다 5학년이 끝나던 겨울 방학식 날, 무언가를 두고 왔다는 생각에 오후 늦게 교실로 향했었다. 그리고 그 텅 빈 교실 속에서 널브러진 책상들 사이에 안개처럼 그 아이가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맞추었다. 1층의 창문의 배경은 아주 빠알간 노을이었고. 그리고 그것을 등지고 서있는 것은 그 아이였고. 그 아이에 눈에 가득 들어찬 것은 안개였고. 그것들을 바라보는 것도 나였다. 그 아이는 아주 조용하고 느긋하게, 막 잠에서 깬 달빛처럼 말하였다. “너도 나와 같네.” 그 말을 들었던 나는 바로 그 반을 뛰쳐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엇을 피하기 위해. 무엇을 두려워하기에. 그렇게 숨이 벅차도록 뛰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거북하고 거북하고 거북해서. 견디고 싶지 않아서. 그냥 그렇게 뛰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또 기억나는 것은 그 아이의 눈이었다. 눈. 사람의 신체 중의 한 부분. 그 눈이 안개라도 낀 것처럼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없게 하였다. 안개가 그 아이를 삼켜버린 듯이, 그 아이를 가려버렸다. 5학년. 무언가를 알 수 있다면 알 수 있었고, 알 수 없었다면 알 수 없었던 그 시기의 나는 벽에 기대어 서있었고. 숨이 벅차도록 뛰어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방학이 끝난 이후 그 아이는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전학을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초등학교의 졸업만을 남긴 6학년이었다. 무엇이 그 아이와 내가 같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로 말이다. 6학년. 대체 나는 왜 도망쳤는지. 무엇 때문에 도망을 갔는지. 그것이 무엇일까 하고 내 스웨터에 나있는 구멍처럼 드문드문 생각이 났었고. 중학교 1학년. 무엇이 너 같은 새끼와 같다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우리 집 담배떨이 안에 수북이 쌓인 담뱃재마냥 내 머리를 가득 채웠고. 중학교 2학년. 그 아이에게 왜 물어보지 못했는지에 대한 후회가 학교에서 내게 쏟아진 걸레 빤 물같이 쏟아져 내렸다. 중학교 3학년. 그 아이를 다시 찾아서 물어보고자 하는 나의 욕구가 내가 지금까지 씨발년이라는 단어를 들어온 횟수만큼 떠올랐다. 고등학교 1학년. 그 아이의 생각에서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나는 학교에서 안개가 되어있었다. 안개. 그래 안개였지.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눈가의 살이 바르르 떨려왔다. ... 가볍게 생략
◆zU2JTU1Ci1b 2019/04/20 13:15:58 ID : 1zO2pUY5QtA
카세트테이프가 고장이 났다. 고장이 나버려서 한 구간만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구간이었는데 그 구간을 들을때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숨이 가빠지고 결국에는 눈을 질끈 감아버리게 되는 그 구간을. 반복해서 재생, 되감기, 재생, 되감기. 그러다가 일시정지. 그리고는 다시 재생. 몇번을 그렇게 반복을 하였는지 어느 순간 그 구간을 들을때 감정이 무뎌졌다. 무디다. 무디다. 날이 무뎠다. 그날의 칼은 날이 무뎠다. 날이 무뎌서, 그 칼을 손으로 작게 움켜쥐고는 손목 윗부분을 그었다. 삭하는 소리를 내고는. 그리고 다시 그 아랫부분을. 무딘 칼도 칼이었다. 무딘 칼도. 내 머릿속의 카세트테이프가 고장이 났다. 이제는 그 테이프에는 없을 다른 노래의 싫어하는 구간을 나에게 들려주고 있다. 내가 다시. 다시 무딘 것을.
이름없음 2019/04/20 18:03:25 ID : Hxu4LgnU5dO
스레주 글 진짜 멋지다! 조용히 알 놓고 갈게 뻐꾹☆
◆zU2JTU1Ci1b 2019/04/20 18:53:39 ID : 1zO2pUY5QtA
갈변한 사과였다.
◆zU2JTU1Ci1b 2019/04/21 11:44:36 ID : 1zO2pUY5QtA
새벽에 잠이 깨었다. 목청에서 느껴지는 울컥거림에 기침을 하며 잠기운에 아직 비칠대는 몸을 일으켜세웠다. 컥컥. 목울대 안쪽에서 무언가 튀어나온 느낌에 찝찝하게 입맛을 다셨다. 그러다 입가를 문지르니 손에 느껴지는 끈적함에 그것이 무엇일까 하며 어둠속에서 내 손을 바라보았다. 쥐락펴락. 만지작 만지작. 천장에 매달린 모빌이 신기한냥 손을 움치락거리는 아기처럼 왼손을 이리저리 바라보며 움직여댔다. 그러다 인중과 턱을 타고 흐르는 액체의 느낌에 순간 정신이 들었다. 퍼뜩하면서 정신이 들었다. 퍼뜩하면서 몸을 일으켜 불을 켰다. 쨍한 형광등의 빛때문에 미간을 찌푸리다가 형광등 스위치 바로 옆에 놓여있던 거울 속의 나와 눈이 마주쳤다. 피. 피범벅이었다. 얼굴의 반쯤이 피범벅이었다. 늘러붙은 피때문에 머리카락 몇가닥이 볼에 눌러붙어 있었고, 목 안쪽에서 내뱉은 피때문에 입안과 입술주위는 엉망진창이었다. 아직도 흐르는 코피때문에 그 피가 턱을 목을 몸을 타고 흘러 잠옷을 물들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영 어색하지는 않아 왜일까하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래. 액션페인팅. 거울에 담긴 내 모습이 마치 이전에 봤던 액션페인팅의 기법을 내몸에 새겨둔 것 같았다. 이 상태라면 액션 페인팅의 기법을 제일 이해를 잘 했고, 잘 응용했다고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비싯 웃음이 나왔다. 이 상태로 바깥에 나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러볼까. 그런 장난스런 생각이 스멀스멀 담배 연기마냥 내 생각을 덮으며, 그 상황에 대해 상상하려는데 몸안쪽의 깊은 곳에서 나를 압박하는 감각이 나를 덮쳤다. 압박프레스. 마치 압박프레스로 내 심장을 아주 작게 작게. 아주 작게 문대놓는 것 같은 감각에 숨을 작게 들이마쉬고 몸을 크게 비틀었다. 적응이 되질 않는다. 적응이. 적응은 사회성 동물인 인간이 제일 잘하는 것일터인데, 난 인간인데. 난 인간인데. 순간 힘이 풀린 빌어먹을 몸뚱이를 지탱하기 위해 뻗었던 왼손이 거울의 겉테두리를 잡고 놓치를 않았다. 잘 웅크려지지 않는 오른손의 감촉이 매우 끈덕졌다.
◆zU2JTU1Ci1b 2019/04/21 18:39:39 ID : 1zO2pUY5QtA
얼마나 남았지. 얼마나 남았지. 얼마나 남았더라. 어떻게 제일 효율적으로 쓸수있지. 배안에 뱀이 가득 들어차서 목으로 나오려고 난동치는 모양새다.
◆zU2JTU1Ci1b 2019/04/21 19:00:04 ID : 1zO2pUY5QtA
실종
◆zU2JTU1Ci1b 2019/04/21 19:21:03 ID : 1zO2pUY5QtA
하늘에서 길을 잃었다. 해와 달이 뜨지 않는 하늘에서 길을 잃었다. 동쪽이 어디인지, 서쪽이 어디인지, 남쪽이, 북쪽이 어디인지 전혀 알지를 못하게 되어버렸다. 그것도 망망대해의 한가운데에서. 성치못한 날개는 계속해서 삐걱이며 엇박을 내고 있었다. 망연히 쫓고있던 아름다운 구름은 이미 바람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흘러들어 사라진 후였다. 삐걱이는 날갯짓의 소리가 요란스러워 귀를 막고 싶었다. *******************************************************************************************************************************************.그것들이 엉켜버린 해류가 되어 검은 바다 안쪽에서 요동쳐댔다. 요란스럽다. 귀를 막았다. 풍덩. 바다의 바깥쪽은 잠시잠깐의 무언가를 받아들이고는 이내 고요해졌다.
◆zU2JTU1Ci1b 2019/04/21 22:01:27 ID : 1zO2pUY5Q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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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2JTU1Ci1b 2019/04/21 22:15:54 ID : 1zO2pUY5Q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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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2JTU1Ci1b 2019/04/21 22:18:22 ID : 1zO2pUY5Q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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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2JTU1Ci1b 2019/04/21 23:01:09 ID : 1zO2pUY5Q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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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4/21 23:12:54 ID : 1zO2pUY5Q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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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4/21 23:15:54 ID : 1zO2pUY5Q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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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4/21 23:18:04 ID : 1zO2pUY5Q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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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4/21 23:33:32 ID : 0k08i60nw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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