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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5/08 20:27:46 ID : lCoY4FimL9f
안녕, 만나서 반가워 거두절미하고 무료한 일상에서 뭔가 재미난 일을 찾아 여기에 오게 되었어. 내가 여기서 하려고 하는 일은 어쩌면 일부 사람들은 불쾌하고,왜 하는질 모르겠고, 다른곳으로 가주었으면 할 지도 모르겠는데 뭐 반대에 부딪히거나 무관심에 묻혀버리면 그때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저질러 볼까 해
이름없음 2019/05/27 01:59:50 ID : vxu5RBgnRwr
.
이름없음 2019/05/27 07:20:26 ID : AnXy3O7fgrz
오오오 재밌어..
이름없음 2019/05/29 17:29:17 ID : L863Wo46nVg
오랜만이야 스레주! 잠시 안오는 텀이 좀 길길래 지쳤나 싶어서 슬펐는데, 안온 사이에 이야기 진행이 좀 됐구나 ! 그리고 드디어 두 등장인물이 조만간 만나서 어떤 이야기가 또 전개될지 무척 기대 된다 안 잊고 찾아오길 잘한 것 같아 몸 잘 챙기고 천천히 와 :-)
이름없음 2019/05/29 17:35:17 ID : cKY7ak8runA
나도 기다리고 있어.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나중에 보자.
이름없음 2019/05/29 17:46:23 ID : lDzbvcoLhs4
와 글 너무 잘쓴다.... 12까지 보고 반해버림! 보고있어 ! 꼭 와줘
◆nBgp9g5gnXu 2019/06/01 19:53:34 ID : qkq4Y7bwnCk
보고 응원해주는 레주들 고마워, 아마도 내일 밤엔 올수 있을것 같아. 다들 행복한 주말이 되길
이름없음 2019/06/02 22:01:50 ID : cKY7ak8runA
기다리고 있어.
◆nBgp9g5gnXu 2019/06/02 23:26:25 ID : lCoY4FimL9f
늦어서 미안해, 사실 아이디어가 잘 안떠올라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어
이름없음 2019/06/02 23:35:01 ID : cKY7ak8runA
괜찮아 괜찮아. 아이디어 떠올리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나중에 이야기해줘도 돼. 부담감 가지지 말고 편히 풀어주면 좋겠어.
◆nBgp9g5gnXu 2019/06/02 23:44:53 ID : lCoY4FimL9f
얼마나 쓸 수 있을런진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해볼게 같은 시각, 뉴욕 모처, 어느 폐가 시의 외곽, 도심공동화가 진행되면서 남겨진 을씨년 스런 폐가중 하나 안에서 거슬리는 소움이 들려온다. 끼익- 끼익 하고 건조하게 울리는 소음은 리드미컬하게 공기를 흔들었고, 그 소리에 맞춰서 후-하- 하는 소리가 함께 울린다. 길잃은 고양이 하나 찾지 않을 을씨년스럽고 살풍경스런 폐가 한켠에서 문구나무를 선체로 팔굽혀 펴기를 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뚝,뚝, 땀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벗은 상체에서 피어오른 열기가 희뿌옇게 일렁이며 솟아오른다. 드러난 맨몸은 군살 하나 없는 단단한 근육질, 체지방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서 근육위로 핏줄이 불거보이는 꽉 조여진 근육은 터질것 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나이는 스무살-서른살 언저리 그 어딘가,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진 그 청년은 밝은 금색 머리칼과, 보기드문 노란 눈동자, 꽤나 잘생긴 얼굴이지만 콧잔등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칼자국이 흠인 야성적인 미남이었다. 후-하- 그는 덤벨을 바닥에 세우고, 그것을 한손으로 짚은 채 물구나무를 서서 팔굽혀 펴기를 하고 있었다. 그것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이 따라하기 힘든 운동강도일텐데, 그의 발목에는 12키로그램짜리 중량벨트가 2개, 총 24킬로그램의 중량이 매달려 있었다. "11...8, 11...9, 1...2....0.....!" 이를 부득부득 갈아가며 셋트의 마지막 횟수를 끝낸 남자는 그대로 쓰러지듯 덤벨에서 내려왔다. 낙법을 치는둥 마는둥 바닥에 뒹군다음 대자로 뻗어서 거칠게 숨을 내쉬는 남자. 그런 그의 귓가에 거슬리는 신호음이 울렸다. 삐익- 줄리엣의 호출입니다. 삐익- 줄리엣의 호출입니다. 삐익- 줄리엣의 호출입니다. 삐익- 줄리엣의... "연결해" 남자는 헉헉거리면서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느릿느릿 가까이에 있는 선반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믹서기와 냉장고가 준비되어 있었다. 폐가에 전기가 들어오나? 하는 당연한 물음은 잠깐 제쳐두고, 그것들은 분명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 남자가 냉장고의 문을 열고, 잠시 기진맥진한 몸에 그 냉기를 쐬며 안의 물건을 고르고 있을때, 천장에 설치된 캠이 움직이며 남자쪽을 향했다. 스피커가 울렸다. [[여, 라이온, 경기좋나?]]
◆nBgp9g5gnXu 2019/06/02 23:56:39 ID : lCoY4FimL9f
남자, 라이온은 허리를 숙여 냉장고 안에서 과일을 꺼냈다. 바나나, 자몽, 아보카도, 벌꿀, 블랙베리 등등을 꺼내서 믹서기에 넣더니 프로틴과 bcaa도 스쿱으로 명백히 정량이상을 퍼넣었다. 거기에 코코넛 밀크까지 넣어서 믹서기 뚜껑을 덮고 버튼을 누르며 라이온은 대답했다. "뭐 늘 똑같지.무슨일이야? 내가 의뢰한거 찾았어?" 스피커 너머의 목소리는 웃었다. 여성의 목소리 치고는 늠름하고 씩씩한 목소리의 주인, 줄리엣은 쾌활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그건 아직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 같아 자기. 그 보다 용돈벌이 생각없어?]] 위이이이잉-!! 믹서기가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돌아간다. 라이온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리며 그 소음보다 크게 대답했다. "무슨 건인데? 네가 이렇게 나올때 치고 변변한 일이 있었던 기억은 손에 꼽는데." [[뭐, 일단 들어봐. 이래뵈도 거물과 관련된 건이니까.]]
이름없음 2019/06/03 00:03:53 ID : cKY7ak8runA
재밌게 읽고 있어. 항상 고마워.
◆nBgp9g5gnXu 2019/06/03 00:26:10 ID : lCoY4FimL9f
내가 고맙지. 레스 남아있음 힘이 많이나! "거어무울?" 라이온은 다 돌아간 믹서기 보틀을 기계에서 분리시키고, 그대로 큰 맥주잔 마냥 들어올려 벌컥벌컥 들이켰다. 보통 성인남자도 다 마시기 힘들정도로 대량이고 칼로리는 피트니스 트레이너들이 보고 졸도할 정도의 고칼로리였지만 그 이상으로 뻑뻑하고 끈적거려서 마시기도 힘든 케미컬과 천연과일 쥬스 그 중간쯤에 존재하는 무엇을 인상을 쓰면서도 기어이 다 비워낸 라이온은 작게 툴툴거렸다. "하 씁. 드럽게 맛없네." [[그 드링크, 아직도 먹어? 난 그거 절대 못마시겠던데.]] "이렇게라도 퍼먹지 않으면 살이 빠지는걸 넘어 근육이 빠져버리니까 뭐. 별수있나. 살라면 먹어야지. 그래서 무슨건인데?" [[아, 미스터 파커 알지? 그 사람의 약과 관련된 건이야.]] 라이온의 눈썹이 움찔했다. 그는 몸을 돌려 스피커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의자에 걸터앉았다. 줄리엣이 말을 이었다. [[파커 소유의 제약회사인 베터라이프 사에서 새로운 약을 만들어 냈어. 본래 군사용으로 사용될 목적으로 비밀리에 개발하던 신약인데 이것 일부가 바깥으로 풀려나온것 같아.]] "군용 신약? 전투자극제나 신경안정제 뭐 그런거야?" [[으응~ 전자쪽에 좀더 가깝달까. 일시적으로 초월적인 인지능력을 부여해주지만 부작용으로 뇌가 오버클럭 되어버려서 결국 폐인이 되어버리는 종류지.]] "꼭 지같은거 만들었다 늙은뱀 같으니. 그래서? 그 약을 빼돌린 연구원을 잡아다 족치자는 건가?" [[오늘따라 왜 이리 급해? 차근차근 들어봐.]] "아 나 샤워해야 하는데..." 툴툴대는 라이온의 목소리에 스피커 넘어의 줄리엣은 하하하 웃었다.
이름없음 2019/06/03 00:33:49 ID : cKY7ak8runA
힘이 돼서 다행이네. 계속 레스 남길테니까 계속 힘이 되면 좋겠다.
◆nBgp9g5gnXu 2019/06/03 00:46:26 ID : lCoY4FimL9f
[[이 약을 빼돌린 연구원은 진작에 죽었어. 문제는 그 다음인데, 이 약이 어떤 조직으로 흘러들어간 것 같아. 그 조직에서 이 약을 독점하고 팔고있는거지.]] "그럼 뭐지? 그 약을 탈환해 달라는 건가? 그거 되게 귀찮은 일인데? 누구야? 약을 탐내는 게?" [[고등학교 상담교사라면 믿을래?]] "뭐?" 라이온은 한껏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스피커를 노려보았다. 그런다고 상대방이 그 시선을 느낄리도 없으련만, 그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충분히 전해졌던 모양이다. 줄리엣이 말했다. [[응, 충격이지? 세인트 엔서니 하이스쿨의 상담교사야.제자들 사이에 마약이 도는걸 알고 그걸 막고싶은 모양이야.]] "미친년이네, 목숨아까운줄 모르는" 라이온은 혀를찼다. 어줍잖은 정의감으로 발을 들이기에 이 세상의 심연은 너무나도 추악하고 위험하다. 하지만 "완전 내 취향이네. 프로필좀 뽑아줘." 줄리엣은 웃었다 [[그렇게 대답할거라 생각했어. 지금 바로 팩스 보낼게. 보수는 얼마 안돼겠지만 가끔은 정의의 사자놀이도 나쁘지 않지?]] "글쎄다. 일단 애들 건드는 잡놈들은 다 뒤져야 된다는게 우리 썩어빠진 하이에나들 사이에서도 정설 비스무리한 그 무언가 이긴해서.딱히 정의놀이를 좋아하는건 아니고." [[예예 어련하실까요. 아, 참고로 의뢰인이 아주 미인이야. 잘 꼬셔봐 혹시알아? 교사 아내 얻게될지.]] "지랄마시고요." 찍,찍,찌익- 책상위의 팩스에서 종이가 뽑혀나온다. 라이온은 덤벨을 들고 팔운동을 하면서 한손으론 인쇄된 종이의 활자를 눈으로 훑었다. 그곳에는 세인트 엔서니 하이스쿨의 전산망에서 뽑아낸 의뢰인의 증명사진과 프로필등 정보가 실려있었다. 라이온은 사진안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여인을 보며 콧잔등을 찡그렸다. "헤, 괜찮네 이 여자. 하나도 재미없는 웃음을 짓고있잖아. 속 시커먼게 아주 지밖에 모르게 생겼군. 근대 왜 이딴 의뢰를 햇담? 레오나 리 라...."
◆nBgp9g5gnXu 2019/06/03 00:46:56 ID : lCoY4FimL9f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또봐! 잘자구!
이름없음 2019/06/03 01:27:46 ID : cKY7ak8runA
또 다른 등장인물이 엮이다니! 벌써 흥미진진해! 스레주도 잘자. 다음에 또 만나.
◆nBgp9g5gnXu 2019/06/04 21:33:03 ID : lCoY4FimL9f
늘 잊지않고 찾아줘서 감사할 따름 라이온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스피커 넘어의 줄리엣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오, 우리 폭군사자(tyrant lion) 후각 아직 살아있네~ 맞아. 프로필 훑어보면 알겠지만 그 여자. 여간내기가 아니야. 보호소 시절부터 행보를 짚어보면 아주 주변사람들을 교묘히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여 왔어. 그것이 주변사람들의 순수한 선의나 그 당시의 상황으로 인해 우연히 일어난 것 처럼 보이게 포장하고 있지만, 우연히 너무 자주 반복되면 그건 우연이 아니지. 아마도 전형적인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다시말해 너 같은 녀석이라는 거잖아. 뭐 됐어~ 그런거 정도야 흠도 아니지, 다들 자신만을 위해 사는 세상. 속아넘어가는 쪽이 바보고, 서로 이용해 먹는거지." [[오잉? 꽤나 호의적인데~ 이런 마스크가 취향인가봐? 흐흐흥, 이러다 진짜 맺어지는거 아냐? 그럼 이 누님한테 단단히 한턱...]] 핏-, 하는 짧은 비프음과 함께 줄리엣의 음성이 끊어지고, 그 자리를 사무적인 자동안내음이 대신했다. [[연결을 종료했습니다.]] "푼수떼기 저거 진짜..." 라이온은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는 이일의 프로필이 적힌 팩스를 다시한번 힐끔 바라보았다가 책상위로 아무렇게나 내려놓았다. 욕실로 들어가 간단히 샤워를 마친 후, 그는 다시 책상으로 이동해서 팩스의 내용을 꼼꼼히 훑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줄리엣에게 전화를 걸었다. 파워퍼프걸의 ost가 시끄럽게 울려퍼지자 인상을 팍 찡그렸던 그는 줄리엣이 전화를 받자말자 말했다. "야, 중요한 내용이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정확히 의뢰 내용이 뭔데, 그리고 보수는? 아무리 구미당기는 일이어도 수지 않맞으면 안하는거 알지? 나같은 프리랜서는 돈에죽고 돈에 사는법이라고." [[갑자기 끊은건 그쪽이거든?! 하여간 이 싸가지, 너 아버지 얼굴봐서 내가 참아주는 거지 아무 정보상한테나 이러면 진짜 업계 매장 당한다?! 그때가서 울고불고 해도 소용없을줄 알아!]] "갑자기 아버지 이야기는 왜 꺼내, 아이 시끄러.됐고 정보나 넘겨." [[너...]] 잠시 화난 목소리로 분을 삭이던 줄리엣은, 이내 하아- 하고 지쳤다는 듯이 한숨을 쉬고는 대답했다. [[내가 진짜 너 때문에 늙는다 늙어, 같은 원 출신이라고 걱정해줘도 이 모양이니, 뭘 먹고 자랐기에 그렇게 삐딱하니?]]
이름없음 2019/06/04 21:41:48 ID : cKY7ak8runA
왔구나. 동접이네. 오늘도 이야기 듣고있어. 오늘 하루 편안한 하루였기를 바라고, 남은 시간도 편안하기를 바라.
◆nBgp9g5gnXu 2019/06/04 21:52:59 ID : lCoY4FimL9f
"나를 키운것은 팔할이 바람이지. 자유분방하고 멋지게 자랐잖냐 응?" [[서정주 시인이 저승에서 뒷목잡고 졸도할 소리 하지말고...됐다, 됐어, 이 누나가 졌다.]] 능글맞게 웃는 라이온의 목소리는 그래도 따스했고, 그것을 알아챈 줄리엣은, 정말 어쩔 수 없지...하고 체념하는 듯이 작게 한숨을 쉬고는 이내 조금은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 [[일단 일게 교사의 의뢰인지라 보수는 거의 없다시피해. 착수금 1000달러, 완료보수 1500달러.]]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 그녀의 말에 조금 온화하던 라이온의 얼굴이 이름 그대로 화난 사자처럼 왈칵 일그러졌다. 그는 어처구니 없음과 불쾌함을 감추지 않으며 스피커를 향해 기가막힌듯 소리쳤다. "장난해? 그걸받고 마약상 뒷조사를 하라고? 마약이 우리 뒷집 길냥이 별명이냐?" [[선생이 돈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어~ 그정도도 상당히 무리한 걸걸? 우리 관점으로 생각하면 안돼지~]] 화난 라이온의 목소리에 줄리엣은 그를 달래려는듯 조근조근 말했지만 라이온은 콧방귀를 뀔 뿐이였다. "아 네, 감동적인 연설 잘 들었고요, 제 점수는요 어머님과 귤이나 까 드세요. 아무리 용돈벌이라도 정도가 있지 야, 업계 시세를 좀 생각해. 내가 거지냐? 응? 거지야? 누가 그 돈에 그런일을 맡아?" [[그러니까 변변한 용병회사에는 접수가 안됐구~ 프리랜서인 너한테 연락이 온거 아니겠어? 응? 대출규제도 3금융권은 좀 프리하잖아? 직장만 있어도 즉시 송금! 몰라?]] "그으래? 그럼 나도 의뢰 끝나면 이년 남치해다가 모자란 비용은 신장으로 트레이드 하면 되는거야? 1588-빨리신장 뭐 그런 애들처럼 응?" [[하아...]] 답이 안나온다는 듯이 깊은 한숨을 쉰 줄리엣, 라이온은 자신의 생각을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한참 열을올려 목이 마른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로 다가갔다. 미네랄 워터를 꺼내 병째로 입으로 가져갔을때, 스피커를 통해 줄리엣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가...부탁했어." "앙?" 물병을 입에 대고 물을 벌컥거리느라 잘못들은 라이온이 눈쌀을 찌푸리며 스피커를 돌아보자, 이번엔 정확한 발음이 다시 돌아왔다. [[릭 오빠가, 부탁했다고.]] 그 다음순간, 라이온은 스피커 앞에 서있었다. 그가 서 있던 자리에서 떨어진 물병이, 그제야 바닥에 부딪혀 메마른 소리를 울린다. 문자 그대로 공간을 지워버리는 듯한 믿기힘든 속도였지만 줄리엣은 그것을 보지못했고, 라이온은 관심 없었다. 그는 이글거리는 두눈으로 스피커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 새끼가?" ---------------------------------------------------------------------------------------------------------------------------------------------------------------------------------------------------------- 장 is back 모르면 됐고. 이번이야기는 실화도 뭣도 아닌 완벽한 즉석 창작소설이고. 다시 한번, 잘 부탁해.
이름없음 2019/06/04 22:11:56 ID : cKY7ak8runA
????????????? 설마 내가 아는 장이야??????????? 정말?????????????????????
이름없음 2019/06/04 22:13:14 ID : cKY7ak8runA
정말이야????????? 아니 나 진짜... 장. 나 정말 고마워. 어떻게 이렇게 내가 너가 창작한 이야기에 나올 수 있는거지? 세상에... 정말 고마워 정말로.
이름없음 2019/06/04 22:15:59 ID : cKY7ak8runA
아 정말 답지않게 놀라버렸어. 그 전의 이야기도 정말 감명깊게 봤고, 지금도 감명깊게 보고있었는데... 장일줄 몰랐어. 앞으로도 잘부탁해.
◆nBgp9g5gnXu 2019/06/04 22:25:56 ID : lCoY4FimL9f
-124 누군가가 기억해 주었으면 한단 생각을 안한건 아니지만 이런 반응은 뜻밖인걸... 어쩐지 낯간지럽네. 내가 고맙지. 암튼 잘 부탁해,
이름없음 2019/06/04 22:28:47 ID : cKY7ak8runA
나야말로 진심으로 잘부탁해. 항상 응원하고 있으니까. 언제든 기다릴테니 편하게 이야기 써주면 좋겠어. 돌아와줘서 정말 고마워.
이름없음 2019/06/06 00:27:07 ID : cKY7ak8runA
갱신
이름없음 2019/06/06 02:10:50 ID : L863Wo46nVg
스레주 왔었구나.... 근데 장이 누구야 난 처음 들어억 궁금한데 말해줘어ㅠㅠ
이름없음 2019/06/07 10:06:08 ID : cKY7ak8runA
날라가버렸네...
이름없음 2019/06/07 17:37:53 ID : cKY7ak8runA
일단 장레주를 위해 갱신.
이름없음 2019/06/08 11:46:06 ID : cKY7ak8runA
갱신
이름없음 2019/06/09 13:39:32 ID : cKY7ak8runA
오늘도 갱신~
◆nBgp9g5gnXu 2019/06/09 14:37:07 ID : qkq4Y7bwnCk
옛날 별명이야 오래전에도 스레 세웠었거든 정말 꾸준하네, 고마워, 수일내로 또 글 올릴게. 연휴동안 가정적인 남편으로 있느라 컴을 못만져서....
이름없음 2019/06/09 15:38:39 ID : cKY7ak8runA
그럼 그때까지 계속 갱신할게. 연휴동안은 가족하고 편안한 시간 보내길 바라. 물론 휴식도 좀 취해. 간만의 연휴일 거 아니야. 그럼 그때보자.
이름없음 2019/06/11 01:16:54 ID : cKY7ak8runA
오늘 너무 바빠서 잊고 있었어... 늦게나마 갱신.
이름없음 2019/06/12 00:07:54 ID : cKY7ak8runA
갱신
이름없음 2019/06/12 21:50:41 ID : cKY7ak8runA
오늘하루 바빴어... 스레주는 편한 하루였길 바라... 갱신...
이름없음 2019/06/14 02:06:56 ID : cKY7ak8runA
갱신
◆nBgp9g5gnXu 2019/06/14 12:47:01 ID : lCoY4FimL9f
이번주 내내 바쁘네 ㅠ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일요일엔 돌아올수 있도록 할게. 고마워!
이름없음 2019/06/14 12:58:08 ID : cKY7ak8runA
아니야 아니야. 바쁜데 내가 부담주는게 아닐까 걱정되네... 난 언제나 기다릴테니까 편하게 시간도 남고, 글도 쓰고싶을때 장이 와주면 좋겠어. 그럼 다음에 봐!
이름없음 2019/06/15 17:29:38 ID : cKY7ak8runA
갱신!
◆nBgp9g5gnXu 2019/06/16 12:52:48 ID : lCoY4FimL9f
[[...]] 스피커 넘어의 줄리엣은 잠시 말이 없었다. 라이온은 고개를 푹 숙인채로 잠시 조용히 있더니 이내 고개를 확 치켜들며 소리쳤다. "그 새끼가! 날! 콕 찝어서 지명한거야?!" 그의 표정은 기쁨으로 환하게 펴져 있었다. "에이미(ammy)도! 리처드(richard)도! 제노(xeno)도 아니라 날! 그 새끼가 지목했다 이거지?!" [[아우 시끄러! 귀청 떨어지겠어! 내가 너 이럴까봐 처음부터 말 안하려고 했던거야! 그럼 널 시키지 누굴 시키니?! 암살이니? 에이미 언니는 왜 찾어! 리처드....는, 뭐 범죄수사니까 가능성 있긴 하겠지만 난 모르겠고 제노는 갑자기 또 왜 튀어나와! 이그 증말...하여간 너 옛날엔 안그랬는데 어느순간부터 릭 오빠랑 연관된 일이되면 사람이 좀 이상해진다?]] ------------------------------------------------------ 애 운다 ㅠㅠ
이름없음 2019/06/16 14:26:31 ID : GtxRzU0oE4J
아이고 스레주 육아에 치여 사는구나... 조금씩이라도 돌아와줘서 진심으로 고맙다ㅠㅠ 요즘 괴담판 둘러보는 빈도가 많이 줄었는데 이거 볼라고 오고있엉 부담 가지지 말고 천천히 써줭 >.<
이름없음 2019/06/16 15:02:52 ID : cKY7ak8runA
왔구나. 오늘도 글 읽고있어. 항상 고마워.
◆nBgp9g5gnXu 2019/06/16 16:55:46 ID : lCoY4FimL9f
"하! 그 새끼가 내 도움을 원했단 말이지?! 간절히 부탁하면서 말야! '이런 중대차한 일은 아무한테나 맡길수 없어, 믿을 수 있는건 오직 폭군사자 라이온 뿐이야!' 하고! 믿음과 신뢰를 담아서 이야기 했겠지! 그렇다면 내가! 그 재수땡이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할 수는 없지! 같은 용병으로서의 동업자 의식 문제도 있고?! 블랙워터 레전더리 용병인 링스턴 헤서웨이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해결한 명성을 떨치게 되는 거기도 하고? 그럼 당연히 아버지도 나를 높게 평가 하시겠지? 그럼 차기 '헤서웨이'의 이름도 내 차지가 되는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 말씀이야!" [[아이고...달을 보라고 손끝으로 가리켰더니 예쁜 손가락이시네요 부터 망상을 시작해서 결혼하고 애놓고 손주까지 보고 앉아있네...니가 동정찐따냐?! 아니 나름 업계에서 명성을 쌓아올리고 있는 초신성이라는 녀석이 왜 릭 오빠만 엮이면 이렇게 망가진데?!]] 줄리엣은 기가 막혀서 태클을 걸었지만 라이온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라이온은 잠시 흥분해서 잠시 전율하다가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차분하게 말했다. "후,하,후,하 뭐 좋아. 좋아, 좋다고. 그럼 받아야지. 그 빌어먹을 새끼의 부탁이면 돈 안돼도 받아야지. 놈에게 빚을 지워놓는건 아주 기분 째지는 일이야. 그건 그렇고 줄리, 이번일에 눈독 들이고 있는건 나 뿐만이 아니겠네. 자기 물건이 사라진 파커영감도 당연히 사람을 샀을 것이고, 마약이 엮인 일이라면 미연방수사국(FBI)도 냄새를 맡았겠지. 정보좀 토해봐, 언놈들이야? 나 말고도 판에 낀 녀석들." 냉정을 찾은 라이온은 용병다운 통찰력으로 줄리엣에게 질문했고, 줄리엣은 즉각 대답했다. [[어유, 이제야 정신좀 드셨어요? 뭐 맞는말이야. 파커는 사설용병을 고용했고, FBI도 수사관을 배정해서 수사를 시작했어. ]] "호, 용병회사가 아니라 사설용병을? 음 점점 구린내가 나는걸. 그래서 누구야? 늙은뱀과 붙은 놈은" ------------------------------------------------ 진득하게 붙어서 쓰는건 무리같다, 수시로 이렇게 짧게 올려두고 갈게. 치여산다는 표현은 안맞아, 왜냐면 정말 행복하거든 내가 고맙지! 또 올게!
이름없음 2019/06/16 17:06:05 ID : cKY7ak8runA
딱히 짧다고 생각 안하지만 짧은 글이어도 정성이 담겨있는게 느껴지는걸! 그럼 나도 장레주가 편하게 수시로 갱신해 놓을게. 다시보자.
◆nBgp9g5gnXu 2019/06/16 20:34:20 ID : 3vcpO5WrBxO
아 쓰다 날아갔어 ㅠㅠ
이름없음 2019/06/16 20:37:48 ID : cKY7ak8runA
아앗...아까워라 ㅠㅜ
◆nBgp9g5gnXu 2019/06/16 20:58:46 ID : 3vcpO5WrBxO
늙은 뱀, 라이온은 미스터 파커를 그러한 명칭으로 불렀다 미스터 파커는 그가 만들어낸 뒷세계의 별명중 하나로, 그의 본명은 제임스.P.모르가나, 유대계 백인으로서 재계순위로 따졌을때 손꼽히는 재벌그룹중 하나의 수장이었다. 그가 속한 모르가나 가문은 2차세계대전이 벌어나기 이전 독일에서 나치당이 집권하기 시작할 무렵 미국으로 건너온 유대 금융가문으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전쟁이 종료되어 미국중심의 세계질서가 개편될 무렵 그 흐름에 편승해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전쟁시기에 미국채권을 저렴하게 매수한 모르가나 가문은 전후 미국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번영을 맞이할때 급격히 값이 오른 미국채권을 매각하여 제조 기반사업에 투자했고,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내다본 그의 투자로 인해서 모르가나 가문은 철강, 건설, 철도사업등 국가기간산업의 확장과 더불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또한 수차례 있었던 미국의 경제위기들을 미리 예측한 그의 안목으로 인해 모르가나 가문은 현재에 이르러 은행, 보험, 증권등 뿌리가 되는 금융업부터 시작해서, 철강,군수,건설, 철도등의 중제조업과 인프라 사업분야, 나아가서는 생명공학과 제약, 사물인터넷 기간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재벌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제임스 .P. 모르가나의 이 눈부신 투자성공담은 결코 그의 혜안과 비전같은 지혜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독사인 블랙맘바(Black mamba)라는 멸칭이 붙을 정도로 피비린내 나는 투쟁의 역사를 보냈다. 정치적인 모략과 무고, 금융적인 공격과 파산같은 '피냄새가 안 나는' 공격부터 시작해서 사고를 위장한 폭사, 로드킬, 독사, 추락사, 항공기 사고, 총격 등등 수많은 방법으로 재계와 정계의 적을 적극적으로 배재시켜온 것이다. 나이를 먹고 모르가나 그룹이 어느정도 이상 덩치가 커졌으며 예전보다는 그러한 '공작'을 은폐하기 힘들어 진 다음부터는 피비린내 나는 방법은 많이 피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는 아는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는 월가의 지배자 중 하나였다. 특히나 용병을 쓰고 뒷탈이 없도록 제거해 버렸다는 소문이 돈 적도 있기 때문에 다들 그의 의뢰를 받기 꺼려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애시당초 미스터 파커의 파커는 Poison 독극물 Addiction 약물중독 Rocket 로켓(폭발물) Knife 날붙이 Economy 경제 Ruin 파산 을 나타내는 단어의 머릿글자를 딴 명칭이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의 경쟁자를 제거하며 그 과정에서 비밀유지에 방해된다면 용명도 제거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파트너로서 훌륭한 상대는 아니지만 뭐, 그렇다고는 해도 높은 보수를 쥐어준다면 누군가는 일을 받는다. 용병은 그런 존재니까, 액수만 높다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천칭에 올린다. 교활한 늙은 뱀이 고른 경쟁자라면 당연히 요주의 인물일 것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공동전선을 펼치거나...제거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라이온의 질문에 줄리엣이 답했다.
이름없음 2019/06/16 21:09:35 ID : cKY7ak8runA
정말 잘보고있어! 음... 장. 지금 하는 이야기가 갑작스럽기는 한데... 혹시 장이 지금까지 썼던 이야기들 말이야. 책으로 만들 생각없어?
◆nBgp9g5gnXu 2019/06/16 23:07:20 ID : lCoY4FimL9f
예전에 썼던 이야기 시리즈는 실제로 여동생이 웹툰 도전도 해보네 마네 이야기 하기도 했는데... 역시 그만두기로 했어. 상당부분 거짓으로 지어진 소설의 내용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던 내 주변지인들과 내가 등장하고 또 일부는 경험한 이야기 이기도 하기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되는건 별로다 는 릭의 조언이 있기도 했고, 막상 책으로 엮으려고 생각해봐도 생각보다 너무 내용이 없기도 해서 ㅎㅎ 지금 쓰는 이 이야기라면 모르겠지만 글쎄... 그럴 퀄리티나 분량이 나오려나 모르겠네, 솔직히 지금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도 빡세서... ------------------------------------------------------------------------------------------------------------------------------------------------------------------------- [[뱀이 고용한 용병이 복수인지 다수인지는 아직 확인중이야. 그렇지만 확인된 상대는 현시점 까지는 한명. 코스네임 미스 밴시, 차예림 이라고 하는 한국계 미국인이야. 들어본적 있어?]] "잠시만...아, 들어본적 있는것 같아. 원래 컨트롤 리스크소속이었던 프리랜서지? 나이도 어린편이고 깡마른 동양인 계집애라서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 비쥬얼 덕분에 타깃에 접근하기 쉽다는 점 때문에 요인보호나 암살임무등에 잘 기용된다고 했던거 같은데, 맞나? 내가 경계할 정도의 거물은 아니었는데..." [[방심하다가 덜미잡혀도 모른다? 밴시(우는 여자)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암살분야에서 높은 지명률과 성공률을 자랑해. 컨트롤 리스크에 소속되어 있을때 포지션은 슈터(shooter), 당연히 사격술에 능하고 특히 숨겨두었던 권총을 꺼내서 순식간에 쏴버리는 기술이 꽤 상당한가봐. 그 퀵 빌(quick bill)이 당해서 죽었어.]] 그 말에 라이온이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방심한거 아냐? 명성으로 보나 실적으로 보나 퀵빌이 질 상대가 아닌데 말야?" [[방심해서 죽은건 뭐 죽은게 아니니? 너도 그 꼴 나지마란 법이 없으니 조심하라구!]] "아, 네, 뭐 알아모십지요 나리." [[걱정해줘도 진짜...]] 건성건성 대답하며 귓구멍을 후비는 라이온의 모습을 보기라도 한 듯이 줄리엣은 혀를 찼다. 분명 밴시 차예림은 폭군사자 라이온에 비교할 만한 수준의 용병은 아니다. 사적인 감정은 배제해 놓고 보더라도 지금 치고올라오는 초신성중 하나로 불리우는 라이온은 허풍이든 허세든 뭐라고 표현하든 간에 수년안에 회색늑대 링스턴 헤서웨이를 추월해 보이겠노라고 공언하고 다니고도 업계의 비웃음을 사지 않을 정도의 실력자인 반면, 밴시는 어린 동양계 여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흔히 널린 프리용병중 하나일 뿐이다. 정면승부라면 라이온이 질 요소가 없다. 격투든 사격이든, 시가전이든 난전이든 그러나 암살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 명성 자자하던 패스트 드로우(빨리 뽑아 쏘는 기술)의 달인 퀵빌이 자그마한 동양인 계집애에게 패해서 불귀의 객이 될 거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줄리엣의 걱정은 타당한 것이다. 밴시, 우는 여자라고 불리우는 스코틀랜드의 귀신은, 곧 사망자가 나올 집에 방문해서 구슬피 운다고 하며, 밴시를 목격한 다음에는 반드시 사상자가 나온다고 한다. 그 민담이 별명이 되었다는 것은, 그녀가 나타나면 반드시 타깃이 죽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그녀의 암살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의미했다. 그러나 라이온의 자세는 한결같았다. 그는 건성으로 답하는 태도를 버린 진지한 음성으로 줄리엣에게 말했다. "걱정말라고 줄리. 그년이 얼마나 대단한 총솜씨를 지녔던, 난 그걸 능가하는 개새끼를 목표삼고 있어. 그년이 얼마나 교묘한 암살실력을 지녔던, 나는 에이미 누나의 솜씨를 보고 자랐어.어중간한 재주로는 입맛만 버릴 뿐이야."
이름없음 2019/06/16 23:15:38 ID : cKY7ak8runA
그렇구나... 음. 뭐랄까... 장이 그렇게 결정했다면 납득하지만. 책으로 만들어질만큼 내용이 없다 라는 말은 납득하지 않아. 정말 진심으로 재미있게 봤고, 장의 이야기 아직도 소장하고 있거든. 게다가 책으로 나오는 것도 내 개인적인 욕심이기도 하고... 장의 이야기는 정말 구성도 탄탄하고 내용도 재미있으니까, 조금의 편집만 들어간다면 책으로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 정식 출간은 아니어도 지금 다른 스레보니까 사람들이 한 스레를 기리기위해서, 그 스레를 토대로 작게 책을 만든다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장이 생각나서 한번 말해봤어. 항상 이야기 잘 읽고있고, 장의 현실도 응원하고 있으니까 좋은하루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nBgp9g5gnXu 2019/06/16 23:45:19 ID : lCoY4FimL9f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야 더 할말은 없네, 알아서 조심하라고. 일단 과거 데이터는 보내놓을게.]] "그래, 알았어." 줄리엣은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었다. [[FBI쪽은 폴 도슨 수사관을 내보냈어. 경력은 평범하지만...알지? 공권력을 등에 업고움직이는 녀석들은 설사 무능한 공무원이라고 해도 예상외의 큰 장애가 될 수 있는데, FBI에는 무능아들이 없다는거. 그 자체로도 경계해야해.]] "당연하지, 밴신지 뭔지보다 이쪽이 더 위험한 상대야. 흠, 그렇지만 뭐 이번엔 이쪽이 정의의 사자 입장이니 아군이 될 가능성도 크겠군. 이쪽은 단독수사야? 파트너 쉽은 어찌되? 민간정보상과 접촉하는 움직임은 보였어?" [[민간정보상과의 접촉은 없어 대신 대학교수를 찾아갔지.]] "대학교수?"
◆nBgp9g5gnXu 2019/06/16 23:54:59 ID : lCoY4FimL9f
어이고, 몸둘바를 모르겠어. 아니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보답이라고 줄 만한게 없네. 이 글을 어떻게든 만족스럽게 완결짓는 수 밖에. 힘내보겠습니다.
이름없음 2019/06/16 23:59:47 ID : cKY7ak8runA
ㅋㅋㅋㅋㅋㅋ 고마워. 이번에도 이야기 잘들을게.
◆nBgp9g5gnXu 2019/06/17 23:07:15 ID : lCoY4FimL9f
그건 또 무슨소리냐는 라이온의 반응에 줄리엣은 웃으며 답했다. [[의외지? 근데 어떤사람을 찾아갔는지 들어보면 더 의외일거야. 코넬대학교 생체공학부 석좌교수 닥터 수림 마 를 찾아갔어.너도 이름은 들어봤지?]] "닥터 마? 아...신문에서 본 적이 있지. 유명한 천재소녀라던가. 업무상 엮일일은 없는 부류의 인간이라 생각해서 자세히 프로파일링은 안했었지만. 그 사람을 찾아갔다고? 왜지? 마약사건이라면 화학박사나 의학박사를 찾아가는게 맞지 않나? [[그렇지 이상하지? 생체공학이라는 학문은 조금 난폭하게 정의하자면 인조장기 같은, 기계를 몸에 이식하거나 작동하게 만드는 분야 또는 사람의 인체구조나 형상에 따라 사용하기 편리한 구조의 물건을 디자인 하는 쪽의 학문이거든. 마약과의 관계라니 조금 뜬금없지? 그래서 어쩌면 이번 마약유출 사건은 단순한 마약사건이 아닐지도 몰라.]] "다른 건으로 찾아갔을 가능성은...적나, 흠 확실히 그건 이상하네. 몸에 기계를 단 사람들만 빨수있는 약 이라도 되나? 그 부분을 추가적인 조사를 의뢰할게 줄리. 뭔가 알게되는게 있으면 연락줘, 대금은 치뤄줄테니까." [[그래, 맞겨두라고.]] "그 밖에 알아봐야 할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이름없음 2019/06/17 23:07:46 ID : cKY7ak8runA
듣고있어.기분좋은일이 많은 하루였길 바라.
◆nBgp9g5gnXu 2019/06/17 23:34:38 ID : lCoY4FimL9f
[[현재로선 없어, 뭔가 알게되면 연락줄게. 물론 대금은 받을거야.]] "아 그러셔, 젠장 수지 안맞는 장사로구만." 라이온은 툴툴거렸다. 땀이 흘러내린 몸은 이미 식어버렸지만 몸의 깊숙한 곳에서는 열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어느순간 부터 그 등을 뒤쫓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크고, 강인하고, 그리고 외로워 보였던 남자의 등, 안개처럼 번져가던 매캐한 초연의 냄새와 쓰디쓴 담배연기, 폭죽처럼 흩어지는 붉은 보석같은 피분수 속을 춤추듯이 거닐며 불꽃과 강철을 쏟아내던 남자, 아무리 많은 적들이 달려들어도, 어떠한 고난이 찾아들어도, 사나운 웃음 한번에 바람처럼 흘려버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군림하던 그 뒷모습을 기억한다. 그에게 구해진 고아소년은, 한 고아원에 맞겨졌다. 그 고아원의 원장이 남자의 의부라는 사실을 알고, 그 남자도 이 고아원에서 길러진 용병이라는 사실을 알았을때, 소년은 환희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소년을 돌봐주지 않았다. 아니, 안중에도 없었다고 해야했겠지. 동료들과 함께 웃으며 떠나간 남자는 일년에 한두번이나 고아원을 찾아올 뿐 이었고, 소년에게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지게 된 그에게, 소년은 그저 수많은 '동생'들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것이 분했다,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싶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 무엇을 배우고 싶으냐는 신부의 질문에, 소년이 했던 대답은 '그 새끼를 넘어서고 싶어' 였다. 신부의 곤란해 하는 웃음을 기억한다. 그는 그것이 불가능하거나, 그에 한없이 가까울 것 이라고 말했다. 훈련은 지옥이었다. 신부는 웃는얼굴로 소년을 지옥에 밀어넣었고, 소년은 괴로움에 번민했다.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오직 한가지 그날, 남자가 보여주었던 그 뒷모습이 외로워 보였기 때문이리라. -되돌아보게 만들겠어!- 집착은 광기가 되었고, 광기의 불꽃은 소년이 청년이 될 때 까지 그의 몸을 담금질했다. 총탄의 비는 겁나지 않았다. 공포는 그를 만났던 그날 이미 죽었다. 생명은 이미 내려놓아, 청년의 후각은 누구보다도 죽음의 기척에 예민했고, 죽음의 순간이 닥쳐올때 마다, 청년은 보란듯이 그것을 떨쳐놓았다. 동료를 만든적도 있었다. 상관이 있었고, 부하가 있었고,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떠나갔다, 모두 경쟁하듯이 죽음으로 떠나버렸다. 청년의 코는 누구보다도 죽음의 냄새에 민감했지만, 청년의 동료들은 누구도 그의 발걸음을 따라오지 못했다. 어느 작전에 투입되어도 '본인만' 생환한다 적도 아군도 살려두지 않는다 마침 짐승의 이름을 받은것도 있어, 어느순간 사람들은 외경을 담아서 청년을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폭군사자, 회색여우의 뒤를 이어 검은 콘돌의 두번째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 초신성 이라고.
◆nBgp9g5gnXu 2019/06/17 23:52:10 ID : lCoY4FimL9f
소년은 우쭐했다, 이제 그도 자신을 돌아봐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웃고있었지만, 청년은 여전히 그에게 다가설 수 없었다. 그에게 불행한 사고가 닥쳤다는 낭보가 들려왔을때, 청년은 믿지 않았다. 수년후, 그가 동료들을 모두 잃고 생환했을 때- 청년은 그가 마침네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짊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를 위로하고, 그와 아픔을 나누고, 그의 동료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를 채우고 싶었다. 다른 동료들은 청년의 발걸음을 따라오지 못해 죽었지만, 그는 청년을 앞서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도 청년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남자는 왠 동남아와 아시아의 원숭이 같은 놈팽이들과 의형제를 맺고.....믿을수 없게도 은퇴를 선언했다 어째서? 어째서 난 될수 없는거죠? 도대체 뭐가 부족한 거야! 왜!! 청년은 분노했다. 그렇지만 그 분노의 총끝을, 간신히 손에넣은 행복에 기뻐하는 우상에게 돌리는 일은 할 수없었다. 남자의 의형제들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불가능한 일 이었다. 청년은 불한당일지는 몰라도 , 악당일지는 몰라도, 그것은 불가능한 일 이었다. 대신 그는 남자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냈다. 더는 그에게 집착하지 않으리라 맹세하고, 일에 매달렸지만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거듭할수록, 승리와 영광을 더해갈수록, 발 아래 시체의 산을 쌓아갈수록, 그날의 뒷모습의 환영은 더 짙어져만 갔다. 속시원히 모든것을 털어놓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를 이해하고, 자신의 모든것을 이야기 하고 밤새 떠들며 울고 웃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허락된 일이 아니었다, 본인 부터가 그런 성격이 못된다는것은 본인이 제일 잘 알았다. 결국 말썽을 부리고 부모가 자신을 돌아봐주기를 기대하는 악동처럼 폭군사자 라이온은, 업계의 악동으로서 시선을 모으고, 전공을 쌓는것 말고는 할 수 없었다. 언젠가 그가 돌아보고 '오, 그때의 그 애송이가 이렇게 컸어? 대단한데!' 라고 말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말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자신을 지목해서 부탁을 해 왔다고 한다. 힘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렇다면, 거절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상대가 늙은 뱀이라 해도 걱정없다. 나는 폭군사자, 라이온이다.
◆nBgp9g5gnXu 2019/06/18 00:07:40 ID : lCoY4FimL9f
고마워, 키티가 옆에서 보고는 단 한사람을 위해서 글을 쓰는데 그게 왜 내가 아닌거야?! 하면서 갈궜어 ㅋㅋㅋ 그런 로맨틱한게 아니라고 이야기 해두긴 했지만. 아, 키티 기억하려나 모르겠네. 내 아내. 이 스레를 처음으로 날 만나는 사람들은 모르는게 당연할테고... 그런데 이런거 이야기 헤도 돼나? 친목관련 기준이 엄격하다는거 같던데...흠.
이름없음 2019/06/18 00:15:43 ID : cKY7ak8runA
당연히 기억하지 ㅋㅋㅋㅋㅋ 음...딱히 친목이라기보다는... 내가 멋대로 알아보고 내가 떠들고 있는건데 뭐. 로맨틱인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 키티도 잘 지내고 있어? 키티도 엄청 좋아했는데... 정말 멋있다고 전해주라 ㅋㅋㅋ
이름없음 2019/06/18 10:59:36 ID : cKY7ak8runA
갱신. 오늘 장이야기 찾는 사람 있던데... 이 이야기 보면 좋겠다. 정말 좋아할텐데 말이야 나처럼...
이름없음 2019/06/20 02:31:59 ID : cKY7ak8runA
갱신
이름없음 2019/06/21 20:23:30 ID : cKY7ak8runA
갱신
◆nBgp9g5gnXu 2019/06/23 20:31:26 ID : cK0q588o1zO
-163 계속 스레 지켜줘서 감사! 또 몇자 적고갈게. 키티에게 안부 전하니 좋아라 했어 ㅎㅎ ------------------------------------------------------------------------------------------------------------------------------------------------------------------------ 영국 웨일스 성도(成都) 카디프 시, 모처의 한 유치원(Nursery School) 한 남자가 지붕위에서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190을 넘는 장신의 몸, 소매를 걷어부친 팔뚝은 굵은 힘줄이 불끈 솟아올라 있었고, 탄탄한 역삼각형의 상체와 곧게 솟은 등줄기는 그 제복아래의 육체가 얼마나 강건한지를 짐작하기 충분했다. 허리까지 자란 회색 백금발을 포니테일로 묶은 남자의 옆얼굴에서는 강인함과 넘치는 자신감, 그리고 약간의 지루함이 베어나오고 있었다. 남자는 가파른 지붕위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으며 낡은 너와의 보수를 하고 있었다. 들뜨고 깨진 너와를 손으로 잡아당기면 장도리라도 쓴 것 처럼 손쉽게 빠져나오고, 망치로 가볍게 내려치면 스티로폼에 못을 박는 것 처럼 부드럽게 푹푹 들어간다. 남자는 자칫 위험할수도 있는 지붕위 작업을 혼자서, 별다른 공구들도 없이 신체능력과 망치 한자루 만으로 손쉽게 해치우고 있었다. 그때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응?"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전화가 울리자 남자는 오른손에 잡고있던 망치로 마지막 못을 탕! 하고 내리친 다음, 그것을 손아귀에서 휘리리릭 몇바퀴 돌리고 자연스럽게 벨트에 끼어넣으며 지붕에 걸터앉았다. 카우보이가 권총을 가지고 노는 것 마냥 경쾌한 움직임 이었다. 핸드폰 엑정에 떠오른 J라는 글자를 본 남자의 진녹색 눈동자가 반가움을 담고 빛났다. 그는 전화를 받고 친애를 담아서 말했다. "오오, 줄리냐. 그래 부탁한건 어떻게 됐어?"
이름없음 2019/06/23 20:37:01 ID : cKY7ak8runA
아 너무 재밌게 읽고있어...ㅜ 진짜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야! 안부인사 전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그 인사에 좋아해준 키티에게도 고맙고 ㅎㅎ 이렇게 말하면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난 장의 작품으로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아. 물론 지금의 삶도 있지만 별개의 삶을 사는 느낌이랄까. 두개의 삶을 사는 것 같아. 꼭 내가 장의 이야기 속에서 그 멋진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것 같은 그런 다른 인생하고 지금 내가 꾸려가는 삶말이야. 그래서 항상 힘내며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 그이전에도 장의 이야기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고. 항상 고마워. 넌 내 삶의 동기이자 영웅이야. 고마워.
◆nBgp9g5gnXu 2019/06/23 20:40:30 ID : Zh9a62LbyJQ
전화기 넘어의 상대방, 뉴욕에 있는 라이온에게 전화를 걸어, 한 사건의 의뢰를 맡겼던 민완 정보상, 줄리엣이 대답했다. [[뭐, 말했던 대로예요. 엄청 좋아하면서 받아들이던데요? 이걸로 그녀석 한테 빚을 지울수 있다나 뭐라나?]] 줄리의 말에 남자는 피식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짖궂어 보이기도, 즐거워 보이기도 했다. "헤, 빚이라. 뭐 틀린말은 아니지. 그래도 어쩌나 내가 가진거라곤 이제 몸뚱아리 밖에 없는데. 나 같은거 한테 빚을 지워서 뭘 어쩌려고 그러나 몰라? 여우반 선생 타이틀이라도 내놓아야 하나?" 그의 제복 가슴팍에는 원아가 크레용으로 서투르고 삐뚤삐뚤한 솜씨로 그린 여우뱃지가 붙어있었다. [[예전부터 이상할 정도로 오빠한테 집착했으니까요 걘... 근데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요 오빠?]] "뭔데." [[오빠가 이제 손 씻었다는 건 알겠어요.유치원 선생 노릇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살고 있다는 것도 이해해요. 그러니 이런 일에 대해서 직접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구하는 것도 납득이 되요. 근데 왜? 굳이 라이온을 지명한 거예요? 오빠의 인맥이라면 이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줄을 섰을텐데?]] "어이구야,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래? 나는 그저 은퇴한 용병일 뿐일걸." [[은퇴한 레.전.더.리. 용병이죠. 회색여우, 링스턴 헤서웨이씨.]] 남자, 릭은 어이구야 하면서 쓴 웃음을 지었다.
◆nBgp9g5gnXu 2019/06/23 20:50:45 ID : PeNAnTU2L87
"다들 나를 너무 과대평가 하는거 같은데, 아카데미의 친구들이나 여기 컨트롤리스크의 첩자들, 그리고 여타 러브콜 메일을 스팸처럼 계속 보내오는 군소 PMC(사설군사업체)들의 헤드헌터들은 내가 무슨 전쟁의 신이라도 되는것 마냥 과장되게 경계하고, 구애를 한단 말이지." 릭은 그렇게 말하면서 지붕에서 방금 뽑아낸 못중 덜 휘어지고 길쭉한 놈을 하나 골라냈다. 가볍게 휙휙 위 아래로 던졌다 받았다를 반복하던 그는 별안간 몸을 일으키는 탄력으로 몸을 팽이처럼 회전시키더니 지붕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 나뭇가지를 향해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처럼 못을 쏘아냈다, 챙강! 수풀사이에서 빛나던 소형 캠코더 랜즈 하나가 못에 적중당해 박살났고, 릭은 삐걱거리며 비명을 지르는 지붕에 앗 뜨거라 하면서 조심스레 자리애 앉았다. "이걸로 올해들어 세개째 인가. 관심좀 꺼 주셨으면 하는데." [[? 무슨 일이예요?]] "어 별거 아냐, 너처럼 날 과대평가하는 스토커들이 종종 캠을 설치해 놓거든. 모처럼 맑은날이라 지붕수리하러 올라왔다가 눈에 띄여서." [[괜찮은 거죠?]] 걱정스러운 줄리엣의 목소리에 릭은 어깨를 으쓱했다. "응, 이 전화는 도청이 불가능해. 안심하고 말해도 돼." [[그런 의미로 말한건 아니지만...뭐 어쨌든, 굳이 라이온을 지명한 이유가 있어요?]]
◆nBgp9g5gnXu 2019/06/23 21:02:30 ID : IIE3BgpdTXw
"으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달 까?" [[무슨 말이예요?]]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라이온 뿐이냐? 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 야. 오히려 녀석은 이런 임무에는 잘 안어울리지. 폭군사자 라이온은 좋던 싫던 눈에 띄는 존재야. 잠입이나 조사, 밀정노릇은 어울리지 않지." 스피커를 통해 울리는, 어찌보면 차가운 말에 줄리엣은 조금 움츠러 들었다. 같은 시설 출신의 고아이자, 어찌보면 오누이나 마찬가지인 라이온을 걱정하는 그녀로서는 릭에게서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싶었기에 던진 질문이었으나 릭의 답변은 그녀가 예상했던것 과는 사뭇 달랐다. 그런 그녀의 동요를 아는지 모르는지 릭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녀석은 슈터야, 그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많은 적들의 눈에 띄고도 살아남는 능력' 선천적인 감과 후천적으로 길러진 판단력, 뭐 녀석의 경우는 거의 전자쪽 이지만. 문자 그대로 '죽음의 낌새'를 알아채고 한발먼저 회피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결과적으로 녀석은 반드시 상대방에게 싸움을 걸고, 자신에게 적대하는 모든 세력을 정면으로 분쇄하면서 결국엔 압도해. 적이 아무리 많아도, 아무리 무장이 좋아도, 내.가 먼.저. 죽.지.않.으.면. 결국은 상대가 죽게 되어있는거지. 녀석은 그런 녀석이야, 희대의 어그로 꾼이자, 딜탱이지. 광전사라고 해야하나." [[그러면 더더욱, 이런 조사잠입 임무에는 안 어울리는거 아닌가요? 이유를 모르겠어요.]] "이런, 지금 정답을 말해줬는데도 눈치채지 못하면 곤란한데, 미스 페니데이(Penny Day). 내가 말했잖아. 녀석은 좋던 싫던 눈에 띄는 녀석이고, 눈에 띄고서도 멀쩡히 적을 다 쳐죽이고 뚜벅뚜벅 살아돌아오는 녀석이라고." [[...미끼라 이건가요?]] 전화기 넘어의 목소리는 옅은 분노와 불신으로 떨리고 있었다. 릭은 웃었다.
이름없음 2019/06/23 21:13:08 ID : cKY7ak8runA
듣고있어.
◆nBgp9g5gnXu 2019/06/23 21:15:42 ID : 4Mlxxu001fP
"미끼라면 어감이 좀 그렇고, 양동작전이라는 거지. 이미 또 다른 전문가가 파견되어 있어. 아마도 지금쯤이면 이 사건의 실체에 근접해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라이온은 어려운 생각 하지말고 마음껏 날뛰어 주면 되, 시선이 라이온에게 끌리면 '녀석'이 더 작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겠지."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줬으면 되잖아요.]] "어이쿠, 그건 곤란하지. 넌 예전부터 녀석을 싸고 돌았으니까. 이 사실을 알면 전달 안해줄거 아냐? 그리고 녀석도 김이 팍 새버릴거고. 그런식이면 발전이 없어" [[무슨 발전이요? 믿는 사람의 말도 의심하는 법을 배우라는 건가요?]] 감정이 상한 줄리엣의 뾰족한 목소리가 귓전을 울리자 릭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전화기를 고쳐잡으며 말했다. "이 기회에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줄리엣, 넌 과보호가 심해. 라이온은 애가 아냐, 그리고 수년째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애지. 덩치는 커져버렸는데 아직 머리속엔 닌텐도와 마블코믹스 밖에 없는 칼리지키드나 마찬가지라고. 시가를 피고 보드카를 마신다고 어른이 아니듯, 킬수 따고 여러 작전에서 살아돌아온다고 해도 어엿한 용병이 아냐. 코흘리게 한테 베레타 쥐어주고 30초만 줘도 십수명은 죽일수 있어. 사람을 잘죽이냐 아니냐 그런건 용병에게 중요한게 아냐." [[그러면 뭐죠? 용병을 비하하는 말은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사람죽이는 기술 빼고나면 용병에게 중요한게 뭐죠? 따뜻한 가슴과 휴머니즘?]] 한껏 빈정거리는 줄리엣의 말에 릭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싸우는 지 아는거야 줄리. 싸워야 하는 이유를 아는게 모든것의 시작이자 끝이지." 줄리엣은 침묵했고, 릭은 말을 이어갔다. 담담한 그의 목소리는 시를 읊조리는 교사의 낭송처럼 수화기 넘어로 퍼져나갔다.
◆nBgp9g5gnXu 2019/06/23 21:30:26 ID : FjzeY9uq3Wp
"용병은 돈을 위해 싸워, 그 진리는 변하지 않아. 우리는 추악한 자본의 사냥개야. 그렇지만 개에게도 긍지는 있다. 내가 무엇에게 꼬리를 흔들고 무엇에게 이를 들어내는지 알지 못하는 개는 아무에게나 꼬리를 치고 아무나 물어뜯어, 그러다가 곧 독이 든 고기를 먹고 죽거나 사냥이 끝난 다음 주인의 냄비에서 삶아지고 말지. 돈이라고 다 같은 돈이 아니야 줄리. 도덕수업을 할 생각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지만, 나는 적어도 내가 쏘아내는 탄환이 자본주의의 돼지들을 배불리는 것에 불과하더라도 그 끝에 선량한 아이들의 평화가 있다고 믿고 싸웠어. 나뿐만 아니야, 아버지도, 베리도, 알바레즈도, 폴로이드도, 듀라한도, 이신우도, 제이크도, 내가 아는 레전더리들은 모두 자신만의 답을 가지고 싸웠어. 근데 라이온 녀석은 뭘 위해 싸우지? 날 넘어서겠다고? 회색여우를 넘어서고 나의 인정을 받겠다고? 풋내가 나다못해 머리가 어질거릴 정도야." [[그건...]] 줄리엣이 흠칫 거리며 입을 열었다가 입을 다문다. 릭은 말을 담담히 이어갔다, "그런건 이유가 될 수 없어. 나같은게 뭐라고? 난 전쟁의 신도 뭣도 아냐, 그저 운이 좀 좋았을 뿐인 불한당이야 줄리. 진짜 신이나 악마를 만나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놈들의 주사위 놀음에 동료를 잃어버릴수 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난 그걸 뼈저리게 배웠어. 내가 지금 다시 팀을 구성해서 나가면 연전연승, 불사불패 할것 같아? 천만해. 물론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의 이야기가 될 뿐이야. 난 '아직 지지않았을 뿐인' 거라고. 그리고 내가 지지않을수 있었던 것은 내가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라이온은 변해야되, 내 그림자에서 벗어나야해. 나는 녀석을 가두려 한 적도 없는데 제멋대로 내 그림자에 갖혀서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그 모습이 난 참 안타까워. 그러기 위해선 봐둘 필요가 있어. 우리랑 무관한 사람들, 순진한 사람들, 내 총탄에 죽어 마땅한 남미의 갱이나 중동의 광신도가 아닌, 자본주의의 사냥개들 조차 아닌, 선량하고 무구한 아이들이, 돼지들의 탐욕에 희생당하는 그 모습을, 공부를 하고 미래를 꿈꾸는 그 아이들이, 약에 빠져들고, 타락하고, 미래의 가능성이 꺾이는 그 모습을 보고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라이온은 거기까지인 거야. 난 녀석이 진짜 화낼 상대를 찾아내길 바래. '진짜폭군'이 되길 바래. 이제 만족했어? 보모 아가씨?"
◆nBgp9g5gnXu 2019/06/23 21:42:41 ID : qmMlzO2rcJQ
줄리엣은 잠시 말이 없었다. 릭이 잔잔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쏟아낸 말의 홍수속에서, 그녀는 라이온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갈곳잃은 분노, 무언가 해야 함을 알지만 무엇을 해야할지는 잘 모르는 초조함이 깃든 그 얼굴은 철없는 사춘기 동생의 그것과도 같았다. 손을 피로 더럽혀도, 업계에 용명을 떨쳐도, 그것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날카롭게 주변을 찌르는 공격성이되어 스스로를 고립시켜간다. 자신이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지 모르기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니 남을 받아들이는 법도, 받아들여지는 법도 모른다. 줄리엣은 릭의 말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네, 아무튼 라이온은 안전한 거겠죠? 오빠만 믿을게요.]] 릭은 웃었다. "걱정말라고.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말야. 이 업계에서 두번째 이름은 훈장 같은 거란 말이지. 아무한테나 붙여지는게 아냐. 그 녀석이 보여주는 빛이 그만큼 강렬했다는 이야기지." ""리키쌤-!!! 아직 안 끝났어요?! 빨리 여기와서 좀 도와주세요! 클라라가 윌리엄을 때려서 애들끼리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요!!!"" 아래에서 울리는 새된 목소리에 릭의 어깨가 움찔했다. "이크! 베티다. 시간을 너무 끌었나봐! 아무튼 그렇게 알고! 서포터 잘 부탁해! 줄리, 또 연락하자고. 피스!" [[아, 여보세요? 저기 ㄹ....]] 달칵 ""리키쌤-!!! 아직이예요?!!!"" "지금갈게 베티-!!! 조금만! 앞으로 3분만!!" 전화를 끊은 그는 머리끝까지 화가난 베티가 사다리로 달려오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긁적거리며 아직 마무리가 덜된 지붕을 돌아보고는 한숨을 하 하고 내쉬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구부정한 자세로 허리를 두드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한숨을 쉬는 모습이 영락없는 일용직 노동자다. 그는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눈부신듯 눈을 가늘게 떴다. "어디... 소시오패스 교사와, 엘리트 수사관, 천재 과학자와....뒷골목 살쾡이, 월가의 늙은 구렁이와...전장의 사자라." 그의 진녹색 눈동자에 불꽃이 당겨졌다. 그는 성가시게 사다리를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돌출된 벽면을 발판삼아 삼각점프로 1층을 향해 뛰어내리는 그림같은 파쿠르 솜씨를 보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번 이야기는 또 어찌될지. 끝이 궁금하구만."
◆nBgp9g5gnXu 2019/06/23 21:44:45 ID : BcKY3yMi645
------------------------------------------------------------------------------------------------- 오늘은 여기까지. 봐주는 사람들 고마워, 몇명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레스는 큰 힘이돼 좋게 봐줘서 고맙긴 한데 너무 오버 아닌지;; 실망시키는거 아닌가 몰라. 그나저나 두개의 인생이라. 그렇게 생각하니 재미있는데,
이름없음 2019/06/23 21:45:18 ID : cKY7ak8runA
정말 끝이 궁금해져... 오늘도 일용할 글을 줘서 고마워.... 실망할 일은 없을 것 같아. 그냥 재미있는 비유라고 생각해주면 고맙겠어.
◆nBgp9g5gnXu 2019/06/23 21:45:26 ID : e1yLglzWo0r
아, 별거 아닌 이야기지만, 릭의 컬러링은 비틀즈의 렛잇비가 맞아 ㅎㅎ
◆nBgp9g5gnXu 2019/06/23 21:50:22 ID : nRA1AY3CmK2
맞아,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레스주 내가 예전에 쓴 글들 가지고 있다고 했지? 이 글로 날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릭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좀 거리감이 느껴질수도 있을것 같은데, 혹시 회색여우편 택스트 파일을 드롭박스나 다른 방법으로 여기 공유해 줄 수 있을까? 나도 내 글 자료 다 날아갔거든, 따로 저장하고 쓴게 아니라 스레딕에 즉석으로 써올렸던 글인지라... 부담 가지지는 말고!
이름없음 2019/06/23 22:06:17 ID : cKY7ak8runA
좋지! 곧 가져올게.
이름없음 2019/06/23 22:15:36 ID : cKY7ak8runA
.
이름없음 2019/06/23 22:16:12 ID : cKY7ak8runA
잘되려나 모르겠네...
이름없음 2019/06/23 22:21:18 ID : cKY7ak8runA
일단 다 넣어뒀어!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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