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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기 전, 친척들과 할머니 할아버지 등 많은 분들은 은근히 내가 남자 아이이길 바라셨고 그 때문에 선물 받은 옷들은 모두 남자 아기의 옷이였다. 엄마는 이혼을 강요 받았으며, 심한 욕설을 듣기도 하셨다.
태어났을땐 여자아이란 이유 때문인지 날 보러 오시지도 않았을 뿐 더러 눈치도 엄청 많이 주셨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항상 폭력적이셨다. 아빠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며 살아오셨고 이 때문인지 아빠, 고모, 할머니 모두 할아버지를 극도로 싫어하신다.
폭력적인 가정 속에서 자라온 아빠 역시 그런 할아버지를 닮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보고 자란 것들을 무시할 수 없기에 아빠도 할아버지 같은 면이 있다.
폭력을 휘두르는 할아버지와 그런 면을 닮은 아빠.
그런 가정에서 살아온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눈치보기 바쁘고 불안감이 높은 아이가 되어갔다.
아빠는 어렸을 때 부터 두려운 존재로 여겨졌고, 그런 아빠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남이 좋아할만한 것을 선택하며 행동하기 시작했다. 난 그렇게 점점 '나'를 잃어 갔다.
할아버지 집에 가면 항상 술 냄새가 진동 했다. 엄청난 꼴초에 물을 먹지 않고 술만 먹고 사셨을 정도니 심각한 술 중독이셨다. 취해서 폭력을 행사하고 고함을 지르며 쓰러져 주무시는 것이 일상인것 처럼 보였다. 유치원생의 나는 그런 할아버지가 무서워 자그마한 손으로 지폐를 꼭 쥐고 술이 부족하다며 엄마에게 고함을 치는 할아버지가 무서워 술을 사러 슈퍼에 갔었다.
아빠에게 항상 훈육이라는 이유로 맞았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깨닫지도 모를 나이에 사소한 행동으로 훈육을 당했다. 잘못했다 빌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빌었으며 몇대를 맞아야 하는지를 유치원생이였던 내가 정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무서웠다.
집에서 뿐만 아니라 운전을 할때도 나타나는 아빠의 성격 때문에 차에서도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어린 나이의 나는 조심성이 없었다 항상 넘어져서 무릎에 멍이 들어 있었고 우산을 잃어버리거나 물건을 부시는 일이 흔했다.
내가 다쳐오는게 화가 나는지 속상한지, 그 때마다 난 엄청나게 혼났고 어디를 다쳐와도 숨기기 급급했다.
할아버지는 밖에서 신사처럼 보였다. 난 그런면이 소름 끼치도록 싫었다. 할머니에게도 항상 폭력을 행사했다. 할머니가 죽을뻔 했을 때 난 그 폭력의 심각성을 알았다.
할머니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퉁퉁 부운 눈과 피와 시퍼런 멍이 뒤섞여 있는 얼굴
새벽에 할머니는 우리 집으로 도망쳐 오셨다. 유치원생인 내가 마주하기엔 너무나도 무거웠다.
할아버지는 술에 취한채 종종 2시간 거리의 우리집에 버스를 타고 오시기도 했다. 술병을 들고 아빠와 몸싸움을 했고 엄마는 바지 가랑이를 붙잡으며 통곡하며 말리고 그런 엄마에게도 폭력을 가하며 집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누군가가 죽어야 끝나는 싸움 같아 보였다. 거의 2시간 가까이 자는 척 하다가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침대에서 뛰쳐 나왔다.
다리가 풀렸지만, 눈물이 날꺼 같았지만 내가 울면 부모님이 속상해 하실까 흐르는 눈물을 숨기고 그 쪽으로 가서 빌었다. 제발 그만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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