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걔는 좋다 싫다가 명확하지 않아. 예를 들어 짝녀가 청포도 맛 사탕을 자주 먹는데 솔직히 이틀에 한 번 꼴로 입에 물고 있는 걸 보거든 ㅋㅋㅋㅋㅋ 솔직히 안 좋아하면 그렇게까지 자주 안 먹잖아 ㅋㅋㅋㅋ 그래서 애들이 "너 그 사탕 좋아해?" 이러면 "싫어하진 않아." 이런 식으로 대답해. 아니면 반대로 애들끼리 같이 영화 봤는데 진짜 좇노잼이었다? 그러면 다들 열심히 까잖아 ㅋㅋㅋㅋㅋ 그래서 애들이 짝녀한테 "넌 그 영화 어땠어?" 이러면 "재밌진 않았어." 이런 식으로 대답하거든 ㅋㅋㅋㅋ

근데 이게 뭐 멋있어 보이거나 중2 돋아서 이러는 게 아니라 걍 습관인 것 같어... 애들이 너 뭐 좋아하냐고 대놓고 물어도 대답 못하고 반대로 뭐 싫어하냐고 물어도 대답 못 함. 좋아하는 거랑 싫어하는 게 없는건지 아니면 그냥 알려주기 싫은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평소에 그런 식으로 말을 한단 말이야??

여자들끼리는 원래 좋아해 사랑해 이런 말 좀 자주 하는 애들 있잖아 ㅋㅋㅋ 우리 친구들도 그 말 진짜 자주 하는데 다른 애들이 짝녀한테 "우리 XX이 내가 많이 좋아해~" 이러면 "응." 하고 대답하고 말거든 ㅋㅋㅋ 그래서 애들이 장난으로 "넌 나 안 좋아해?!" 이러면 "싫어하진 않아." 하고 대답해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짝녀한테 싫진 않아 = 좋음/좋진 않아 = 나쁨 이거란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나는 짝녀를 좀 그렇고 그런 의미로 좋아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리 장난이라도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워서 평소에 그런 장난 안 치다가 얼마전에 장난으로 나 너 좋아한다고 막 그랬거든.

그랬더니 짝녀가 나 잠깐 빤히 쳐다보다가 "나도." 이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뭘 잘못들었나? 해서 어? 어? 막 이러고 있으니까 짝녀가 "나도 좋아한다고." 하고 대답하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핸드폰 함.... 시부럴 사람 마음에 그렇게 불 지펴놓고 리겜 키기 있음...?

지금까지 짝녀가 뭐 좋다고 확실하게 들은 기억이 없어서 약간 특별취급 받은 거 같으니까 너무 기뻐서 순간 혹시 가능성 있나 생각해 봤는데 김칫국이면 어쩌지 싶어서 지금 발만 동동 구르는 중... 역시 그 한마디로 넘겨짚기엔 너무 과잉 해석 같기도 하고...

ㅅㅂ 뭐야 주작이라도 존나설렘

괜히 헛바람 넣는걸수도 있지만 애정표현 못하는 친구면 그게 한번 마음먹고 애정표현 한 걸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