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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0q7xU0mnB 2017/10/29 01:24:14 ID : usi07alctBs
나는 유난히도 눈을 감고 누군가를 떠올리면 그 사람 옆에 같이 무언가가 있는 모습이 보였어. 누구는 목을 맨 여성과 엠뷸런스가 보였고, 누군가는 어린 아이들이 뛰어노는 게 보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가을낙엽이 떨어지는 길을 걷고 있는데 그 나무 사이에 무수히 서있는 까만옷을 입은 사람들이 서있기도 했어. 대학생이 되고 난 후에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어렸을 땐 그게 참 신기했더랬지.
◆xA0q7xU0mnB 2017/10/29 01:26:05 ID : usi07alctBs
그래서 그랬던 것 같아. 친한 친구에게 그 말을 해줬어.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사람과 관련된 걸 본다고만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그게 뭔 줄도 모르면서, 확인해보지도 않은 정보를 말했지. 나는 사람의 사진이나, 얼굴을 아는 상태로 그 사람을 떠올리면 그 사람의 옆에 그사람과 관련된 무언가가 같이 보인다고. 아마 그게 실수가 아니었을까.
◆xA0q7xU0mnB 2017/10/29 01:28:23 ID : usi07alctBs
친구는 너무 신기하다면서 자기도 해달라고 했어. 나는 친구를 떠올리면서 눈을 감았지. 친구는 하얀 공간에서 혼자 서있었어. 놀랍게도 주변에 무엇도 보이지 않았지. 나는 그게 참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친구한테 말해줬어. 나는 너 혼자 있는 게 보여. 근데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친구는 웃으면서 말했어, 에이, 거짓말 치네. 너 나한테 거짓말 걸릴까봐 아무것도 못 말하는 거지? 그럴리가. 나랑 걔랑 몇 년을 알았는데. 거짓말이었다면 걔 집안사 조금 섞어서 상징적으로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xA0q7xU0mnB 2017/10/29 01:30:25 ID : usi07alctBs
어쨌든 친구는 믿어주지 않았고, 그 일은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갔어. 그리고 그 친구를 제외하면 내 특이한 상상력은 계속 이어졌어. 친구 아버지 옆에는 알파벳이 움직이길래 O형이시냐고 묻고 맞다는 대답도 들었지. 사실 이건 1/4의 확률일 뿐이니 맞추기 쉽다고 친구는 계속, 쭉 날 의심했어.
◆xA0q7xU0mnB 2017/10/29 01:38:15 ID : usi07alctBs
사실 이런 일이라면 나도 안 믿어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친구한테 괜시리 서운하더라고. 그래도 어쩔 수 없는가보다 하고 넘어가기도 했지. 그리고 친구네에서 조금 더 놀다가 그 날은 그냥 들어갔어. 첫 날은 그렇게 끝났어. 별 일 안 일어났고.
이름없음 2017/10/29 01:38:55 ID : 2rf9ba3xyGp
나 보고있어
◆xA0q7xU0mnB 2017/10/29 01:39:53 ID : usi07alctBs
아, 안녕. 별로 무섭지 않을 것 같아서 혼자 얼른 풀고 가려고 했는데 민망하네. 썰 다 풀 때까지 잘부탁해.
◆xA0q7xU0mnB 2017/10/29 01:42:38 ID : usi07alctBs
나는 그 때 친구 7명이랑 어울려 다녔어. 그리고 저기 나온 저 친구는 단짝이었지. 7명이다보니 둘둘둘하나로 찢어지는 경우가 되게 많았어. 셋 둘 둘도 종종 있었지만 한명은 중간에 전학을 온 애라 더 못 어울렸던 것 같아. 각설하고, 둘 째날은 일어날 때부터 기분이 싸했어. 왠진 모르겠고, 아무 일도 없는데 그냥 기분이 내내 싸하더라고. 학교에 가서도 아무도 일이 없다는데 나 혼자 이상한 거야 계속.
◆xA0q7xU0mnB 2017/10/29 01:45:03 ID : usi07alctBs
근데 우리 무리의 리더격인 애가 그러더라고 분신사바를 하자고. 내 단짝이랑 한 명은 무서운 걸 되게 싫어했어. 그래서 듣자마자 질색을 했고, 나는 무서운 걸 무서워하는데 뭐라고 하지? 찾아보는 성격? 무슨 느낌인지 아려나. 그래서 나는 고민하다가 좋다고 했어. 씁, 글쎄. 내 생각에는 썩 좋은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근데 뭐 리더가 밀어붙이고 과반수가 좋다고 하니 두 친구도 어쩔 수 없이 그러자고 했어. 그리고 내 단짝 집으로 갔어. 내 단짝은 언니는 고3이었고, 부모님이 맞벌이시라 집이 자주 비는데다가 학교랑도 가까워서 아지트였거든.
◆xA0q7xU0mnB 2017/10/29 01:48:00 ID : usi07alctBs
그리고 다들 오자마자 덥다면서 냉보리차 먹고 사온 아이스크림 먹고 티비를 틀고 늘어져서는 분신사바는 잊은 것처럼 놀았어. 애들 뒷담화도 좀 하고, 성적 나온 거 비관도 좀 하고, 평범하게 놀다가 갈 때쯤, 그러니까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에 리더가 그러는 거야 이제 분신사바 해야한다고. 애들은 다 까먹고 있었고, 집에 가고 싶기도 하고 더 늦으면 혼난다고 하지 말자고 했는데도 갈 사람은 가라고 밀어붙이더라고. 내 단짝은 되게 순해서 다 가고 리더랑 둘만 남아도 둘이서 한다고 할까봐 남으니까 나 포함해서 4명이 남더라고. 셋은 집에 간다고 갔고.
◆xA0q7xU0mnB 2017/10/29 01:49:38 ID : usi07alctBs
그래서 분신사바를 시작했어. 할 줄도 모르면서 흰 종이랑 빨간펜만 들고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떼구다사이만 계속 했지. 근데 한국에서 일본주문 외운다고 뭐가 되겠어? 아무것도 안 오더라고. 우리는 막 웃으면서 이거 다 사긴가보네 이러고 있는데 리더만 진지해져서 머리카락 펜 끝에 묶고 다시 하자, 한 번만 더 하자 그러는 거야. 그래서 왜 그러냐고 그랬다?
◆xA0q7xU0mnB 2017/10/29 01:49:49 ID : usi07alctBs
소리가 들렸대. 웃는 소리. 여자가.
◆xA0q7xU0mnB 2017/10/29 01:50:56 ID : usi07alctBs
아무도 못 들었는데, 걔 혼자. 걔는 신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우리는 다 소름 돋기도 하고 그래서 장난 치지 말고 농담하지 말라고 웃었어.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 같았거든. 너라면 믿었을 것 같아? 아무일도 없다고 다들 깔깔 거리는데 혼자 진지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하면.
◆xA0q7xU0mnB 2017/10/29 01:52:43 ID : usi07alctBs
근데 더 웃긴 건 그 소리 듣자마자 아침부터 쎄했던 기분이 다시 극대화? 뭐라고 하지, 아 이건 위험하다. 더 하면 안 된다. 라는 기분이 드는 거야. 그래서 진짜 적극적으로 말렸어. 하지말자고, 기분이 이상하다고. 근데 리더는 되게 완강했어. 지 집도 아니면서 자기 혼자라도 한다고. 그래서 집 가서 하라고 싸우기 까지 했는데 되게 걔가 뭐 씌인 애 마냥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 오늘 여기서 해야한다고 우기더라고.
◆xA0q7xU0mnB 2017/10/29 01:53:56 ID : usi07alctBs
근데 순해빠진 내 단짝은 그럼 한 번만 더 하고 가야해? 그러고 하긴 아무일도 안 일어났으니까 안 무섭겠지. 같이 남았던 친구는 재미있겠다고 웃고 나는 미칠 것 같은 거야. 친구의 그 하얀 바탕도 거슬리고, 그래서 나는 더 못 하겠다고 가겠다고 말했어.
◆xA0q7xU0mnB 2017/10/29 01:55:37 ID : usi07alctBs
근데 리더가 내 손 꼭 잡으면서 그러더라 가지 말라고 가면 안 된다고 움직이지말라고 한 번만 더 하자고. 근데, 그 때, 걔가 정말 미친 것 같았어. 나는 싫다고 몇 번이나 말하니까 그럼 안 해도 되니까 앉아만 있으라는 거야. 나는 너무 싫었는데 하지 않으면 되겠지 싶어서, 안일하게 그럼 절대 나 시키지 말라고 하고 옆에 앉아서 구경했어.
이름없음 2017/10/29 12:55:23 ID : 2rf9ba3xyGp
그래서 어떻게 됬어??
이름없음 2017/10/29 16:29:04 ID : V82rfgqo3RA
헉...나도 궁그매ㅠㅠㅠ
이름없음 2017/10/29 16:34:35 ID : e7zcKY4E2q3
나도 있어어ㅓ
이름없음 2017/10/29 17:10:50 ID : 2rf9ba3xyGp
나도 보고있어 궁금해
이름없음 2017/10/29 23:13:29 ID : TO1g46nSLan
나도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7/10/30 00:31:54 ID : rBvxvdBfdVb
할 흥미진진 아넘궁금해 돌아와ㅜㅜ
◆xA0q7xU0mnB 2017/10/30 01:45:35 ID : jhardO7gjh8
내일 어 시간이 오늘이네 음 어쨌든 축제 준비로 동아리방에 불려갔다가 드디어 왔어 새벽에는 분명 사람이 적겠지만 나는 씻고 와서 이어 풀게 읽어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17/10/30 02:00:23 ID : e7zcKY4E2q3
알았어ㅓ어ㅓ 기다리고 있을게!
◆xA0q7xU0mnB 2017/10/30 02:31:07 ID : jhardO7gjh8
씻고 왔어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 00) 내일 학교나 일은 어쩌려고!
◆xA0q7xU0mnB 2017/10/30 02:32:47 ID : jhardO7gjh8
움직이지 말라는 말이 어쩐지 찝찝해서 나는 정말 그 자리에 못 박은 양 앉아있었어. 앉아서 애들이 분신사바 하는 걸 보고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쿵 하고 걔네 언니 방문이 열리더라고. 바람이 불어서 그랬던 건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 때부터 분위기가 싸해졌지. 내 단짝은 불안한 것 마냥 둘러보고, 리더는 어딘가 좀 미친 것 같았어.
◆xA0q7xU0mnB 2017/10/30 02:37:29 ID : jhardO7gjh8
친구 하나는 정말로 겁에 질려서는 그만 하자고, 정말 무섭다고 울기까지 하더라. 겨우 방문 하나 열린 걸로 오버한다고 생각했어. 솔직히. 쌔한 기분을 억지로 누르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자기 합리화했던 건지. 난 그랬어. 근데도 리더는 여전히 굳건하더라. 더 해야한대.
◆xA0q7xU0mnB 2017/10/30 02:39:09 ID : jhardO7gjh8
예전에 어디서 들은 건데 분신사바 할 때 움직이면 씌인다며? 그래서 리더가 그런 얘기를 했던걸까, 이제는 그런 생각도 들어. 리더는 분신사바를 몇 번 더 하더니 오셨나요? 를 몇 번이나, 움직이지 않는 펜대를 보며, 정말로 에이, 안 왔나보다 하고 포기하고도 남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물어보더라.
◆xA0q7xU0mnB 2017/10/30 02:39:33 ID : jhardO7gjh8
없던 존재라도 생기길 바라는 것 마냥.
◆xA0q7xU0mnB 2017/10/30 02:40:40 ID : jhardO7gjh8
왜 그렇게까지 해야하는지, 나도, 친구도, 단짝도 모르고 있었어. 리더 혼자서 계속. 나는 그 때 왜 리더를 상상해보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뭐가 보였을까? 지금의 리더는, 그래, 아마도 까만 여자가 옆에 서있지 않을까. 이제는 그 아이를 떠올리진 않지만, 내 생각에 그래.
◆xA0q7xU0mnB 2017/10/30 02:42:11 ID : jhardO7gjh8
그리고 드디어 펜이 움직이더라. 천천히, 아주 느리게, O의 방향으로. 나는 솔직히 리더의 주작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친구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말라고, 무섭다고, 그만 움직이라고 그렇게 리더한테 말했거든. 그치만 리더의 얼굴을 본 순간 아, 쟤가 한 건 아니구나 싶었어. 리더의 얼굴이 정말로, 공포와 희열로 질려있었거든. 진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얼굴이었어.
◆xA0q7xU0mnB 2017/10/30 02:42:31 ID : jhardO7gjh8
웃고 있으면서도 일그러진 얼굴. 그리고 움직이는 펜에 고정된 시선.
◆xA0q7xU0mnB 2017/10/30 02:45:31 ID : jhardO7gjh8
스레딕 렉이 너무 심하다 과제 먼저 하고 와서 썰 풀라는 신의 계신가봐. 과제하고 올게. 게다가 새벽에 풀려니까 푸는 내가 소름이 돋네.
◆xA0q7xU0mnB 2017/10/30 03:32:28 ID : jhardO7gjh8
음, 이제 자러 가야할 것 같아. 하루에 너무 조금씩 푸는 것 같네. 또 내일 봐.
이름없음 2017/10/30 06:42:29 ID : rBvxvdBfdVb
꼭 와야해
이름없음 2017/10/30 14:50:46 ID : V82rfgqo3RA
ㅠㅠㅠㅠㅠ쫄보라 낮에보러옴ㅠㅠ
이름없음 2017/10/30 22:49:30 ID : rBvxvdBfdVb
아 빨리 오면 좋겠다 궁금해ㅠ
이름없음 2017/10/30 23:19:03 ID : i2qZdxu7dTV
열심히 축제 즐기고 있어. 집에 오면 다시 풀게.
이름없음 2017/10/30 23:43:51 ID : rBvxvdBfdVb
내가 기다리고있지만 잘거같아서 .. 응답없어도 올려줘 내일 일어나자마자 분주한 아침속에서 레주 글 확인할테니!
◆xA0q7xU0mnB 2017/10/30 23:56:52 ID : jhardO7gjh8
고마워. 사실 안 무서울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야.
◆xA0q7xU0mnB 2017/10/30 23:58:40 ID : jhardO7gjh8
정말로 그 때 그거 별 거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별 거 아닌데 중학생 때라 그런지 몰라도 너무 그 상황이 무서운 거야. 그래서 그만하라고, 하고 소리쳤어. 사실 그 때 심정 같아선 일어나서 펜을 뺏었어야 했는데, 움직이지 말라고 한 말이 너무 섬뜩하고 무서워서 그냥 앉아있었어.
이름없음 2017/10/30 23:58:44 ID : rBvxvdBfdVb
ㅋㅋㅋㅋㅋ아니야 나는 워낙 겁이 정말없어서 원래 잘 안무서워해 근데 이런글 읽는거 자체를 즐기고 무서운거진짜좋아하고.. 나는 귀신을 딱 한번? 3초정도 밖에 못봐서 신기하기도해서 이야기를 듣고싶어 무서워도좋고 안무서워도좋아~
이름없음 2017/10/30 23:59:18 ID : rBvxvdBfdVb
듣구있어!
◆xA0q7xU0mnB 2017/10/31 00:01:29 ID : jhardO7gjh8
겁이 많았던 탓이지. 아마 여기 있는 누구라도 그냥 피식 웃고 말았을 상황이 그렇게 무섭게 느껴졌던 건. 그래도, 그 땐 너무 무서웠어. 그 무렵에 정체를 모를 까만 그림자가 걔네 언니 방에서 식탁 밑으로 움직였어. 가오리 눈 알아? 똑바로 앞을 보면 한 160도 정도인 양 옆이 시야에 들어오는 거? 거기로 까만 그림자가 훅 움직이더라고.
◆xA0q7xU0mnB 2017/10/31 00:01:29 ID : jhardO7gjh8
아마, 그게 진짜 분신사바로 끌려온 귀신이었다면, 리더의 끝 모를 물음에 흥미를 느낀 게 아닐까?
이름없음 2017/10/31 00:03:30 ID : rBvxvdBfdVb
ㅇㅇㅇㅇ!
이름없음 2017/10/31 00:04:14 ID : rBvxvdBfdVb
아근데 그게 실제로됬다는게 난 신기하다 물론 내가 주문을 분신사바 분신사바 밖에몰라서 못했지만.. 흥미진진해
◆xA0q7xU0mnB 2017/10/31 00:05:08 ID : jhardO7gjh8
사실 귀신보다야 공포가 만들어낸 헛깨비가 더 신빙성있지만. 그리고, 리더는 질문을 시작했어. 여자십니까? O에서 펜이 다시 방황했어. 10대십니까? 펜이 또 O에서 방황하더라.
◆xA0q7xU0mnB 2017/10/31 00:06:17 ID : jhardO7gjh8
-47 여담이지만 그 후에 나는 그게 겁을 주려고 했던 거라고 생각해. 그게 아니라 그 뒤가 문제였다고...
◆xA0q7xU0mnB 2017/10/31 00:07:40 ID : jhardO7gjh8
질문은 평범하게 이어졌어. 이번에 제가 전교 7등을 할 수 있을까요? 펜은 X로 갔어. (놀랍게도 그 다음 시험에서 전교 9등하더라.) 뭐, 이런 저런 이야기들. 겨우 이런 걸 하려고 분신사바를 하자고 한 거야? 싶은 것들.
이름없음 2017/10/31 00:08:22 ID : rBvxvdBfdVb
좋아.. 계속 듣고있으니 말해줘 혹여나 응답이없더라도 올려줘 꼭 다음날에 확인할게
◆xA0q7xU0mnB 2017/10/31 00:08:45 ID : jhardO7gjh8
그리고 리더는 선심 쓰는 것 마냥 친구들에게도 질문하라고 했어. 단짝은 무섭다고 고개를 도리질 했고, 친구는 물었어. 여태까지 쭉, 저 방(언니방)에 계셨던 건가요? 그러자 펜이,
◆xA0q7xU0mnB 2017/10/31 00:09:06 ID : jhardO7gjh8
뚝.
이름없음 2017/10/31 00:10:06 ID : rBvxvdBfdVb
...미친
◆xA0q7xU0mnB 2017/10/31 00:10:22 ID : jhardO7gjh8
부러졌어. 펜 촉이 나갔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그 상태로 종이를 직직 그으면서 O를 마구 헤집어대는 거야. 그 때부터 리더의 표정이 이상해졌어. 미친 것 같은 얼굴에서 당황스러움이 묻어나더라고.
◆xA0q7xU0mnB 2017/10/31 00:11:18 ID : jhardO7gjh8
리더가 예상하지 못 했던 일이 발생한 거지. 단짝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어. 단짝은 그만하자, 제발 그만하자. 이러고 거의 빌고 있고. 리더도 급하게 말하더라. 그만 가주세요, 그만 가주세요, 그만 가주세요.
◆xA0q7xU0mnB 2017/10/31 00:12:24 ID : jhardO7gjh8
글쎄, 네가 귀신이고, 몇 년만에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너는 순순히 돌아가줄 것 같아? 또 방 한 구석에서 사람이 생활하는 걸 가만히 보기만 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존재조차 모르는 존재로 살아가고 싶을까?
◆xA0q7xU0mnB 2017/10/31 00:13:45 ID : jhardO7gjh8
펜은 아래있는 테이블을 긁어대면서 X로 그어졌어. 부러진 펜촉에서 아주 조금씩 흐르는 빨간 잉크와 너무 깊게 파여서 다 일어난 나무결, 그리고 찢어진 종이. 거의 뭐, 사람의 살을 찢어서 피를 내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
◆xA0q7xU0mnB 2017/10/31 00:15:07 ID : jhardO7gjh8
X 위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또 몇 번이고 X가 덧그려졌어. 테이블이 같은 곳만 긁혀대면서 점점 안으로 조금씩 파고 들어가고 종이는 그냥 중간이 벙 뚫리고 가장자리고 뭐고 너덜너덜한 수준이 되었지. 그냥, 거의,
◆xA0q7xU0mnB 2017/10/31 00:15:53 ID : jhardO7gjh8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이름없음 2017/10/31 00:17:35 ID : rBvxvdBfdVb
아 헐 소름돋아 으악
◆xA0q7xU0mnB 2017/10/31 00:17:59 ID : jhardO7gjh8
같은 느낌이었어. 결국 겁이 많은 단짝은 장난 그만해달라고 울어버리고, 친구는 모두 펜에서 손을 떼라고 하고, 리더는 덜덜 떨면서 제발 가주세요만 반복하며 빌더라고. 그러다가 펜이 뚝 멈추더니 O로 이동하고 언니네 방문이 이번엔 역으로 천천히, 아주 느리게, 우리도 자각 못 한 채로, 닫히더라.
◆xA0q7xU0mnB 2017/10/31 00:20:34 ID : jhardO7gjh8
그리고 종이고 펜이고 다 쓰레기통에 처박고 접이식테이블을 접어버리고 다니까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라. 삑삑삑삑삑삑삑. 7자리였어. 그 소리도 무서워서 다들 정지해있다가, 단짝 어머니가 집에 오신거더라고. 단짝이 운 거 보고 왜 울었냐고 니들 뭐했냐고 해서 영화 봤다고 했다가 무서운 거 봤다고 했다가. 그러면서 문득, 친구가, 언니 방문을 보니까 닫혀있더라. 나랑 리더랑 단짝이랑 친구는 모두 정지한 채로 방문만 보고.
◆xA0q7xU0mnB 2017/10/31 00:21:33 ID : jhardO7gjh8
어머니가 왜 그러냐 그래도 할 말이 없고.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고. 근데, 잠들어있던 걸, 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니었던 걸 건드리면 무언가가 되더라.
◆xA0q7xU0mnB 2017/10/31 00:23:19 ID : jhardO7gjh8
늦었으니까 밥 먹고 가라는 거 집 가겠다고 나와서 집가는데, 문득 싸한 느낌이 사라지면서 그 생각이 들더라. 이 쎄한 기분이 오늘 할 일 때문에 느껴졌던 거라는 생각. 그리고 그걸 못 막았으니 무슨 일이 생길거라는 생각. 기분은 나아졌는데 불안해지더라고. 무슨 일이 있을까.
◆xA0q7xU0mnB 2017/10/31 00:24:36 ID : jhardO7gjh8
그치만 그 날은 또 아무일도 없었어. 분신사바를 성공한 것, 그거 하나? 그치만 먼저 간 세명한테 말해도 안 믿더라 리더한테 주작질했지? 하고 비웃더라. 그치만 그 당시에 우리는 되게 소름 돋는 일이었었거든.
◆xA0q7xU0mnB 2017/10/31 00:26:00 ID : jhardO7gjh8
그리고 둘째날이 졌어. 그리고 셋째날. 학교를 갔어. 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지각을 했고, 항상 지각했지만 그날은 그래도 20초 지각이었어. 어쨌든,
이름없음 2017/10/31 00:26:49 ID : rBvxvdBfdVb
....내가실제로 레주였잖아? 지렸어.
◆xA0q7xU0mnB 2017/10/31 00:31:52 ID : jhardO7gjh8
솔직히 문 열렸다 닫혔다 말고는 주작질 할 수 있는 거라고 나는 지금은 생각하는데 그걸 해 지고 나서 겪으니까 멘탈 나가더라
◆xA0q7xU0mnB 2017/10/31 00:33:42 ID : jhardO7gjh8
단짝이 먼저 와있길래 언제나 그랬듯 왔냐고 하고 왁 놀랬켰거든? 그리고 단짝은 귀엽게 항상 놀라줬는데 그 날은 겁에 질려서 으악! 하고 울더라. 미안해서 미안해, 미안해,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미안해. 너무 당황해서 멘탈 나가고 단짝은 눈물 닦으면서 아니라고, 아니라고, 어제 너무 무서워서 그랬다고. 그래서 내가 안아주면서 나도 무서웠다고, 괜찮냐고 그랬거든?
◆xA0q7xU0mnB 2017/10/31 00:34:39 ID : jhardO7gjh8
근데 단짝이 그러더라고. 언니방에서 밤새도록, 언니가 일어나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짜 완전 큰 소리로
◆xA0q7xU0mnB 2017/10/31 00:35:20 ID : jhardO7gjh8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쿵 !
◆xA0q7xU0mnB 2017/10/31 00:36:42 ID : jhardO7gjh8
못 박는 소리 같아서 언니가 뭘 만드나싶어서 몰래 들여다봤더니 스탠드 키고 공부하다가 잠들었고, 소리는 계속 나고, 윗층에서 나는 소린가 부모님 방 가니까 아빠는 태평하게 주무시고, 엄마는 드라마 보시고 계셨나 그랬다고.
◆xA0q7xU0mnB 2017/10/31 00:42:57 ID : jhardO7gjh8
드라마 소리가 안 들릴 정도는 아닌데 거슬리게 자꾸 소리가 들리길래, 엄마 안 시끄러워? 물어보니까. 티비 소리 겨우 10인데? 예민하긴. 이러셨다는 거야. 근데 그게 아니라, 이 쿵쿵거리는 소리. 라고 말하면 왠지 그 소리의 원인이 자기를 위협할 것 같다는 묘한 감각이 들더래.
◆xA0q7xU0mnB 2017/10/31 00:44:23 ID : jhardO7gjh8
그래서 아냐, 아냐. 이러고 방에 들어와서 억지로 이불 덮어쓰고 자려고 뒤척이는데, 웃음소리가 섞여들리더래. 겁많은 내 단짝은 말하다가도 울었고, 느낌상 그 소리에도 울었을 거야. 그리고 울다가 지쳐서 잠들었겠지.
이름없음 2017/10/31 00:54:27 ID : 8nRwnCqqqnQ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7/10/31 05:53:03 ID : e6pe42KZeIM
내가 왜 하필 새벽에 괴담판에 들어와서 이걸 봤을까... 해야 좀 빨리 떠라
이름없음 2017/10/31 06:42:28 ID : rBvxvdBfdVb
헤가떳어 근데 대박이다.. 내가 아무리 겁없다해도 실제로겪으면...
◆xA0q7xU0mnB 2017/10/31 09:30:08 ID : jhardO7gjh8
스레주야 쓰다가 눈이 자꾸 감기더니 졸렸나봐... 낑낑... 학교 가야 하니까 모두 나중에 봐!
이름없음 2017/10/31 13:17:01 ID : e3Pa9vA5e6k
신기하다
◆xA0q7xU0mnB 2017/11/01 01:41:11 ID : vu3Be6p9jus
축제라 술 마시고 이제 집에 왔어
이름없음 2017/11/02 02:10:51 ID : lA3QtvCkskn
누구 세줄요약좀 부탁해
이름없음 2017/11/02 02:11:21 ID : lA3QtvCkskn
아 지금 다들 자려나..... 좀 많이 뒷북인가보넹..
이름없음 2017/11/04 16:44:04 ID : PhbB9dveNyY
스레주 안와?ㅠㅠ
◆xA0q7xU0mnB 2017/11/07 11:03:00 ID : 6qkk3vck5V9
요새 좀 바빴어 미안해 그리고 이야기를 풀다보니까 요새 들어 이상한 일이 있다. 처음 보는 여자가 자꾸 눈에 보이질 않나, 사람이 있을 곳이 아닌 곳에서 사람 형체를 보질 않나. 이상한 일이야.
◆xA0q7xU0mnB 2017/11/07 11:28:34 ID : 6qkk3vck5V9
우리 집에서 있던 일도 아니고, 내가 겪은 일도 아니니까 쓰레기 같은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졌어. 내가 겪은 무서운 일이라고는 겨우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한 게 다였고, 그 뒤로 소름이 돋는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거든. 이따금씩 여닫이 문을 보면 겁이 나긴 했지만 그정도는 별 거 아니었으니까.
이름없음 2017/11/07 11:29:10 ID : 6qkk3vck5V9
그 후 일주일 간은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어.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후에, 내 단짝이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었어.
◆xA0q7xU0mnB 2017/11/07 11:30:57 ID : 6qkk3vck5V9
아팠다고 들었어. 나는 그래서 내 단짝 친구 문병을 가려고 했어. 근데 그 친구 집으로 가는 게 조금 겁나더라. 쿵쿵거리는 소리라든가, 그 문이라든가. 아니면, 또렷하게 그려지던 O의 표식이라든가.
◆xA0q7xU0mnB 2017/11/07 11:31:43 ID : 6qkk3vck5V9
뭐라고 말해도 난 할 말이 없어. 겁난다고 내 단짝을 버렸는걸. 난 그 날 단짝의 문병을 가지 않았어.
이름없음 2018/01/03 14:51:15 ID : u60srzdWrBA
헐 지금봤는데 소름이다.. 스레주 이야기 끝난거야??
이름없음 2018/01/04 15:28:54 ID : Cjg0nwmsnTU
그래서?
이름없음 2018/01/04 22:24:42 ID : 3PjvzVak8rx
...스레주? 거의 2달 지나가는데 어디있어?
이름없음 2018/01/04 22:59:44 ID : 8qi5O66jeL9
스레주 어디 다치거나 그런건 아니지?
이름없음 2018/01/05 11:11:25 ID : hArAqry2FfW
레주..
이름없음 2018/04/26 12:47:50 ID : RDBze1B85Wo
ㄱㅅ
이름없음 2018/05/03 13:26:32 ID : Ai8nU1BbyGm
ㄱㅅ
이름없음 2018/05/23 10:11:07 ID : QmnyK5bwmpR
ㄱㅅ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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