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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내 마음속의 붙박이별이오.
나는 그대를 따라 도는 닻별이 되고 싶었던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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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한 편 일기쓰기 ☽
❥내용: 나의 하루, 인상깊은 구절, 추억, 밤하늘
❥목표 1. 매일 와서 글쓰기
2. 쓰고싶은 내용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기
3. 건강 회복
4. 내 감정에 숨김 없이 쓰기
❤︎ 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바라며 매일 글쓰기❤︎
❤︎ 눈을 감기 전 인생을 돌아봤을 때 한점의 후회도 없도록 살기❤︎
후회하기 싫으면 그렇게 살지 말고
그렇게 살 거면 후회하지 마라.
이문열 - 젊은날의 초상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윤동주_사랑스런 추억 중에서.
밤이면
향기에 미친 별들이 쏟아져 내리도록
그리운 얼굴만큼
하늘창을 열어 놓아야지
별에 찔려
백혈이 낭자한 밤을 사르다
아침이면
연보라 꽃물 든 시집에 얼굴을 묻고
처참하게 죽어 있어야지
내게 금빛 은빛으로 짠
하늘의 옷감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옷감이 있다면,
그 옷감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서
이제 내 꿈을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은 것이 나의 꿈이니
-하늘의 옷감-
여름은 앞으로도 오래 장미 곁에
발길을 멈춘 채 안식을 그리리라.
그러고는 서서히 피곤에 겨운
큰 두 눈을 감으리라
-헤르만 헤세의 9월 중-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일 씩 앓는 것은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잠이 들면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피었다.
나는 자면서도 누가 보고싶은지
눈가를 자주 비볐다.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나 아닌 누군가를 당신이 비행한다
나는 당신이 남긴 그 허망한 비행운에
목을 메고 싶었다
비행운, 서덕준
읏비가 걷힌 뒤, 하늘을 덮고 있던 먹장구름 사이로 가끔씩 여우별 하나가 나타났다가 가뭇없이 사라지곤 한다.
나의 여름이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다음 생엔 너로 태어나 나를 사랑해야지.
어디선가 누구로부터 들었던 문구다. 나는 이 문장대로 다음 생에는 너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푸른 하늘이 녹색 빛이 돈다든가, 초록 불이 아닌 빨간 불에 횡단보도를 건넌다든가, 하늘의 별이 서로의 눈에 있다든가. 말도 안 되는 얘기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줄 수 있게 나는 네가 되어서 나를 사랑하고 말 거다. 이번 생, 우리의 사랑은 잘못됐으니 다음 생이 있다면 꼭 너로 태어나 나를 사무치도록 사랑할 것이다.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낮은 곳으로
가끔 몸이 좋지 않은 날이면 멍하니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긴다. 우울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딸려오면 손가락 까딱할 기운도 없이 완전히 지쳐버린다. 침대가 나를 끌어당겨 삼키려는 것 마냥 몸이 가라앉는다. 그렇게 오늘도 우울의 끝을 배회하고 있다.
-20201024
오늘도 몸이 좋지 않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드러누워 생각에 잠겼다. 우울의 끝을 노닐며 최악의 최악까지 가정해본다. 그러고서 최악의 최악인 상황까지 일어나진 않았음에 안도한다. 그래, 이만하면 오늘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20021025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새벽에 창문을 열면 겨울 냄새가 살짝씩 나기 시작하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불어 들어온다. 가만히 눈을 감고 숨응 들이쉬고 내쉬다 보면 공기가 들락날락하는 것이 느껴진다. 편히 숨쉴 수 있음에 감사해지는 요즘이다. 이번 겨울은 아프지 않기를.
-20201026
여느때와 같이 늦은 밤 잠이 들려는 찰나에 일상 속의 편린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조금은 뻑뻑한 눈을 손으로 덮고 눈을 감은 뒤 섞여 들어오는기억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본다. 기분 좋은 공허함이 가슴 속을 채운다.
-20201028
딱 하루만 자유가 주어진다면 다른 사람과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없애버리고 나 홀로 있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누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하루를 흘려 보내고 싶다.
-201030
예전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할 수 있는 것은 줄어들어 가고 곁에 남은건 가능성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과거의 기억이 주는 온기와 먼지묻은 행복 뿐이라 괜스레 공허해지는 요즘이다.
-20021107
한참을 말을 고르다 결국 내 속을 표현할 길이 없어 뒤돌아 나간다. 뜨거운 것이 한데 뒤섞여 요동치는 타들어가다가도 얼음을 댄 것처럼 차가워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려쌓여 말을 듣고 웃음을 흘리다가도 곁에 아무도 있지 않은 것처럼 외롭다. 나는 무얼 원하고 있는가.
-20201115
봄을 잃고 여름을 잃고 가을도 잃었다. 안온한 일상을 잃고 우리도 잃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겨울마저 잃을 참이다. 작년 이맘때 너와 보던 첫눈이 그립고 학교에서 몰래 이어폰을 나눠끼며 듣던 노래가 그립고 새벽에 잠깐 나와 걷던 그때의 공기가 그립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고 그리워할 것들만 얻어갔다. 그리워하는 마음이야 언젠가 사라지겠다만 잃어버린 나의 계절은 누가 돌려주는 걸까.
-20201117
네가 나의 우울이듯 내가 너의 우울이어서
결국 우린 서로의 진창이어서 빠져나가려 발버둥쳐도
깊이 빠져들 따름이라.
-20201121
당신 집에는
물 대신 술이 있고
봄 대신 밤이 있고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 대신 내가 있다
-박준, 그 해 봄에
너는 무슨 꿈으로 온 나비이기에
붙잡아도 붙잡아도 날아갈 것 같은가
너는 햇살인가 눈물인가
너는 무슨 강물로 빚은 노래이기에
사랑도 눈물도 흘러 넘치는가
너는 무슨 죽음으로 이룬 육체이기에
나는 이토록 네 속애 침몰하고 싶은가
-너는
나는 그림을 보는 네가 좋다고 말한다.
그것을 갤러리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너는 나를 바라본다.
갤러리가 보이지 않자 입속에 맴도는 단어가 있고
한쪽이 웃자 다른 한쪽이 희극적으로 웃는다.
결국 나는 해야할 말을 뱉어내지 못하고
끝내 너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구현우, 번역
물통 속 번져가는 물감처럼
아주 서서히 아주 우아하게
넌 나의 마음을 너의 색으로 바꿔버렸다.
너의 색으로 변해버린 나는
다시는 무채색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너는 그렇게 나의 마음을 너의 색으로 바꿔버렸다.
내 몸 하나 조절할 수 없는데 뭘 바라는가. 썩을대로 썩은 마음과 억지로 토해내는 웃음에 목구멍에서 신물이 올라온다. 내가 감히 무얼 바래 아직까지 살아 있으며 왜 나의 생애 기록에는 남들처럼 기쁜 글 한자락 올라와있지 않은가.
-20201124
어떤 기억은
남은 생을 걷는다.
손상된 계절은
무수한 여름으로 남는다.
의도치 않은 자국들이
가난함 자의 허기를 채운다.
그 해 여름,
도랑에 빠진 마음이
견져지질 않는다.
임이 오겠다고 하기에 져녁밥을 일찍 지어 먹고,
중문을 나와서 대문으로 나가 문지방 위에 올라서서
손을 이마에 대고 임이 오는가 하여 건너산을 바라보니
거무희뜩한 것이 서있기에 저것이 틀림없는 임이로구나.
버선을 벗어 품에 쥐고 신을 벗어 손에 쥐고
엎치락뒤치락 허둥거리며 진 곳 마른 곳 가리지 않고
우당탕퉁탕 건너가서 정이 넘치는 말을 하려고 곁눈으로 흘끗 보니
작년 7월 3일날 껌질을 벗긴 주추리 삼대가 알뜰하게도 나를 속였구나.
마침 밤이기에 마련이지 낮이었다면 남 웃길 뻔 하였다.
-침류대
마지막 휴식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정신적으로, 신채적으로 편안함을 유지하고 있다. 날것 그대로의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지만 지금 당장 행복하니 그걸로 됐다.
-20201204
누군가 내게
당신은 그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하고 묻는다면
나는 외면하며
손톱 만큼요,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서는
잘라내고 잘라내도
평생 자라나고야 마는 내 손톱을 보고
마음이 저려 펑펑 울지도 모른다.
-왕구슬, 손톱깎이
결과가 어떨지 알면서도 차마 안심하지 못하는 내가 싫다.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가며 기분을 밑바닥까지 끌고가는 내가 싫다. 무엇 하나 그냥 넘기는 법 없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붙잡고 늘어지는 내가 싫다. 생각도 마음도 전부 비우고 편하게 살아도 될 텐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미워서 잠들지 못하는 오늘 밤이 싫다.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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