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완전 까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랑 얘기하다가 떠오름 지금 좀 자긴 싫고 심심해서 적어볼게

삼년정도 지난 것 같은데 그냥 평소처럼 집에 갔었지 내가 이 아파트 십년 넘게 살았고 어렸을 때부터 모르는 이웃분들한테까지 인사하는 걸 좋아했어서 거의 모든 분들과 인사하는 사이고 인사를 안 해도 얼굴은 다 알아 여기가 별로 세대가 많은 아파트도 아니라서

엘베 앞에 5층 사는 언니랑 처음 보는 남자가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복도 앞 유리문 열고 들어가려는데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는지 둘이 들어가는 게 보이는 거야 그래서 나도 다급하게 뛰어가서 엘리베이터를 잡았어

누가 최근에 이사온 것도 아닌데 모르는 남자길래 뭐 우리 아파트 사람 사촌인가보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 근데 나는 19층에 살고 아까 말했듯이 그 언니는 5층에 살거든? 그런데 엘베 버튼을 보니까 5층이랑 19층 외에 눌러진 게 없는 거야

그래서 아 5층 사는 사람인가? 싶었어 우리 층은 진짜 아닌 것 같았던 게 층마다 세대가 세 개밖에 없어서 같은 층 사는 분들을 잘 알거든? 왼쪽 집은 아주머니의 언니 분이 가끔 놀러오시는 것 같은데 두 분이 엄청 닮아서 기억하고 있고 오른쪽 집은 친척이나 다른 가족들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서 우리 층은 아니라고 확신이 들었지

그리고 5층에 떡 도착했는데 그 사람이 안 내리는 거야. 그때부터 갑자기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심장이 존나 빨리 뛰더라고 진짜 5층 언니까지 내리고 문이 닫히는데 왠지 ㅈ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짧은 시간동안 온갖 생각 다 들었어 정말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내가 분명히 제일 마지막에 탔는데. 그 사람이 만약 우리 옆집 사는 분들 지인이고, 놀러온 거라고 해도 5층 언니랑 그 사람이 타고 내가 뛰어가서 겨우 잡은 거란 말이야. 그럼 내가 탈 때까지 그 사람은 층도 안 누르고 가만히 있었다는 거잖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보통 엘리베이터 타면 층부터 누르는 게 습관처럼 배어있지 않나? 그 사람은 폰도 안 하고 있었는데 뭐에 그렇게 정신이 팔려서 내가 올 때까지 층도 안 누르고 있었을까? 싶은거야 십년 넘게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우리 앞집 사는 분들도 아니고, 심지어 층도 안 누르고, 내가 먼저 눌러서 못 누른 것도 아니고 나보다 먼저 탔으면서.

진짜 그 생각이 드니까 우리 층까지 올라가는데 식은 땀이 나더라 그냥 완전 패닉 상태였던 것 같아 속으로 아 하나님 제발 제발 아무 일도 안 일어나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 이러고 빌었어

아무도 안 봐주지만 빨리 말하고 자고 싶어서 그냥 얘기할게 ㅋㅋㅋ 속으로 제잘제발제발 이러는 와중에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딱 멈추는 거야. 15층에서. 보통 밖으로 나가야 하니까 내려갈 땐 중간중간 사람들이 타기도 하지만 올라갈 땐 누가 타지 않잖아? 윗층에 볼 일이 있거나 하지 않는 이상. 근데 문이 열리고 누가 들어오는데 진짜 말도 안 되게 19층 사는 언니인 거야ㅠㅠ 아직도 그 언니가 왜 15층에서 탄 건지는 모르겠어 와 진짜 거짓말 아니고 방금 저 문장을 쓰면서 깨달았거든? 그 언니 삼촌이 이 아파트 사시는데 그게 15층이었나보네 와 진짜 이제 알아냈다 삼촌 집에 들렸다가 다시 올라가는 중이었나봐

솔직히 그 언니는 날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나만 보면 한숨쉬고 째려보고 집 들어갈 때 문짝 뿌숴지게 쾅 닫음) 나도 별론데 그 순간만큼은 진짜 너무 반가웠어... 긴장이 탁 풀리면서 아 다행이다 싶었어

근데 그리고 우리 층에 도착했는데... 그 사람 어떻게 한 줄 알아? 비상계단으로 내려감ㅋㅋㅋ 진짜 집 들어오는데 방금 위험했다는 게 실감이 나서 소름돋더라 그 사람은 우리 층에 살거나 볼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5층에 사는 것도 아니었고, 엘리베이터에 타서 내릴 때까지 버튼을 누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그 사람은 도대체 왜 탄걸까? 만약에 내가 안 탔으면 5층 언니는 어떻게 됐을까? 옆집 언니가 안 탔다면 난 어떻게 됐을까?

이 세상에 어떤 또라이가 아무 이유없이 엘리베이터에 타서 층도 안 누르고 19층을 계단으로 내려가? 운동이 하고 싶었다면 올라가는 걸 계단으로 올라갔어야지. 그 사람 정말 핸드폰도 안 하고 있었으니까 그 언니가 내리고, 옆집 언니가 타고, 내가 내릴 때까지 버튼을 못 누를 정도로 어딘가에 정신이 팔려있었던 것도 아니야. 그 사람이 만약 5층도 19층도 아닌 그 중간 층에 사는데 정말 완전 까먹고 있었다가 지나쳐서 계단으로 내려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게 타자마자 누르는 건 까먹었다 해도 내가 허겁지겁 타서 버튼 누를 때 도대체 그걸 가만히 지켜보면서 자기 층은 누를 생각을 못 한다는 게 말이 돼? 애초에 그 사람은 그냥 버튼 누를 생각이 없어보였어. 보통 층을 까먹고 못 눌렀다, 하면 중간에 화들짝 놀라면서 몇층인지 확인하거나 해야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었고, 아예 몇 층에 내릴지 관심없어 보였음

5층 언니한테 어떻게 하려다가 스레주가 타니까 스레주로 목표를 바꾼 건가? 근데 중간에 19층 언니가 타서 그냥 내려간 거고

너무 무섭다 그런 인간들 왜 그렇게 많지

>>16 이게 맞는 듯 ㅠㅠ

>>16 맞아 그런 것 같아ㅠ 하필 딱 같은 층이라서 다행이야 완전히 같은 층이 아니라면 둘 중 더 위에 사는 사람이 위험해졌을 테니까

이거 그거같은데 레주가 문열고 들어가려는 순간에 밀고 같이 들어가서... 음 뭐 그런거같은 느낌

나도 여기서 내 썰 풀어볼게

나 초딩때 엘베에서 노래부르는거 좋아했는데 1층에서 어떤 배달원아저씨가 나 열창하는 거 듣고 잘부르네^^이랬음

>>22 ㄴㅋㅋㅋㅋㄱ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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