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8년밖에 살지 않았지만 이상한 일도 많고 힘든일도 많았던 제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려고 합니다

어린시절 우리집은 가난하지도 그렇다고 부유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였다 아버지는 가게에서 일을 하시는 자영업자셨고 어머니는 전업주부셨다 어린 시절의 나는 똑똑하단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 또래 아이들이 밖에 나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때 나는 항상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었다 하지만 나는 책이 좋아서 읽었던건 아니였다 아버지가 자영업자였던 탓에 집에 들어오지 않고 가게에서 쪽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고 만나는 시간이 적어지니 자연스럽게 나와 아버지의 관계는 어색해졌다 그뿐만이 아니였다 가족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는 일이 많았고 그 빈도가 점점 심해졌다 매일같이 싸우는 부모님의 모습은 내가 스스로를 고립시키도록 만들었다

어린이집, 초등학교 3.4학년까지는 그래도 나름 괜찮은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친구도 많았고 다들 착한 녀석들이여서 나를 기다려주고 감싸줬다 하지만 아이들이 점점 자라고 무리가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나는 혼자가 되었다 무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것은 아니였다 아이들과 친근하게 지내기 위해 여기저기 갖은 노력을 다 했지만 항상 돌아오는건 차가운 시선이였다 이미 아이들 사이에선 내가 소름끼치는 아이라고 소문이 나버렸고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아이들이 몇번씩 말을 걸어주는것을 제외하곤 학교에 있는내내 입을 닫고 살았다

중학교로 올라가니 학교생활이 더욱 힘들어졌다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나를 괴롭히는 무리가 생겨났다 심한 괴롭힘은 아니였지만 길을 가다가 일부로 부딪힌다던가 머리를 툭툭 친다거나 내 물건을 망가트린다던가 큰 일은 아니였지만 그 모든일이 나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그 행동들은 아주 조금씩 안에서부터 나를 갉아먹고 있었다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니 막나가는 애들이 생기면서 괴롭힘의 강도가 더욱 강해졌다 책상에 압정을 뿌려두기도 하고 가방을 창문 밖으로 집어던진다던가 그런 것들이였다 나는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할까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매일같이 싸우는 부모님에 대한 나의 신뢰는 이미 바닥을 치고있었다 나느 참다못해 선생님께 내 몸의 멍을 보여주며 나를 괴롭힌 아이들의 이름을 말했다 그런 짓은 하면 안됐었는데...

선생님은 7교시가 끝난뒤 반으로 들어오면서 우리반 아이들에게 말했다 000,000,000 앞으로 나오렴 그 이름은 날 괴롭혔던 아이들의 이름이였다 그리곤 선생님은 나를 교탁으로 불러냈다 그리곤 말했다 "너희들이 000을 괴롭혔다며 앞으론 그러지 말자 자 얼른 사과해" 황당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더니 가장 믿었던 선생님은 나를 찐따라고 공인시켜벼렸다 그날 이후로 아이들은 나를 더욱 괴롭혔다 경찰까지 생각해봤지만 부모님에 관한 문제가 들어날까봐 신고도 하지 못했다

더 이상은 당하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싸우면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내가 너무 소심해졌기에 감히 싸울 생각조차 못했던 거지 그런 생각을 속으로만 하고 있었는데 이 생각을 실현하게 만드는 계기가 찾아왔다 흔히들 선을 넘는다고 말하는 행동 녀석들이 우리집에 불을 질렀다 마당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는데 다행히 흙바닥이였던 터라 불이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기서 나온 검은색 연기가 우리 집안을 매웠고 결국 부모님은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되었다

다음날 학교에 가자마자 날 괴롭히고 아이들을 선동하는 놈을 있는힘껏 때렸다 처음엔 때리지 못했다 너무 긴장한 탓에 주먹이 헛나갔던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나는 몸으로 녀석을 밀어넘어뜨렸고 놈의 위에 올라탔다 그리곤 때리고 때리고 또 때렸다 선생님이 달려와 나를 막을때까지 기분이 통쾌했다 하지만 이내 선도위가 열렸고 상황만을 놓고 보면 나한테 맞은 녀석이 피해자였기에 증거도, 나를 도와줄 증인도 없던 나는 정학처분을 받았다

그 뒤로 나는 일시적으로 정신이 나가버렸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정신이 나가버렸다 내 눈에는 이상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검고 빨간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소리가 작게 들렸고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내 눈에 보였던 그것들은 아지랑이 같은 모습이였다 어디엔가 들러붙어 일렁거리기만 할 뿐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내 귀에 들리는 소리는 멈추는 일이 없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게 더욱 어려워졌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나는 결국 정신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다 약을 먹으니 한동안은 괜찮았다 하지만 몸이 굼떠지고 정신이 멍해졌다 그리고 약효가 떨어지면 또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약을 계속해서 먹을 순 없었고 더 이상 소리가 듣기 싫었던 나는 자해를 시작했다 커터칼로 내 팔을 그을때면 조금이나마 내 귀에 들리는 소리가 사라지는것 같았다 참 다양한 방법으로 자해를 했던것 같다 라이터로 지지거나 칼로 귿거나 자해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천장에 목을 매달아본적도 있다 죽을뻔 했지만 천장이 낡아 박아둔 쇠못이 빠지면서 살았다

조현병 의심되요. 병원 꼭 한번 가보세요.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던 정학기간이 끝났고 나는 학교에 갔다 몸에 상처가 가득하고 눈에는 초점이 없는 내 모습에 나를 괴롭혔던 아이들조차 나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그렇게 의미없는 시간이 흘러 나는 중3이 되었다 이렇게 중학교 생활이 끝나나 싶었는데 어떤 애가 나에게 다가왔다 키가 작고 조금 귀여운 여자애였다 조별과제를 하던중 우연히 만나게된 그 아이와 나는 가끔씩 대화를 주고받았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 애도 나와 매우 비슷한 인생을 살아온 듯 했다 하루는 웃으면서 팔을 걷어서 보여줬는데 무수히 많은 자해자국이 보였다 맨 위에것은 오늘 학교 화장실에서 한거라고 나에게 말해줬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 정말 고마운 일이였지만 그 아이가 나랑 같은 삶을 사는게 싫었다 괜한 오지랍이였을까 그날부터 그 아이를 필사적으로 설득했다 자존감을 회복키기 위해 원하는건 대부분 들어줬고 가끔씩 좋은 말도 해줬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무너진것을 다시 쌓아올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자해를 계속 하는것 같길래 필통에서 커타칼을 꺼내 칼 심을 뽑아 쓰레기통에 버렸다 팔의 흔적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사라져가는게 보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는 이제 친구도 생겼고 많이 활발해졌다 그쯤에서 나는 그 아이의 인생에서 빠져줬다 내가 주변에 있거나 같이 다닌다면 안좋은 소문이 날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거리를 벌릴려고 온갖 시도를 다해봤는데 그 애는 오히려 점점 내쪽으로 다가왔다 내가 그 아이에게 해준것 처럼 그 아이도 나를 바꿀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 아이와 나는 달랐다 단기적이고 짧은 괴롭힘으로 망가졌던 그 아이와 달리 나는 이미 뿌리까지 썩어버린지 오래였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나는 모든 SNS계정을 삭제하고 핸드폰의 전화번호를 바꾸었다 날 알고있던 누구도 나를 찾지 못하도록 말이다 고등학교로 오니 조금 숨통이 트였다 각자의 공부에 집중한다고 나를 건드는 아이는 없었다 비로소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났고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 내면의 어두운 곳을 각종 도구를 이용해 표현하는것은 확실히 재밌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또 다른 방식의 자해였다 그 그림들을 볼 때마다 힘들었던 일들이 다시 되살아나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도 그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솔직히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있을 생각은 없다 그저 누군가가 나를 조금이라도 기억해주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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