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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 2018/01/08 20:09:35 ID : 8lA5askq3U0
스레딕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이세계 뭐시기 사건덕에 아직 있다는걸 알게 됐네. 혹은 없어졌다가 새로 만들어진건가? 아무튼 딱히 이야기 할 사람도 없어서 묻어두고 있던 이야긴데, 천천히 써내려가볼테니 심심한 사람들은 읽어주길.
KK 2018/01/08 20:13:21 ID : 8lA5askq3U0
필자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귀신이라곤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애초에 사람한테 해를 끼치는 영이 있을거라 믿지도 않는 편이고... 그래서 지금부터 얘기하려는건, 원귀나 악귀의 이야기라기보단 음... 기현상에 대한 거야.
KK 2018/01/08 20:18:49 ID : 8lA5askq3U0
그걸 처음 본건 아마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막 올라갔을 쯤이었나. 교권이 묘하게 엄했던 시기인지라 유별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악동이였던 나는 숱하게 손바닥도 맞고, 방과 후에 오래간 남아서 청소도 하고 했었어. 그 날은 아마 선생님이 수업에 못들어오게 교실문에 자물쇠를 걸어놨다가 호되게 혼났었지 ㅋ
KK 2018/01/08 20:21:29 ID : 8lA5askq3U0
그런 탓에 교실 청소란 청소는 죄다 뒤집어쓰게 되서 결국 해가 지는 시간이나 되서야 집에 돌아가게 됐어. 일몰이라고 하지? 황혼은 새벽 즈음을 뜻하는 말이였으니까, 일몰이 아마 맞을거야.
KK 2018/01/08 20:25:34 ID : 8lA5askq3U0
괜시리 선생님에게 적의를 불태우며 돌아가는 길에, 문득 저 멀리를 내다보니 벌건 하늘 아래로 조그맣고 새카만 인간? 인형같은게 내가 걸어오는 방향으로 마주보고 걸어오고 있는거야. 원근을 감안해도 한 15cm 자 만한게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으니 대체 저게 뭔가 깜짝 놀라버렸지.
KK 2018/01/08 20:29:20 ID : 8lA5askq3U0
그런데 아마 지금 스물 몇이나 먹은 나였다면 벌써 저만치 도망쳤을텐데 오히려 무지해서 용감했던 초등학생이였던 그 때의 필자는, 저걸 잡아서 애들한테 보여주고 싶었달까, 여자애들을 놀래켜주고 싶었달까... 아무튼 그런 쓸데없는 용기에 고무되서 그 새카만 녀석을 잡으러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기 시작했어.
이름없음 2018/01/08 20:30:59 ID : E5Valbiqqjj
인형...? 15cm...?!
KK 2018/01/08 20:42:05 ID : 8lA5askq3U0
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멍청한 짓이였어. 그런데 이게 왠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조금씩 커지는 듯 싶더니, 몇 걸음 좁히니까 그 때의 나랑 비슷할 정도로 키가 커지 시작하는거야. 초등학생 나는 우뚝 멈춰섰고,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지.
KK 2018/01/08 20:45:13 ID : 8lA5askq3U0
뒷걸음질 칠 때마다 조금씩 작아졌지만, 저 쪽도 계속 이 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탓에 크기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어. 커지니까 보폭도 커져서 순식간에 성인 남성만큼 커져버렸고. 어린 나는 완전히 패닉에 빠져서, 그 길로 몇 번이나 넘어지면서 가방도 내팽겨치고 집으로 뛰어 도망쳤어.
이름없음 2018/01/08 20:45:24 ID : apVhBBBs5Qs
보고있어
KK 2018/01/08 20:51:32 ID : 8lA5askq3U0
집에 뛰쳐들어온 애가 가방도 잃어버리고 몰골이 말이 아니였지만 뭐, 엄한 부모님이였어서 말야.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와서 누가 쫓아온다고 손짓발짓을 해가며 울어제꼈지만 한 소리 들은 다음 헛소리하지 말고 방에서 반성이나 하라며 방으로 쫓겨났어. 나는 나대로 억울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화도 나서 방문을 잠그고 틀어박혀버렸지.
KK 2018/01/08 21:01:18 ID : 8lA5askq3U0
그리고 그대로 잠들어버려서, 다음 날이 되니까 이게 혹시 꿈이라도 꾼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더라. 가방을 잃어먹었으니 꿈은 아니였지만 말야... 그래도, 아침에 어제 넘어졌던 길로 가보니 가방은 멀쩡하게 내팽겨쳐저 있더라. 교통사고 목격자 보상금 현수막이였나, 전날엔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런걸 매달아놓은 나무 아래에 아무도 손 안대고 널부러져 있어서 얼른 가지고 등교했어.
KK 2018/01/08 21:26:39 ID : Ve0k4IHAY01
그래서 뭐, 수업이 끝나고 하교할 쯤에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끝나고 애들이랑 피시방에서 몇판 돌리고는 속편하게 게임 얘기나 하면서 돌아가는 중에, 또 문득 저 편을 보니까 어제 본 시커먼 인형같은게 이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거야. 우뚝 멈춰섰는데, 옆에 같이 걷고 있던 애들한테는 보이지 않는건지 갑자기 혼자 멈춘 날 보고 뭐하냐는 양 돌아보기만 하고.
KK 2018/01/08 21:33:28 ID : Ve0k4IHAY01
괜히 이상한 애 취급받긴 싫고, 그렇다고 저거랑 가까워지는 것도 무섭고 해서 pc방에 놓고온게 있다며 애들한테 먼저 돌아가라고 했어. 그 길로 가지 말라고 하고 싶었는데, 같은 단지에 살던 애들이여서 그러지도 못했고.
KK 2018/01/08 21:38:12 ID : Ve0k4IHAY01
그래도 영 불안해서 한번 뒤돌아봤는데, 마침 애들이 그 검은 녀석하고 딱 마주쳐있더라. 거의 그걸 밟을 것 같이 걸음을 내딛고 있었는데, 조마조마하게 그걸 바라보니까 발이 그걸 쑥 통과하는거야. 그냥 원래부터 없었다는 것 처럼 둘이... 통과해버렸어.
KK 2018/01/08 21:43:24 ID : Ve0k4IHAY01
멍하니 그걸 바라보고있는데, 그걸 통과한 친구가 별안간 아무것도 없던 보도에서 멀리서도 진짜 아프겠다 싶을 정도로 성대하게 넘어져버렸어. 가오 때문이라도 그 때 남자애들은 되게 안울었는데, 바로 엉엉대고 울 정도로.
KK 2018/01/08 21:52:18 ID : Ve0k4IHAY01
다행히도 나 말고도 걔랑 같이 가던 친구가 있어서, 어떻게 잘 부축하고 돌아가는 것 같더라. 난 그 길로 빙 돌아서 집으로 돌아갔어.
KK 2018/01/08 22:07:51 ID : Ve0k4IHAY01
이후로도 쭉 그 녀석이 나왔는데, 가까이만 가지 않으면 정말 느려서 도망갈 수 있을 정도라... 곧 이게 대체 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그래서 알아낸게 몇가지. 1. 해질녘에 나와서, 완전히 어두워지면 (=해가 사라지면) 사라진다. 2. 집이나 건물에 들어가면 쫓아오지 못하는 것 같다. 3. 그걸 통과한 사람들은 크고 작게 사고를 당함. 그게 커질 때마다 사고 수위가 높아지는 것 같음. 제일 작을 때는 넘어지는 걸로 끝나는데, 조금만 커져도 2층에서 화분이 떨어진다던지 하더라. 내가 다른 것에 정신 팔린 사이에 커져버린거라, 아직도 당한 사람한테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4. 사고를 일으키고 나면 그 날엔 사라짐. 딱 이 정도. 처음에나 무서웠지 그냥 집에 뛰어가거나 해 질 때까지 pc방에서 농땡이라도 까면 사라지니 중학교 올라갈 무렵부턴 슬슬 무섭지도 않더라고.
KK 2018/01/08 22:16:40 ID : lxxDs8ktxSE
그리고 중학교 1학년 2학기 쯤에 전학을 갔어. 쌩판 모르는 애들만 있는데다가 이미 친해질 애들은 1학기 때 다 친해져서 적응하기가 너무 어렵더라. 그런 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왠진 잘 몰라도 날 괴롭히기 시작하는 애가 하나 생겼어. 소위 좀 노는 애였는데, 만만해보여서 그랬나부지.
이름없음 2018/01/08 22:20:22 ID : mqY79gY8rxP
보고있음
KK 2018/01/08 22:22:19 ID : lxxDs8ktxSE
그 땐 그게 너무 힘들었어. 진짜 한 방 먹여주고 싶었는데, 싸움이라도 잘했으면 괴롭힘 당하진 않았겠지 ㅋ 매일매일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사람이 궁지에 몰리다 보니까 진짜 이상한 생각이 나기 시작하더라.
KK 2018/01/08 22:29:17 ID : lxxDs8ktxSE
진짜 죽여버릴 생각으로, 그 검은 놈을 쓸 생각을 했어. 어떻게든 통과하게 하면 되는거잖아? 타이밍이야 좀 잘 봐야겠지만 몰래 뒤만 밟아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이름없음 2018/01/08 22:30:56 ID : E1dxu9vwoFj
나도 보고 있어
KK 2018/01/08 22:40:03 ID : lxxDs8ktxSE
노는 애들이란게 언제나 두셋씩 몰려다니니까 기회를 잡기가 썩 어려웠었는데, 어느날은 하필 둘이 같이 주번이라 둘만 학교에 남아서 청소 하고 돌아가게 됐어. 물론 걘 핸드폰이나 만지고 청소는 다 내가했지. 다음 날에 더러우면 둘 다 혼나니까 열심히 하라고 윽박지르는데 평소처럼 속으로 분통이 터지기보단 오히려 침착해지더라고. 오늘 해야겠다, 하고.
KK 2018/01/08 22:45:33 ID : lxxDs8ktxSE
청소 끝내고 선생님한테 가보겠다고 하고 교실로 돌아오니까 걘 이미 가고 없더라고. 그래서 급하게 따라나가니 다행히도 아직 눈에 보일 정도로는 가까이 있어서, 몰래 뒤를 밟기 시작했어. 중학교부턴 4교시가 아니라 기본 6~7교시였어서 딱히 기다리지 않아도 청소 한번 하고 나면 해는 곧 지기 시작했고... 아마 10분 쯤 걸었나, 강을 끼고 있는 산책로 같은 곳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곧 언제나처럼 그게 나타났어.
이름없음 2018/01/08 22:51:05 ID : apVhBBBs5Qs
보고있어
KK 2018/01/08 22:53:17 ID : lxxDs8ktxSE
처음엔 그냥 몰래몰래 따라가서 한 방 먹이고 끝내려고 했는데, 그럼 안되겠더라고. 넘어지는 걸로는 분이 안풀린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뒤를 밟다가 그냥 나와서 걔한테 실내화 가방을 던졌어 ㅋ
KK 2018/01/08 22:55:24 ID : lxxDs8ktxSE
지금 생각하면 돌같은걸 주워다 던질 수도 있었는데, 엄청 겁쟁이에다 싸움도 거의 해본 적이 없어서 말야. 아무튼 걘 진짜 어이없단 표정을 하더니 온갖 가오란 가오는 다 잡으려고 아는 욕은 다 외치면서 진짜... 달려와서 주먹질을 하는데, 생각보다 별로 아프진 않더라. 난 뭘 그렇게 무서워했던건지.
KK 2018/01/08 23:04:24 ID : lxxDs8ktxSE
하여간 그렇게 온갖 악다구를 들어가며 얻어맞다가 더 열심히 때리려는건지 지 가방을 뒤로 내던지는데, 문득 가방을 따라서 시선이 올라가니까 가로수 옆에 그게 있더라. 다 큰 버드나무만한, 얼굴 없는 검은 인간이 내가 있는데서 열 걸음 쯤 뒤 까지 와 있는데, 진짜 머리에 싹 핏기가 가신다는게 그런 기분이었을거야.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을 딱 짓고 뒷걸음질 치니까 걘 좋아하더라. 쫄았냐? 쫄았어? x발아? 같은 소리나 하면서 손가락으로 뼈부러지는 소리도 내면서 뭐... 위협할 샘이였겠지만 난 진짜 걔가 뭘 하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도망갈 생각밖에 안들었다.
KK 2018/01/08 23:10:00 ID : lxxDs8ktxSE
그 후론 앞뒤 생각 안하고 그걸 처음 봤을 때처럼 다 내팽개치고 도망쳤어. 걔가 그거에 통과 당했는지 어땠는지는 당연히 확인하지도 못했고, 뒤에서 부르는 소리도 다 무시하고 반대편으로 입에서 단 내 날 때까지 뛰었다.
KK 2018/01/08 23:12:56 ID : lxxDs8ktxSE
정신차리니까 밤이였어. 집에서 두 정거장은 멀리 있는 데 까지 뛰었더라. 핸드폰에 부재중 전화는 일곱 여덟 통은 와있고,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고... 어떻게든 돌아가니까, 초등학생 때 처럼 혼내진 않으시더라. 혼나긴 혼났어도 얻어맞고 구르고 해서 완전 거지꼴이였으니까...
KK 2018/01/08 23:16:52 ID : lxxDs8ktxSE
그리고 그 뒤로 날 괴롭히던 애가 며칠 정도 학교를 쉬더니, 그대로 얼굴도 안비치고는 전학가버렸다. 그냥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서 걘 전학갔다고 한 마디 하고 별달리 다른 말은 하지 않으셨으니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커질대로 커진 그거에 통과당해버렸다고 생각해. 그리고 신기하게, 이후로는 해가 져도 그 검은게 더 이상 나타나지도 않았어. 이후로 8년은 지났는데 한 번도 안나온걸 보면 그대로 사라졌는지, 어땠는지...
이름없음 2018/01/08 23:18:29 ID : E1dxu9vwoFj
다시 안나타난 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걔 어떻게 됐을까
KK 2018/01/08 23:19:34 ID : lxxDs8ktxSE
결국 그게 뭐였는지는 지금도 알지 못하지만, 그 뒤로는 괴롭히는 애도 없고 친구도 몇몇 사귀어서 지금은 대학교까지 잘 다니고 있어. 찝찝한 결말이라면 미안하지만, 이게 끝이야. 더 이상 본 일이 없으니까 ㅋ
이름없음 2018/01/08 23:20:38 ID : E1dxu9vwoFj
미안하긴 나 이런류 얘기 되게 좋아하는데 재밌게 봤어 수고했어 스레주
이름없음 2018/01/08 23:22:27 ID : apVhBBBs5Qs
잘봤어 어쩌면 스레주를 첨부터 도와줄려고 온 무언가 일수도 있겠다
이름없음 2018/07/01 18:59:18 ID : BcIHyHxCrut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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