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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했다 하니까 이해가 안가겠네
지금 난 25이고 그때 내가 중학생이였으니까
대략 10년정도 된거같아
오래된 일이라고 내가 미화된 기억을 가지고 얘기하는건 아니야
일단 이 얘기하려면 부연설명이 조금 필요한거같아
우리집은 화목하지 못했고 아빠는 엄마와 나 내동생에게 폭력 폭언을 일삼았었어 그리고 그때는 가장 심할때였었고
내가 어렸고 나도 당하는 입장이라 엄마의 모든 상황을 알순없었지만 크고 난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는 우울증이 상당했던거 같다
엄마는 나를 365일 때렸어 아빠처럼 무지막지하게 때리는게 아니라 그냥 머리나 등 같음 부위를 손으로 말이야
이유없이 때리진 않았던거 같아 하지만 살짝만 엄마가 기분이 안좋은 행동을하면 어김없이 때렸어
예를 들면 기침소리가 조금만 크거나 자다가 뒤척임소리가 크기만해도 맞았어
그러다가 내가 말하려고하는 그 일이 일어난건데
아무도 안믿어준다기 보다 이걸 아는 사람에겐 절대 말할수없고
엄마 당사자에게 몇번이고 왜그랬냐 물어봐도 본인은 그런적이 없다한다. 그리고 동생도 말해줘도 안믿어주는 눈치고
응응 고마워
이어 말할게
그날은 주말이였고 놀토라 해서 학교를 쉬는 날이였어
늘어지게 늦잠을 자는데 어느정도 정신은 깨서 주변 소리도 들리는 상황이였어
그때 엄마 통화소리가 들리더라
아마 내 예상이 맞다면 아빠의 내연녀였던거 같아
엄마가 일장적으로 부탁을 하는 뉘앙스였어
그러다 얘기가 잘 안됐는지 아님 상대방쪽애서 말을 끊어 먹은건지 얘기를 하다 말다 하더니 이내 끊더라
난 일단 최대한 아무것도 모르는척하려고 태연하게 거실로 나갔어
엄마는 안방에서 나오다가 거실에 있는 날 보더니 놀란건지 뭔지 모르겠는 무표정으로 날 한참 보고 서있더라
내가 엿들은게 화가나거나 수치스러웠다던지의 표정이 아니라 형용할수 없는 느낌의 무표정이였어
정확히 얼마의 시간이 흐른지는 모르겠지만 체감은 거의 5분은 된거같아 난 왠지 무섭기도 하고 혼날거같기도 해서 쭈뼛쭈뼛 거실 식탁의자에 앉았고
고마워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았네
일단 얘기는 이어갈게
엄마는 그렇게 한참을 서있다가 부엌에 섰어
주방과 거실이 이어져 있었고 식탁과 부엌의 거리는 엄청 가까웠어
성인 큰보폭으로 두걸음 정도?
난 일단 엄마의 처음보는 모습에 긴장한 상태였고 그래서 엄마의 모습에 더 집중하고 있었던거 같아
그때 엄마가 요리를 할 모양이였는지 밑에 선반에서 식칼을 꺼내더라 그런데 순간 나도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판단을 내린건지 모르겠지만 가스렌지 위에는 찌개용냄비가 이미 요리된듯이 올려져있었고생선도 구워져서 뚜껑이 덮혀져있는 상태였어
그 어렸던 내가 내린 결론은 엄마는 요리를 할 생각이 아니다 였어
나 스레주야 폰으로 쓰다가 너무 오래걸릴거같아서 pc로 바꿨어
이걸로 계속 이어갈게
여튼 난 그때 일단 자리에서 일어났어 그렇지만 내가 놀랬다는걸 엄마가 알게 하면 안된다는 생각인 본능적으로 들더라
그래서 tv보는 척 하려고 소파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어
우리집 구조는 주방-식탁-거실(tv소파)- 베란다 이렇게 되어있었어
뭘 하려고 꺼내든지 몰라도 엄마는 한참을 칼을들고 부엌다이만 보고 가만히 서있더라
일단 소파까지 왔는데 앉아야할지 어째야 할지 몰라서 리모콘 찾는척하며 엄마를 힐끗힐끗보며 살피고 있었어
다들 이런 느낌든적 있는지 모르겠는데 표정을 보고 저 사람이 지금 정신히 온전치 않다라는거 느껴본적있어?
난 그때 처음으로 그것도 엄마한테서 그 느낌을 받았어
리모콘 찾는척하며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봤을때 엄마가 날 보고있더라
나도 아마 떨었을꺼야 그땐 떠는걸 신경쓸 겨를조차 없었어
그렇게 엄마랑 눈이 마주치니까 나는 리모콘을 찾는척도 더는 못하겠더라 온 몸이 굳은것처럼 경직되서
내가 생각해도 내 모습이 너무 부자연스러웠거든 찰나의 순간이지만 여튼 난 그렇게 어색한 자세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엄마와 눈이 마주쳐 있었고 엄마가 나한테 다가오더라
그것도 계속 신경쓰였던 칼을 놓지 않은채로
나도 그때 당시에 쉽게 가정폭력에 많이 노출되있던 상태라
불안함이 또래 아이들보단 많았을거라 생각해 그래서인지 더 필사적으로 행동했던거일수도 있고
도저히 가만히 서 있을수가 없어서 나도 뒷걸음질쳤어 뒤에는 베란다 밖에없었고
더 갈곳도 없었어 그리고 우리집은 18층 고층이였어
그런데 그때 그 순간에 엄마보다 무서운 사람은 없었다
현관쪽으로 갈 방법도 없었던게 엄마를 지나쳐서 가야했거든
그때는 여름이였고 방충망외의 베란다 모든 창문이 열려있는 상태였어
미안 쓰레가 늦어서 눈아파서 안약 찾아왔어
엄마가 계속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난 아무런 방안이 없었어
솔직히 그 높이에서 떨어지는것 보다 혹여나 칼에 찔리게 되는것보다 저 상태의 엄마가 더 무서웠거든
난 뛰어내릴 용기를 낼 틈도 없었고 일단 방충망을 열었어
그리고 다들 베란다에 쇠로 막혀있는 난간 알꺼야
거기에 밖이 아닌 엄마쪽을 보고 올라섰어 일단 엄마가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를 보고 나도 결정을 해야하니까
그런데 엄마가 정상이 아니었던건 확실해
내가 난간에 까지 매달려있는데 말린다거나 화를 낸다거나 놀래지도 않았으니까
아마 내가 생각하는게 상황이 맞았던거겠지
엄마는 베란다가 시작되는 타일 앞까지 왔고 난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밖을 향해서 몸을 돌렸어
난 키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아래 난간을 밟고서는 바로 뛰어 내릴수 없고 한칸 더 올라가야지 가능했어
정말 허둥지둥 난간을 밟고 올라서는데 몸이 앞으로 가지질 않는거야 물론 뛰어내릴 용기가 없어서 주춤거리긴 했어
내가 무서워서 몸이 경직된게 아니라 누가 뒤에서 당기고 있는 힘때문에
난 엄마라고 생각하고 봤지만 엄마는 아니였어 엄마는 그저 내 옆에서 날 보고있더라
그것도 바로 옆에서
날 잡고 있던건 엄마가 아니라 여름이라고 떼어둔 버티컬을 거는 고리였어
거기에 옷이 걸렸던거야 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눈물밖에 안나오더라
이러나 저라나 뭔가 끝났다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서 정말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흘렸던거 같아
내가 더 무서웠던건 내가 그렇게 손에 힘이 풀려서 난간을 겨우 잡고 눈물만 흘리고 있을때
엄마는 거의 5분에서 10분 가량 바로 옆에서 보고 있더라
바로 옆이라함은 고개를 돌리면 손바닥 한뼘정도의 거리에서 내 얼굴 보고 가만히 서서
그렇게 한참을 보더니 엄마는 걸린 옷을 풀고 날 뒤로 내리더니 다시 부엌으로 가서 칼을 제자리에 두고
안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안나왔다
나는 도저히 집에 있을수가 없어서 내복차림으로 밖으로 나왔고 2층에 사는 친구집에 가서 저녁까지 있다가 왔어
물론 친구 아주머니가 계속 물어봤지만 말할수가 없었어 난 아빠가 경찰서에 가는걸 봤기때문에
내가 이걸 말하면 엄마도 경찰차를 타고 갈꺼라고 생각했거든
그렇게 저녁이 되서 난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도 못들어가고 현관문만 열고 집안을 들여다봤어
정말 집은 아무렇지 않았고 티비소리에 동생과 엄마는 아무렇지 않게 티비를 보고있더라
긴장도 풀리고 눈물이 다시 나서 우니까 엄마는 정말 거짓하나없이 놀래며 왜우냐고하더라
그렇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엄마는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어
기억을 못하는건지 나는데 안나는척 하는건지 아님 내가 정신이 나갔는건지 모르겠어
그런데 후자는 확실히 아닌게 나는 내복이 고리에 걸려서 늘어난 자국까지도 선명하게 남아있었어
아 근데 스레주 진짜 당황했겠다 아까까지 죽일려고 그랬던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다는게 진짜 말이 안되
응응 정말 뭐 칼에 찔리고 피를 본 스펙타클한 상황은 아니어서 실망했을지 몰라도
그때의 엄마의 표정과 행동은 여지껏 그 어떤 공포영화나 무서운 얘기보다 난 더 소름돋고 공포스러웠어
제일 궁금한건 그때 엄마가 왜 칼을 들고 나에게 왔으며 내가 뛰어내리려고 할때에 왜 말리지않고
가만히 서서 날 보고있었는지 그때의 생각이 뭐였는지.. 사실 궁금해 하기도 무섭다
내가 생각한게 정말 사실일까봐
여기까지가 내 얘기야 믿지 않을수도 있지만 익명으로라도 털어놓을데가 필요했어
그런거 있잖아 사람이 이성보다 감정에 더 휩쓸려서 이성을 잃고 행동한다고 하잖아 그런거 아닐까?
보통사람들 보다 더 감정에 이입되어서 기억을 못하는걸수도..
나도 그렇게 생각해 몇번 용기내 물어봤지만 엄마는 정말 모르고 황당하다는 듯이 얘기를해서 더 물어볼수 없었어
다들 새벽에 고민같은 얘기를 들어주느라 고마워
그래도 누군가 그 공포스러웠던때의 기억을 공유하게 되었다는건 속이 시원해
다음에는 사회선생님으로 일하는 내 친구가 겪은 얘기 말해줄게
이건 고민보다 정말 괴담에 가까워서 꼭 한번 얘기해주고싶었어
속이라도 시원해져서 다행이네. 파란만장하게 고생 많았던 스레주, 앞으로는 꽃길만 걷고 어머니하고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게.
응응 오늘은 많이 늦었으니까 내일 저녁쯤에 올꺼야 아마 한 저녁 11시~
정확한 시간은 잘 모르겠어
다들 얼른자 너무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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