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6/10 02:54:06 ID : yLcGk1irwLc 0
안녕? 나름 행복하고 유복한 고3 여학생이야. 난 이 얘기를 어디에 기록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 지금 이걸 쓰는 것 자체도 너무 두려워...고민글 같은 걸 보면 자살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난 이와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죽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 물론 이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이 공포에 대해 집착?하는 것 같아. 사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억누르는 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살아가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 것 같아. 난 그 방어 기제가 어느날 갑자기 풀려버렸어. 그 이후로 쭉 계속 이 상태야.
2 이름없음 2018/06/10 02:54:45 ID : MrByY1fPjs2 0
정상이다
3 이름없음 2018/06/10 02:54:51 ID : yLcGk1irwLc 0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레스로 이어나갈건데...아무도 보지 않아도 혼자 쓸게 어디든 맘 놓고 털어놓고싶다
4 이름없음 2018/06/10 02:56:00 ID : yLcGk1irwLc 0
정상이라니 고마운데ㅠㅠㅠㅠㅠ난 내가 현실에서 이 얘길 꺼내본 친구들이 다들 '죽는게 뭐 어때서?' '난 미련이 없는데' '적당하게 70정도까지 살다 가고 싶다' 이런 식으로 반응해서 이해받지 못하는 것 같았어ㅠㅠㅠㅠ
5 이름없음 2018/06/10 02:59:49 ID : yLcGk1irwLc 0
어쨌거나 이건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의 무더운 밤에 시작하는 이야기야. 그 때 나는 해외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시차적응이 안된 상태였고, 새벽 6시에 깨서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었어. 벽을 등지고 옆으로 누워있었는데, 탈탈거리는 선풍기 소리 이외엔 전부 고요했지. 그런데 정말 불현듯, 머릿속에 딱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 '내가 죽으면, 내 몸을 덮고 있는 이불의 촉감도 느끼지 못하고, 저 선풍기 바람조차도 느끼지 못하겠지?' 살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뜬금없는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이 마치 머릿속에 뿌리 내리듯 자리 잡아서 마구마구 커졌어. 그 순간 난 왜 이 생각이 들었는지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느꼈어.
6 이름없음 2018/06/10 03:00:37 ID : MrByY1fPjs2 0
걔네도 정상이다
7 이름없음 2018/06/10 03:01:23 ID : MrByY1fPjs2 0
니가 그애들을 이해하지 못하는것처럼 그애들도 너를 이해하지못해 사람은 사람을 이해하지못해 걍 사는거야 이해하는척하는거다
8 이름없음 2018/06/10 03:01:39 ID : yLcGk1irwLc 0
그리고 제일 무서웠던 것은 죽어버리면 내가 생각도 못할 거라는 거였어. 내가 매 순간 숨 쉬는 것보다도 자연스럽게 하는 게 생각한다는 건데, 그게 어느 순간 갑자기 멈춰버리고. 나는 없어지는거겠지라는 생각이 막 들더라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그런데 세상은 내가 있든 없든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굴러갈 거 아니야?? 그게 너무 견디기 힘든 생각이었고, 아직도 그래서 너무너무 무서워.
9 이름없음 2018/06/10 03:03:12 ID : MrByY1fPjs2 0
정상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
10 이름없음 2018/06/10 03:04:10 ID : yLcGk1irwLc 0
또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생각이 자꾸 퍼져나가. 내 존재가 어떻게 되는지를 모르니까 두렵고, 내 몸이 이렇게 움직이고 살아있지 않고 차갑게 식어버리고...나중엔 부패하면서 묻힌다면 벌레들이 먹어가고 결국엔 지금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뼈로 남아버리겠지. 난 벌레도 혐오하는데 말야.......또 그렇다고 화장당하는 것도 무섭고 진저리를 치게 돼
11 이름없음 2018/06/10 03:05:34 ID : yLcGk1irwLc 0
내가 일주일에 3~4일은 이거땜에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 자겠어ㅠㅠㅠㅠㅠㅠ정상의 범주가 대체 어떻게 되는거야??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산다면 이 생각을 떨칠 방법도 없는걸까?
12 이름없음 2018/06/10 03:07:20 ID : MrByY1fPjs2 0
고민해결법 고민해서 해결법이 나오는 문제인가? yes: 해결법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한다 no: 왜 고민하지? 해결할수도없는데 걍 그러러니 하고 산다
13 이름없음 2018/06/10 03:07:57 ID : yLcGk1irwLc 0
사실 나중에 심리상담이나 공포증 치료라도 받아볼까 생각중인데, 그런다고 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안하게 될 것 같지도 않아. 죽는게 너무 무서워서 역설적으로 자꾸 주변에서 죽음을 찾게 돼. 경계심? 노파심이라고 해야하나? 섣불리 길을 건넜다가 뺑소니 당하면 어떡해, 곤약젤리 먹다가 목에 걸려서 죽어버리면 어떡해, 밤길에 다니다가 이상한 사람이 따라오면 어떡해...현실적일 수도 있고 비합리적일 수도 있는 걱정들이 하도 많아서 피곤해
14 이름없음 2018/06/10 03:08:30 ID : yLcGk1irwLc 0
그러려니가 안되니까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야ㅠㅠㅠㅠㅠㅠ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ㅠㅠㅠㅠㅠㅠㅠ
15 이름없음 2018/06/10 03:08:41 ID : MrByY1fPjs2 0
떨칠방법이야 참 많지 상담도있고 취미생활도있고 니가생각하는 무엇이든 그 방법이될수있지 그리고 그거땜에 무서워서 잠을 못자는게 매일은 아니니 남은 3~4일은 잘잘수있군 다행이네
16 이름없음 2018/06/10 03:10:36 ID : MrByY1fPjs2 0
근데 사람은 걍 길가다가 넘어져서 뇌진탕으로도 죽고 운나쁘면 벼락맞아서 죽고 걍 죽고 그러거든? 그런거 다 생각하면 쓸데없는 일이다 계속 생각하고 싶으면 해도됨 맘대로 하셈 니생각이니 자유야
17 이름없음 2018/06/10 03:13:58 ID : yLcGk1irwLc 0
레스주는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려는 것 같은데 난 그렇게 초연할 수가 없다...초4때부터니까 8년정도는 이 고민을 달고 산건데 나도 그 동안 나름대로 바삐 살아봤고 지금도 하루 수면 시간이 3~4시간을 넘지 않는데 잊기 쉽지 않아. 해결책이 없는 고민인거야 나도 알지 인간이 죽지 않을 수도 없는거니까 근데 아ㅏㅏ 모르겠어...그냥 나같은 사람이 또 있다면 그것만이라도 위안이 될 것 같네ㅠㅠㅠㅠ레스주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야 부럽다
18 이름없음 2018/06/10 03:20:45 ID : yLcGk1irwLc 0
삶에 미련이 없다는 말이 참 신기한 것 같아. 우리 반에 예쁘고 활발한 여자애가 있는데 걔가 그러더라고...자긴 삶에 미련이 없다고. 지금 죽을 수 있다면 죽어도 괜찮다고. 나는 말 그대로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어. 인생이 아깝지 않은가?? 난 고등학교 3년 동안 공부해온 것마저도 너무 아까워서 절대로 죽고싶지 않아. 응당 내 삶이고 누려야 하는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 초연할 수가 있을까? 내가 살면서 아직 인생의 쓴맛이라고 하는 것을 못 느껴봤고 편히 살아온 탓도 있겠지만 삶에 뭐가 있든 죽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는 말도 있잖아. 물론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자살을 택하는 분들이 있고 그 분들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려는 건 아니야 사람마다 다른 사정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위의 내 친구는 정말 예쁘고 공부도 괜찮게 하고 정말 걱정 없이 사는 아인데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게 너무 새로웠어
19 이름없음 2018/06/10 03:21:57 ID : yLcGk1irwLc 0
낼 아침에 학원이라서 자려고 노력은 해봐야겠다...잘 수 있을까 자고싶은데.....
20 이름없음 2018/06/10 03:24:29 ID : MrByY1fPjs2 0
감바레
21 이름없음 2018/06/10 03:30:14 ID : MrByY1fPjs2 0
인생목표를 정해
22 이름없음 2018/06/10 03:48:24 ID : yLcGk1irwLc 0
잠이..역시...잘 안 와 버렸어...인생목표는 있어! 근데 그것도 이거랑 관련돼 있긴 해
23 이름없음 2018/06/15 19:00:10 ID : U46jdDwIGpQ 0
나도 가끔씩 스레주랑 비슷한 생각이 들긴 해. 중학교 땐 많이 심했기에 죽음에 대해 엄청 생각했던 때도 있었고. 지금은 안 그렇지만. 나의 전체적인 삶은 행복하지 않은 것 같지만 은근히 조그마한 게 나에게 큰 행복과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는 게 많거든. 나를 예로 들자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나 고등학교 때 체육시간에 친구들이랑 미친 듯이 배드민턴을 칠 때라거나. 심지어 나는 고등학교랑 집이 나름 가까워서 걸어서 통학했는데, 매일 아침 느껴지는 햇살과 공기만으로도 행복감을 느꼈었어. 대체로 고3 때 많이 그랬었던 것 같은데 뭔가 형언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중학교 이후로 죽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이 든 건 작년이었어. 그러니까 대강 4~5년 정도의 텀? 작년엔 정시로 대학을 갔다가 나랑 안 맞아서 중간고사만 보고 수업도 안 나가고 기숙사에 박혀있다가 휴학 내고 2학기 내내 집에서만 있었거든? 그때 다시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거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도 갑자기 내가 죽으면 더 이상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가 없고 기타 등등.. 그래서 친구 한 명이랑 치맥을 뜯다가 내가 죽는 게 두렵다는 말을 꺼냈거든? 친구는 죽음이 두려운 건 당연한 것이다, 지금 너가 아무것도 안 하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뭐 암튼 그런 내용의 답을 해줬어. 생각해보니까 맞는 것 같기도 하더라. 중학교 이후로 죽음에 대한 생각이 잠시 그친 것도 고등학교 올라가서 좀 바빠지니까 그랬었나 싶드라고 ㅋㅋ 내가 스레주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한 건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나나 스레주처럼 사소한 것에서 무언가를 느낀다는 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것에 의해 휘둘리는 건 안 될 일이지. 자기의 생각에 너무 삼켜지진 않았음 좋겠어. 막 쓰다보니까 너무 횡설수설이네
24 이름없음 2018/06/15 23:59:20 ID : A43TU0tBArw 0
스레주 죽음을 또 다른 모험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난 오히려 궁금하기도 하거든 우리가 생각을 못하고 이불의 촉감을 못느끼는게 아니라 그대로 느낄 수도 있을 수 있잖아? 죽음은 아무도 모르니까 어떻게 될 지도 모르지. 나는 또 다른 인생이 바로 죽음이라고 생각해. 죽음은 단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무서운 거고.
25 이름없음 2018/06/16 00:04:35 ID : vu2pU6qnSKZ 0
난 죽으면 잊혀지는게 무섭다. 그렇게 내가 죽인거라면서 죄책감 가졌는데 왜 지금은 얼굴도 제대로 안떠오르는건지... 음... 뭐 그냥 궁금한건데, 영화나 드라마같은거에서 죽는 장면이 나오면 어때?
26 이름없음 2018/06/16 00:49:46 ID : vxu061yNupU 0
나도 한때 죽음에대한 두려움이 진짜 심했거든? 죽으면 무조건 아무것도없고 아무것도 못느끼는 그런 무의 세계로 간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그런일이있고 얼마안있다가 우울증이왔어. 근데 우울증이오니까 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사라져버리고싶은거야.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죽고싶다는 생각쪽에 가까워.
27 이름없음 2018/06/16 00:50:14 ID : vxu061yNupU 0
그렇다고 우울증이 해결책이라는 말은 아니야.ㅠㅠ 어떻게든 나올 방법이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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