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0/04 23:03:45 ID : zUZg6o3TXBv 0
죽기로 했다 그녀를 위한 마지막 길 마지막 상처. -- 10xx 세상이 혼잡하고 차갑던 시절 소녀가 찾아왔다 제 발로, 사람들의 시선으로. (릴레이
2 이름없음 2018/10/04 23:06:42 ID : 5U4Y9ByY1hf 0
"올해의 제물입니다...제물을 받으시고 약조한대로 흉년이들지않고 전쟁에 휘말리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3 이름없음 2018/10/07 01:07:20 ID : 646lzTWlA1v 0
신과 온갖 괴이가 실존하는 세상. 그곳에서 제물은 당연한 것이었다. 소녀는 제 발로 걸어와 제물이 되기를 자청했고, 제사장은 제물은 바칠 뿐이다. 제사장은 기도를 마치고 소녀를 봤다. 야윈 제사장에 허리에 닿을 정도로 작은 아이었다. 제사장은 무릎을 굽혀 소녀와 시선을 맞췄다. 소녀의 눈빛은 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혼백이 없는 인형 같았다. 그렇지만, 소녀는 살아 있었고 제사장이 살고 있는 마을은 이런 아이를 제물로 바칠 정도로 내몰린 마을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 과거일 뿐이고. 현재는... "아이야, 이름이 뭐니?" 제사장은 목이 칼칼해진 것을 느꼈다. 그것이 며칠 전부터 불어닥쳤던 짙은 황사 탓인지, 아니면 이 잔인한 세상에 대한 울분이었는지. 제사장은 알 수 없었다. "이름이요? 이름 같은 건...없어요." 소녀는 눈을 깜박이며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제사장은 그 눈을 마주 보다가 손을 들었다. 소녀는 가만히 있었다. 제사장의 손이 소녀의 머리에 닿았다. "미안하구나." 제사장은 손을 움직여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제사장은 쓰게 웃고 있었다. 소녀는 그 웃음을 보다가 이내 의문스럽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전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순진무구한, 때 묻지 않은 웃음. 제사장은 그 얼굴에 대고, 너는 죽는다고. 곧 정해진 법칙에 따라서 너를 먹으러 신이 올 거라고. 그렇게 말할 순 없었다. 억지로 웃으며 계속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지낼 거야." "아무도 없는 곳에서요?" "그래. 길진 않을 거야. 길어 봤자 저 해가 다섯 번 졌다가 밝았다 할 뿐이야." "...다섯 밤만 견디면 되나요?" "응. 그래. 다섯 밤만 견디면 되." 제사장은 참을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까. 할 수 있지...?" "네. 무섭지만. 할 수 있어요." 그 말을 끝으로 제사장은 소녀를 볼 수 없었고. 그저 그 날 밤 목 놓아 울었을 뿐이다. 아아. 비탄의 왕자여. 황야를 질주하는 늑대여. 부디 그 아이의 다음엔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그런 제사장의 앞엔 거대한 늑대가 그려진 그림 하나. 덩그러니 걸려 있었다.
4 이름없음 2018/10/07 21:52:45 ID : 5U4Y9ByY1hf 0
"우리들의 수호신이시여 가진것이라고는 몸뚱아리하나밖에 없는 저를 받아주시고 신의 노여움을 풀어주소서" 이름없는 소녀가 할수있는 말이라고는 제사장에게 배운 말들을 기도해내는것 뿐이였다. 소녀가 중얼거리며 기도를 하자 어둠속에서 무언가가 소녀를 응시했다. 그 시선을 의식한 소녀는 신경이 그곳으로 쏠리지 않게 계속해서 기도를 올렸다. "저..저희에게 평화를 주시고..굶어죽는이가 없게 하시고..절망에 빠진이가 없게.." 합창을 올린손이 떨리기 시작하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나기 시작했다. 소녀를 응시하던 두눈은 어느새 소녀의 눈앞으로 와있었고 소녀는 필사적으로 그 시선을 회피했다. "흐응~ 아가야 피한다고 너를 안보는건 아니란다~ 이리오렴아가야..차가워보이는구나.." 저 목소리에 대답을하면 안된다. 소녀는 그렇게 결심하며 눈을 감고 계속하여 기도를 올렸다. "흐읍..저...저희에게 온기를 주시고..그리고...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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