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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좀 신기한 일이라서 여기 세우려고 해.
난 어렸을 때부터 욕을 엄청나게 들으며 자랐어. 하나같이 나에게 손가락질 해대며 남자 잡아먹는 년, 간 빼먹는 년 하면서.
그도 그럴게 내가 초등학생 때 우리 아버지가 바깥일을 하다가 돌아가셨고, 그 일을 시작으로 내 주변에 있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죽었거든.
처음 사귄 남자친구가 중2때, 학원에서 만나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었지. 그 때가 아주 더운 여름이었다는 것만 기억나. 친구들이랑 바다를 간다며 전날 들뜬 마음으로 새벽까지 통화를 했는데 그 통화를 끝으로 남자친구의 모습은 볼 수 없었어. 바다에 갔다가 빠져서 죽었거든.
두번째 만난 남자친구는 고1때였어. 그 아이도 학원에서 만났었는데, 교통사고를 당했어. 무면허인 선배들이랑 차를 타고 가다가 난 사고였어.
세번째 만난 남자친구는 고2때 만났는데, 같은 교회 오빠였어. 오빤 몸이 안 좋았어. 구체적으로는 말을 못 하지만 병때문에 병원에서 죽었어.
이쯤 되니 난 이미 남자를 넷이나 잡아먹은 년이 됐어. 우리 아빠, 남자친구들 세명. 이때부터 난 조금의 남자공포증과 함께 남자들 주변에 있는 걸 무서워했어. 물론 남자들도 나랑 친하게 지내려 하지 않았어.
그 때가 고3 수능을 치고 나서였을 거야. 날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애가 생겼어. 그 앤 내 소문을 알고도 항상 나를 따라다녔어. 자기는 절대로 죽지 않을 테니까, 한 번만 만나자면서.
마저 이을게. 아무리 그 아이한테 마음이 없었다고 해도, 결국 끝까지 밀어내지는 못했어.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서 다가오는데 결국 마음이 점점 열렸고, 그 아이의 오랜 짝사랑 끝에 우린 만나게 됐어.
그 아이가 너무 너무 좋아졌는데, 또 나쁜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그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불안함도 커졌어.
마침 수능도 끝났겠다, 그 아이랑 사귀는 동안엔 학창시절 못 해본 것들을 실컷 했었던 건 같다. 같이 술도 마시고, 외박도 하고, 하루종일 같이 있는 날이 많아졌지. 그래서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더 사랑하고 더 마음을 줬어.
내 생일이 2월달인데, 그 아이는 내 생일을 위해 나와 가장 친한 친구와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었나 봐. 생일 전 2~3일 정도 제대로 그 아이를 보지 못했고, 생일날 당일이 됐어.
그 아이 폰으로 전화가 왔고, 그 길로 곧장 병원으로 갔어. 오토바이 사고였어. 이미 도착했을 때 그 아이는 뇌에 손상이 많이 돼서 식물인간이 되어있었어. 세상이 무너져 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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