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Ru3BbBarcFj 2019/07/13 09:21:59 ID : Gr9a1g1zWqj 0
03 자퇴생
2 ◆Ru3BbBarcFj 2019/07/13 09:22:39 ID : Gr9a1g1zWqj 0
문득 할머니와 함께 부산여행을 갔던 일이 떠올랐다.
3 ◆Ru3BbBarcFj 2019/07/13 09:31:29 ID : Gr9a1g1zWqj 0
관광지나 맛있는 것을 먹은 게 아닌, 차로 이동중에 했던 이야기들. 아빠가 어릴 적에 어땠는지에 대한. 할머니는 말재주가 좋으셨고 우리는 서로 웃었다. 할머니가 피아노를 치고 있으면 어린 아빠가 다가와서 옆에서 놀아달라며 칭얼거렸다거나, 골목대장이라서 신발을 말끔하게 관리했다거나. 결국 아빠가 (운전에) 방해된다고 제지해서 이야기는 짧게 끝이 났다. 나중에 물어보니 부끄러워서 그런 게 맞단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할머니의 표정이다. 마치 빛바랜 연서의 향 같은 애정어린 행복이었다. 옛날을 회상하며 훌쩍 자라버린 아들을 바라보니 대견하면서도 아쉬운 기분이셨겠지. 어쩐지 마음이 찡했다. 치매로 병상에 누워계신 할아버지는 아빠를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할머니도 언젠가 치매가 오고, 이 소중한 기억들은 공중분해 될 것이라는 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께 말씀드렸다.
4 ◆Ru3BbBarcFj 2019/07/13 09:31:45 ID : Gr9a1g1zWqj 0
글을 써보시는 건 어때요?
5 ◆Ru3BbBarcFj 2019/07/16 11:05:25 ID : Gr9a1g1zWqj 0
오늘은 비가 올까? 오지 않는다면 카메라를 들고 나가고싶은 기분이다. 바람은 선선하고 햇빛은 구름이 가렸다. 하늘이 전혀 청명하지 않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씨인데 우울하다.
6 이름없음 2019/07/17 05:32:10 ID : Gr9a1g1zWqj 0
오늘은 일찍 눈이 떠졌다. 4시간밖에 못 잤음에도 그 어느때보다 또렷하다.
7 이름없음 2019/07/17 05:35:18 ID : Gr9a1g1zWqj 0
글을 쓰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쓰고싶으면 쓸 수 있는 게 글인지라 참으로 웃긴 문장이다. 뭐든 완벽하게 하고싶어하는 나는 정말 이기적이다. 처음 하는 것은 미숙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어서 인지해야할텐데... 하지만 모든 인간이 그런 욕망 덕분에 발전해오지않았는가?
8 이름없음 2019/07/17 05:35:35 ID : Gr9a1g1zWqj 0
그러니 당연하고, 다행이다.
9 이름없음 2019/07/17 05:40:05 ID : Gr9a1g1zWqj 0
내가 자퇴생이라서 그런지 자퇴생에 대한 극을 써보고싶다. 퇴학, 건강상의 문제, 따돌림 피해자. 여러가지 사유로 학교 밖 청소년이 된 청소년들의 이야기... 허구한 날 힐링극이라 광고하고는 파멸! 절망! 나와 나락까지 갈까! 하는 것보다는 잔잔한 힐링물이 되길 바란다. 어쩌면 해피엔딩같은,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극. 아직 막연한 이야기지만 계속 생각하다보면 틀이 잡히겠지.
10 이름없음 2019/07/17 05:40:54 ID : Gr9a1g1zWqj 0
별도둑(가칭)이 그랬던 것처럼.
11 이름없음 2019/07/19 21:24:15 ID : Gr9a1g1zWqj 0
우리집 고양이가 귀엽다.
12 이름없음 2019/07/19 21:24:23 ID : Gr9a1g1zWqj 0
진짜 귀엽다.
13 ◆Ru3BbBarcFj 2019/07/20 18:21:01 ID : 3Qmk05Qla4N 0
어째 일기판 리젠율 점점 낮아지는 기분
14 ◆Ru3BbBarcFj 2019/07/20 18:22:01 ID : 3Qmk05Qla4N 0
아까 어떤 아저씨가 눈으로 노골적으로 다리 훑고 지나가서 너무... 너무 싫어 기분이 마치 핑핵 쓰는 감시자를 보는 기분이다
15 ◆Ru3BbBarcFj 2019/07/20 18:25:01 ID : 3Qmk05Qla4N 0
엔카베데다! 문 열어!
16 ◆Ru3BbBarcFj 2019/07/21 19:20:58 ID : Gr9a1g1zWqj 0
내일 시카프에 가자. 갑작스레 내린 결정이었다.
17 ◆Ru3BbBarcFj 2019/07/21 19:29:50 ID : Gr9a1g1zWqj 0
지인분들은 서코에 많이 가시던데 서코에 가는 게 좋지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서코는... 돈도 많이 들고 아무래도 힘들다. 애당초 실외잖아? 이 날씨에 하스터구이가 되고 싶은 마음은 단 하나도 없었기에 조용히 시카프로 가기로 했다. 지금 후회는 없다. 안 갔으면 평생을 두고 후회했음에 틀림없다.세상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이 와계신 것이다. 그분은 SNS를 일절 안 하시기 때문에 저번주에 일주년 파티 때 뵌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줄 알았다. (그 분이라 하면 마치 볼드모트 같기 때문에 편하게 꽃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꽃님을 찍어주시는 분과도 연이 닿아 나까지 찍어주셨다. 나는 카게로우 프로젝트... 이제 은근 인기가 사그러지는 장르의 마리를 코스했는데, 이렇게 찍어주실 거라곤 전혀 생각도 못 했기에 당황스러웠다.
18 ◆Ru3BbBarcFj 2019/07/21 19:30:10 ID : Gr9a1g1zWqj 0
물론 좋은 의미의 당황스러움이다.
19 ◆Ru3BbBarcFj 2019/07/21 19:51:52 ID : Gr9a1g1zWqj 0
자세를 잡으면 고칠 부분을 지시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 찍히는 건 거의 처음이란 말야... 나중에 연락처를 교환하니 정말정말 멋진 분이더라. 그 분이 찍은 사진은 정말 수준급이었다.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실까? 그런 분에게 찍히다니 너무나 영광이다. 갑작스레 합류한 거라 싫으셨을 수도 있는데... 친구들이랑 조금 둘러보다가 친구들이랑은 헤어지고 무대를 보러갔다. 이유는 단순하다. 꽃님이 무대를 하신다고 했기 때문이다. (!) 꽃님의 코스프레는 의상, 소품, 화장까지 퀄리티가 이세상 퀄리티가 아니기 때문에 거의 존경하다시피 하고 있고, 만약 꽃님이 아이돌이셨다면 난 분명 홈마가 되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않는다. (...)
20 ◆Ru3BbBarcFj 2019/07/21 20:03:23 ID : Gr9a1g1zWqj 0
무대를 보니 다카라즈카(!) 극단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하신 분이 계셨다. 너무 멋지셨다... 만약 아르투아였다면 난 이미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너무 좋아서... 짹짹이에서 간간히 보이곤했던 (젤다가 아닌)링크의 코스프레도, 페그오? 세이버(로 추정되는 캐릭터)의 코스프레도, 모두 멋졌다. 꽃님은 몇번 순서이실까 기다리며 있었더니 어느새 꽃님의 차례가 왔다. 앞의 호응이 엄청났기에, 꽃님 기 죽지 마시라고 함성도 박수도 엄청 질렀다. 사실 핑계에 가깝다. 왜냐면 정말 그 캐릭터 그 자체셨으니 말이다. 끝나고 뫄뫄 죽도록 사랑해! 하고 소리도 질렀다. 높고 얇은 목소리로 지르고 싶었는데 물을 안 마셔서 그런가 다 갈라지는 목소리였다... 뒤에 계시던 미르님(가칭)이 웃으셨다 흑흑... 미르님 곁에는 미르님 지인 별님(가칭)이 계셨는데, 별님이 코스하신 건 매우 신사적이라서 공동 차애로 두고 있던 캐릭터였다. '인사' 모션을 취해주셨는데 그걸 보고 자지러져서 쓰고있던 가발 앞머리가 엉망이 됐다. 미르님이 정리해주시는데 눈을 감았다뜨니 이게 뭐람, 별님이 정리해주고 있는 게 아닌가. 순간 너무너무 놀라서 다시 의자 등받이에 얼굴을 숨기고 또 엉망이 되었다(...) 결국 눈을 꼬옥 감고 겨우겨우 참으며 가발을 정리했다:D 무대가 끝나고 꽃님, 미르님, 별님과 함께 음식 부스로 갔다.
21 ◆Ru3BbBarcFj 2019/07/21 20:04:35 ID : Gr9a1g1zWqj 0
다행이 마감시간 전이라 타코야끼를 사먹을 수 있었다. 하스터 구이(ㅋㅋㅋㅋㅋ)라면서 서로 웃었다. 별님이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사이다와 콜라를 사주셨는데, 정말 즐거웠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날 보고 앨리스()라 칭하며 사진을 요청해오기도 했는데, 나야 정말 좋았다.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야 한 가지 생각이 났다.
22 ◆Ru3BbBarcFj 2019/07/21 20:04:41 ID : Gr9a1g1zWqj 0
아, 좆됐다.
23 ◆Ru3BbBarcFj 2019/07/21 20:06:10 ID : Gr9a1g1zWqj 0
친구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 둘 다에게 장문의 사과 메세지를 보냈는데, 한 명은 용서해줬는데 다른 한 명은 답장이 없다. 너무 미안해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건 결국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다음주에 만난다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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