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다시는 인터넷에 괴담 안올리게 된 계기 (209)
2.낡은 용병의 일기장 (121)
3.충격적인 사망사건 (27)
4.이상한 곳에 가 본 적 있어 (909)
5.글 찾아주세용.. (4)
6.나 신점 보러 갔었는데 (3)
7.무당에게 가짜 사주를 봤다 (2)
8.글좀 찾아줘... (3)
9.이거 소설이냐 실화냐? (1)
10.혹시 자시키와라시 라고 알아?? (1)
11.내가 소름 돋는 꿈을 많이 꿔서 (13)
12.. (20)
13.귀접 당했는데 (4)
14.지속되는 가위눌림과 악몽 (1)
15.어릴때 잠깐 살았던 선동 시골 마을에서 있어던 기묘한 일 (진짜 내 경험담) (1)
16.가끔 글중에 기분 묘해지는것들이 있음. (1)
17.P (2)
18.신병 (8)
19.너네 신천지 알아? (49)
20.신천지였던 등산모임 (23)
1
이름없음
2020/08/06 04:11:57
ID : xRvhdV89AnW
10
드디어 말할 곳이 생겨서 마음이 편하다 아직도 사람들은 꿈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분명히 가 봤거든 들어 줄 사람 있어? 안 믿어도 좋아 딱히 무섭지는 않아 그냥 내가 겪은 일이 너무 신기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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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름없음
2020/08/06 04:15:21
ID : Xs0061zRyMq
0
장하다 그 어려운 걸 니가 해냈다
3
이름없음
2020/08/06 04:19:21
ID : xRvhdV89AnW
0
한 2년 전인가 그때 만취 상태였거든 정신과 약도 복용하고 있었을 때라 당시엔 내가 진짜 조현병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만 오면 계속 생각나 술을 마시다 비가 와서 자취방으로 가는데 자취방이 빌라였어 엘리베이터가 없었고 현관만 있었는데 집이 4층이었거든 그래서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1층에 못 보던 엘리베이터가 있는 거야
4
이름없음
2020/08/06 04:20:52
ID : xRvhdV89AnW
0
미안 제목이 너무 장황하고 비현실적인가?? 다른 세계라기보단 이상한 데였어
5
이름없음
2020/08/06 04:24:40
ID : xRvhdV89AnW
0
엘리베이터가 하루 아침에 뚝딱 지어지는 것도 아니고 구조상 그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을 수가 없는데도 술에 취해서 그 엘리베이터가 진짜 그냥 건물에 생긴 줄 알고 타 보고 싶었어 심지어 되게 좁고 분명히 새로 만들어져서 깨끗해야 하는데도 허름하고 익숙하게 낡아 있었고 문도 일반 엘리베이터에 반 정도 되는 크기 그리고 구형 아파트처럼 창문이 가늘고 길게 나 있었어
6
이름없음
2020/08/06 11:00:13
ID : lwsi4L9jwLh
0
ㅂㄱㅇㅇ
7
이름없음
2020/08/06 11:02:52
ID : 2ljtfV9csje
0
ㅂㄱㅇㅇ!
8
이름없음
2020/08/06 11:16:01
ID : Bgjcmr88ja8
0
ㅂㄱㅇㅇ
9
이름없음
2020/08/06 21:02:53
ID : 0msmE1eIK2E
0
ㅂㄱㅇㅇ
10
이름없음
2020/08/06 21:27:29
ID : tg7AmKZa1h8
0
그리고 ??
11
이름없음
2020/08/08 00:18:42
ID : xRvhdV89AnW
0
미안 새벽에 쓰고 나도 잊고 있었나 봐
12
이름없음
2020/08/08 00:19:42
ID : xRvhdV89AnW
0
하여튼 엘리베이터가 있는 거야 굉장히 낡고 느려 보였는데 층수가 11에 멈춰 있더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빌라는 5층까지만 있었거든
13
이름없음
2020/08/08 00:21:33
ID : xRvhdV89AnW
0
그래서 나는 취해서 내가 본가로 온 줄 알았어 빌라가 아파트구나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4층에서 멈춘 걸 보면 그냥 호기심이었을지도 모르고 그 상황이 말도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디론가로 도피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당시엔 그 낡은 엘리베이터를 꼭 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14
이름없음
2020/08/08 00:26:10
ID : xRvhdV89AnW
0
그래서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는데 이상하게 지하가 없는 건물에 내려가는 버튼이 있는 거야 일단 나는 올라가는 버튼을 눌렀어 술김에 정신을 차리려고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는데 띵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정말 좁은 엘리베이터가 생각보다 빨리 내려오더라고 그런데 유리창에 누가 비치고 있었어 이상하잖아 엘리베이터는 11층에 멈춰 있었는데 그걸 계속 타고 내려왔다는 게
15
이름없음
2020/08/08 00:28:18
ID : xRvhdV89AnW
0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땐 아무도 없더라고 내가 헛것을 본 건가 싶기도 했고 이래저래 술기운에 뭘 착각했나 보다 싶었지 그런데 일반적인 엘리베이터면 엘리베이터 측면 옆에 작게 층수칸이 있거나 문 옆에 있잖아 근데 이건 엘리베이터 문을 제외한 세 벽면 중 한 벽면이 빽빽하게 층수 칸이더라고 그때부터 뭔가 이상했어
16
이름없음
2020/08/08 00:30:57
ID : xRvhdV89AnW
0
근데 숫자가 층수가 4밖에 없더라고 미칠 것 같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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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17
이름없음
2020/08/08 00:31:54
ID : xRvhdV89AnW
0
그땐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미 엘리베이터 문은 닫힌 이후였고 아까 정상적으로 내려온 걸 보면 내가 취해서 헛것을 보고 있구나 생각했거든 말이 안 되잖아
18
이름없음
2020/08/08 00:35:34
ID : xRvhdV89AnW
0
그래서 밑에서 네 번째에 있는 4를 눌렀어 엘리베이터가 조금씩 움직이는 걸 느꼈는데 좀 비정상적으로 빨리 움직이는 듯한 느낌 아주 작게 흔들리는 느낌이 계속 들더라고 속도가 보편적인 엘리베이터랑 다른 거야 고층 건물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도 이렇게 빠르고 이상하게 올라가진 않았는데 그냥 한없이 어디론가로 향하는 느낌 하지만 숫자는 1에서 계속 올라가는 표시만 나고 도착을 안 하는 거야
19
이름없음
2020/08/08 00:39:25
ID : xRvhdV89AnW
0
그러다 2층에서 띵 하는 소리랑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췄어 나는 거기서 내려야겠다고 생각했어 차라리 계단으로 올라가는 게 빠를 거라는 생각이 제일 처음이었고 이 어딘지 모르게 음산하고 낡은 엘리베이터에서 기계가 오작동하는 것처럼 흔들리는 걸 참아 주기엔 나는 너무 취해 있었거든
20
이름없음
2020/08/08 00:40:08
ID : xRvhdV89AnW
0
아무튼 거기서 그걸 처음으로 만났어 그러니까 안내자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깜깜한 복도에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뭔가 걸어오는 소리가 너무 잘 들리는 거야 세상이 너무 고요했어 불이 희미하게 켜진 엘리베이터로 발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리는데 내릴 수가 없더라고 거기서 내리면 다시는 못 돌아올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어 한참이 지나도 엘리베이터 문이 안 닫히는데 그게 탄 뒤에 엘리베이터 문이 되게 느리고 천천히 닫혔어
21
이름없음
2020/08/08 04:18:28
ID : Xs4Mi60txU0
0
보고 있어!
22
이름없음
2020/08/08 06:19:22
ID : xRvhdV89AnW
0
아직 보고 있는 사람 있을까? 혼자 말하다 보니까 자꾸 뚝뚝 끊기네
23
이름없음
2020/08/08 06:27:02
ID : 1eFbjs5XBul
0
나나나나나나나나ㅏ
24
이름없음
2020/08/08 06:37:54
ID : peY08oY3xBf
0
보는즁
25
이름없음
2020/08/08 12:07:31
ID : Xs0061zRyMq
0
그게 아니라 네가 자꾸 반응 유도하고 보는 사람이 몇 없으니까 스레 쓰다 마는거잖아
그러니까 뚝뚝 끊기는거지
26
이름없음
2020/08/08 12:36:29
ID : o40oLcGmq3V
0
엥 물 흐리지 마 보는 사람 불편해
27
이름없음
2020/08/08 14:01:03
ID : xRvhdV89AnW
0
그런 거라면 미안해 스레가 처음이라 혼자 말하기 민망해서... 보고 있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길래 해도 되는 줄 알았어 미안해
28
이름없음
2020/08/08 14:03:29
ID : xRvhdV89AnW
0
아무튼 계속 풀게 현생이 너무 늘어져서 짬 날 때만 드문드문 푸는 점 이해해 줘 요즘 거의 12 시간을 자는 것 같거든... 아무튼 내가 만난 그건 내가 들어갔다 나온 곳과 내가 탄 이상한 엘리베이터를 이어 주는 안내자인 셈이었어 나는 귀신이라고 생각했지 사람이 살다 보면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 같은 게 있잖아 그건 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29
이름없음
2020/08/08 14:05:07
ID : RzSJTO062JP
0
ㅂㄱㅇㅇ
30
이름없음
2020/08/08 14:06:39
ID : xRvhdV89AnW
0
여자였는데 머리는 중단발 허리까지 내려오는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은 아니었어 얼굴은 기억이 안 난다 엘리베이터에서 나갈 때까지 눈을 못 마주쳤거든 제대로 못 봤다고 하는 게 맞겠지 하여튼 내가 엘리베이터 왼쪽 구석에 있고 그 여자가 오른쪽 입구 근처에 있는데 무서워도 그 여자 뒷모습을 계속 힐끔거렸어 미칠 것 같았지
31
이름없음
2020/08/08 14:08:58
ID : xRvhdV89AnW
0
그때 비가 오고 있었다고 했잖아 그 여자는 꼭 빗길을 걸어 온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 있었어 머리카락이 특히 심하게 젖어서 엘리베이터엔 그 이상한 기계가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작동하는 소리랑 바닥으로 물 떨어지는 소리만 한참 들리고 엘리베이터 창문은 캄캄해서 보이지도 않았지 그렇게 한참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3층에서 또 엘리베이터가 멈췄어
32
이름없음
2020/08/08 14:12:43
ID : xRvhdV89AnW
0
2층이랑 비슷한 긴 복도가 나왔는데 문이 열린 직후에는 다행히 사람이 없더라고 우리 빌라에 그렇게 긴 복도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내리고 싶었어 그 여자랑 더 있다간 진짜 토할 것 같았거든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거 있잖아
33
이름없음
2020/08/08 14:30:50
ID : 0msmE1eIK2E
0
ㅂㄱㅇㅇ
34
이름없음
2020/08/08 14:32:53
ID : xRvhdV89AnW
0
그래서 내리려는데 그 여자가 팔을 문으로 막았어 무슨 얘긴지 알겠어? 가만히 정자세로 있던 사람이 갑자기 팔을 들어서 문을 막았어 그 여자는 나한테 관심이 없을 거라고 나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는데 관찰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 이미 술은 그 여자가 탄 직후에 깬 것 같아
35
이름없음
2020/08/08 14:49:50
ID : xRvhdV89AnW
0
내민 팔이 축축히 다 젖어 있는데 너무 무섭더라고 거기서 내릴 수 있을까? 팔을 밀치고 그냥 내려 볼까?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엄두는 안 나는 그런 기분 있잖아 일단 그 여자 팔을 뿌리치고 내리려고 마음을 먹었어 그 안내자가 나를 돌아보면 진짜 못 나갈 것 같았거든 속으로 다섯을 세는데 넷까지 센 순간에 엄청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어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하는 소리 있잖아 그게 인원 파악도 안 될 정도로 여러 군데에서 나는 거야
36
이름없음
2020/08/08 14:58:26
ID : xRvhdV89AnW
0
영화에서 보면 좀비떼들이 불 켜진 곳으로 뛰어 오는 거 알아? 그런 것처럼 여럿이서 한꺼번에 엘리베이터에 달려드는 소리가 나는 거야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이런 소리 맨발로 바닥을 끄는 소리 그것 때문에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 정작 소리는 가까워지고 있는데 그렇게 많은 발소리면 뭔가 보여야 하잖아 아무것도 안 보였어 고요했어 그냥
37
이름없음
2020/08/08 15:03:14
ID : xRvhdV89AnW
0
그 발소리가 점점 커지다 진짜 엘리베이터에 들어오겠다 싶을 때쯤에 뚝 멈추더라고 여전히 엘리베이터 불은 희미하게 켜져 있고 긴 복도는 깜깜한데 내가 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 여자는 쭉 팔로 엘리베이터 문을 막고 서서 가만히 밖을 내다보고 있었어 직감적으로 그 소리가 사라진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있다는 걸 알았고
38
이름없음
2020/08/08 15:05:00
ID : xRvhdV89AnW
0
그때 그 안내자인 것 같았던 여자 목소리를 처음 들었는데 목구멍에서 쇠붙이를 긁는 그런 소리가 났어 폐병 환자보다 더 거칠거칠한 목소리로 여전히 문을 팔로 막고서 가. 하고 중얼거리는 거야 밖은 아직도 조용했고 나는 무서워서 나갈 생각도 없었거니와 그게 나한테 하는 말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어
39
이름없음
2020/08/08 15:07:07
ID : nRu79eIE2tv
0
ㅂㄱㅇㅇ
40
이름없음
2020/08/08 15:10:50
ID : xRvhdV89AnW
0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 여자가 조금 더 기다리더니 화난 목소리로 가!!!!!!!!!!!!!!!!!!!!!!!!!!! 하고 소리를 질렀어 난 사람이 고함 지르는 걸 눈앞에서 본 게 처음이라 그때 정말 무서워서 울 뻔했어 정말 복도가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를 지르는데 거짓말처럼 그 발소리가 다시 들리는 거야 이번엔 점점 작게 들렸어 그러니까 아까가 모이는 소리였다면 이번엔 흩어지느라 들리는 분주한 발소리가 복도에 탁탁탁 이런 소리를 내면서 울리는 거야 정말 그 앞에서 들어오려고 했다고 생각하니까 그 엘리베이터에 탄 게 너무너무 후회됐어
41
이름없음
2020/08/08 15:19:18
ID : xRvhdV89AnW
0
그러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2층에서 그 여자가 탔을 때처럼 닫혔어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소리가 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고 그 여자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마자 다시 팔을 거두고 아까처럼 정자세로 서 있었고 아무튼 내가 누른 게 네 번째 4니까 다음 층은 내가 누른 층이고 거기선 내려도 된다고 생각해서 겨우겨우 버텼지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건 시간이 그렇게 오래 안 걸렸던 것 같아 만약에 내가 아래로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으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안 가
42
이름없음
2020/08/08 15:30:46
ID : xRvhdV89AnW
0
조금 자다 올게 봐 주는 애들이 있어서 신기하다 이따 올게
43
이름없음
2020/08/08 21:09:54
ID : xRvhdV89AnW
0
아무튼 4층에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2-3층이랑 다를 게 없는 길고 깜깜한 복도가 전부였어 이미 빌라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왔구나 직감은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안 내리면 진짜 평생 그 엘리베이터에 갇힐 것 같더라고 여자도 다행히 문이 열릴 때까지 잠잠했고
44
이름없음
2020/08/08 21:11:15
ID : 0msmE1eIK2E
0
ㅂㄱㅇㅇ!!
45
이름없음
2020/08/08 21:23:52
ID : xRvhdV89AnW
0
근데 내리려고 그 여자 뒤에서 좀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나보다 먼저 내리는 거야 더더욱 내려야겠다고 생각했어 내 착각일지는 모르겠지만 3층에서 저 여자가 없었으면 그것들이 달려들었을 거고 그 여자가 막아 준 셈이라고 생각했거든
46
이름없음
2020/08/08 21:35:12
ID : xCo43PfU6ru
0
ㅂㄱㅇㅇ
47
이름없음
2020/08/08 21:48:10
ID : xRvhdV89AnW
0
그 여자를 따라 내리는데 주위가 온통 캄캄한 거야 그래서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걸음이 좀 늦어졌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여자랑 멀리 떨어지게 되더라고
48
이름없음
2020/08/08 21:53:58
ID : xRvhdV89AnW
0
근데 그 여자가 뒤도 안 돌아보고 우뚝 서 있었어 나를 기다리는 것처럼 저 멀찍이 떨어져서 내가 걸음을 따라잡을 때까지 걷다 멈췄다 걷다 멈췄다 하더라고
49
이름없음
2020/08/08 22:14:36
ID : xRvhdV89AnW
0
그렇게 정말 한참을 걸었던 것 같아 계속 걸어서 어떤 문 앞에 도착했는데 그 앞에서 그 여자가 안 움직이더라고
50
이름없음
2020/08/08 22:18:15
ID : IIK1Ds5Xz9h
0
ㅂㄱㅇㅇ!
51
이름없음
2020/08/09 02:39:40
ID : xRvhdV89AnW
0
아파트 보면 비상구처럼 돼 있는 큰 문 있잖아 그런 문이었어 미친 척 말을 걸어 보고 싶었는데 뭐라고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젖은 건 마르지도 않는지 물은 계속 떨어지고 그 문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데 내가 안 들어가세요? 하고 말하니까 말없이 문을 열고 옆으려 비켜 섰어 나는 아직도 그 여자를 안내자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 엘리베이터의 안내자 같은 거지 아무튼 주춤주춤 그 안으로 들어가는데 진짜 거짓말처럼 꿈에서 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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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09 02:41:53
ID : xRvhdV89AnW
0
거기까진 그냥 술김에 꾼 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일어나 보니까 할머니 댁이더라고 할머니 댁에 온 기억도 없고 심지어 그때는 열일곱 살 때였어 달력 년도도 내가 열일곱 살 때였고 내가 열여덟 때 할머니가 이사를 하셨었는데 예전 집인 걸 보니까 내가 정말 그 년도로 돌아가 있더라고 안 믿겨서 몸을 막 만지는데 몸도 묘하게 살이 붙어 있던 느낌 거식증 때문에 확 빠졌던 때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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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09 02:45:02
ID : xRvhdV89AnW
0
꿈인 줄 알았어 말도 안 되는 얘기잖아 그래서 머리를 세게 벽에 부딪혔는데 진짜 리얼하게 아프더라고 꿈인 줄 알고 마당에 나가서 뜀박질도 해 봤어 나는 꿈에서 달리려고 하면 슬로우 모션처럼 발이 느려졌거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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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09 02:50:22
ID : xRvhdV89AnW
0
뭘 해도 꿈에서 안 깨는 거야 시간은 새벽 한 시고 가족들은 있는지 없는지 나만 그 집에 똑 떨어진 느낌이고 막막했어 이때가 진짜 열일곱인데 내가 꿈을 꾼 거면 어쩌나 아직 엘리베이터 안인데 허구를 보는 거면 어쩌나 툇마루에 앉아서 한참 고개만 처박고 울고 있는데 풀벌레 소리가 막 들리고 개 짖는 소리도 간간이 들리고 공기는 좋고 별도 드문드문 보이고 달이 정말 비정상적일 정도로 크게 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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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09 02:52:11
ID : xRvhdV89AnW
0
갑자기 너무 밖에 나가고 싶었어 머리를 식히고 싶었거든 치안은 모르겠고 정말 깡촌이라 산이랑 논밭만 보이고 집도 다 낮은 집들밖에 없는데 그냥 나가서 걷고 싶었던 것 같아 아무 생각도 안 들고
56
이름없음
2020/08/09 02:56:04
ID : xRvhdV89AnW
0
그래서 대문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정망 그대로더라 포장 도로를 걸으니까 괜히 운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할머니 댁 뒤에 있는 산쪽에 쭉 마을이 있는 곳으로 걸었어 좀 멀긴 해도 그렇게 외진 곳도 아니었고 가로등도 드문드문 있었으니까 풀 냄새도 맡고 싶고 그렇게 하늘도 보고 걸으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풀벌레 소리도 듣고 맑은 공기를 쐬니까 거짓말처럼 그 상황이 다는 아니더라도 납득이 되더라고 여름인데 덥지도 않고 다 꿈이라고 생각하니까 살고 싶었어 웃기지 너무 힘들어서 술 잔뜩 마시고 들어왔다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그냥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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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09 02:56:36
ID : xRvhdV89AnW
0
자고 일어나서 내일 쓸게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질문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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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09 20:03:33
ID : xRvhdV89AnW
0
그리고 나는 정확히 말하자면 불행인지 다행인지 과거로 돌아간 게 아니었고 그 산책길에서 한 행렬을 만나면서 내가 말한 진짜 이상한 곳에 휘말리게 돼 내가 할머니 댁에 남아서 아침이 되고 진짜 과거의 나인 척 살아 왔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못 나왔을 것 같아 내가 간 정말 이상한 곳은 새벽 산책 도중에 발견하게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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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09 20:16:28
ID : aoIK4Zikla3
0
너무 신기해. 엘리베이터가 특별한 공간인가보네.
60
이름없음
2020/08/09 20:36:20
ID : SL88p9inT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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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이지만 매개체 같아 정말 내가 정신병 때문에 환각을 본 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때 여기에 다녀 온 이후로 정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
61
이름없음
2020/08/10 01:53:43
ID : xRvhdV89AnW
0
그렇게 새벽에 캄캄하고 한적한 깡촌을 걷는데 저 멀찍이 산 입구 같은 데에 길게 늘어진 행렬이 보이는 거야 빛이 너무 화려했어 금색 불들도 번쩍거리고 축제 행렬처럼 멀리서 악기 소리도 들리고 이 새벽에 그런 촌에서 축제가 열릴 리가 없다는 걸 알지만 나도 모르게 계속 따라갔어
62
이름없음
2020/08/10 01:56:41
ID : xRvhdV89AnW
0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고 가까이 갈수록 악기 소리랑 빨간색 등 금색 등 막 엄청 반짝반짝 노란색 불빛들이 빛나고 다들 신나 보이는 얼굴로 춤을 추듯이 걷고 함성도 지르고 전통 악기로 뭔가를 연주하는 소리도 들리고 깃발 같은 걸 흔들면서 지나가고 있었어 깃발엔 한자가 써 있었는데 처음 보는 한자라 그런지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엄청 요란스럽고 신나 보여서 나도 모르게 점점 가까이 가게 되더라
63
이름없음
2020/08/10 01:58:58
ID : xRvhdV89AnW
0
그런데 이상한 게 그 사람들 얼굴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간 순간에 앞에서 소리가 뚝 끊기더라 그래서 슬쩍 돌아보니까 행렬이 없어 그 시끄럽던 소리랑 발자국이 싹 사라지고 그냥 텅 빈 것처럼 고요한 거야 소름이 확 끼쳤디만 나는 그때 내가 꿈을 꾸는 줄 알고 다시 돌아가려고 했지 그런 일은 성인이 된 이후에 그 정도로 리얼하게는 아니지만 종종 겪었었고 말이 안 되니까
64
이름없음
2020/08/10 02:00:25
ID : xRvhdV89AnW
0
그래서 뒤를 돌아서 다시 왔던 길로 다섯 발자국은 갔을까 등 뒤에서 또 그 음악 소리가 들리는 거야 전통 축제처럼 흥겹고 다들 신나서 뭔지도 모르는 노래를 불러서 왁자지껄한 그 소리가 다시 들리더라고 그래서 뒤를 돌아 보니까 그 행렬이 다시 이어지고 있었어 그런데 내가 가까이 가면 또 사라지고
65
이름없음
2020/08/10 02:02:05
ID : xRvhdV89AnW
0
세 번 정도 왔다갔다 헛걸음을 하니까 내가 가까이 가면 그 행렬은 사라진다는 걸 알았어 환각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반짝반짝한 인파에 낄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니까 너무 우울하더라고 그래서 여섯 발자국 정도 떨어진 데에서 몰래 그 행렬을 쫓아갔어 홀린 듯이 지금 생각해 보면 이해가 안 되지만
66
이름없음
2020/08/10 02:03:26
ID : xRvhdV89AnW
0
생각해 봐 나는 술에 취해서 비를 쫄딱 맞고 이상한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과거로 돌아왔는데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어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너무 즐거워 보여서 그냥 나도 모르게 따라가게 됐던 것 같아 사람들이 그립기도 했고 다들 한복보다 조금 더 오래 된 것 같은 전통 의상을 입고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그 한적하고 어두운 길목을 지나가는데 불빛들은 또 얼마나 반짝이던지
67
이름없음
2020/08/10 02:10:24
ID : Ns7hwFcnA3O
0
ㅂㄱㅇㅇ
68
이름없음
2020/08/10 02:23:53
ID : E4IJTVe4Zbe
0

69
이름없음
2020/08/10 02:44:41
ID : E4IJTVe4Zbe
0
그렇게 한참 따라가다 보니까 점점 어둡고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 산은 아니고 산 뒤편으로 향하는 느낌 힘든 줄도 모르고 슬리퍼 끌면서 몰래몰래 잘 따라갔는데 행렬의 제일 뒤에 있는 사람들 대화가 들릴 거리만 되면 소리가 작아지고 두어 걸음 떨어져서 집중 안 하고 있으면 또 크게 들리고 참 이상하고 신기하더라고 아무튼 행렬이 이어지는 걸 홀린 듯이 계속 따라가다 위를 보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화려하고 큰 건물은 처음이었어
70
이름없음
2020/08/10 02:49:47
ID : E4IJTVe4Zbe
0
높은 건물을 보고도 크다는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약간... 수족관 대수조 볼 때처럼 너무 광활하더라고 거대하고 화려하고 중국풍 건물처럼 빨갛고 금색 장식으로 뒤덮여서 사찰 같기도 했고 아무튼 엄청 거대한 건물이었어 이게 이 세계엔 없는 건물이다 싶을 정도로 거대했어 성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겠지
71
이름없음
2020/08/10 02:49:48
ID : u4K5cK7AnU3
0
거기이세계가아닌느낌인데
72
이름없음
2020/08/10 02:50:21
ID : xO4K1yMkpO1
0
ㅂㄱㅇㅇ 동접인가!!
73
이름없음
2020/08/10 02:51:24
ID : E4IJTVe4Zbe
0
정말 화려한 건물에 금색 용이 그려져 있고 행렬하는 사람들이 들고 가던 깃발에 쓰여진 한자가 문 위에 적혀 있었는데 커다란 문 사이로 사람들이 그 큰 가마를 이고도 걸리는 거 하나 없이 지나갈 정도로 컸어 정말 거대하더라 그래서 그 문이 닫히기 전에 얼른 들어가야겠다 싶어서 행렬 뒤에 천천히 따라붙는데 이번엔 가까이 가도 그 행렬이 사라지지 않았어
74
이름없음
2020/08/10 02:52:39
ID : E4IJTVe4Zbe
0
아마 내 추측이 맞다면 다른 세계 안에 또 다른 세계인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생각 중이야 과거로 돌아온 시골은 이상한 점이 없었거든
75
이름없음
2020/08/10 02:52:59
ID : E4IJTVe4Zbe
0
내가 스레딕은 처음이라 몰리서 그러는데 동접이 동시 접속이라는 뜻이야??
76
이름없음
2020/08/10 02:54:23
ID : u4K5cK7AnU3
0
엉
77
이름없음
2020/08/10 02:58:48
ID : E4IJTVe4Zbe
0
행렬의 뒤로 갈수록 문이 점점 닫히고 있는 거야 그 줄을 놓칠까 봐 앞사람들이랑 딱 붙어서 그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데 아까는 안 들리던 말소리가 들리더라고 노동요 같은 거였어 오늘은 수확이 좋구나 신께서 기뻐할 만한 선물을 세상을 뒤져 가지고 돌아왔다네 < 정확히는 기억 안 나도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런 짧은 가사였어
78
이름없음
2020/08/10 02:59:46
ID : E4IJTVe4Zbe
0
그렇구나 알려 줘서 고마워!
79
이름없음
2020/08/10 03:01:26
ID : u4K5cK7AnU3
0
이거 뭔가 이미지가보이는데
80
이름없음
2020/08/10 03:03:07
ID : E4IJTVe4Zbe
0
내가 그 건물 안에 들어간 순간 딱 문이 닫히더라고 건물은 밖에서 본 거랑은 다르게 문 안이 바로 건물인 게 아니라 길과 바깥 공간이 길게 나 있고 부속 건물들이랑 본 건물들이 크게 나 있는 형태였어 그러니까 따지자면 성이나 우리나라 궁이랑 비슷한 형태
81
이름없음
2020/08/10 03:03:21
ID : E4IJTVe4Zbe
0
무슨 이미지?
82
이름없음
2020/08/10 03:03:48
ID : u4K5cK7AnU3
0
가면쓰고있는사람들?
83
이름없음
2020/08/10 03:04:35
ID : u4K5cK7AnU3
0
빨간..아닌가?인터넷인가 만화서본것같은데 심각한건아니고
84
이름없음
2020/08/10 03:05:57
ID : E4IJTVe4Zbe
0
그러니까 아까 내가 봤던 거대한 건물 외벽이 통로였던 거야 안은 정말 화려했어 다 축제 행렬을 이어 가던 사람들처럼 전통 복장(조선 한복은 아니었어 그냥 고려 시대 한복도 아니고 그냥 그거랑 제일 비슷한데 좀 더 토속적이고 화려한? 말이 어렵지 처음 보는 옷이라 비유로 설명이 안 되네)을 입고 와글거리면서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어 그렇게 시끄러운 곳은 정말 오랜만에 가 보기도 했고 통로와 비슷한 색의 건물과 달려 있는 등들 조명들이 너무 화려해서 나는 여기저기 구경만 했었던 것 같아
85
이름없음
2020/08/10 03:06:34
ID : E4IJTVe4Zbe
0
가면은 안 쓰고 있었어! 그치만 빨간 이미지는 얼추 맞는 것 같아
86
이름없음
2020/08/10 03:09:57
ID : E4IJTVe4Zbe
0
분주했어 행사장 온 것 같더라고 건물들도 화려하고 꽃 장식이랑 아까 입구에서 봤던 한자가 걸린 깃발들이 곳곳에 있고 등들이랑 옛날 건물들도 있고 그 공간이 너무 넓고 화려해서 그때부터 내가 다른 세계라고 인지했는데도 돌아가기 싫었던 것 같아 평생 이런 데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 그런데 사람들이 꼭 내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어 분주해 보여서 말은 못 걸었지만 나만 혼자 다른 옷을 입고 동떨어져 있는데 신경도 안 쓰는 느낌?
87
이름없음
2020/08/10 03:12:50
ID : E4IJTVe4Zbe
0
그래서 여기저기 할끔거리다가 등을 매달고 있는 남자한테 가서 저기... 하고 불렀는데 순간 사방이 고요해지는 거야 나는 이 건물들과 사람들이 아까 그 행렬처럼 사라져 버린 줄 알았어 근데 사람도 건물도 장식들도 다 그대론데 그렇게 많고 분주하던 사람들이 내가 한 마디 했다고 싹 조용해진 거더라고 건물에 있던 사람들까지 전부 나를 쳐다보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질감과 공포감을 느꼈어 그러니까 꿈에서 꿈이라고 하면 쳐다본다는 얘기 있잖아 그것처럼
88
이름없음
2020/08/10 03:16:08
ID : E4IJTVe4Zbe
0
그래서 당황해서 주춤거리는데 일단 거길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어 그래서 사람들 눈치를 보다 눈으로 향하는데 유독 화려한 옷을 입고 머리를 땋아 올린 여자가 나를 붙잡고 되게 친절하게 웃으면서 무슨 일이니? 하고 불랐어 편의상 마담이라고 부를게 그 여자가 하는 일이랑 비슷해 보였으니까 아무튼 마담은 내가 행렬 도중에 끼어든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는 눈치였어 다들 나를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다 마담이 나를 붙잡으니까 관심을 거뒀거든
89
이름없음
2020/08/10 03:21:20
ID : E4IJTVe4Zbe
0
나는 사실대로 말하려고 했어 내가 들어와 있으면 안 될 곳이라고 생각했거든 나한테 쏠린 눈들이 너무 무섭기도 했고 그래서 잘못 들어온 것 같다고 얘기할랬는데 마담이 내 팔을 아플 정도로 세게 붙잡으면서 가마에 타고 있다가 길을 잃었구나? 안쪽까지 안내해 주마 하고 나를 중앙 건물 쪽으로 길게 난 길을 따라 데려갔어 나는 당황해서 그대로 나갈 기회를 놓치고 마담의 걸음을 무작정 따라가다 건물에 들어오게 됐어 마담은 정말 옛날 사람처럼 사극에 나올 법한 말투에서 조금 더 현대적이고 유한 말투를 썼었는데 아까는 그렇게 다정하게 웃던 사람이 갑자기 표정을 싹 굳히고 어디서 이런 게 들어왔는지... 하면서 내 팔을 잡아 끌고 구불구물한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계속 걸었어 마담은 그 길을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아니어서 자꾸 걸음이 삐끗하니까 화를 내더라고
90
이름없음
2020/08/10 03:25:25
ID : E4IJTVe4Zbe
0
멋대로 들어와서 자리를 차지했으면 걸음에라도 기품이 있어야 할 것 아냐 대충 이런 말이었어 그래서 걸음을 좀 더 분주하게 걷는 와중에도 자꾸 말을 걸었지 저는 여기 잘못 들어온 건데 다시 나가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아까 그 사람들이 들고 오던 가마를 말하는 거면 전 안 탔어요 하고 계속 말을 걸었는데 마담은 들은 척도 안 했어 계속 저기요 저기요 하고 부르니까 그때야 대답을 해 주더라
91
이름없음
2020/08/10 03:29:08
ID : E4IJTVe4Zbe
0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내용은 얼추 다 기억나서 생각나는 대로만 적어 볼게 마담은 “여긴 멋대로 들어올 순 있어도 멋대로 나갈 수는 없어. 너 같은 애가 흘러 들어온 걸 주인께서 아시면 크게 노하실 테니, 너도 살고 싶다면 조용히 그 이상한 옷부터 벗고 눈에 띄지 않게 장단을 맞추는 편이 좋겠구나. 너 하나 때문에 내가 죽게 생겼으니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말했어 나는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보다 내가 여기서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기뻐서 저는 여기서 지내게 되는 건가요? 하고 물어봤어 그당시엔 정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으니까 도망칠 수 있다는 건 나한테 너무 행운이었거든
92
이름없음
2020/08/10 03:32:28
ID : E4IJTVe4Zbe
0
마담의 얼굴은 정말 화려하게 생겼고 전통극에 나오는 사람처럼 눈가를 빨갛게 물들인 화장을 하고 있었는데 치마자락이 정말 길어서 그걸 밟고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는지 몰라 정말 다른 세계라는 게 실감이 됐지 마담은 화난 얼굴로 나를 돌아보면서 일단은 그래야겠지 하고 제일 큰 방의 문을 확 열더니 나를 밀치듯이 밀어넣었어 거긴 대략 열다섯 명 정도의 여자애들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마담 같은 옷을 입고 있었어
93
이름없음
2020/08/10 03:35:32
ID : E4IJTVe4Zbe
0
내가 마담을 마담이구나 생각했던 때가 이때였지 마담은 화난 목소리로 여자애들의 옷 갈아입는 걸 도와주는 나이가 지긋한 여자한테 어멈이리고 부르면서 뭘 한참 설명하더니 내 쪽을 가리키면서 시중 구실이라도 하게 만들어 놓으라고 하고 나가 버렸어 어멈이라는 사람은 나한테 아무 설명도 안 듣고 내가 갈아입을 옷을 들고 와서 옷 갈아입는 걸 도와준 것 같아
94
이름없음
2020/08/10 03:41:05
ID : E4IJTVe4Zbe
0
어멈은 50대 중후반 정도의 여자였고 편의상 어멈이라고 부를게 어멈은 나한테 극존칭을 썼어 말투도 마담보다 더 옛날 사람 같았고 나는 어색해서 같이 존칭을 썼는데 딱히 이건 문제가 안 되는지 어멈도 별말 없더라고 아무튼 마담이랑 똑같은 옷을 입는데 예상은 했던 거지만 마담은 이 건물의 손님과 주인을 모시는 일을 하고 있고 그 아래 시종들을 관리하는 사람이랬어 우리나라로 따지면 상궁 같은 거였겠지 졸지에 거기서 모르는 사람들 시중을 들게 된 거야
95
이름없음
2020/08/10 03:43:25
ID : E4IJTVe4Zbe
0
보폭이 좁은 치마는 자락이 되게 길었는데 다행히 마룻바닥은 신발을 신고 다니는 곳이 아니라 더러워질 일은 없겠다 싶었어 어멈이 도와주신 덕에 얼굴에 분칠도 하고 화장도 하고 머리도 다르게 묶었지만 그 방에 있는 여자애들을 거울로 힐끔거리니까 다 하나같이 멍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거나 조용히 울고 있었어 억지로 끌려 온 것처럼 보이는 정도
96
이름없음
2020/08/10 03:46:25
ID : E4IJTVe4Zbe
0
그래서 어멈한테 쟤들은 왜 우는 거예요 하고 물어봤는데 어멈이 쳐다도 안 보고 머리를 빗어 주면서 저분들은 주인님을 모실 생각에 기뻐서 우는 거랍니다. 시집 온 새색시들도 첫날 밤만 되면 애처럼 울지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새색시 얘기로 봐선 이런 뉘앙스.) 하고 말해서 좀 묘한 괴리감이 들었어 다른 세계라는 건 납득하고 있었지만 사람들마저 다 다른 사람들밖에 없으니까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딱히 거슬릴 건 없다 싶었지
97
이름없음
2020/08/10 03:50:59
ID : E4IJTVe4Zbe
0
그렇게 어멈을 따라서 나 혼자 다른 방으로 가려고 복도로 나왔어 마담을 따라 들어갈 땐 몰랐는데 내부도 외무만큼 화려하더라고 사극에서 보면 나오는 종이 바른 미닫이문 알지 그런 문들이 복더 옆으로 쫙 들어서 있고 엄청 밝고 장식들도 수없이 많고 바닥도 맨질맨질 기분이 좋았어 벗고 들어온 신발은 누군가 정리해 줬겠지 싶어서 잊고 있었고 그렇게 다른 방에 들어가서 어멈이 알려 주는 예절들이나 규칙들을 배운 것 같아 조심조심 걷는 법 서 있는 법 앉는 법 전부
98
이름없음
2020/08/10 03:52:16
ID : E4IJTVe4Zbe
0
너무 졸리다 이따 일어나서 일 다 보고 들어올게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 줘 잘 자
99
이름없음
2020/08/10 07:07:07
ID : u4K5cK7AnU3
0
혹시 그거좀 일본 느낌나지않았ㅇ니?나만일본시닝각나난
100
이름없음
2020/08/10 07:13:48
ID : Apgkk62IIHB
0
일본 시 말하는 거야? 글쎄 행렬은 일본 축제 분위기가 제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더 반짝거리고 풍악 소리 때문에 좀 토속적이었어 건물이나 등들은 일본보다는 중국 쪽이라고 보는 게 더 가까웠고 방은 일본 걸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의상도 기모노나 일본 전통 의상보다는 고려 전통 의상을 개량한 느낌이어서 그냥 동양풍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나열돼 있는 느낌
101
이름없음
2020/08/10 07:23:10
ID : u4K5cK7AnU3
0
일본 생각난다 말햇던거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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