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1/03 18:11:39 ID : nO64Zh9ii3D 0
스레주 : 소설 써본적 없음 책 별로 안 봄 아마 몇레스씩 묶어서 단편소설같이 쓸 것 같아 시작!
2 내가 사랑한 고양이 2020/11/03 18:28:20 ID : nO64Zh9ii3D 0
노란색 무늬에다 포동포동한 몸집, 길게 쭉 늘어진 꼬리까지 내가 하나라도 사랑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내가 손을 내밀면 너는 내 손에 머리를 부비며 애교를 부렸다. 그래, 너는 그런 고양이였지. 네 하얀색 목덜미가 마치 목도리를 두른것만 같아 우리는 너를 목도리라고 불렀었다. 그게 제 이름이라고 알아들었던건지 네 이름을 부를 때 넌 항상 나에게로 달려와주었다.
3 내가 사랑한 고양이 2020/11/03 18:37:00 ID : nO64Zh9ii3D 0
너와는 길고도 짧은 시간을 같이했다. 아마 3번의 겨울을 함께 보냈었지? 그동안 쌓은 추억이 많았는데. 한번은 영역을 지키겠다고 다른 고양이와 싸우다 상처가 나서 길고양이임에도 병원을 데리고갔다. 그 때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그 병원에서 사용한 소독약이 보라색이었는데 몇 달이 지나도 색이 빠지지 않고 보라색으로 물든 털은 그대로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씻겨준 것도 아니고 그저 지켜본 것 뿐인데 색이 빠질리 없다. 하지만 나는 보라색이 된 너의 꼬리 부분을 볼 때 마다 싸움의 흉터가 남아있는것만 같아 속상해졌어.
4 내가 사랑한 고양이 2020/11/03 18:45:57 ID : nO64Zh9ii3D 0
너와 함께 보낸 봄이 기억난다. 노란색 꽃이 핀 날, 나는 그 작은 꽃 한 송이를 떼다가 너의 머리 위에 올려뒀었지. 그날 찍은 사진은 삭제되었지만 나는 그 순간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하겠다. 나는 어떻게 하면 너와 놀 수 있을까 고민했어. 어렸던 나는 돈이 없었고 장난감을 사는 대신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다가 낚싯대 장난감처럼 보이는 것을 만들어 너와 놀았었지. 마당에서 열심히 종이 공을 쫓아 뛰는 너의 모습은 정말 귀여웠었다.
5 내가 사랑한 고양이 2020/11/03 18:51:30 ID : nO64Zh9ii3D 0
네가 마당에 보이지 않는 날이면 2층에 올라가 “목도리” 하고 불렀었다. 몇 번 부르다 보면 내 옆에 와선 부비적대며 내게 애교를 부리는 네 모습이 기억나. 하루는 너를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았었지. 그게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되고, 일주일이 지나고 그제서야 나는 네가 우리의 집과 마당을 떠났다는걸 알았다. 수컷 고양이들은 원래 잘 떠난다지만 너는 정도 많고 애교도 많아서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봐.
6 내가 사랑한 고양이 2020/11/03 18:59:10 ID : nO64Zh9ii3D 0
목도리야. 벌써 너를 못 본지 몇년이 지났다. 우리 가족은 네가 아마 죽었으리라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 않다면 정말 좋겠지만. 너에게 채워주었던 빨간 목줄이 생각나. 행여 다른사람이 너에게 해를 가할까봐, 주인이 있는 고양이처럼 보이게하려고 채운 목줄. 답답할만도 했을텐데 너는 그걸 빼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끼고 생활했었지. 사랑하는 내 고양아. 나는 널 기억하고있어. 너와 함께 한게 벌써 몇년 전 일이라 너와 같이 한 추억들 모두 떠올리지 못한거 미안해. 사랑해.
7 이름없음 2020/11/03 19:00:04 ID : nO64Zh9ii3D 0
처음 쓰는거라 픽션은 익숙하지 않아 그냥 편지처럼 써봤어. 이건 소설이라고 말 못하겠지만... 오랜만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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