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제발 과거로 돌아가는법 아시는분.. (37)
2.𝚆𝚒𝚜𝚑 𝚜𝚝𝚘𝚛𝚎 {소원 상점} (482)
3.가끔가다 뇌 내로 지령 비슷한 걸 받는데 (19)
4.귀접 당했는데 (4)
5.지속되는 가위눌림과 악몽 (1)
6.어릴때 잠깐 살았던 선동 시골 마을에서 있어던 기묘한 일 (진짜 내 경험담) (1)
7.예/아니오로 똥같은 촉으로 말해볼게 물어봐줘 ! (149)
8.소원 들어줄게 (580)
9.다이스로 점치는 스레 1 (645)
10.적은 대로 현실이 되는 책 5 (633)
11.다시는 인터넷에 괴담 안올리게 된 계기 (204)
12.가끔 글중에 기분 묘해지는것들이 있음. (1)
13.P (2)
14.신병 (8)
15.너네 신천지 알아? (49)
16.신천지였던 등산모임 (23)
17.기도하면 정말로 이루어질까? (소원을 적어주세요.) (138)
18.소원 들어주는 사이트 (15)
19.강령술 아는사람 나한테 알려주라 🙏 (5)
20.방울, 부채 흔들어본 썰 (5)
재작년 12월쯤, 그러니까 막 기말고사를 끝나고 쉴 때 겪었던 일이야. 아이피가 바뀔 수 있는 점 양해 바랄게. 스레딕은 해본 지 얼마 안 돼서 틀리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줘. 조금 있다가 시작할게.
떠난 시점과 돌아온 시점 사이에 차이는 없었지만 내가 겪었던 일은 나에게 영향을 줬으니까. 많이 지친 만큼 회복할 시간도 필요했어. 그 집사가 꿈에 계속 나와서 스트레스를 주는데 앞으로 계속 같은 꿈을 꾸고 싶지도 않았고 한 번 해냈으니 두 번이야 못 하겠냐는 마음으로 담판을 짓고 싶어서 다시 가는 걸 선택했던 거야. 전혀 상처받지 않았어. 그저 살아서 돌아온 게 다행이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게 끝났고 꿈에서도 다시는 집사를 안 보게 되었어. 다시 갔을 때는 저택이 더욱 호화로워졌고, 모든 것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지. 걸음마다 꽃내음이 따라왔고 색색의 샹들리에가 눈이 부시도록 천장에서 빛을 뿜어내던 곳.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취향에 맞는 것들로 갖가지 방을 화려하게 꾸민 곳은 언제 무너졌었냐는 듯 나를 화려하게 맞이했는데, 나에게는 그걸 감상하며 좋아할 여유 따위는 없었어. 어떻게 할까? 첫 번째 이야기를 이어갈까, 아니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할까. 보기 편한 쪽으로 말해줘.
첫번째 이야기부터 마무리 지어주고 두번째 이야기도 해주면 안 될까? 안 된다면 첫번째 이야기 부탁할게!
매일 물잔을 비우고, 세척하고, 집사와 시간을 보내다가 주인을 만나고, 또 그 손님을 만난 이후로는 집사가 웬만해서는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어. 똑같은 일상을 보냈고, 해가 뜨고 지기를 반복하자 다시 주인과 만날 때가 되었지. 세척 메뉴얼에는 이상한 항목이 더 추가됐어. 상처를 내는 걸 넘어서 특정한 곳을 계속 문질러 닦아라, 피가 흘러도 치료하지 않고 세척한 다음 그대로 옷을 입혀라... 그런 비슷한 항목들.
더는 주인이 있는 곳에 안 가고 싶다고, 세척도 하기 싫다고 했지만 집사는 죄송하다면서도 묵묵히 할 일을 했어. 다친 곳은 그곳에 가면 다 치료해 주실 것이고, 전에도 말했지만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건 없다면서. 싫은 건 이해하지만 도망치면 죽을 거래. 죽는 것보다 이게 나으니까 이렇게 하래.
집사는 자기가 잘 말해서 해가 몇 번 뜨고 질 때 정도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고, 대신 관리 감독 하에 있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메뉴얼대로 했어. 나이 먹고 하는 인형놀이에 왜 내가 어울려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안 하면 죽는다고 했으니까... 몸도 굳어가고 있었다가 조금이라도 자유를 주겠다고 했으니까 잠자코 있었어.
그때는 아마 다쳤던 곳이 왼쪽 무릎이었던 것 같아. 각진 것에 찍히듯이 다쳤고 그렇게 만든 집사는 미안해하면서... 전처럼 농담 섞인 말투였지만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어. 전부는 기억이 안 나고 너무 괴기스러운 항목은 가능한 막아 보겠대. 상처 내는 것만 참아 달래.
이쯤 되니까 왜 나를 상처입히면서 동시에 돕겠다는 건지 의중을 모르겠었어. 둘 중에 하나만 하지 왜 나를 이중적으로 대하는지 물어도 이번 만남이 끝나면 말해 주겠다는 답이 돌아와서 이유를 알 수가 없었어. 호화로운 욕탕과 대조적인 꼴로 세척은 계속됐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전에 말했던 속치마 같은 옷이 입혀졌어. 원단은 부드럽고 광택이 있었는데 색은 어두운 녹색이었던 것 같아. 베일도 같은 색이었고, 그 베일로 전신이 감싸진 채 주인이 있는 방으로 향했어.
내부 인테리어는 하얀 옷을 입고 만났을 때와는 달랐어. 암녹색 휘장과 카펫, 그리고 역시 고풍스러운 가구들 일부는 초록색 옥 같은 보석을 깎아 만든 것 같았어. 그때는 초록색이 좋았던 걸까...? 아무튼 그때도 주인은 내가 온 걸 좋아하는 기색이었어. 내 인형, 내 인형, 하면서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아끼는 인형을 다시 받은 아이마냥. 그런데 아낀다는 말과는 다르게 세척을 하다가 다친 곳을 봐도 놀라거나 당황하는 기색도 없었고, 태연하게 나무로 된 상자 하나를 들고 오더라.
주인은 상자를 열더니 천천히 훑어 보면서 무엇을 꺼낼지 고민하는 것 같았어. 상자 안에는 일반 구급약 같은 것도 있었고, 옛날 의사들이 썼던 공구...? 비슷한 도구도 있었어. 도저히 사람에게 쓸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주인은 망가진 인형은 이렇게 수리하기도 한다면서 공구 쪽으로 손을 뻗었어. 미친 거지... 달그락대면서 하나씩 공구를 집어들며 고르는 것 같았는데, 몸은 움직이지 않고 고개도 고정되어 있어서 너무 무섭고 도망치고 싶었어도 그럴 수가 없었어. 심장은 빠르게 뛰는데 달그락 소리는 계속 나고, 주인은 뭐가 그렇게 신이 나는지 콧노래를 부르고...
지난번은 소꿉놀이였는데 이번에는 병원놀이인가... 청진기 대용으로 쓰던 것 같은 걸 하나 꺼내서 배에 대 보고, 등에 대 보고, 충진재는 이상이 없으니까 망가진 무릎만 보면 되겠다며 커다란 집게 같은 걸 꺼내더니 왼쪽 무릎에 대 보면서 다리를 새것으로 바꿔 끼울 필요는 없겠냐느니, 이 다리를 그대로 써도 되겠냐느니... 고개만 잠시 움직이게 해 줄 테니 교체하고 싶으면 끄덕이고 그대로 쓰고 싶으면 가로저으라고 했어. 당연히 나는 눈도 못 마주친 채로 가로저었고, 그러자 주인은 보지 않아도 웃는 기색인 게 느껴졌어.
설마 정말로 다리를 바꿔 끼우겠느냐, 흠집 조금 난 정도로 그럴 일은 없지 않겠느냐, 설령 바꾸고 싶다고 해도 새 다리가 맞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런 말이었어. 미친 인간이지. 주인은 자기 혼자 신이 나서 주절거리다가 나무 망치를 꺼내서 무릎을 두드려 보기도 하고, 이음새의 상태를 보겠다고 다리를 굽혀 보면서 귀를 가져다 대기도 했어. 중간중간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머리카락을 빗으며 쓰다듬기도 했고. 환자 역할을 아주 잘 하는 모양이라 만족스럽다는 투였어.
그 미친 인간은 그러고 있다가 이상한 연고 같은 걸 꺼내더니 장갑을 낀 손으로 푹 퍼서 무릎에 바르기 시작했어. 살아 있는 인형은 이렇게 해야 덜 싫어한다면서. 다른 주인들에 비하면 자신은 가장 상냥한 사람이고, 그런 자신을 만난 당신도 가장 운이 좋은 인형이라고도 했어. 그럼 이 주인 이전에도 다른 주인들과 각자의 인형이 있었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나는 입을 못 움직이는 상황이잖아. 물어 보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을 못 하게 하니까, 그 인간이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무릎의 상처를 헤집고 노는 걸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어. 이건 놀이라서 아프지 않다고 해괴한 기구 같은 것도 들이대고 이것저것 하고 나서야 이제 진짜 치료라면서 비교적 멀쩡한 약과 붕대를 꺼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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