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12월쯤, 그러니까 막 기말고사를 끝나고 쉴 때 겪었던 일이야. 아이피가 바뀔 수 있는 점 양해 바랄게. 스레딕은 해본 지 얼마 안 돼서 틀리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줘. 조금 있다가 시작할게.

눈 떴을 때는 처음 배정받았던 928호실이 아닌 다른 천장이었어. 벽지도 실크 비슷한 재질 같았고, 침대도 훨씬 따뜻하고 부드러웠고. 커다란 창문을 통해서 햇빛이 비쳤는데 고개를 돌려서 슥 둘러보니까 방도 훨씬 넓었어. 고급 카펫에, 탁자에, 벽난로까지 온갖 호화로운 건 다 모여 있었어서 나름 넓고 좋았던 처음 배정받은 객실이 초라해 보일 정도였어.

그리고 눈을 뜨기가 무섭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어. 누구세요? ■ 저랍니다. 잠은 잘 주무셨나요? ...(이때 살짝 기분이 나빴어. 깨어나서 처음 마주친 게 검은 집사였어서.) ■ 하하, 너무 경계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잘도 그러겠네요. ■ 그나저나, 잠시 문을 열어주시겠어요? 쓰러져 계신 동안 객실을 옮겨드렸는지라. ...죄송한데 혼자 있고 싶어서요. ■ ... 이러고 검은 집사는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 그럼 어쩔 수 없지요. 먼저 열어주실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하더니 더 이상 말을 건네지는 않았어.

기다리겠다는 말에 그래봤자 얼마나 기다리겠나 싶어서 무시하고 탁자 위를 살폈어. 첫날 받았던 안내문에도 써있었듯 해가 한 번 뜰 때마다 물잔을 비워야 했으니까. 다행히도 안내문도, 물잔도 있었어. 일단 쭉 마시고, 한 숨 더 잤지. 어떻게 해서든 저 집사 만나는 게 무지하게 싫었거든!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이미 떨어져 있었어. 하늘이 깜깜해졌길래 이정도면 갔겠지 하고 생각했어. 식사도 거르고 잤으니까 배도 심하게 고팠지. 일단 밥이라도 먹으려고 네글리제? 같은 잠옷에 슬리퍼만 대충 신고 문을 열었어. 이 시각에 저녁 먹을 사람은 없을 것 같아서 옷차림은 신경 안 썼어.

그런데 문 앞에 떡하니 그 집사가 서 있는 거야. 희미하게 웃고 있었어. 허기고 자시고 기분이 팍 상해서 다시 문을 닫으려니까 그걸 턱 잡더니 ■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는데, 절 두고 다시 들어가실 건가요? 그렇다면요? ■ 너무 서운하겠죠. 제가 아쉬울 건 없잖아요? ■ 글쎄요. 그건 함께 가 봐야 알 일이죠. 이 능구렁이 같은 집사가 끝까지 안 놔주더라. 언변이 뛰어난 것 같았어. 뭔 말을 해도 한 마디를 안 져.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함께 있기 싫어요. ■ ...이런, 방금 하신 말씀은 꽤 상처인 걸요. ... ■ 상처받은 불쌍한 저를 봐서라도요. ......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계속 거절하기도 힘들었고 정황을 보니 계속 기다렸던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문을 열어줬어. 이게 시발점인 걸 모르고 집사가 저리 행동하니까 순순히 열어줬다니 참 바보같았네.

내 앞에 드러난 검은 집사는 어김없이 멀끔한 연미복 차림이었어. 새까만 머리는 허리 언저리까지 내려왔는데 붉은 리본으로 단정히 묶었고, 시뻘건 눈은 언제나처럼 날카롭게 뜨면서. 문을 열어주니까 희미하게가 아니라 빙긋 웃었어. ■ 하하. 이제야 열어주시는 건가요? 그쪽이 워낙 꺼림칙해서요. ■ 당신이 경계심 가득한 건 아니고요? 그럼 반갑다고 손이라도 잡아드릴까요? ■ 그러신다면야 기꺼이. 지금 그 뜻이 아니잖아요. ■ 원래 입 밖에 낸 말은 지켜야 하는 법이랍니다. 초면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 잘도 그러시겠어요. ■ 초면이라니요. 또 상처받았습니다. 우리가 처음 본 사이는 아니잖아요? 흑흑. 오늘은 제게 상처만 주시는 군요. ... (저 새끼가 진짜...) ■ 오, 그렇다고 욕설은 쓰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볼 수 있는 게 한둘이 아닌 지라. 알게모르게 상처받는 여린 집사라고요? (...?)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 어쩜 이렇게 단호하실까요. 저택 내부를 걸으면서 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난 이런 대화를 할 게 아니라 집사가 부른 이유를 알아야 하잖아. 그래서 화제를 돌렸어. 이제 시시콜콜한 이야기 할 때는 지났지 않아요? ■ 당신이랑 있으니 불필요한 대화가 많아지는 기분이네요. 칭찬 맞아요? ■ 물론이죠. 그래서, 절 부른 이유가 무엇인가요? ■ 간단합니다. 저랑 대화만 나눠주시면 됩니다. 그러더니 집사가 갑자기 겉옷을 벗어서 어깨에 둘러 줬어.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보니까 덧붙였어. ■ 하지만 당신에게 이런 차림으로 나와도 된다고는 안 했답니다. 저는 경계하시면서, 다른 분들 시선은 경계하지 않으시나 봅니다. 그렇죠? 혼자 식사만 하고 들어가려고 했어요. 게다가 식사하러 나올 사람도 없을 텐데요. ■ 사용인이 없지는 않잖아요? 그게 문제라도 되나요? ■ 물론이죠. 하더니 집사가 천천히 내 쪽으로 걸어오다가 벽으로 세게 밀쳤어. 이게 미쳤나 싶어서 따지려는데 손목이 억세게 잡혀서 머리 위로 고정되더니 못 움직이게 만드는 거야.

집사는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하다가 귀에 대고 말했어. ■ 이런 사람도 있답니다. 지금은 제가 함께 있지만, 앞으로는 옷차림에 신경 써 주세요. 그리고 할 말이 끝나니까 손을 놓고 흐트러진 옷도 도로 정리해 줬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안이 벙벙하니까 다시금 말을 걸어왔지. ■ 많이 놀라셨나요? 아예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 경각심을 일깨워드리려고 했습니다. 그걸 누가 모르겠어요? ■ 아시는 것 치고는 옷이 너무 얇으시길래. 그렇다고 해도 과하게 한 것 같지 않아요? ■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지요. 한 마디를 안 지시네요. ■ 워낙 언변에는 욕심이 있는지라. 뭐... 이제 튈 기력도 없고 번거로울 것 같아서 집사가 걷는 대로 따라 걸어갔어.

스레주나 저 집사나 티키타카 잘하네.. 일단 보고있어!

오....... 나만 집사 설레......?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건가요?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정해놓고 가는 거 아니었어요? ■ 농담이었습니다. 당신만 좋으시다면 정원을 거닐어 볼까 합니다만. ...알아서 하세요. ■ 그나저나. 너무 딱딱하신 것 아닌가요? 조금은 풀어질 법도 한데 말이죠. 당신 같으면 풀어질 것 같아요? ■ 못할 거야 없죠. 대략 이런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저택 정원에 도착해있었어. 아무리 그래도 한두 명쯤은 있을 것 같은데 아무도 없어서 한산하더라. 공기가 차가워서 절로 달달 떨었는데 집사는 또 이걸 어떻게 알아챘는지 눈을 내리깔고 보고 있었어. 왜 그렇게 봐요? ■ 추워 보이셔서요. 그렇지 않나요? 뭐... 아예 틀린 건 아닌데요. ■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다른 옷을 입고 오시라고 할 걸 그랬군요. 아뇨...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요. 하니까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더니 ■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이렇게 추운 날에, 이렇게 얇은 차림으로? ...글쎄요. 내가 대답하기가 무섭게 갑자기 시야가 훅 올라가더니 성큼성큼 걸어서 정원 깊숙히 있는 새장 모양 구조물 속 둥근 소파로 갔어. 앞에는 의외로 장작이 타고 있었지. 집사는 날 소파에 앉히더니 소파 위 담요를 가져다가 덮어 줬어. 자기는 한 뼘 정도 옆에 앉더라. ■ 어때요. 따뜻하죠? ...네. 그렇네요. ■ 이제 말씀드려도 될까요? 무엇을요? ■ 뭐, 여러가지요. 이제 13층은 가지 마시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군요. 알고 있었어요? ■ 이 저택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면 뭐든 알고 있답니다. 물론 새 객실로 손수 당신을 옮겨드린 것도 저지요. 아... 아, 네. 일단 그건 감사합니다. ■ 천만에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제 옷은 왜 갈아입혀져 있어요? ■ 먼지 묻은 옷을 계속 입고계실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그게 아니라요. 누가 갈아입혔냐고요. ■ ...아. 그걸 물으신 건가요? 하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방긋 웃으면서 ■ 객실 담당 사용인이겠지요. ...정말이에요? ■ 그럼요. 물론이죠. ... ■ 자, 자. 옷 이야기는 그만. 당신에게는 하고픈 말이 꽤 많답니다. 하고픈 말이라면요? ■ 제가 당신을 기다렸다는 사실이지요. 이 무슨... 신박하고 참신한 개소리인가 싶어서 대놓고 썩은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눈은 텅 비었는데 장작불 때문에 더 빨개진 채 상처받은 얼굴로 보더라. ■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시죠? 당연합니다. 저 같아도 그랬을 거니까요.

>>212 ㅜㅜㅜㅜ 그치.. 나도 개설렘ㅁ

>>214 ㅎㅎ 설렜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딱 저 행동만 두고 보면 나름 그런 것 같기도 하네! 봐줘서 고마워:)

흐흐 근데 옷 진짜로 사용인이 갈아입혀준거 맞아?? 왜 뜸을 들일까~~( ͡° ͜ʖ ͡°)

>>214 후욱후욱 나도 설렌다 집사 너무좋아....,.,,,

>>216 ㅋㄹㄹㅋㄹㅋㄹㅋㄹ표정 진짜 음흉해보인다 =͟͟͞개=͟͟͞웃=͟͟͞겨

>>216 >>218 사실 나도 의심스럽긴 해ㅋㅋㅋㅋㅋ 워낙 능구렁이같은 이상한 집사라서... 그나저나 이모티콘 진짜 음흉하다ㅋㅋㅋ

혹쉬 집사랑 그 대저택 주인?? 닮은 연예인 있어??ㅎㅎㅎㅎ

>>220 음... 내가 연예인은 잘 모르긴 한데 혹시 여기 외부링크 첨부해도 되는 거야...?

>>221 호달달달 보고 싶어서 현기증나요...

>>220 >>222 >>223 음... 이미지 사이트 뒤져도 딱 생각나는 거 찾기가 힘드네... 정말로 닮은 연예인도 없는 것 같아... 미안해ㅠㅠㅠ 열심히 묘사해볼테니까 상상력에 맡길게!

레주레주 그 집사는 잘생겼어??? 어뜨케생겼어??? 내 머리속은 지금 잘생긴 밝은색 머리에 한손으론 주전자를 받치고있는 키는 179정도의 저음도아닌 조금 높은 저음의 존잘남이 보여

저를 왜 기다려요...? ■ 당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있어서입니다. 저도, 주인님께서도요. 당신이 아니라면 이룰 수 없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일을 제가 한다고요...? ■ 물론이죠. 하실 수 있습니다. 어... 뭐길래 그러시나요? ■ 아직은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때가 되면, 당신이 꼭 필요할 때가 다가오면 말씀드리지요. 집사가 웃으면서 담요를 여며주는데 계속 방긋방긋 웃고 있었어. 뭐 저리 좋은가 싶어서 계속 썩은 얼굴로 보니까 갑자기 고개를 들어서 빤히 바라보는 거야. ■ 얼굴, 계속 찌푸리실 건가요? 남이사. ■ 저는 웃는 쪽이 좋습니다만. 그래서요? ■ 이왕 계시는 거, 동행인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 정말... 이상한 사람이구나 하면서도 저렇게까지 하길래 웃겨서 피식 웃었어. ■ 그래요. 그렇게요.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딱히 당신 보라고 웃은 건 아니... ■ 목적이야 어찌됐건 웃으셨잖아요? 아... 예...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225 고양이상에 허리까지 오는 새까만 머리랑 피같은 적색 눈동자야! 내가 160 중반쯤인데 약 세 뼘 차이나니까 계산해보면 2m가 넘네... 목소리는 저음도 중저음도 아니고 적당히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 연상되는 목소리도 모르겠다 생각하려고 하면 더 생각이 안 나ㅠㅠㅠㅠㅠ

>>227 ㅇ...옹..ㅜㅜ.....

>>228 내가 상상을 깨버렸나...!? 미안해 레스주ㅠ.ㅠ 그래도 봐줘서 고마워!

>>229 아냥!! 잘보고있다귱

오홓홓 까만집사 왜이렇게 매력넘치냐ㅠㅠㅠㅠㅠ 레주야 대화 더 풀어조라ㅜㄴㄷㅜㄷㅠㅜ

초반부터 쭉 봐왔는데 오랜만에 와서 레주 필력에 힐링 하고 간다 ㅜㅜ 뒷 이야기 노모 궁금한것 !...! 썰 풀어줘서 고마워 !

>>232 필력에 힐링이라니... 부끄럽지만 좋다 봐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계속 집사 얼굴 보고있기가 좀 그래서 불만 봤는데 집사는 계속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말했지. ...왜 자꾸 봐요. ■ 아, 뭔가 신경쓰이는 게 있어서 말이죠. ...? ■ 발칙하고, 예의없는 친구가 한둘이 아니라서요. 이 저택을 관리하는 입장으로 매우 성가시군요. 그게 뭐길래... 순간 집사가 내 어꺠너머로 손을 뻗었는데 무언가가 뚫리는? 탁한 소리가 나다가 쓰러지는 소리도 났어. 당황해서 뒤를 돌아보려는데 집사는 웃으면서 뻗지 않은 손으로 우리가 검지를 세워서 입술에 갖다대는 거야. ■ 쉿. ... ■ 한 번만, 아니다. 어쩌면 앞으로 수 없이 눈감아주시겠어요? 부탁드리겠습니다. ...... 집사가 손을 빼니까 역한 냄새랑 피비린내가 섞여서 진동을 했어. 내가 아무 말도 못 하고 덜덜 떨다가 어쩔 줄 몰라 하니까 집사는 입가에 댔던 손을 떼서 눈을 가려주고는 말했어. ■ 자, 셋만 세어 주시겠어요? ... 일단 순순히 셌어. 뭐 어쩌겠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마음 속으로 셌는데 셋 하자마자 집사가 손을 치웠는데 아무것도 없었단 듯이 아까처럼 웃으면서 날 보고 있었어.

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 방해꾼 처리였습니다. 방해꾼이요...? ■ 예. 방해꾼이요. 당신이 제멋대로 돌아다녔을 때 발목을 잡았던 그 친구 곁으로 보내 주었답니다. 그때 난 분명 혼자 있었는데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까 저택 안의 상황이면 뭐든 안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겠다고 새삼 느꼈지. 집사는 이어서 말했어. ■ 그리고... ...? ■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지요. 갑자기 달려드는 탓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 ... ■ 들어가시겠어요? 더 계셨다간 더 위험해지실 것 같아서. 아... 네. 들어갈게요 그럼. ■ 좋습니다. 가서 못다 한 일과를 마쳐 보죠. 아직 식사도 안 하셨잖아요?

엉엉ㅜㅜㅜㅡㅡㅜㅜ 어떡해 집사 나만 설레냐..?

와 뒷이야기 완전 궁금해ㅜㅜ 잘 보구잇엉

그렇게 검은 집사와 함께 레스토랑으로 향했어. 이곳에서 시간의 개념은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한밤중이라 객실에서 쉬는 투숙객이 대부분인지라 내부는 직원 말고는 아무도 없었어. 사람이 없는데 굳이 계속 문을 열고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직원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집사는 날 데리고 가장 상석으로 향했어. 누가 봐도 가장 호화로워 보이는 테이블로 가더니 의자를 빼주면서 말했지. ■ 여기 앉으시겠습니까. ????? ■ 왜 그러시나요? 제가 이런 데 앉아도 돼요...? 다른 자리도 괜찮은데... ■ 제 권한이니 상관없습니다. 극진히 대접하라는 주인님의 말씀이십니다. 물론, 제가 원해서도 맞지만요. 자, 어서. 우리 레더들은 설레지만... 난 집사가 너무 수상했어. 왜 생판 남인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 해주는지도 모르겠고 받기만 하기에는 찝찝했지. 기분은 좋은데 뒤가 구려. 내가 뭐라고 극진히 대접하라는 건지...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난 배가 고팠으니까! 순순히 앉았어. 집사는 내 맞은편에 앉았는데 테이블이 큰 듯 크지 않아서 서로 접시를 건네주는 정도는 가능했던 것 같아.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들이 음식을 내왔는데, 내가 앉은 테이블이야 사람이 있으니까 당연하지만 이상한 건 직원들은 사람이 없는 테이블에도 음식을 내려놓았어. 그뿐만이 아니라 맛있게 드시라는 인사까지 하는 거야. 얼빠진 얼굴로 보고 있으니까 직원들에게 가장 깍듯한 인사를 받은 집사가 다시 말을 걸어왔어. ■ 저들은 아마 당신 눈에 안 보일 겁니다. 저들이요? ■ 이 저택의 투숙객분들께서 모두 잠드시면 식사를 즐기러 오는 이들입니다. 보통은 서로의 눈에 보입니다만, 식사할 때 비위는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비위라고 할 것 까지야... 그나저나 어떤 존재길래... ■ 자, 자. 수프가 식겠군요. 어서 드시지요. 눈에 안 보이지만 식사는 하는 존재들에 대해 물어보니까 갑자기 시선이 나에게 꽂히는 느낌이 들면서 오싹해졌어. 그걸 눈치챘는지 집사는 웃고는 있었지만 급하게 말을 끊는 것 같았어. 수프야 간도, 온도도 딱 내게 맞춰져 있었고 맛도 있어서 한두 번 먹다 보니까 금방 비웠고. 먹는 도중에 흘끔흘끔 집사를 봤는데 정말 우아하게 먹고 있더라. 난 배고파서 싹싹 비웠는데 스푼 하나 드는데도 저러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집사야...

뒤이어 호화로운 요리가 연달아 나왔는데, 집사는 자기 앞에 놓인 음식들을 먹기 좋게 자르고 있었어. 나한테 주려나 했는데 그냥 자기 앞에 두더라... 내 앞에도 같은 요리가 나왔는데 포크랑 나이프를 여러 개 주니까 뭘 써야 될 지 모르겠어서 아무거나 집어서 스테이크부터 잘라봤지. 그런데 제대로 안 썰리길래 힘 줘서 톱질이라도 하듯이 잘랐는데 그래도 안 썰리니까 슬슬 화가 나는 거야.

역시 끊는 거 드라마 급.,, 너무 재밌다 요즘 레주 글 올라오기만 기다리는 중이야 ,,

>>241 고마워...! 기다리고 있다니 한참 남았지만 열심히 풀어볼게!

그래서 조금 신경질적으로 칼질을 했던 것 같아. 날붙이랑 자기 접시가 서로 긁고 긁히면서 내는 듣기 싫은 소리가 나길래 아차 싶어서 바로 멈추긴 했어. 했는데... 아까 느꼈던 수 많은 시선이 다시 느껴졌어. 당황해서 다시 집사를 보니까 시선을 살살 피하면서 의미심장하게 곤란한? 미소를 짓고 있었어. 무슨 일이길래... 고기 좀 세게 자른 게 그렇게 잘못인가... 하는 순간

아까까지만 해도 눈에 안 보였던 집사가 언급한 그 존재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어. 통상적인 사람의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문제는 중간중간 섞인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것들이었어. 지독한 악취는 기본이요 얼굴이 반쯤 녹아서 음식을 먹는 건지 다 흘려서 버리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던 존재도 있었고, 일본의 그 목 긴 요괴? 비슷한 여자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긴 목을 늘려 가면서 레스토랑 내부를 샅샅이 훑어보는 등등... 눈이 없는 존재조차도 시선을 이쪽으로 보내는 게 느껴질 정도였지. 텍스트로 쓰면 별 거 없이 무시하고 먹을 수 있을 것 같겠지만 봤던 것보다 순화해서 쓴 거고, 당시에는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구역질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 그리고 곳곳에서 쑥덕이는 소리도 들렸어. 킥... 킥... 맛있겠다... 살아있는 거다... 생고기... 킥킥... 이제 익힌 건 지긋지긋해... 저거 먹고 싶다... 뭐 대략 이런 섬뜩한 말들... 아까까지만 해도 분명 소고기라고 믿었는데 저 말까지 듣고 나니까 고기조차도 인육으로 보였어. 눈 앞의 정체모를 고기, 내게로 꽂히는 시선, 이상한 말들... 자르던 고기도 팽개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니까 어느샌가 집사가 바로 옆으로 와서 다시 눌러앉혔어. ■ 식사는 끝까지 하셔야지요. 이미 들켰으니 눈에 띄는 행동은 자제해주시길. 아니 저기요... 지금 편하게 먹을 상황이에요...? ■ 드셔야 합니다. 그래야 의심받지 않아요. 욱... 정말 토할 것 같았어. 저 자식은 왜 또 저러는지 차라리 아까처럼 데리고 나가주지 뭘 먹으라 마라인지... 내가 싫다고 질색해도 집사는 아랑곳 않고 아까 미리 잘라둔 자기 몫의 접시를 가져오더니 한 입 크기의 고기를 포크로 찍어 입가에 가져다댔어.

그리고 숙여서는 귓속말을 걸어왔어. ■ 먹는 척만 하세요. 절대로 삼키시면 안 됩니다. 한 입만 드시고 나면 객실까지 바래다드리겠습니다. ...... 에라 모르겠다... 눈까지 질끈 감고 주는 대로 한 입 받아먹었어. ■ 잘하셨습니다. 서너 번 씹는 척만 하니까 집사는 그제서야 부드럽게 웃으면서 접시와 포크를 내려놓고 레스토랑 밖까지 물 흐르듯 날 데리고 나갔어.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지. ■ 직원 문제는 걱정 마시지요. 제가 있으니까요. 나는 입에 고기를 물고 있으니까 말을 못 해서 고개만 끄덕였어. 집사는 몇 층인지도 모를 곳까지 가더니 내 객실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줬고. 나는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는데 고기 조각 때문에 음음 읍읍 이정도만 하니까 집사가 뭔가 잊어버렸었다는 얼굴로 말했어. ■ 아차, 고기가 있었죠. 이걸 어찌한담. 지금 입 밖에 내면 다들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 올 텐데 말이죠. 흐음, 이걸 당신에게 드시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렇죠? 당신도 사람 고기는 먹고 싶지 않잖아요.

사람고기 .,,,, ,, ㅂㄱㅇㅇ !

워메 진짜 인육이야????

레주 언제와 저거 어케되는거야;;;;

다음 궁금해.. 얼른와 ㅠㅠ

아니 재밌는 소설인가보다 하면 되는 것을 과몰입하는 게 이해가 안 돼

과제해야하는데 넘 재밌어서 다 읽어버렸어 ㅜㅜ 레주 빨리 와서 뒷편 써조!!

설마.. 집사가....? 힛힛 레주야 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

음... 집사가 슬슬 다가오는데 나는 솔직히 싫어서 억지로 씹었거든. 내가 아는 소고기 맛이랑 좀 다른? 특이한 맛이었는데 맛있다까지는 아니고 역했어 토할 것 같았는데 저 집사랑 닿는 것보다야 나을 것 같아서 어거지로 씹어삼켰어. 그러니까 집사가 진짜 의외라는 얼굴로 놀라는 거야. ■ 세상에... 진짜 드신 건가요? 그쪽이 몹쓸 짓 할 것 같아서요. ■ 오히려 도움인 것을요? 동의가 없으면 범죄예요. 그걸 모르는 사람은 아닌 줄 알았는데? ■ 하하... 이런, 제가 그렇게 보였나요? 그럼 뭔데요? ■ ... ? ■ 아무것도 아닙니다. 모쪼록 편히 쉬시길. 퍽이나요. 그러고는 검은 집사는 얌전히 나가서 방문을 닫았어. 나도 피곤해서 그대로 잠들었지.

레주 왔었구나 요즘 많이 바쁜가 ? 오늘도 잘 보고가 !.

...? 스레주 왔는데 갤러리 정리하다가 이때쯤으로 추정되는 때에 찍은 사진이 있어... 뭐지 한밤에 이런 데를 가서 찍을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우와!! 올려줄 수 있어??

>>258 헉 뭔데 ?. 궁금히다

언제 올라올꺼야ㅠㅠ 나 너무 궁금해ㅠㅠㅠㅠ

1616678399451.jpg이런...? 사진인데 뭘까 이거 이런 곳이 있었나

와 소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62 뭐야??? 레스주가 직접 찍은거야..?

>>264 모르겠어... 날짜가 대충 맞아 떨어진다는 것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어. 애초에 저 하늘은 밤이 아닌데 대체 왜 있는 걸까...

레스주 언제와 ㅠㅠㅠ

레스주... 언제 와 ㅠㅠ 오늘 봐서 정주행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끊길 줄은 몰랐네 빨리 듣고 싶다 저 사진은 또 뭐야... 너무 소름 돋는다

레주 언제 와 ??? 너무 궁금하다 ㅠㅠㅠ 요즘 바쁜가?

뭐야ㅜㅜ 이거 엄청재밌다... 레주 필력 엄청 좋다!! 장편소설 보는기분이야 두근두근

레주 올까봐 매일 들어와보는 중인데 뒷얘기 진짜 궁금하다...!!

레주왔다... 고등학생이라 바쁘네 오늘 공부하고 시간 되면 이어서 풀게!

레주한테는 실례일 수도 있는데 나도 한번 그런 곳 가보고 싶다

>>275 천천히 와 얼마든 기다릴게 ! 레주 고3이구나 ., 나도 마찬가지라서 슬프다 ㅜㅜ 화이팅하자 !.

sssd.PNG.jpgsssd.PNG.jpg사진 되게 세계2차 대전쯤에 영국이나 유럽쪽에서 찍힌느낌이다. 약간 빛바랜 사진 느낌? 가장 비슷한 느낌의 사진 찾아서 올려봥 재질은 약간 나무판자 집 같은데.. 음 약간 뭐라그래야 하지??? 펜션느낌? 약간 그런 느낌도 돈다

레주 안오는 것 같아서 스탑달고 갱신할게

레주 어디갔어ㅠㅠㅠ 뒷이야기 너무 궁금하다..ㅠㅠㅠ

오늘 시험 끝났어! 체력 회복하고 나서 천천히 풀게~

와 레주 필력 뭐야 이걸로 책이나 영화 나오면 재밌겠다

오늘 다 읽어봤는데 흥미진진하다 레주가 빨리 풀어줬으면

스레주 왔어. 요즘 수험생활이 힘들어서... 자주 못 오네.

나였으면 검정 집사한테 빠져서 집사한테 의지하면서 쫄래 쫄래 다니다가 벌써 황천길 갔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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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레스 무덤에 인사드리고 바라는 일 부탁드리면 안된다는데 드렸을때 1분 전 new 264 Hit
괴담 2021/06/16 17:31:01 이름 : 이름없음
550레스 2문장으로 괴담 만들기 7분 전 new 4155 Hit
괴담 2021/03/01 14:07:41 이름 : 이름없음
13레스 나 귀신 봐 질문 답변해줄게 30분 전 new 50 Hit
괴담 2021/06/22 13:29:56 이름 : ◆3xA0oNvzRDB
145레스 Liminal space 사진을 모아보자 58분 전 new 6758 Hit
괴담 2021/02/08 16:43:58 이름 : 이름없음
16레스 아는 강령술중에 유명하지 않은거 있어??? 1시간 전 new 182 Hit
괴담 2021/06/16 16:28:14 이름 : 이름없음
5레스 음~ 갑자기 무서웠던 거 생각남 작년에 여름 휴가때 있었는 일인데 1시간 전 new 22 Hit
괴담 2021/06/22 13:45:22 이름 : 이름없음
81레스 밤의 학교의 구름다리는 쳐다보지도 말 것. 1시간 전 new 263 Hit
괴담 2021/06/21 16:09:31 이름 : ◆8qrs1fSHu64
120레스 정령 소환에 대해서.. 2시간 전 new 1401 Hit
괴담 2021/06/04 23:19:26 이름 : 이름없음
8레스 너네는 비과학적인 현상을 믿어? 3시간 전 new 59 Hit
괴담 2021/06/22 09:38:28 이름 : 이름없음
24레스 고통없이 죽는 방법 3시간 전 new 352 Hit
괴담 2021/06/20 01:36:25 이름 : 이름없음
12레스 옛날에 햄스터 믹서기에 넣는거 기억하는사람 있나 3시간 전 new 323 Hit
괴담 2021/06/21 10:00:31 이름 : 이름없음
329레스 신일까 귀신일까 요괴일까 4시간 전 new 4206 Hit
괴담 2021/02/18 11:01:56 이름 : ◆7z867wINums
447레스 무당 아들이야 궁금한거 말해봐 5시간 전 new 3456 Hit
괴담 2021/06/01 19:42:12 이름 : 무당아들
27레스 일년동안 알고 지냈던 이상한 일본인 6시간 전 new 166 Hit
괴담 2021/06/21 13:13:13 이름 : 이름없음
7레스 그 스레 무슨 스레였지? 찾아도 안나옴 10시간 전 new 221 Hit
괴담 2021/06/20 13:39:22 이름 : 이름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