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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본 새에 더 예뻐졌네.
여자가 침대에 앉아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쥐고 있는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고요한 정적 사이를 비집고 힐 소리를 또각, 또각 내며 남자가 쥔 다 구겨진 담배를 들어 불을 붙였다. 그녀의 손톱이 빨갛게 빛이 났다.
-이번엔, 누구 피를 뽑아서 손톱에 칠했대...?
남자가 힘없는 목소리로 헛웃음을 내며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는듯 묻자 여자가 잠시 의아하다는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는 알아들었다는듯이 아, 하며 소리를 내고 웃어보였다.
-아하하, 손톱에만 칠한거 아닌데.
-하...?
이번에는 남자가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여자의 짙은 빨간색 입술을 보고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어이 없다는듯 웃었다. 어이 없다기 보다는, 이제는 지겹다는 듯한 소리였다.
-....
분위기가 바뀌었다. 더 이상 차가워지지 않을것 같은 공기가 더욱 차가워진것 같았다. 그녀의 심기를 건드린것이다. 예전에 그녀가 그에게 그런 웃음 뱉지 말라고 장난스레 잔소리를 한적이 있었다. 물론, 그 때는 남자는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사람의 눈알을 도려내고 배를 가르는 인간이라는걸 몰랐을 때였지만. 본능적인 공포가 남자의 목을 조여들었다.
하지만 아닌척 불이 붙은 담배를 천천히 입에 물고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왜, 그렇게 목매던 네 개새끼가 물려 드니까 짜증나?
여자가 그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빨간색 입술이 유독 눈에 띄었다. 몇년처럼 느껴지는 몇초간의 정적이 끝나고, 그녀가 다시 한번 웃어보였다. 이번에는 좀 더 끔찍하고, 끈적하게.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긴 한데, 지금 너 너무 예뻐서. 그러곤 남자의 입에서 담배를 낚아챈 여자가 그를 뚫어져라 내려다보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한번 담배를 쫍, 하고 빨더니 입에서 담배를 빼내고 남자의 뒷목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너,
남자의 말이 끊겼다. 여자의 혀가 그의 입속 깊히 파고들었다. 담배 연기가 한순간에 그의 입 안을 가득 매웠고, 담배의 매캐한 연기와 그녀의 입술에 칠해져있던 피 맛이 입 안을 헤집었다. 남자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여자를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어지럽고, 미친듯이 더웠다.
-콜록, 켁, 야 이 미친년아-,
-귀여워라. 피 맛 좀 보라고.
여자가 싱긋 웃으며 남자의 입술을 문질렀다.
-너 이 색 잘 어울린다. 나중에 만들어서 하나 줄게.
그러고는 남자의 목을 한번 꽉 쥐었다가 기분이 좋은듯 흥얼거리며 탄창과 나이프 하나를 챙긴후 방을 나갔다.
탕.
또 총소리가 났다. 이젠 익숙해진 소리에 남자는 미쳤다고 생각하며 여자가 버린 담배를 주워 입에 물었다.
미얀... 걍 갑자기 생각나서 싸질렀는데 보여줄 사람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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