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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국은 나이 차이나면 대하기 힘들어하나? (2)2.카톡 없어서 엄마랑 싸웠어. 내가 문제야? (7)3.이런 흉터 어떻게 가려? (2)4.. (4)5.. (1)6.. (1)7.. (5)8.좀 진지해 (2)9.갑자기 이유없이 오열했는데.. (5)10.부모님이 나한테 했던 말이나 행동중에 제일 상처받은거 쓰고가줘 (581)11.🥕 성고민 잡담/질문스레 🍇 (461)12.나 같은 사람있냐 (5)13.혹시 구피 키우는 레주들 있어? (1)14.입원치료를..받아야할까? (1)15.🗑🗑감정 쓰레기통 스레 6🗑🗑 (329)16.트친이 다른거 파기 시작하면 기분 안좋지 않아? (5)17.현실도피 하지 않기 (166)18.일본 대학 간거 너무 후회중임...지금이라도 자퇴할까? (8)19.담배핀다니까 친구한테 맞았다 (9)20.사주보면 (2)
이렇게 말하려니까 웃기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맞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태어났을 때 엄마아빠한텐 나 하나가 전부였고 그래서 난 먹는 거 입는 거 다 좋은 것만 받으면서 자랐어 동생들이 태어났지만 난 동생들 때문에 내가 받던 것들이 부족해졌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 지금도 영양제에 뭐에 좋은 거 먹고 비싼 거 입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있고, 동생들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할 뿐이야 근데 왜 지금은 이렇게 불안하고 무서울까 ㅋㅋㅋㅋㅋ
그래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냥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면 안 됐어 아니 그렇게 만들면 안 됐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그랬잖아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거 다 자기 덕분이라고 나 혼자 이렇게 하게 된 것 같냐고. 그러니까 그냥 처음부터 나 같은 애한테는 아무것도 시키지 말고 기대하지도 말았어야 해
엄마가 그랬잖아 내가 어려서부터 너무 똑부러지고 야무졌다며 ㅋㅋㅋㅋㅋㅋ 다중지능 검사 했더니 내가 언어지능이 또래 수준에서 상위 1~2%였고 나머지도 다 5% 안쪽이었대 그래서 또래보다 말하기 읽기 쓰기도 2~3년 일찍 뗐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서 많이 읽었잖아 그렇게 애기때부터 별걸 다 시켜준 덕분에 지금 할 수 있는 게 많은가봐 그치? 젤 싫어하는 수학도 도형 부분은 재밌다고 느낄 정도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말하는 거랑 앞에 나서는 것도 좋아해서 4살이던 내가 초등학생들 다 제치고 2등 했었잖아 미술도 학원은 안 다녀봤지만 집에 스케치북 크래파스는 당연하고 캔버스 유화 수채화 종류별로 다 있었잖아 붓도 호수별로 종류별로 다 놔두고 ㅋㅋㅋㅋㅋㅋ 그래 그래서 그림도 어느 정도 그린다 치자 그래서 유치원도 1년 일찍 갔잖아. 진짜 애기때 누가 피아노로 친 노래 듣고 그대로 따라 쳤어 피아노 배운 적도 없었고 계이름도 몰랐을 때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난 내가 뭐든 잘 하니까 엄마가 기뻐한다고 생각했어 실제로도 그랬고, 그런 이유 때문에 난 무엇도 놓을 수가 없었어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그랬어 피아노 학원에서 배우던 성악으로 콩쿠르 나갔다가 얼떨결에 입상해서 최우수상 받았었잖아 수영도 몇 년 배우고 나서 선수반 제의 받고 잠깐 들어갔다가 나왔었고 ㅋㅋㅋㅋㅋㅋ 교내대회도 과학 글쓰기 그림 등등 장르 관계없이 내가 거의 다 받아왔고 그중에서도 글쓰기가 제일 특출났던 것 같아 난 내가 글쓰기 하는 걸 엄마가 좋아해 줘서 좋았어 그래서 저번에 우수상 받아왔을 때 나 스스로도 너무 싫었어 아니 사실 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엄마가 실망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이 너무 싫었어
바이올린을 시작했는데 조금 하다 보니까 그냥 내가 그것의 일부인 것처럼 악기를 안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어 사실 이건 지금도 그래 ㅋㅋㅋㅋㅋ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배워나가다가 나간 콩쿠르에서 1등이었어 뭐 그래 기뻤지 결과적으로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중학교 첫 시험도 성적이 잘 나왔었어 내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는데 엄마도 수학 90점 초반대인 거 빼고는 별 말 안 했고 그래서 난 내가 아직 잘 하고 있구나 안심했던 것 같아 근데 나 진짜 하면 할수록 이제는 미끄러질 것 같아서 무섭고 한 번만 헛디뎌도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들이 다 무너질 것만 같아서 더 불안해하고 긴장하게 돼 점점 성장해야 하는데 왜 난 점점 퇴행하는 걸까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배신할 때의 기분이 아직도 너무 생생해서 잊혀지지가 않아 그래서 더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지키려고 하고 모순적으로 어떤 일에 내 마음을 너무 다 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원하는 내 모습은 어떤 거야? 사실 어제 묻고 싶었어 근데 이젠 그냥 말하기 싫어 대화하면 할수록 둘 다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더 깊은 시궁창에 빠지는 기분이야 엄마는 지금 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답답한데 내가 엄마가 원하는 대로 바뀌면, 바이올린 그딴 거 다 때려치고 바라는 대로 "여행가서 경험도 많이 쌓고 가족이랑 시간도 많이 보내면서 성적은 잘 나오는"애가 되면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아 아니 지금 내 모습중에 엄마가 만족하는 게 있긴 해? 외적인 것만 봐도 그래 키부터 다리 머리카락 입모양 턱까지도 다 지적하잖아 그냥 날 보면 부정적인 소리부터 하는 것 같아
난 내가 연예인이나 모델처럼 뛰어나게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기준치는 되는 것 같아고 생각했어 그렇잖아 나 엄마한테 말은 안 했지만 그 때 그 캐스팅 전에 한 번 후에 한 번 총 두 번 길거리 캐스팅 받았었어 다 무슨무슨 회사라 해서 찾아보니까 오디션도 많이 보더라 뭐 내가 관심이 없어서 어차피 상관 없었던 거지만... 그런데도 엄마한테, 몇몇 악의적인 말 하는 주변 사람들한테 지적받고 나니까 그냥 내가 누군가의 기대와 대외적인 내 이미지를 만족시킬 수 있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내가 너무 모자란 사람이라서
나 마지막 콩쿠르 나갔을 때 진짜 열심히 연습했었다? 애들이 놀자는 것도 다 거절하고 연락도 잘 안 보면서 하루에 몇 시간이고 했어 근데 돌아오는 결과는 뭐였더라? 난 이미 정해져 있던 판에 끼워맞춰져 움직이고 있던 인형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뿐이지 ㅋㅋㅋㅋㅋㅋㅋ 그건 그 선생님 잘못이지만 그냥 그 이후로 나도, 지금 바뀐 선생님도 못 믿겠어 그냥 내가 처음으로 힘들게 고통스럽게 열심히 한 것들이 다 가짜였다고 생각하니까 처음에 말한 것처럼 나한테 주어진 내 것을 뺏긴 기분이었어
뭐든 열심히 하는 것도 내 장점이라며 그래서 다 열심히 했어 하나도 안 빼놓고 다 성실하게 임했거든? 근데 돌아오는 건 결국 더 채워야 할 사람들의 기대 뿐이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 그냥
그래서 조금 도망가고 싶어 어쩌면 바이올린이 그 도피처였는지도 몰라 이걸 잘만 하면 난 공부도 악기도 어느 정도 잘 하는 애가 될 수 있고 무엇보다 바이올린이 그냥 좋았는걸 적어도 이건 내 마음대로 연주할 수 있잖아 활이 그어지고 손가락이 짚이는 모양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잖아
그래서 엄마가 내 악보 던졌을 때 너무 화가 났어 엄마가 나한테 한 말들 내가 좋아하는 곡에 대한 부정하는 말들도 너무 아프게 들렸어 난 좋아하는 음악조차 엄마 마음에 들어야 하는 건가 싶고 내가 내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못 하는 이유가 엄마의 그런 행동들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근데 엄마는 내 표정이 불만 가득하고 보기 안 좋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했잖아
그래서 혼자 울다가 잠든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달라지는 건 없고 눈만 잔뜩 부어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 엄만 진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어. 그 표정 때문에? ㅋㅋㅋㅋ 내가 배은망덕하게도 온갖 힘든 일 다 겪으면서 날 잘 키워준 엄마를 무시하는 표정으로 쳐다봤으니까, 내 악보가 다 구겨지고 끝이 찢어지고 보면대가 넘어지고 커튼 봉이 떨어지고 공책이 찢어진 게 다 내 탓이었다는 거잖아 그치? 그리고 내가 이렇게 변한 게 바이올린 때문이라며 내가 악기를 해서 예민하고 날카롭고 거만해진 거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 그 말 들을 때 진심으로 엄마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언제 끝날까 나 이제 그냥 성적 관련된 얘기만 나와도 공격적으로 듣게 되는 것 같아 수학 사실 나 하나도 모르겠어 근데 엄마한테 못 하겠다고 할 수가 없어 나 혼자 제곱근 파트 공부해서 수행평가 본 거 2점 깎였잖아 그래서 이번엔 꼭 만점이어야 하는데 진짜 뭔 소린지도 모르겠고 어거지로 수업 따라가는 것도 지쳐 오죽하면 수학 시간만 되면 스트레스 받아서 이명이 오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야 다른 시간엔 안 그런데 수학 시간만 되면 귀가 울리더라 근데 이것마저 안 들으면 진짜 다 나한테 실망할 것 같아서 못 놓고 있는 거야 나 교과서 문제 푸는 거 수업시간에 못 풀까봐 수업 전에 미리 풀고 끝나고 나서도 복습해 근데도 학원 다니는 애들은 한 시간이면 쉽게 하는 걸 난 혼자서 해야 하니까 못 할 거라는 생각만 들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엔 지금까지 못 한 적이 없었으니까 잘 할 거라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나 진짜 어떡해야 돼?????? 진짜 그냥 엄마 말대로 공부나 열심히 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엄마 나 공부해서 가고 싶은 학과가 없어 내가 바이올린 하는 미래는 너무 선명하게 잘 그러지는데 내가 그 자사고 가서 좋은 대학 들어가서 뭘 할지는 불투명하게만 느껴져 아니 그냥 가면 못 견딜 것 같아
처음부터 못난 애로 태어났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그냥 벌써부터 별별 일을 다 걱정할 일도 없었을 거고 아니 애초에 내가 평범하거나 좀 뒤처지는 애였다면 학교를 조기입학하지 않았을 거니까 그런 일들도 다 없었겠지 ㅋㅋㅋㅋㅋㅋ 지금 대부분의 다른 내 친구들처럼 그냥 적당히 학원 가고 학교 가서 시간 보내고 애들 만나서 놀고 그러면서 지냈겠지? 내가 왜 벌써부터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고통받고 막막함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난 내가 이미 너무 늦게 출발선에 섰다는 걸 알아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아직도 나한테 확신을 주는 게 하나도 없네
그냥 차라리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정해진 길을 살았으면 편했을까? 왜 이것저것 다 시켜서 날 이렇게 만든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누구 탓할 게 아니지 그래 그냥 내 문제야 다 내 고집이고 욕심이지
그래도 시켜줄 수 있을 것처럼 그렇게 말해주고 조금 지나면 또다시 악기 안 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내가 너무 죄책감 들어 내가 아예 누구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일 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런 애였어야 했는데 쓸데없이 눈치보느라 이렇게 된 건가봐. 그렇잖아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여기서 엄마 뜻대로 안 하겠다고 하면 그냥 쉽게 꺾여버리는 얕은 열정에 불과했던 거고 어차피 이런 의지였으면 안 될 길이었다고 할 거고, 내가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계속 하겠다고 하면 현실 직시 못 하고 고집만 부리는 이기적인 애 되는거잖아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 걸 그랬어
그냥 하지 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이게 더 고통스러운 것 같기도 해 아예 하지 말라고 못박으면 진짜 못 견디게 슬프고 원망스럽긴 해도 순응하고 살겠지 근데 하고 싶은 거 하라면서 안 하면 안 되냐고 하는 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무섭다 차라리 내가 한 분야에서만 미치도록 잘하는 그런 애였으면 좋겠어 다른 거 다 기본만 해도 아니 못해도 되니까 한 분야만이라도 천재처럼 하는 그런 애가 되고 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저것도 다 챙기려다가 결국 둘 다 놓치게 될 것 같고 시간이 점점 흘러가는데 난 아무것도 온전히 정하지 못했다는게 너무 싫어 주변 사람들이랑 엄마가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날 불안하게 만들고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계속 피하려고만 하는 내가 싫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정한 길이니까 내가 정한 목표를 이루는 걸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걸 아는데 엄마가 그러라고 했는데 그렇다기엔 아무도 날 안 도와줘 하긴 나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누가 날 밀어주겠어
그래도 가끔씩 듣는 몇 사람의 좋은 말로 버텨내려고 하는데 그것보단 안 좋은 말의 힘이 너무 세서 다시 쉽게 무너져버려 나한텐 좀 더 확실한 뭔가가 필요한데 당장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끝없는 긴 생활을 계속 이어가야만 해 적어도 올해까지는
그래서 난 집에 돈이 엄청나게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는 애들 빽이 엄청나게 좋아서 어떻게든 목표한 걸 성취하는 애들 그것도 아니면 부모가 자기 진로를 엄청나게 지지해주고 신뢰해주는 그런 애들이 부러워 우리 집에 돈이 적은 건 아니야 그렇게 재벌처럼 많은 것도 아니지만 평균 이상은 돼 근데도 내가 악기 하면서 어느 정도 이 상태 유지하고 살려면 동생들 지금 배우는 복싱 미술 도예 가야금 미술 영어 등등...중에 절반은 끊어야 할 거고 나도 내 공부는 지금처럼 혼자 해야겠지 벌써부터 모르는 것 투성이에 너무 어렵기만 한데 ㅎ... 그렇게 많은 걸 걸고 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큰 길이니까 내가 전공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망설이는 걸테고 ㅋㅋㅋㅋㅋㅋ 우리 엄마나 아빠가 예체능 전공도 아니니까 그쪽으로 인맥이 있지도 않고 아니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은 너무 원망스러워 엄마는 날 최선을 다해 키웠다고 하는데, 그리고 나도 쭉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 보여서 너무 힘들어
진짜 한 번도 부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친구가 있어. 아니 애초에 내가 내 기준에서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별개로 누구를 특별히 부러워하거나 그 애의 어떤 면을 가지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잘 안 해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런 나인데도 걔한테서 하나 가져오고 싶은 게 있어 절대 바꿀 수도 없고 어차피 지금 와서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그랬으면 어땠을까 싶은 거...? 나도 참 웃긴다 어렸을 때도 안 하던 투정을 이제야 이런 이런 곳에나 털어놓고 있어
엄마나 아빠가, 아니면 가족 중에 한 명이라도 악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난 충고를 바라는 게 아닌데 나한테는 항상 부담되는 말만 돌아와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내가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알고, 아니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걸? 당연하지 내가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다른 누가 어떻게 알겠어 ㅋㅋㅋㅋㅋㅋ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가 필요하고 뭐가 문제인지도 다 아는데 왜 항상 그런 부분만 헤집는 건지 모르겠어 난 진짜 그냥 믿어줄 테니까 잘 해 보라는 한 마디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어렵겠지 그 말 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이 돈은 숭숭 빠져나가고 엄마 걱정대로 난 방에만 틀어박혀서 공부 아니면 연습만 하는 외골수가 될 테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난 엄마가 이해가 안 돼 내가 악기를 해서 오만한 거라고? 왜 내가 오만한 건데 내가 다른 사람들 기분 안 상하게 하려고 항상 얼마나 조심하는지도 모르고 엄마가 싫어하는 짓 안 하려고 얼마나 신경쓰는지도 모르잖아 엄만 엄마가 보고싶은대로 보면서 왜 내가 표현을 안 하려고 한다고만 생각하는 걸까 내가 엄마를 그렇게 만든 거라고만 말하잖아 웃기게도 그 반대가 항상 내가 생각하던 내용이었고.
이제는 입을 여는 게 너무 어려워 내가 하는 말 한 마디가 다 나를 무시하기 위해 사용될 것 같고 내가 내놓은 정답이 틀리면 나를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고민하게 돼 그렇게 계속 뒤로 빼고 못 말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더 멍청해지는 느낌을 받고 자괴감이 든다? 진짜 웃기지 주입식 교육의 폐혜라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난 저렇게 안 될 거라고 내 의견 말하는 게 뭐가 어렵냐고 했었는데, 이젠 글이 아닌 말로 생각을 말하기가 힘들어 적어도 글은 정리해서 보낼 수 있잖아. 뭐가 상대방이 원하는 옳은 답이고 어떻게 해야 매끄럽게 잘 이어지고 잘 보일 수 있는지 고민해서 보낼 수 있는데 말은 그게 안 돼. 그렇게 나도 모르게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답을 찾고 있어 상대가 원하는 대답이 뭘까 뭘 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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