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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가끔씩 뭐가 보이거나 뭐 낌새 느끼거나 하는 사람이야
그냥 오랜만에 너무 심심해서 접속했어
일단 난 2종류로 귀신을 구별짓는데, 하나는 무해한 거 다른 하나는 실제 힘을 가진 거 이렇게야
둘이 딱히 뭔 차이가 있다고는 말을 못 하겠어
나는 눈에 그런게 안 보이는 척 하기 바쁘거든
어쨌든 레스 이어나갈게
나는 야간 수업을 듣고 있어
그래서 8시까지 수업을 하는데 그걸 3시간동안 쉬는 시간 없이 하다보면
견디기가 정말로 힘들거든 듣고 있는데 머리에는 남지가 않고
필기는 해야하는데 이미 지나가 버린 거 담아낼 수가 없고...
그래서 7시 30분쯤에 진짜로ㅋㅋㅋ 답답해서 잠깐 화장실도 갈 겸 일어났어
차라리 조금 쉬면서 정신 환기 시키고 들어오자고 생각한 거야
그런데 사실 학교는 사람이 없으면 정말 조용하고 작은 소리도 잘 들리고
강의실 안과 밖이 되게 다르게 느껴지잖아
그 때도 이미 많은 학생이 하교했고 정말로 조용하더라고 불은 꺼진 채로
화장실은 다녀왔고 그 앞의 1층 로비가 있는데 잠깐 배회하자 생각했어
난 걸으면 생각 정리가 잘 되고 확실히 몸을 움직이면 좀 억지로라도 달라지게 되더라고
그래서 빙글빙글 돌다가 뭔가 쳐다보는 느낌에, 뭔가 휙 시야 끝에 검은 게 스쳐 잡히는 거 같아서
딱 멈춰섰어
1층의 불은 딱 정중앙 입구에 몇개 커져 있었고 내가 배회하는 로비의 일부, 즉 양측은 거기서 나오는 불빛에 의존하고 있는거지
그리고 벽면이 거의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천장의 전등 빛이 반사되어 살짝 보였어
나는 분명 내가 등 돌던 그 순간의 그 넓은 창문에서 누가 지나갔다고 생각을 했는데
다시 보니까 아무것도 없더라
그래서 혹시 내가 스스로 통유리에 얼핏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놀란건가 싶었는데
평소에는 아예 관심이 없어서 눈에 띄지도 않던 아주 큰 전신 거울이 내 오른쪽을 약간 걸친 채 정면에 위치해 있단 걸 알았어
근데 이 거울이 얼마나 크냐면 왜 여기에 이렇게 덩그라니 놓은 거지 싶을 정도로 커
진짜 인식되니까 갑자기 그런 의문이 들더라
성인 남성이 팔벌린 것보다 약간 안 되는 정도의 가로 길이고 세로는 확실히 내 키보단 큰 듯 해
그렇게 무겁고 두꺼운 나무 틀에 유리가 껴 있어
그 속을 보면서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소름이 돋는거야
아 이거 뭔가 일어날 거 같다 그 생각이 딱 들었어
기시감 같은 거.. 지금 이 순간에 기묘한 사건이 생길 시점에 내가 서 있는구나 하고.
한편으로는 코웃음 쳤어 내가 지레 거울 속 나한테 혹은 유리창 그림자에 놀라서 괜히 그러는구나 했지
그래서 잠시 진정할려고 또는 오기에 잠깐 서 있었어 그리고 이제 강의실로 돌아가자고 생각했지
그런데 갑자기.. 여기서는 솔직히 말하면 내 기억이 온전치 않은데
그 이유는 뭔가에 홀려서라기 보단 진짜 내 버릇 중 하나가 이런 경우는 쉽게 잊어버릴 수 있도록 멍을 때리거든
아예 없는 일인 것처럼 둔감하게 굴어서 사건의 흐름이 뭉개져
갑자기 남녀의 목소리가 섞여서 위의 계단이나 복도에서 울리는 것처럼 윙윙.. 웃음소리? 말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쾅- 문 닫히는 소리가 연속으로 났지
난 이미 여기서 뇌절했어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합리화했고 일상의 소리라고 스스로를 속였거든
여기 이 동에 강의하고 있는 학과는 우리밖에 없다는 것과 그곳이 내가 있는 1층이라는 것도 아는... 그런 의심을 품고서도 말이야
근데 실제는 내가 모르는 거긴 하니까?? 누가 회의 할 수도 있지..
모든 생각을 마치고 조금 빠르게 교실로 돌아가려는데, 엘레베이터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어
이 건물에서 가장 밝고, 사면이 통유리로 되어 어디에서든 잘 보이는 그 엘레베이터가 내 오른쪽 가까이 천천히 뒷면을
다 비춰주면서 내려오더라고... 그리고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
솔직한 심정으론 그 안에 누군가의 뒷통수가 불쑥이라도 나타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내가 다 헛짓거리 생각한거니까
그런데 천천히 1층에 도착할 때까지도 눈이 나쁜 내가 인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미 한마리도.. 아무도 없었고
나는 아, 여기 시설물 전기 같은 거 꺼야되니까 1층으로 자동으로 내리고 멈출려나보다 이렇게 생각을 고쳐먹었어
그런데 그런 나를 비웃는 듯이 엘레비터 문이 열리기까지 하더라
이쯤되면 빨리 오른쪽으로 쭉 직진해 강의실로 돌아가는 게 자연스러울 거 같았어
그래서 그 앞을 지나치면서 진짜로 아무도 없는지 봤는데 없더라고ㅋㅋㅋ
그리고 더 경악스러운 건 요새 건물 입구의 출입문은 다 자동문이잖아
그 문이 마침 누군가가 지나가기라도 한 것처럼 타이밍 좋게 열리는 거야
나는 그 문과 적어도 1m은 떨어져 있는데
그 문은 엘레베이터하곤 조금 더 가깝거든 그러니까 진짜 사람이 엘베에서 내려서 지나갔으면 딱 맞는 모양새였지
기분이 되게 나빴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강의실로 들어왔어
그러니까 이미 강의는 끝났고 잠깐 공지가 있어서 나를 기다렸더라고 같이 수업듣는 친구들이랑 교수님이..
그러니까 이 친구들도 그 밖으로 나간적이 전혀 없는 거지 하여튼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들어줘서 고마워
해코지 당한 적은 없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 한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
내가 혼자서 티키타카 하는 것도 강하게 부정하려다 보니 생긴 버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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