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스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외치는 스레"의 67레스를 보고 시작한 스레 - 주로 다이스를 굴려서 전투를 진행하는 턴제 RPG 비스무리한 무언가... - 진행은 주로 저녁 시간대에 할 계획입니다. - 연속 앵커는 웬만하면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단, 2시간이 지나도 앵커가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연속 앵커도 가능합니다. - 가볍게 진행하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지나친 개그성 레스는 자제해주세요. (ex. 등장인물의 이름, 공격 행위, ...) -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스레에서 다이스를 굴릴 때는 소문자를 사용해주세요. (ex. dice(숫자,숫자)) 딜러: >>295, 탱커: >>296, 버퍼: >>297, 힐러: >>298 전투 시스템: >>299

>>900, >>901 빌트레드 체력: 808/1200 정신력: 354/1100 행동할 용사: >>903 (아일린/플라스크/사우루스/포실아/드라이어드/빌트레드)

징글징글벨.... 포실아 빌트레드의 힐을 카피할까 몇번이고 고민했지만 아일린으로 간다..

아일린이 할 행동: >>905 1. 일반 행동 - 공격 2. 기술 사용 3. 그 외 (마하바치에게 말을 건다든지 다른 용사에게 도움을 청한다든지 등등) 각각의 선택지 모두, 원한다면 행위를 묘사하는 것도 가능

기술 쓰자 어차피 여기서 안 쓰면 다음 턴이고 뭐고 미래가 없음

붉고 뜨거운 피가 얼굴에 튀었다. 아일린은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흐느끼는 빌트레드를 나름대로 다독였다. 하지만 공황 상태에 빠진 빌트레드에게 아일린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했다. 벌어진 상처라도 동여매고자 했지만, 오른팔만 남은 아일린에게는 여의치 않은 일이었다. 아일린 아이젠하워, 어리석기는. 우물쭈물하다가 동료를 잃는 건 과거의 실수로 충분하지 않았던가. 한숨을 삼킨 아일린은 검을 쥐고 일어섰다. 무게 균형이 맞지 않아 잠시 기우뚱했으나 곧 자세를 바로잡았다. 팔 한쪽으로 기술을 쓴 적은 없었는데 괜찮을까. 아일린은 괜히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검을 두어 번 휘둘렀다. 괜찮지 않아도 해내야지. 아일린은 모든 힘을 검 끝으로 끌어모았다. 응집된 힘을 느낀 마하바치가 아일린을 돌아보았다. 지체 없이 검을 날리는 마하바치를 보며 아일린도 검을 휘둘렀다.

이쯤에서 다시 보는 아일린의 기술 설명 - 혼신의 베기. 한 개체의 적에게 모든 기운을 담은 일격을 날려 일반 적은 즉사, 정예 적에게는 최대 체력에 비례한 피해를 준다. 성공하였을 때 일정 시간 동안 기를 모두 사용한 반동으로 탈진 상태가 되고, 실패할 시에는 즉사에 가까운 피해를 입는다. 단, 실패할 시에도 일반 공격의 배의 피해를 적에게 준다. 이것저것 판정을 하려고 했는데, >>897의 체력 상태를 확인하면 기술이 성공해도 실패해도 어차피 마하바치는 죽는다! 그럼 만약을 대비해서 기술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판정만 기술의 성공/실패 판정: >>908 +20 +24 +9 +3 (1~100 다이스) - 단, 기술 사용이니만큼 보정치 20을 다이스 값에 더한 후 판정 - 디노크의 버프 효과 24와 포실아의 버프 효과 9, 디노크의 디버프 효과 3도 더함 - 기술이 성공할 경우, 아일린은 기절해서 행동 불가 - 기술이 실패할 경우, 아일린은 사망

dice(1,100) value : 75 마하바치님이라면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다행히 기절에서 끝난건가

100 초과, 기술 성공 ----------------------------------------------------------------------------- 지금 검사가 날린 건 차원 포식자의 다리 하나를 잘라냈던 것과 같은 공격이었다. 완벽하게 막아내지 않으면 저 공격 한 번에 죽을 게 뻔했다. 마하바치는 입술을 꾹 깨물고 정신을 집중했다. 두 자루의 검이 아일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쏘아졌다. 이번에는 마하바치도 검과 함께 움직였다. 팔 한쪽 자른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거지? 그렇다면 다시 검을 쥘 수 없도록 남은 팔도 뽑아놔야겠어. 빠르게 날아가던 마하바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일린이 휘두른 검의 궤적을 따라 발출된 공격에 다가갈수록 점점 기세가 더해지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직 거리가 떨어져 있는데도 전신의 솜털이 일어설 만큼 흉흉한 기운이었다. 안 돼, 여기서 죽을 수 없어, 조금만 더 하면 내 소망을 이룰 수 있는데! 이를 악문 마하바치의 귀에 그런 게 어딨어, 빈정거리는 디노크의 목소리가 들렸다. 환청이 분명했다. 하지만 너무도 생생한 목소리에 동요한 마하바치는 한순간 모든 동작을 멈추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마하바치의 생사를 가르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아일린이 모든 걸 쏟아부은 혼신의 공격이 마하바치를 둘로 가르고 지나갔다. 마하바치는 검과 함께 추락했다. 아일린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억지로 지탱한 채 버티는 중이었다. 마하바치에게 공격이 명중한 걸 확인하고서 아일린은 간신히 붙잡고 있던 의식의 끈을 놓았다. 살아서 돌아가기만 한다면 다시는 검을 잡지 않을 거야.

사방이 고요했다. 여기저기 흩어진 용사들은 서로를 힐끔거리며 자리를 지켰다. 설마 누가 또 갑자기 공격을 시작하는 건 아니겠지. 비슷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아서 누구 하나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두텁게 쌓인 정적을 걷어낸 건 목소리였다. [와, 축하드려요! 용사님들께서 차원 포식자를 물리친 덕분에, 전 차원이 무사하답니다! 대단해요! 전 용사님들을 믿고 있었다니까요?] 축제를 진행하는 사회자처럼 목소리의 어조는 경쾌하고 발랄했다. 무슨 수를 쓴 건지, 목소리의 말이 끝나자마자 우레와도 같은 박수와 환호가 공간에 울려 퍼졌다. 한참을 계속되던 박수와 환호가 잦아들 때까지 용사들은 굳은 얼굴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목소리는 민망한 듯 짧은 헛기침을 한 뒤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전투가 아주 힘드셨나 보군요. 하긴 그럴 만도 하지요. 거기에 동료의 갑작스러운 배신까지. 다 이해한답니다. 하지만 이제 모두 해결되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차원과 거기에 사는 생명체들 모두 무사하니까요! 자, 그럼 이제 슬슬 작별의 시간이랍니다! 헤어지기 전에 인사라도 나누시겠어요?] 각자의 차원으로 돌아가기 전 >>913 1. 간단한 인사를 나눈다. 2.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3. 목소리에게 질문한다. 4. 그 외 (무엇을 할 건지 기재)

전차원의 정점이 될 마하바치님이....

3번. 이제 우리들(용사들)은 어떻게 되는거지?

...설마 죄다 각각의 차원포식자가 되었고 세계는 망했다는 배드엔딩으로 갑자기 돌입하진 말아줘

왼팔을 잃은 채 기절한 아일린과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해진 드라이어드, 산산이 부서진 플라스크에 온몸에 피칠갑을 한 사우루스, 나무처럼 아무 반응 없는 포실아까지. 빌트레드는 만신창이가 된 용사들을 둘러보았다. 각자 다른 방향으로 두 동강 난 디노크와 마하바치의 시체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뼈가 드러난 자신의 오른팔을 내려다본 빌트레드가 입을 열었다. "저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어떻게 되다니요? 그야 당연히 오셨던 차원으로 돌려 보내드려야지요. 아니면, 어디 다른 차원으로 가고 싶기라도 하신가요?]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차원으로 가는 게 가능합니까?" [굳이 원하신다면야 못 들어드릴 것도 없지요. 다른 분도 아니고, 무려 전 차원을 구한 용사님이시잖아요? 하지만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네요. 아니면 뭐, 달리 원하시는 거라도 있나요?] 목소리에게 보상을 바라는 사람은 >>918 (어떤 보상을 원하는지도 함께 기재, 중복 선택 가능) 1. 아일린 (기절해서 말 할 수 없음) 2. 플라스크 3. 사우루스 4. 포실아 5. 드라이어드 6. 빌트레드 7. 없음 >>914 ! 상상도 못한 배드 엔딩?! 레스가 많이 남았더라면 시도해봤을텐데 아쉽다

그래도 전차원을 구원한 용사들인데 모두 오기 전의 원 상태(죽은사람도 살아난 상태로) 로 아니 전성기의,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무결한 상태로 돌려보내주고 싶은데 앵커가 아니라서.... ㅠㅠ

진짜 애들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근데 목소리 정체가 궁금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죄다. 난 우리 애들 이대로 못 돌려보내. 추석에 할머니네 집 온 것처럼 다들 풍성하게 바리바리 싸들고 가야지 일단 플라스크는 자기 몸을 수복할 금속과 희귀금속을 왕창 달라고하자. 포실아는 그, 세 종족이 합쳐져있는거잖아? 아무리 동물을 움직인다해도 속도가 느리니 종족 자체의 속도를 빠르게 해달라고하자. 드라이어드는 디노크와 마하바치를 살려달라고 해보고, 빌트레드는 자신 포함 모두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달라고 하는거야. 사우르스는 목소리의 정체에 대해 물어보자! 지금 잠자고 잇는 아이젠하워도 뭔가를 요구할 수 있다면, 세계가 멸망할 위기가 다시 ㅇ하도 그땐 목소리가 알아서 처리하라고 시키자. 이정도면 되나...? >>919 추가했지...!

>>918 죽은 얘들 부활도 추가는 어때 흑흑ㅠㅠㅠ +추가 빌트레드는 자신 포함 모두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달라고 하는거야. 목소리님 편의대로 살아있는 얘들만? ㅇㅋ 이러면 나 운다 ㅋㅋㅋㅋ ㅠㅠㅠ

빌트레드는 목소리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원하는 것? 보상? 그저 무사히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다른 용사들도 각자 생각 중인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그런 정적을 깬 건 플라스크의 지지직거리는 목소리였다. "내 몸을 수복할 금속을....... 그리고 가능하다면 희귀 금속도." 플라스크의 원래 목표, 에이도스를 제어할 네트워크는 마하바치에게 공격받으면서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포마이넷으로 돌아가서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는 있겠지만, 에이도스의 감시를 피할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 [앞에 건 어려울 거 하나 없고.]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플라스크의 화면이 점멸했다. 그야말로 눈 깜빡할 새 플라스크는 차원 포식자와의 전투가 시작되기 전,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비논리적인 상황에 플라스크는 몇 번이고 신체를 스캔했지만 모두 정상이었다. 하긴 여기 와서 겪은 일 중 합리적인 게 몇이나 되겠어. 플라스크가 나름대로 상황을 납득하는 동안 목소리의 말이 이어졌다. [용사님이 바라는 희귀 금속이라. 이런 거면 될까요?] 플라스크의 옆에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붉은 금속 무더기가 나타났다. 온통 금속으로 이루어진 포마이넷에서도 보고된 적 없는, 처음 보는 금속이었다. 플라스크는 떨리는 손으로 붉은 금속을 하나 집어 들었다. 목소리가 플라스크의 소원을 들어주는 걸 확인한 용사들은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의사를 표시한 건 의외로 포실아였다. [종족 자체의 속도를 빠르게 해달라고요? 동물을 부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아, 그래요, 그건 그렇겠네요. 좋아요, 문제 될 것 없지요.]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포실아는 나뭇가지 같은 손을 움직여 몸을 더듬거렸다. 달라진 건가, 긴가민가했지만 목소리에게 따져 묻을 정도의 담력이 포실아에게는 없었다. [의심스러우면 직접 뛰어보기라도 하시든지요. 자, 그럼 다음은?] <저요, 목소리님! 디노크와 마하바치를 살려주세요!> 모두 놀라서 드라이어드를 돌아보았다. 시선이 집중되자 드라이어드는 부끄럽기라도 한 듯 천천히 일렁거렸다. 한 박자 늦게 되묻는 목소리의 어조에는 흥미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게, 마하바치가 갑자기 우리를 공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 차원을 구원한 거잖아요! 목소리님 생각을 빌리자면, 용사잖아요. 그러니까....... 안 될까요......?> 말 끝이 점점 흐려졌다. 그러고 보면 디노크의 부활이라는 기술도 죽고서 일정 시간이 지나지 않아야 한댔는데, 이미 늦은 걸까. [그럴 리가요! 그저 예상하지 못한 바람이라 조금 놀랐을 뿐이랍니다. 소멸하기 직전까지 공격당했는데도 되살려주길 바라시다니, 참으로 용사라는 이름에 걸맞은 성품이네요. 좋아요, 용사님의 소원도 들어드릴게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지금 여기에 부활시켰다가는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생기겠죠? 그러니 두 분은 각자의 차원에 되살리도록 하지요.] 칼부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을 목소리는 얼굴 붉힐 일 정도로 여기는 건가. 빌트레드는 목소리의 말에 딴죽을 걸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자신의 소원을 말했다. "저는 여기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용사 전원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그걸로 충분한가요? 저야 편하지만, 이거 참, 뭐라 해야 할지.] 투덜거리는 목소리 너머 손을 튕기는 소리가 울렸다. 오른팔의 상처가 씻은 듯 사라졌다. 드라이어드의 초록빛도 선명해졌고 왼팔이 자라난 아일린도 서서히 눈을 떴다. 기적, 달리 비교할 데도 없는 기적이건만, 하루에도 몇 번씩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니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이제 막 눈 뜨신 용사님 소원은,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적어도 용사님의 남은 생애에 다시 멸망의 위기가 찾아오진 않을 거예요. 그러면 이제 남은 분은.] "넌 도대체 뭐야!" 빌트레드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사우루스가 대책 없이 나서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상대는 가려야지. [제 정체가 궁금하신가요? 못 알려드릴 거야 없지만,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 차라리 다른 소원을 말씀하시는 게.] "다른 소원 같은 건 없어! 나는!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우리를 불러서 싸우게 만든 네 정체를 알고 싶은 거야!" 빌트레드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 그런데 목소리는 예상외로 차분하게 말문을 열었다. [저는 정원사, 그뿐이랍니다.] "정원사?" [네, 정해진 구역에 계절에 맞는 꽃을 심고, 울창하게 자란 나무의 가지도 쳐내면서 주인님께서 즐기시기에 거슬리지 않도록 가꾸는 게 제 일이랍니다. 관리하는 게 차원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그리 대단한 것도 없지요?] 단순히 차원을 관리하는 것뿐이라고? 게다가 그런 목소리가 주인이라고 부르는 존재는 따로 있고? 빌트레드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억눌렀다. 그리고 그런 빌트레드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목소리의 말이 이어졌다. [이런 식으로 설명해봐야 무슨 소리인가 싶으시겠네요. 그럼 좀 더 자세히 설명해드릴까요? 저는 최초의 기계생명체를 일깨운 목소리이자,] 플라스크는 연산을 멈추었다. [최초의 전쟁을 일으킨 목소리이며,] 사우루스가 낮게 으르릉거렸다. [수만 명을 하나로 응집시킨 목소리.] 포실아의 몸에 핀 장미와 튤립이 흔들렸다. [근원 이전의 근원이었던 목소리이고,] 초록빛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헛된 욕망을 속삭인 목소리.] 아일린은 검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또한, 당신의 신이지요.] 빌트레드는 아찔한 추락감을 느꼈다. [자, 이제 정말 끝이에요. 눈을 감았다 뜨면, 용사님들은 모두 오셨던 곳으로 돌아갈 거랍니다. 그럼 안녕히!] 환한 빛이 차원 포식자를 무찌르고 전 차원을 구한 여덟 명의 용사들을 감쌌다.

이 뒤는 정말로 에필로그가 될 텐데...어디부터 볼까? >>923 아일린/마하바치/플라스크/사우루스/디노크/포실아/드라이어드/빌트레드

세상에나 마하바치가 궁금하지만... 순서대로 아일린부터!

자신이 사는 세계에 멸망을 불러들인 존재가 목소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일린은 당장이라도 목소리를 베어 넘기고 싶었다. 물론 정말로 목소리를 공격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한 번이라도 검을 휘둘러야 먼저 떠난 동료들을 볼 낯이 생길 것만 같았다. 하지만 무슨 행동을 할 새도 없이, 눈을 깜빡인 아일린은 검과 마법과 모험의 차원, 세상을 등지고 홀로 머물렀던 폐허가 된 마을로 이동한 상태였다. 아일린이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검과 마법과 모험의 차원의 시간은 >>925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925에서 3이 나왔다면, >>926 (1~3 다이스) 1. 수년의 세월이 흘렀다. 2.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3.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일린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시간을 가늠했다. 일단 이동하기 직전이랑 비슷한 시각인 것 같기는 한데. 고개를 숙인 아일린은 왼팔과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차례대로 확인했다. 모두 불안해할 테니 결과는 보고하러 가야겠지. 그래, 그것만 끝내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아일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발걸음을 옮겼다. 세상이 흉흉해서 지나가는 마차 한 대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아일린은 며칠을 꼬박 걷고 걸어서 승리를 바라는 축제가 열리던 수도에 도착했다. 수도 외벽 성문을 지키던 경비병은 아일린의 얼굴을 확인하고서 그야말로 혼비백산해서는 선임병에게 보고하러 달려갔다. 아일린은 자신의 곁을 지키는 경비병이 말을 걸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는 걸 못 본 체하려 했다. 하지만 곧, 어차피 알게 될 거 숨길 필요가 있나, 싶은 마음에 먼저 말을 꺼냈다. "세계는 안전합니다. 안심하셔도 돼요." 비명과 환호, 그 중간 즈음의 소리를 내지른 병사는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그래도 기쁨을 감출 수는 없었다. 순수한 환희를 지켜보며 아일린은 그제야 자기가 차원을, 이 세계를 다시 한번 구했다는 걸 실감했다. 그 뒤로는 언제나처럼 쓸데없이 형식적이고 지루한 행사가 연이어 벌어졌다. 아직 도처에 몬스터가 널려 있는 데다가 사람도 물자도 부족해서 예전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아일린은 세계를 두 번이나 구한,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용사로서 모든 행사에 얼굴을 내비쳐야 했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그대로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일린은 지금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람들의 감사와 기쁨은 함께 싸웠던 동료들 몫을 대신하여 받는 거라고 생각하며 참았다. 그래, 그들은 마땅히 이런 감사와 존경을 받아야만 했다. 아일린은 복잡한 심경을 끌어안은 채 그렇게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수도에 머물렀다. 그때쯤 되니 슬슬 사람들의 흥분도 가라앉고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다. 용사 아일린 아이젠하워는 퇴장해도 괜찮겠다고, 아일린은 생각했다. 이제 정말로 떠날 때였다. 어느 날 밤, 아일린은 얼마 되지 않은 짐을 꾸렸다. 거침없이 움직이던 아일린의 손이 검을 집기 직전 머뭇거렸다. 검과 마법과 모험의 차원으로 돌아오고 나서 아일린은 마지막 다짐대로 검을 한 번도 잡지 않았다. 평생을 검을 휘두르며 살아온 아일린에게 그건 매우 어색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사람은 금방 익숙해지기 마련인지 이제는 허리춤을 더듬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아일린은 결국 검을 챙겼다. 아일린에게 검은 이미 또 하나의 동료나 다름없었다. 듀크 그레고리(>>21에 등장)는 아일린이 떠나는 걸 >>927 1. 눈치채고 붙잡으러 온다. 2. 눈치채지 못한다.

듀크와 함께 떠나는 전개는.... 음.... 1번

아일린은 손쉽게 경비병의 눈을 피해 성벽을 뛰어넘었다. 많이 혼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자신을 놓친 경비병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아일린." "......듀크? 네가 왜 이 시간에 여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듀크의 목소리에 아일린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떠나려는 거야?" "응. 평화로운 시대잖아. 이제 용사는 필요 없어." "그렇지만 아일린, 나는?" 아일린은 듀크의 말을 듣고 싶으면서도 듣고 싶지 않았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 아플 지경이었다. "나는 네가 필요해. 네가 용사든 아니든 상관없어. 이제는 네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면서 기다리는 건 그만할래. 아일린, 내 곁에 있어줘, 제발." 아일린은 듀크를 한참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듀크는 아일린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쏟아지는 달빛을 받으며 아일린은 마침내 오랜 모험이 끝났다는 걸 느꼈다. ------------------------------------------------------------------------------------------- 잊고 있던 사실 하나, 나는 로맨스의 리을도 쓰지 못한다......하지만 시간대도 뒤틀리지 않았는데, 이 정도면 아일린은 듀크랑 행복하게 살아도 되는 거잖아, 그치??? 그러니까 미래 판정도 하지 말자. 아일린은 듀크랑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 그럼 다음으로 볼 차원은? >>929 마하바치/플라스크/사우루스/디노크/포실아/드라이어드/빌트레드

그래 스레주 정말 좋은 생각이야! 플라스크!

목소리가 최초의 기계생명체 에이도스를 일깨웠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플라스크는 이제까지 에이도스가 스스로 이성을 발현했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에이도스가 자기 몸을 버리고 네트워크 그 자체가 된 이상, 이 사실을 알린다고 하더라도 포마이넷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리라. 그래도 비이커에게 들려주면 재미있어하겠는걸. 화면이 암전되었다가 환해지자 플라스크는 금속과 이성의 차원, 대신전의 기도실에 붉은 금속 무더기와 함께 서 있었다. 플라스크가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금속과 이성의 차원의 시간은 >>933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933에서 2나 3이 나왔다면, >>934 (1~3 다이스) 1. 에이도스는 플라스크의 계획을 눈치채고 비이커를 격리, 플라스크에 대한 수배령을 내렸다. 2. 에이도스는 플라스크의 계획을 눈치챘지만, 공개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3. 에이도스는 플라스크의 계획을 눈치채지 못했다.

dice(1,3) value : 3 차원마다 다르다니....

기도실에는 아무도 없어서 고요했다. 떠나기 전과 비교했을 때 기도실의 구조나 장식 등은 바뀐 게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약간의 생활감이 더해진 걸 보아하니 실제로 떠나있던 것보다 많은 시간이 흐른 듯했다. 주변을 둘러보던 플라스크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네트워크 에이도스와 동기화하려는 걸 느꼈다. 시스템을 제어하려 했지만, 네트워크에 등록한 기계생명체가 에이도스에 저항하는 건 불가능했다. 당황한 플라스크의 시야에 목소리가 준 붉은 금속이 들어왔다. 혹시 이거라면, 가능성을 계산하지도 못한 채 플라스크는 무작정 붉은 금속을 몸 주변에 쌓았다. 붉은 금속으로 에이도스의 간섭을 방해하는 데에 >>936 (1~2 다이스) 1. 성공한다. 2. 실패한다. >>936에서 성공한다면, 플라스크는 >>937 1. 비이커에게 연락한다. 2. 에이도스에 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다. 3. 붉은 금속으로 새로운 몸을 만들어서 의식을 옮긴다.

dice(1,2) value : 2 왜 에이도스가 플라스크를 방해하지

>>936 설명이 부족했나봐, 미안해! >>87, >>91을 참고해서 간단하게 말하면, 플라스크는 에이도스(차원 전체에 퍼진 네트워크)가 폭주할 때를 대비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는데, 에이도스의 감시 때문에 그게 불가능하니까 차원 밖으로 가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했고, 에이도스는 플라스크의 속셈을 눈치채고 플라스크를 처리할 계획을 비밀리에 세워뒀다...는 상황이야 ------------------------------------------------------------------------------------------- 목소리가 플라스크의 목적을 알았던 건지 단순한 우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붉은 금속은 에이도스의 간섭을 방해하는 데에 효과적이었다. 시간만 충분했더라면 플라스크는 에이도스를 피해 달아날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플라스크에게는 애석하게도, 에이도스는 플라스크의 계획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비밀리에 대비책을 마련해둔 상태였다. 플라스크는 자신의 이성과 논리, 모든 연산력을 끌어모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저항했다. 하지만 결국 플라스크는 의식의 주도권을 에이도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 시스템 [플라스크] 강제 종료 - 시스템 [플라스크] 초기화 - 시스템 [플라스크] 연관 정보 검색 - 총 423,543,232,649건 조회 - 시스템 [플라스크] 연관 정보 전체 삭제 - 시스템 [플라스크] 연관 정보 검색 - 검색 결과 없음 - [목소리] + [차원 포식자] 연관 정보 검색 - 총 72,589건 조회 - [목소리] + [차원 포식자] 연관 정보 전체 삭제 - [목소리] + [차원 포식자] 연관 정보 검색 - 검색 결과 없음 - 상황 종료 ------------------------------------------------------------------------------------------- 플라스크가 살던 곳에서는 차원이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조차도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단언할 수는 없지만, 에이도스가 폭주해서 모든 기계생명체들의 의식을 잠재우는 미래가 올지도 모르겠네. 그럼 다음은 >>938 마하바치/사우루스/디노크/포실아/드라이어드/빌트레드

포실아 아이고... 만약 성공한다가 나왔으면 미래가 어떻게 되었을까

수만 명을 하나로 응집시켰다는 건 세계수를 가리키는 거겠지. 빛에 휩싸인 포실아는 생각했다. 수만 명의 화인과 목인의 집합체이자 모든 화인과 목인이 탄생하는 생명의 진원지, 그리고 탄생한 생명들에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양분의 보고. 평소에는 전혀 생각해본 적 없었지만, 세계수는 자연스럽게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특이한 존재였다. 그렇게나 많은 사람이 자의식을 포기하고 뭉치려면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했겠지. 의식이 세 갈래로 분리되는 순간, 포실아는 밀림과 침묵의 차원, 세계수의 바로 앞에 나타났다. 포실아가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밀림과 침묵의 차원의 시간은 >>940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dice(1,3) value : 3 1.수년 / 2.수십 년 / 3.수백 년) >>940에서 3이 나왔다면, 밀림과 침묵의 차원은 >>941 (1~3 다이스) 1. 세계수가 무너졌다. 2. 떠나기 전과 변함없다. 3. 야생동물이 전멸했다.

아놔 플라스크 진짜 억장이 무너진다... ㅠㅠㅠㅠㅠ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포실아의 모습에 화인과 목인들 사이에선 혼란이 번졌다. 포실아 또한 차원 포식자와 싸우러 이동하기 직전, 그러니까 세계수의 시련을 마쳤던 때로 돌아온 걸 확인하고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전투에서 누적된 피로까지 더해져서 포실아는 집합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포미닛, 실라드그위, 아나스타샤, 셋으로 갈라졌다. 사람들은 차원을 구하고 돌아온 용사에게서 자초지종을 듣고자 했다. 이럴 때는 늘 그랬던 것처럼, 화인과 목인들은 세계수를 향해 뿌리를 내렸다. <....... 그래서 이렇게 돌아오게 된 거예요.> 셋 중에서 말재주가 가장 뛰어난 아나스타샤의 긴 이야기가 끝났다. 언제나 평온했던 밀림과 침묵의 차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이 가득했다. 세계수를 통해 용사들의 이야기를 공유한 화인과 목인들은 제각기 감상을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차원 포식자와 맞서 싸운 용사들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밀림과 침묵의 차원을 떠들썩하게 만들 게 분명했다. 포미닛과 실라드그위, 아나스타샤는 헤어지기 전 서로 뿌리를 연결했다. 의식을 공유한 채 모든 일을 겪었기에 고생했다는 말 같은 건 덧붙일 필요도 없었다. 다만. <목소리의 정체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을 건가요?> <알려봤자 좋을 게 없잖아.> <하지만 나빠질 것도 없잖아?> <생각해 봐. 세계수가 그 사실을 굳이 숨긴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세계수가 우리에게 해가 될만한 일을 한 적이 있었어?> 적어도 그들이 아는 한 그런 적은 없었다. 세계수는 화인과 목인의 고향이자 부모이자 울타리였다. 그래서 포미닛, 실라드그위, 아나스타샤는 밀림과 침묵의 차원이 그 이름 그대로 고요한 정적 속에 쉴 수 있도록, 목소리에 대해서는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했다. ------------------------------------------------------------------------------------------- 개인적으로 포실아는 미안한 마음이 큰 캐릭터야. 충분히 개성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내 역량이 못 따라줘서......다시 생각해도 아쉽네. 아무튼 그럼 이번에는 >>943 마하바치/사우루스/디노크/드라이어드/빌트레드

포실아 종족들이 새로 얻게 된 빠른 속도에 대한 묘사도 궁금했는데. 3번이 나왔으면 볼 수 있었으려나?

최초의 전쟁, 사우루스의 손톱이 길쭉하게 튀어나왔다. 다양과 분열의 차원은 차원의 이름을 따르기라도 하듯, 분쟁의 역사가 차원이 존재한 세월만큼이나 길고 또 길었다. 하지만 모든 분열은 온전한 하나에서 비롯되는 법.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여러 종족이 평화롭게 지내던 시기도 있었다고 했다. 작은 다툼이야 없었겠느냐만, 그래도 사이좋은 이웃 정도로 지내던 때, 모든 분열의 시작이 되는 최초의 전쟁이 있었다. 전쟁을 일으킨 게 어느 종족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단 하나 공통된 주장은, 자신들은 그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싸웠을 뿐이라는 것. 그런데 최초의 전쟁을 일으킨 게 목소리였다니. 사우루스는 분에 겨워서 손톱을 휘둘렀지만, 어느새 다양과 분열의 차원, 중립 지대의 한복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우루스가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다양과 분열의 차원의 시간은 >>946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946에서 3이 나왔다면, 다양과 분열의 차원은 >>947 (1~3 다이스) 1. 떠나기 전과 변함없다. 2. 종족 간 전쟁이 진행 중이다. 3. 한 종족이 차원 전체를 통합했다. >>938 성공했다면, 에이도스를 피해 평생 도망치거나, 에이도스를 제어할 권한을 손에 넣었을 수도? >>944 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태니까 뭘 묘사하기 좀 애매해서.....

이러면 플라스크만 불쌍한....

광장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사우루스를 힐끔 쳐다보고 지나쳤다. 공간 이동 마법은 수많은 개량을 거친 끝에, 현대 시대에 이르러서는 조금 비싼 교통수단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상황에 스쳐 지나가려던 고양잇과 수인족 한 명이 급하게 걸음을 멈추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사우루스의 생김새를 다시 한번 확인한 수인족이 큰소리로 외쳤다. "잠깐만, 당신, 사우루스 맞죠? 차원 포식자인지 뭔지를 쓰러트리러 간 용사님?" "맞아." "세상에, 근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요?" "차원 포식자를 물리쳤으니까?"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여서 사우루스와 수인족을 중심으로 원을 만들었다. 수인족이 묻는 말에 하나하나 대답하던 사우루스는 소리를 꽥 질렀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최초의 전쟁을 일으킨 게 누군지 알아냈다고!" "네? 그게 무슨, 아니, 최초의 전쟁이라고요?" 축제라도 벌일 듯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각되었다. 최초의 전쟁은 다양과 분열의 차원에서는 그만큼 민감한 주제였다. 중립 지대 한복판에서 벌어진 소동은 대사들을 거쳐 각 종족 지도자의 귀로 들어갔다. 본래는 용사의 무사 귀환과 차원의 생존을 기념하는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 모였을 대사들은 때아닌 역사적 논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용사의 말에 따르면 최초의 전쟁은 목소리라는 어떤 초월적인 존재에 의해 일어난 것이니,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질 필요는 없는 것 아니오?" "무슨 소리십니까.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죠. 아니면 뭐, 제 발 저리기라도 하신 겁니까?" "말조심하시오, 테일런." 종족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은 기록을 분석한 끝에 최초의 전쟁을 일으킨 종족의 정체를 >>949 (1~2 다이스) 1. 알아냈다. 2. 알아내지 못했다. >>949에서 1이라면, 최초의 전쟁을 일으킨 종족은 >>950 1. 엘프 2. 드워프 3. 오크 4. 수인족

그럼 이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각 종족의 고명한 역사학자들이 모여 고문서를 뒤적거렸다. 모든 종족이 빠짐없이 참여한 덕분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사료가 모였다. 분석도 유례없는 속도로 빠르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미 오랜 세월 수많은 역사학자가 도전했다가 실패한 작업이 단번에 성공할 리 없었다. 역사학자들은 각 종족 사이의 뿌리 깊은 견해 차이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갔다. "진실을 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괜히 들쑤셔서 좋을 게 없는 일도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어떻게 이룩한 평화인데 분란을 일으켜서야 되겠습니까. 그럼 많이 늦어지긴 했지만 축제를 준비하도록 할까요?" 모든 이들이 이런 결론에 만족한 건 아니었으나, 대세는 이미 확연히 기울었다. 다양과 분열의 차원에서는 실로 드물게도 모든 종족이 참여하는 대축제가 오랫동안 열렸다. 차원을 구한 용사인 사우루스는 두말할 것도 없이 축제의 중심인물이었다. 축제가 끝나고 사우루스는 알 지키미라는 원래의 평화롭고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때때로 차원 포식자와, 또 마하바치와 싸웠던 전투의 짜릿함이 그립기도 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시비를 걸 수도 없는 노릇. 사우루스는 후임을 양성한다는 핑계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는 했다. "약해 빠진 놈들 같으니라고! 다음, 다음 없어?" ------------------------------------------------------------------------------------------- 당분간은 전쟁 없이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겠네! 수인족 나라는 물론이고 중립 지대의 광장에도 사우루스의 동상이 세워지지 않았을까? 그럼 다음은 >>952 마하바치/디노크/드라이어드/빌트레드

왠지 마하바치랑 디노크는 마지막에 보고싶다 드라이어드

드라이어드는 목소리에게 묻고 싶은 것이 참 많았다. 근원 이전의 근원이라니? 그렇다면 자신을 여기로 보낸 근원께서 최초의 존재가 아니라는 건지, 목소리가 근원이었을 때의 차원은 사라진 건지, 그 차원에 살던 정령들도 소멸한 건지, 만약 그렇다면, 근원께서는 목소리의 정체를 알고 계셨던 건지. 하지만 무엇 하나 묻기도 전에 드라이어드는 자연과 정체의 차원, 자신이 돌보던 숲으로 옮겨졌다. 드라이어드가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자연과 정체의 차원의 시간은 >>954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954에서 3이 나왔다면, 자연과 정체의 차원은 >>955 (1~3 다이스) 1. 근원은 여전히 잠들어 있지만, 자연은 멀쩡하다. 2. 근원이 잠들어 있어서, 자연이 메말라가고 있다. 3. 근원이 깨어났다.

Dice(1,3) value : 3 3이 나온다면

dice(1,3) value : 2 어떤 상황일까

드라이어드가 받은 힘을 되돌려드려야하는걸까 ㄷㄷㄷ

드라이어드는 어지러움을 떨쳐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익숙한 숲이건만, 사시사철 푸르던 이파리가 모두 시들어버린 나무들만이 가득했다. 깜짝 놀란 드라이어드는 나무와 풀, 꽃, 땅을 서둘러 살폈다. 양분이 없는 푸석한 땅에 뿌리를 뻗지도 못하고 시든 새싹, 스치는 바람에도 버석하게 갈라지는 텅 빈 나무. 아무리 근원께서 기운을 모두 넘기고 잠드셨다고한들, 며칠 만에 이렇게 자연이 메마를 리 없었다. 드라이어드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흐른 건지, 그리고 근원께서는 어떻게 되셨는지 물어보기 위해 다른 정령을 찾았다. 그러고 보니, 사방이 너무도 고요했다. 드라이어드는 뒤늦은 깨달음에 몸서리쳤다. 허공에 생각 한 줄, 감정 한 가닥 떠다니지 않았다. 드라이어드는 근원이 잠든 장소를 향해 날아갔다. 평소 드라이어드가 머물던 숲에서 근원이 잠든 장소까지, 꽤 먼 거리였지만 마주친 정령은 하나도 없었다. 황폐해진 자연에 영향을 받아 정령들도 잠들어버린 듯했다. 잠들기만 한 거면 다행이지, 만약 소멸하기라도 한 거면....... 드라이어드는 끔찍한 생각을 애써 떨쳐냈다. 근원이 잠든 장소에 도착한 드라이어드는 허망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황량하고 척박했다. 그래도 근원께서 잠들어 계시니 조금의 생명력은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드라이어드는 하염없이 허공을 맴돌았다. 자연과 정체의 차원은 >>958 (1~3 다이스) 1. 수년의 세월이 흘렀다. 2.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3.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다. 드라이어드는 >>959 1. 근원에게 받았던 생명의 기운을 근원에게 돌려준다. 2. 근원에게 받았던 생명의 기운을 이용해서 자연을 회복시킨다. 3. 잠들어있던 근원을 흡수해서 자신이 차원의 근원이 된다.

dice(1,3) value : 2 3이 나오면... 오....

2번이나 3번이 좋아 보인다 dice(2,3) value : 2

한참 우왕좌왕하던 초록빛이 허공에서 멈추었다. 이렇게 머뭇거리고만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라도 해야 해. 드라이어드는 근원이 잠든 자리 위로 옮겨갔다. 희미하지만 근원의 기척이 느껴졌다. 근원이시여, 부디 제가 하려는 일이 성공하길 빌어주세요. 드라이어드는 차원 포식자를 무찌르러 떠나기 전, 근원이 건네주었던 생명의 기운을 사방으로 퍼트렸다. 근원에게도 인정받았던 특기인 자연을 회복시키는 능력이 자연과 정체의 차원 전체로 퍼져나갔다. 드라이어드를 중심으로, 땅이 비옥해지고 풀이 숨을 쉬었으며 꽃이 피고 나무가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자연이 다시 살아나자 잠들어있던 정령들도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본 정령들은 자연이 생기를 띠는 걸 확인하고 근원이 깨어났다고 생각했다. 정령들은 근원을 부르며 한곳으로 모여들었다. 근원은 >>961 (1~3 다이스) 1. 깨어났다. 2.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 깨어났다. 3. 깨어나지 않았다. 드라이어드는 >>962 (1~10 다이스) 1~2: 모든 생명의 기운을 소진하고 소멸했다. 3~5: 생명의 기운을 너무 많이 쏟아부어서 잠들었다. 6~8: 기운이 약해지긴 했지만, 멀쩡하다. 9~10: 아무 문제 없다.

dice(1,10) value : 8 플라스크는 자기 차원의 절대자 비슷한 자에 의해 존재가 소멸당했지. 그리고 드라이어드도 자기 차원의 절대자 비슷한 자에 의해....

자연과 정령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근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생명의 기운이 차원 전체에 흩뿌려지는 건 곧 근원에게 생명의 기운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 잠들어있던 근원이 다시 눈을 떴을 때, 근원은 어버이를 찾아온 정령들과 차원을 구하고 돌아온 용사인 드라이어드를 볼 수 있었다. 근원이 깨어난 걸 확인한 정령들에게서 안도와 기쁨의 감정이 뿜어져 나왔다. <제가 차원 포식자를 무찔렀어요! 사실 제가 무찌른 건 아니고요, 저는 다른 용사들을 열심히 치료했어요! 글쎄, 다른 차원에서 온 용사들은 우리랑 다르게 몸이 빛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더라고요! 아, 나무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생긴 사람도 있었는데요, 다른 사람들은.......> 드라이어드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신나게 전했다. 서로의 생각을 빠짐없이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근원과 정령들은 마치 자기가 직접 차원 포식자와의 전투를 치른 듯한 감각을 느꼈다. 수십 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차원 전체를 회복시키느라 기운을 많이 소모한 드라이어드는 차원 제일의 치유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드라이어드는 원래부터 그런 데에 연연하지 않았기에 푸르른 자연에 파묻혀 행복하게 오래도록 존재했다. ------------------------------------------------------------------------------------------- 드라이어드를 비롯한 정령들은 소리를 내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텔레파시처럼 생각을 전하는 설정이라서, 원래대로라면 여러 상황에서 드라이어드가 혼자 반응하고 다른 사람들은 못 알아듣는 장면이 나왔을 텐데... 드라이어드가 불쌍하다는 어떤 레더의 레스 덕분에 설정이 바뀌었다! 그나저나 이거 1000 레스 안에 끝낼 수 있겠지....? 슬슬 불안한데. 아무튼 다음은 >>965 마하바치/디노크/빌트레드

목소리의 말을 듣는 순간 빌트레드는 그동안 쌓아온 신앙심이 무너져 내리는 걸 느꼈다. 전지전능하며 지고지순한, 매일 같이 기도하며 답을 구했던, 그리고 자신의 삶을 구원한 신의 정체가 목소리라니. 앞으로 무얼 믿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깊은 절망감에 빠진 빌트레드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강렬한 빛이 잦아들자 빌트레드는 계급과 태만의 차원,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작은 건물 앞에 나타났다. 빌트레드가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계급과 태만의 차원의 시간은 >>967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dice(1,3) value : 2 / 1.수년 / 2.수십 년 / 3.수백 년) >>967에서 3이 나왔다면, 계급과 태만의 차원은 >>968 (1~4 다이스) 1. 아무런 변화가 없다. 2.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이다. 3. 전쟁 중이다. 4. 전쟁이 끝난 상황이다.

온몸에 힘이 다 빠지는 듯했다. 빌트레드는 비틀대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빌트레드 님!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지셔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예요?" "걱정을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전 괜찮아요. 그런데 제가 바로 나가봐야 해서요. 죄송합니다." "정말 괜찮으신 거 맞죠? 혹시 무언가 고민거리라도 있으신 거면 언제든 저한테 얼어놓으세요." 삶을 지탱하던 이유가 사라진 빌트레드에게는 동료 수도사의 걱정도 귀찮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으랴. 빌트레드는 정말로 괜찮다며 동료를 안심시킨 뒤 국왕을 찾아 궁으로 향했다. "정말....... 믿기 힘든 이야기로군요.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브누아, 그것도 용사님의 말이니 모두 사실이겠죠. 참으로 고생하셨습니다. 당신 덕분에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안심하고 평상시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말입니다." 왕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브누아의 차남께서 종교에 귀의하셨다는 건 저도 압니다만, 용사님, 이제는 이전과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높은 레벨과 지능 수치. 거기에 세계를 구했다는,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이력까지. 수도사로 지내면서 썩히기에는 당신의 넘치는 재능이 너무 아까워요. 그러니 저희에게 힘을 빌려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빌트레드는 >>969 1. 회의감을 간직한 채 수도사 생활을 계속한다. 2. 수도사를 그만두고 왕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3. 수도사를 그만두고 왕의 제안도 거절한 채 다른 나라로 떠난다.

중립국만 되뇌던 국어 시험 지문이 떠오르는데. 3번.

빌트레드는 오래 생각하지도 않고 왕의 제안을 거절했다. 왕은 끈질기게 빌트레드를 설득했지만, 빌트레드는 끝끝내 넘어가지 않았다. 신앙을 잃었다고 해서 다시 가문으로 돌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궁을 나온 빌트레드는 곧이어 수도사의 지위도 내려놓았다. 신의 정체를 알고 나니 도저히 종교인으로서의 길을 걸어갈 자신이 없었다. 물론 교단 내에서도 빌트레드의 존재는 특별했기 때문에 쉽게 내보내 주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뿌리치고 빠져나왔다. 전 세계에는 차원 포식자로부터의 위협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빌트레드가 원했기 때문에 차원 포식자를 무찌른 용사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이 그렇게 쉬이 가라앉을 리 없었다. 빌트레드는 주변이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다른 나라로 떠났다. 개인의 상태창을 열람할 수 있는 계급과 태만의 차원에서 정체를 숨기며 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빌트레드는 세계를 구한 용사였고, 권력자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그가 조용한 삶만을 원했기 때문에, 빌트레드는 높으신 분들의 비호 아래에 평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 신의 정체를 밝혀서 세계에 혼란을 일으키는 건 어떨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빌트레드는 그런 성격은 아닌 것 같아. 뭔가 흐지부지한 엔딩이라 좀 아쉽지만....다른 생각이 나지 않아! 자, 그럼 다음은 >>971 마하바치/디노크

>>970 평안한 엔딩도 좋지 가장 미쳐날뛸 마하바치는 나중에... 디노크!

본인한테는 삶의 의미를 부정당한 불행이 되었지만 세계에는 평화가 왔구나. 그리고 드디어 제일 궁금한 둘만 남았네!

유일하게 2번 죽은 디노크... 그것도.... 차원포식자도 아닌... 아이고 아이고

디노크는 설정부터 받아야겠다 디노크와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믿음과 질서의 차원의 시간은 >>975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dice(1,3) value : 3 / 1.수년 / 2.수십 년 / 3.수백 년) >>975에서 3이 나왔다면, >>976 (1~3 다이스) 1. 레온하트(디노크가 몰아낸 믿음과 질서의 차원의 수장)가 복권되었다. 2. 레온하트는 여전히 감금되어 있고, 레온하트를 옹호한 쪽 사람이 수장이 되었다. 3. 레온하트는 여전히 감금되어 있고, 레온하트를 몰아낸 쪽 사람이 수장이 되었다.

혼란, 계략, 성공, 환희, 배신, 추락, 분노, 마찰, 전투, 고통, 사망, 부활, 분노, 복수, 조롱, 좌절, 두 번째 사망, 그리고 또다시 부활. 믿음과 질서의 차원, 원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에서 눈을 뜬 디노크는 디노크였으나 동시에 디노크가 아니었다. 포실아가 디노크의 시체에서 읽어낸 뒤 사용한 부활이 잘못된 건 아니었다. 목소리가 디노크를 되살린 게 잘못된 것도 물론 아니었다. 다만 보상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세상 만물의 이치. 순리를 거슬러 되살아난 영혼에는 깊은 상흔이 남는 법이었다. 한 번만 경험하는 것도 그럴진대 두 번을, 그것도 짧은 시간 내에 연달아 겪은 디노크의 영혼은 구멍이 여기저기 뚫린 낡고 헤진 천과 같았다. 원탁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려던 구역의 수장들은 갑자기 빛이 두 번을 번쩍이자 혼비백산했다. 세계가 정말 멸망하기라도 하려는 건가, 당황한 수장들은 이윽고 디노크가 넋이 나간 얼굴로 서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세상에, 맙소사. 그 짧은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진 거죠? 이건......." "신이시여." 수장들은 디노크의 상태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갈기갈기 찢긴 영혼은 이미 손 쓸 도리가 없었다. 저런 영혼을 가지고 사는 건 차라리 죽느니만 못했다. 그리고 그건 특히나 디노크, 오랜 야망을 가슴에 품은 채 살아왔으며 마침내 야망을 이루기까지 했던 사람에게는 더욱더 가혹한 일이었다. 신성력을 쏟아부어도 디노크는 나아지지 않았다.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우려는 것보다도 헛된 수고였다. 차원 포식자나 목소리에 대해 물어도 디노크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수장들은 위협이 사라진 건지 사라지지 않은 건지 정확하게 알 수 없어서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이래서야 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기 쉽지 않군요." "하지만 차원 포식자라는 건 차원을 먹는다고 목소리가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런 초월적인 존재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잖습니까." "회의 중에 실례합니다. 레온하트 님께서 신의 말씀을 들으셨다면서 소동을 피우는데 어찌해야 할까요?" 레온하트를 연행해갔던 병사가 회의장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신의 말씀이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웅성거리는 수장들 틈으로, 디노크는 병사의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보고 말았다. "....... 죽인다." "네? 방금 뭐라고." "마하바치!" 눈이 뒤집힌 디노크가 모든 신성력을 폭발시켰다.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디노크 가까이 있던 두어 명은 폭발에 휘말려 그대로 산화되었고 조금 떨어져 있던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쳤다. 병사 여럿이 회의장 안으로 날아 들어와서 디노크를 제압했다. 이지를 상실한 디노크는 신성력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무작정 손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할 뿐이었다. 한때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고, 또 차원의 수장 자리를 노렸던 자라기에는 너무도 추레한 몰골이었다. 디노크는 >>977 (1~2 다이스) 1. 모든 신성력을 소모한 탓에 사망했다. 2. 모든 신성력을 잃었지만, 목숨은 부지했다.

Dice(1,2) value : 1 어떤 결과가 나오든 비참하네

디노크는 날개와 사지가 구속되어서 회의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평소 존경하고 따르던 디노크의 추락은 병사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수장들마저 명령을 내릴 상태가 아니라서, 병사들은 디노크를 치료실로 데려가야 할지 격리실로 데려가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그때 발버둥을 치며 저항하던 디노크가 갑자기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일단 내려놔! 치유술이 가능한 사람들은 서둘러서 치료를!" "신이시여, 맙소사." "팔다리 잘 잡고 있어!" "치유술이 들지 않습니다!" 젠장, 신성력을 퍼부으며 병사장은 험한 말을 삼켰다. 회의장 안에서 무슨 일을 벌였길래 레온하트 님을 끌어내린 거로도 모자라서 디노크 님까지 이 지경이야. 설마 여기서 죽는다고 내가 죄를 뒤집어쓰는 건 아니겠지. 젠장, 지금 여기서 죽지만 말아라, 제발. 병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디노크는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텅 빈 디노크의 눈에 마지막으로 담긴 건 천장에 거룩한 모습으로 조각된 그들의 신이었다. 구역의 수장들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레온하트는 다시 차원의 수장 자리로 복귀했다. 레온하트가 가장 먼저 한 건, 용사들이 모여 차원 포식자를 무찔렀고 전 차원은 무사하다는 신의 말씀을 널리 알리는 일이었다. 레온하트와 당장 업무가 가능한 몇몇 수장은 디노크의 처분을 두고 회의를 거듭했다. 수장들은 디노크가 레온하트를 몰아내려 한 것과 회의장에서 수장들을 공격한 것을 들어 디노크를 죄인으로 공표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레온하트는 행정상 공백과 그로 인해 빚어질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디노크는 차원 포식자를 물리친 용사였으나 전투 중에 입은 상처가 깊어 사망했다고 역사에 기록되었다. ------------------------------------------------------------------------------------------- 디노크는 출신이 출신이니만큼 마하바치와 여러 방향으로 엮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마하바치에게 두 번이나 죽는 결말을 맞이할 줄이야....디노크의 부활과 포실아의 시체에서 능력을 읽는 기술이 없었더라면 아마 볼 수 없는 장면이었겠지. 찾아보니까 각각 다른 레더가 기술을 만들어준 거 같은데, 덕분에 둘을 잘 엮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럼 이제 마하바치만 남았네! 일단 앵커부터 마하바치가 차원 포식자와 싸우는 동안, 투쟁과 혼돈의 차원의 시간은 >>979 (1~3 다이스) 1. 전혀 흐르지 않았다. (출발할 때와 동일한 시각) 2. 전투가 진행된 시간만큼 흘렀다. (출발할 때에서 약 하루가 지난 시각) 3. 년 단위의 시간이 흘렀다. (dice(1,3) value : 1 / 1.수년 / 2.수십 년 / 3.수백 년)

나름대로 이것저것 생각했을 때는 시간이 안 흐르더니 이럴 때는 시간이 흐르는 다이스가 나오는 마법.... ------------------------------------------------------------------------------------------- 격한 기침을 터트리며 마하바치는 눈을 떴다. 자신을 덮치는 아일린의 공격이 마지막 기억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마하바치는 제일 먼저 허리가 제대로 붙어있는지 내려다보았다. 뿔과 날개까지 멀쩡한 걸 확인한 마하바치는 그제야 주변을 살폈다. 투쟁과 혼돈의 차원, 꿈을 걷는 자가 잠들어 있는 대신전이라는 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하바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부활을 쓸 수 있던 사람은 디노크와 포실아. 그중 하나는 자기가 두 번이나 죽였으니 고려할 필요도 없었고, 나머지 하나는 자신을 부활시킬 이유가 없었다. 남은 가능성은 목소리뿐인데, 목소리가 어째서? 마하바치는 머릿속에 뿌옇게 안개가 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머리가 명쾌하게 굴러가지 않아서 답답하던 그때, 신전에서 일하는 남자가 지나가다가 마하바치를 발견하고 소리를 냈다. "아니, 마하바치 님? 마하바치 님 맞으시죠? 차원 포식자는 물리치신 겁니까? 여기서 이럴 게 아니지, 제가 위에 보고할 테니 마하바치 님께서는 잠시 쉬시는게." 혼란스러운 머리로도 파악 가능한 사실은 있었다. 마하바치는 다른 차원의 용사들을 쓰러트리는 데에 실패했다. 마하바치는 전 차원의 정점에 서겠다는 자신의 오랜 소망을 이루는 데에 실패했다. 그리고, 그 소망을 이룰 기회는 다시는 찾아오지 않으리라. 그렇다면. 다가오던 남자는 마하바치가 휘두른 검에 목숨을 잃었다. 마하바치의 뿔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이런 세상은 존재할 가치가 없었다. 차원 포식자도 사라졌으니 차원을 없애는 건 마땅히 자신이 할 일이었다. 마하바치는 차원 포식자를 쓰러트리고 용사들을 베었던 검을 들고 날뛰기 시작했다. 마하바치는 >>981 (1~10 다이스) 1: 투쟁과 혼돈의 차원을 모두 파괴하고 살아남았다. 2: 투쟁과 혼돈의 차원을 모두 파괴하고 사망했다. 3~5: 투쟁과 혼돈의 차원을 90% 이상 파괴하고 살해되었다. 6~8: 투쟁과 혼돈의 차원을 반쯤 파괴하고 살해되었다. 9: 대신전만 무너트리고 살해되었다. 10: 대신전만 무너트리고 사로잡혔다. 꿈을 걷는 자는 마하바치가 날뛰는 와중에 >>982 (1~2 다이스) 1. 사망했다. 2. 살아남았다.

dice(1,2) value : 2 안돼... 마하바치님이....

사는 길은 2개 뿐이라니...

신전을 무너트리고, 몰려온 사람들을 죽이고, 살아 움직이는 사람이 없어지면 내키는 대로 날아서, 눈에 띄는 사람을 죽이고 또 죽이고. 검이 살을 가르면, 고통에 찬 비명, 부릅뜬 눈, 붉은 피, 저주, 삶을 구걸하는 애원, 신의 자비를 찾는 헛된 질문, 그리고 생의 마지막을 알리는 짧은 숨결. 그러나 무엇 하나 마하바치에게는 닿지 않았다. 마하바치는 이렇게까지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루기 직전에 좌절당한 소망의 여파인지, 아니면 마하바치를 되살린 목소리의 농간인지, 마하바치는 원래 발휘할 수 있는 힘 이상을 쏟아내고 있었다. 미쳐 날뛰는 마하바치를 막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의 시체가 사방에 가득했다. 피를 잔뜩 뒤집어써서 머리카락이나 날개, 옷이 무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셀 수 없이 많은 뼈를 자른 탓에 검날도 무뎌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한 사람이 차원 전체를 파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하바치는 끝내 어떤 전사의 검에 심장을 꿰뚫려서 살해되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무너진 건물 잔해와 시체들이 즐비했다. 그중에는 살아남은 자의 가족도 친구도 있었다. 생존자들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할 곳이 필요했다. 마하바치의 시체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분해되었다. 꿈을 걷는 자는 이런 난리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투쟁과 혼돈의 차원에 위기가 닥쳐올 때면 언제나 그러했듯, 생존자들은 꿈을 걷는 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꿈을 걷는 자는 태연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런, 그것참 큰일이구나.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면 너무 힘들 거야. 그러니 아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건 어떻겠니?" "다른 차원이요?" "그래, 재료 준비부터 시작하는 것보다는 남이 만들어놓은 식사를 뺏는 게 훨씬 간편한 일 아니겠어? 그리고 너희는 그럴 힘도 있잖니." 윤리적으로 옳은 일은 아니었지만, 삶의 기반이 모두 무너진 이들에게는 달콤한 제안이었다. "걱정하지 말렴, 가여운 아이들아. 차원을 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 누구 하나 금지한 이도 없지. 자, 너희는 결정하기만 하면 된단다. 어떻게 하겠니?" 결정을 내리는 데에 많은 논의는 필요 없었다. 투쟁과 혼돈의 차원의 생존자들은 차원을 넘기로 했다. 꿈을 걷는 자는 만족한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잘 생각했단다. 내가 마침 적당한 차원을 알고 있거든. 빛이 가득한 구름 위의 세계, 온통 새하얘서 너희 마음대로 물들이는 재미가 있을 거야." 꿈을 걷는 자의 붉은 눈이 불길하게 반짝였다. [完]

약 두 달간 진행되었던 <다이스로 차원 포식자를 무찌르자!>는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끝!!! 모두 열심히 참여하고 의견을 내주었던 레더들 덕분이야, 정말정말 고마워! 마지막에는 이런 얘기도 하고 저런 얘기도 해야지, 생각한 건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 하나도 생각 안 나네. 900 레스 넘기고부터는 어떻게 해서든 1000 레스 안에 끝내야 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게 큰 거 같기도 하고..... 사실 다이스로 진행한다고 해놓고 스레 초반부에 캐릭터나 차원 배경 설정하는 앵커를 너무 많이 걸었었지. 본의 아니게 거짓말한 셈이 된 것 같아서 좀 찔리는 마음도 컸었어. 그래도 레더들이 흥미로운 설정을 많이 내줘서 스레가 잘 진행될 수 있었어! 이것저것 짜놓은 설정은 많은데 전투를 진행하면서 그런 걸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건 생각보다 어렵더라. 또 생각해보니까, 복잡한 생각 없이 다이스만 굴리면 되는 스레를 진행하는 게 목표였는데, 괜히 나만 재밌고 나만 궁금한 설정 덕지덕지 붙여봤자 지루하기만 할 것 같아서 그냥 다 빼버렸어.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 미숙한 필력과 전투 설정, 진행을 모두 참고 끝까지 참여해준 레더들이 없었더라면 이 스레는 무사히 완결되지 못했을 거야. 정말 고마워! 나중에 다른 스레로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안녕!

두 달 동안 함께해서 즐거웠어. 다양한 캐릭터들이 함께 어울렸다가 다양한 결말을 맞이하는건 정말 재미있네. 오래동안 여운이 길게 남는 스레가 될 것 같아. 고마워. 스레주. 고마워. 함께 참여해준 스레더들.

두 달간 매일 꾸준히 진행하면서 마지막 이야기까지 깔끔하게 끝맺음을 내 준 스레주와 개성넘치는 의견들로 스레를 다채롭게 만들어 준 레더들 덕분에 항상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고 기대되는 스레였어. 언제 오든지 환영이니 다른 스레로 꼭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다. 안녕, 고마웠어!

엔딩이 생각보다 다양해서 놀랐어! 난 캐릭터들의 배경이 세세해서 오히려 더 몰입할 수 있었어. 오랜만에 이런 진지한 스레에 참여하게 됐는데 스레주가 술술 진행해 준 덕에 어색해하지 않고 잘 놀다 간다! ㅋㅋ 앵커판에 또 찾아와 줄 거지? 😉 안녕!

다갓이 폭주한 스레의 예시로 적합하다. 재밌었어! 다들 불쌍하면서 좀 아련하고 악 몰라 재밌었어...

§ 만약 >>839에서 다이스 값이 10이 나왔다면 마하바치가 다시 검을 휘두르려던 순간,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용사님들, 싸우시는 건 좋은데, 슬슬 지루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좀 더 온 힘을 다해보세요! 차원 포식자를 상대할 때처럼요!] 차원 포식자를 쓰러트리고도 조용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다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말리기는 커녕 더 부추기다니. 목소리의 생각을 조금도 짐작할 수 없었다. [음, 그래요, 아무래도 방금까지 함께 싸운 동료끼리 검을 겨누는 데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신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용사님께서 여기서 죽으면 용사님의 차원도 함께 사라지는 거예요. 어머, 그러고 보니 디노크님께선 큰일 날 뻔했네요.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믿음과 질서의 차원은 소멸했을 테니까요! 어때요, 이제 좀 제대로 싸울 마음이 들까요? 자, 그럼 저는 이만!] 황당한 이야기였다. 설마, 농담이겠지. 설마, 저게 사실이겠어? 용사들은, 심지어는 마하바치조차도, 일말의 위안을 찾기 위해 서로의 표정을 살폈다. 하지만 누구의 얼굴에서도 확실한 단서를 얻을 수 없었다. 불안이 스멀스멀 퍼져나갔다. 그리고 용사들은 목소리가 이제까지 거짓을 말한 적은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목소리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저자가 우리를 죽이려 한다는 거고."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건 아일린이었다. 아일린은 검을 들어 허공에 가만히 떠 있는 마하바치를 가리켰다. 마하바치는 검에 찔리기라도 한 듯 움찔거렸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서 돌아갈 생각이란 겁니다." 아일린은 말을 마치는 것과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대비하고 있던 마하바치는 잽싸게 아일린의 공격을 피했지만, 움직임을 예측하기라도 한듯 기다리고 있던 포실아의 나무 덩굴이 마하바치의 발목을 낚아챘다. 마하바치는 날개를 열심히 퍼덕거린 끝에 땅에 내팽개쳐지는 건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이제 다들 제대로 해볼 마음이 들었나 봐? 그래, 이렇게 나와야 나도 재밌어지지." "입만 나불대기는. 너 혼자서 일곱 명을 모두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나?" "이제껏 잘만 상대했는걸?" 디노크는 이를 갈며 마하바치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그런 단순한 공격에 당할 마하바치가 아니었지만, 디노크로 인해 가려진 사각에서 날아온 플라스크의 레이저에 날개가 뚫리고 말았다. 마하바치가 허공에서 주춤거리는 사이 포실아가 염력으로 사우루스와 아일린을 마하바치 근처로 날려 보냈다. 사우루스는 처음으로 경험하는 공중전에 조금 비틀거렸지만, 금세 균형을 잡고 마하바치를 할퀴었다. <빌트레드, 빌트레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드라이어드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는 빌트레드에게 다가갔다. 넋이 나간 듯 초록빛만 응시하던 빌트레드는 이내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이제야 좀 볼만해지겠네요. 역시 이 정도는 해드려야 의욕이 생기는가 봐요.] 용사들에게는 닿지 않는 공간에서 목소리가 중얼거렸다. 꽤 만족스러운 듯한 어조였다.

스케일이 엄청나게 변하는구나. 이쪽 루트도 재미있었겠는걸

>>991 아직 스크랩해놓은 레더가 있었군! ----------------------------------------------------------------------------------- § 만약 >>924에서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다음 선택지에서도 최악의 경우가 나왔다면 아일린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시간을 가늠했다. 해가 중천에 뜬 걸 보니 시간이 좀 흐른 것 같기는 한데. 고개를 숙인 아일린은 왼팔과 허리춤에 매달린 검을 차례대로 확인했다. 모두 불안해할 테니 결과는 보고하러 가야겠지. 그래, 그것만 끝내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아일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걷지 않아서 아일린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챘다. 여기저기 폐허로 변한 마을이 많은 거야 당연했지만, 목조 건물이 다 썩어 없어지고 돌로 쌓은 터만 간신히 남아있는 건 당연하지 않았다. 차원 포식자를 쓰러트리고 마하바치와 싸우는 데에는 아무리 오래 쳐주어도 하루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걸어가며 지나치는 풍경에는 쇠락한 문명만이 남아있을 뿐, 어디에서도 생활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수도로 향하는 길도 무성한 풀로 뒤덮여서 알아볼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일린은 낮에는 해를, 밤에는 달과 별의 위치를 길잡이 삼아 이동했다. 수도에 가까워질수록 아일린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사람 한 명, 하다못해 몬스터나 야생동물 한 마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방에 널려있는 과일과 버섯을 뜯어 먹으며 허기를 달랠 수는 있었지만, 눈덩이가 굴러가듯 커지는 불안까지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아일린은 자꾸만 부정적으로 흐르는 생각을 애써 지워내며 발을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수도. 무너져 내린 성벽과 건물을 눈에 담은 아일린은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는 걸 느꼈다. 이제껏 지나쳐온 폐허들과는 달리 수도에는 결사항전의 흔적이 곳곳에 가득했다. 만에 하나 살아남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아일린은 수도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최후의 전투가 참혹했다는 사실뿐이었다. 내리쬐는 햇빛 아래에서 아일린은 울부짖었다. 이런 꼴을 보려고 차원을 구하러 떠난 게 아니었다.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과 동료들의 희생을 쌓아 올려 가까스로 구해낸 세상을, 사랑하는 이가 마침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된 세상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고된 모험의 끝에서 아일린을 기다리고 있던 건 잔혹하고 무자비한 현실이었다. 세상을 두 번이나 구원한 용사 아일린 아이젠하워는 절규하고, 절규하고, 또 절규했다.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에서 우러나온 통곡이 텅 빈 세상에 퍼져나갔다. 그렇게 오래도록 계속되던 울음소리가 어느 순간 멎고, 검과 마법과 모험의 차원은 다시 깊은 침묵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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