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자존감이 정말 낮아. 초등학교 때 무슨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자존감이 정말 많이 낮아졌어. 그냥 얼굴만 나오는 거울은 괜찮은데 전신거울 보면 너무 못생기고 뚱뚱해서 역겨워. 옷을 새로 사려고 앱 들어갔다가 예쁜 옷 발견해도 나랑은 절대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차마 못 사고 꺼버려. 애들이 셀카 찍자고 하면 찍긴 찍는데 나중에 사진 보면 너무 못생겼어 애들이 잘 나왔다고 하는 것도 잘 나온 건지 모르겠어 그냥 역겨워 내가 상체에 비해 다리가 두꺼운 편인데 누가 내 뒤로 지나가면 다 내 다리를 보고 욕하는 거 같아. 그래서 더워도 반바지는 절대 안 입어. 밖에서 걸을 때면 내 걸음걸이나 자세가 이상해 보일까봐 걸음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걸어. 하루에 한번씩은 늘 내가 살 가치도 없고 죽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 근데 습관적으로 그런 것도 있어.

이렇게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지 내 주변 사람들이 날 좋아하는 것도 의심해. 친구들이 나랑 잘 지내고 웃어도 속으로는 날 안 좋아할 것 같아. 사실 속으로 얘는 왜 이렇게 사는 거냐고 생각할 것 같아. 심지어 부모님도 못 믿겠어. 사실 날 낳은 걸 후회하시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뭐 하나만 먼저 물어보자, 왜 사소하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리고 예전에 병원은 안 가봤지만 우울증이었던 것 같아. 중학교 때는 늘 내가 우울증일까? 하는 생각을 했고 중2 말~ 중3 때는 자주 우울했어. 횡단보도 건너는데 지나가는 차가 날 쳤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건 일상이었고 분명 밤에 잠을 잘 잤는데도 학원 수업 때마다 졸았어. 안 졸려고 커피도 사갔는데 계속 졸았어. 심지어 하루종일 졸 때도 있었어. 엄마랑 싸우고 나서는 일주일동안 방에 틀어박혀서 잠만 잔 적도 있어. 중3 시절을 이렇게 겨우 버티고 고등학교에 올라갔는데 또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고1 크리스마스 이브에 죽기로 자살계획까지 세웠었어. 하지만 고1 때 너무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나서 자살은 취소했는데.. 고2 1-2월에 바로 후회했어. 차라리 그때 죽을걸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 그 이후로 지금까지 가끔씩 우울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우울증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

>>3 자존감이 정말 많이 낮기는 하지만 내가 매일 우울한 것도 아니고 친구들이랑 있으면 오히려 완전 많이 웃고 그래서 정확한 정신 질병이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하면 요즘에는 학교생활이나 학원생활이 정말 즐겁긴 해. 친구들이랑 놀면 너무 재밌고 많이 웃어. 혼자 있을 때 그닥 우울하지도 않고 오히려 친구들이랑 있었던 일을 생각하다 혼자 웃곤 해. 일주일이 지나고 그 일주일을 되돌아보면 딱히 우울했구나~ 하는 생각은 안 들어. 오히려 되게 즐거운 일주일이었네 하는 생각은 들어. 그래서 겨우 자존감이 낮아서 이걸 올리고 싶어서 정신과를 가는 게 너무 사소한 일로 가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스레 올렸어

한국인들이 정신과 가는 걸 특히 무서워하고, 자기 정신에 대해서 의심을 너무 많이 한대. 난 사실 정상이고 이 정도는 다들 겪는 심정이 아닐까? 하는 느낌의 의심. 정신과는 몸 조금만 아프면 병원 가듯 마음이 조금만 아프면 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전혀 사소한 일 아니야. 네가 가고자 하면 가도 돼.

>>5 4번래스를 지금읽었는데, 나랑 비슷한 굴곡을 겪었네. 뭐, 그건 차치하고라도 자, 생각해보자. 보통 몸이 어디가 아플때말이야 몸이 아프다 -> 아 어디가 어떻게 아프네, 무슨 병이다. -> 병원에 가서 약을 타자 이렇게 하지 않지? 내가 의사도 아니고 진단을 내릴 수 없잖아. 병원은 원래 "내가 무슨 병이니까 약내놔요!" 하러 가는데가 아니야, "무슨 병이 있는지 모르겠으니 진료받고 적절한 처치를 받기" 위해 가는곳이야. 정신과도 똑같아. 내가 우울증인걸까? 내 마음이 지금 지치거나 피폐해진건 아닐까? 생각이 들면, 그걸 진단하기 위해 가보는거야. 아픈거같아 ->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자 -> 아플경우 : 적절한 치료를 받아서 낫는다 -> 아닐경우 : 다행이다, 난 아픈거까지는 아니었구나 알겠어? 뭐..난 급성우울증으로 병원갔다가 알고보니 소아때부터 이어져온걸로 예상되는 만성우울증 판정나서 현재진행형으로 약먹는중이기는 한데..아무튼, 가보고 싶다면, 가야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망설이지말고 일단 가. 초진비용이 조금 쌔긴 한데..뭐, CT찍는다 생각하고~

>>7 >>8 의견 고마워. 일주일째 고민하다가 오늘 엄마한테 말해봐야지 하고 집에 왔는데 도저히 용기가 안 나서 스레 올린 건데.. 솔직히 아직도 진짜 이게 사소한 일인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혼자 생각할 때보다는 용기를 얻은 것 같아. 내일은 진짜 말해볼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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