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2JWksrtfXA 2021/06/14 21:55:59 ID : a7e7zcFbfTS 1
2020.06.14 기말고사 D-16. 일기를 쓰겠어. 라고 다짐했지만 수필은 너무 힘든 나를 위한 작은 위안이 될테지. 사라진다면 잊지 말아줘.
2 ◆o2JWksrtfXA 2021/06/14 22:05:38 ID : a7e7zcFbfTS 0
외국 가수가 하나, 둘, 셋, 넷. 하고 유창하게 말하며 노래를 시작하는 것을 들으며 기분이 묘하다. 와중에 반주와 음을 통통 튕기는 노래라 이대로 튕겨져 나가 평생 돌아오기 싫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노래의 홈런은 사랑을 향한 홈런인 것을 알기에 가만히 누워있기로 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나는 정말 절박감이 없다. 이 시험을 꼭 잘 보아야하는 특별한 이유도 없으며, 세울 생각도 가치도 없다고 늘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날 보고계시는 부모님은 생각이 다른가 보다. 아, 방금 막 노래가 바뀌었다. 애플의 선곡은 대체 누가 하는걸까. 당장이라도 권총 한 자루를 집곤 거리로 나가 모르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쏘고 싶은 기분이랄까. 또, 또 마음이 붕 뜬다. 우디라리도. 5박자에 맞춰 타자를 치다보니 벌써 10.00시가 되었다. 나는 또 이렇게 살짝 건조함이 깃든 상태로 뜨거운 이불이 나를 땅까지 묻어주기를 기다릴 것 같다. 노래가 내게 말하잖나. Here we go. 난 오늘도 이렇게 간다. 내 노래의 박자는 너무너무 느려서 조금씩 밖에는 나아가지 못한다. 아, 지금까지 외국 노래만 들어 팝송 덕후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난 한국 인디 노래도 좋아한다. 특유의 아마추어틱하고 자유로운 가사가, 나를 자유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다들 그런 상상한 적 있어? 하고 묻는 질문에 사람들은 날 여전한 ENFP라 부르는데, 사실은 잘 모르겠다. 존재를 유형으로 통칭할 수 있을까? 가수의 청순하지만 단단한 보컬이 이 노래의 세계관에 날 빠트린다. 최근 이 노래의 팬아트가 나와 정말 재미있게 시청했는데, 분위기를 잘 살린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이 노래의 최고봉은 마지막 가사 아닐까 한다. 다음에 와줄래요? 나 죽고 없을 때~ 결국 그런 느낌이다. 막중한 임무를 처리하기엔 버거우니 다른 사람을 찾아달라. 팬아트에선 이 부분을 색다르게 해석해 신기하긴 했다. 말이 너무 길어졌나. 오늘의 일기 끝.
3 이름없음 2021/06/15 21:40:23 ID : a7e7zcFbfTS 0
한참 울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엄마의 자장가를 나는 굉장히 슬픈 기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어제와는 조금 다른 노래를 들으며 이질감을 느꼈다. 마치 책장에 꽂혀는 있으나 이야기가 기억나지는 않는 책들처럼 말이다. 나는 무엇 때문에 슬프게 살까. 나는 뭐가 잘못 되어서 이럴까. 아무리 생각해도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험까지 15일. 숫자로 보니 너무나도 작고 하찮아서 가늠이 잘 가지 않는다. 빨갛게 달아오른 눈가를 벅벅 문지르다보면 이제 그만, 이라고 중얼거리고 싶다. 그 작은 말 한 마디의 용기가 잘 나지를 않는다. 더위와 습함에 눈물이 지나가고 남은 자취가 타오르듯 뜨거워진다. 기분이 나쁘다. 오늘의 일기도 끝.
4 이름없음 2021/07/04 03:36:14 ID : a7e7zcFbfTS 0
오랜만에 돌아왔다. 기분이 오묘하달까, 장마가 시작되면 빗방울이 하염없이 내 살갗을 파고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어 버겁다. 일요일엔 간단한 약속이, 오늘은 미용실을 다녀왔다. 족히 4주간 나와 생을 함께한 친구들을 떠나보내기엔 아쉬웠지만 뭐... 이걸로 된 것이다. 피어싱도 이제는 참을 수 있을 정도의 고통이 되었으니까. 책을 주문했다. 친구의 만화책 1권, 데미안, 1984, 미움받을 용기, 이기적 유전자, 변신 등등... 고르다보니 8~90000 원이 훌쩍 넘었지만 문화생활도 못 즐길 정도의 자본은 아님에 다행스러움을 느꼈다. 여러모로. 감회는 새롭고 몸은 늘어진다. 어쩌면 미래의 우리는 머리만 커지고 몸은 작아지는 외계인이 되는 게 아닐까?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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