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일까? 그냥 내 후회와, 진심을 말하는 공간이 되겠지.

나는 오늘에서야 배경사진을 바꿨다. 사실 일년 동안은 바꾸지 말까 했는데, 보내주어야 편히 간다고 하니까.

올해는 우리의 특별한 해였다. 우리가 만난지 특별한 주년이 되는 해였으니까.

그래서 일년에 한번 만날까 하는 우리가 여행을 가자 다짐하고 서로가 바빠지지 않는 달을 기다리며 그렇게 한 해를 시작 했지.

그렇게 바쁘게 보내다 보니까 봄이 왔다. 그리고 너는 그렇게 우릴 떠났다.

그 때 생각하니까 그새 또 울컥하나봐. 나 사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어. 근데 장난이란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 그냥 들 새도 없이 바로 눈물이 나왔으니까.

거짓말 안치고 나 사람들 앞에서 잘 안우는거, 너도 알잖아. 근데 나 일하다 말고 주저 앉아서 울었다. 손님이 와도 고개 한번 못들고 계속 울었다.

옆에 실장 언니가 와서 무슨일이냐고 물어보기 전까지 나는 숨도 못쉬었고, 언니한테 얘기를 함과 동시에 언니가 반차 쓰고 빨리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같이 일하는 분들한테 몇번이고 말하고 뛰쳐 나오면서 애들에게 전화했다.

넌 아마 평생을 모를거야. 그렇게 일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우리가 심지어 타지역가서 본가 잘 못오는 애들이 정확히 1시간만에 다 모였어.

너를 보기도 전에 애들 얼굴 보고 눈물이 터졌고, 들어선 순간 보이는 화면에 네 얼굴을 보고는 다들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 화면에 떠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중에 넌 가장 어렸다. 다들 영정 사진을 걸어뒀는데 너는 얼마전에 찍어 보내주었던 셀카를 걸어두었다.

그때는 진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지금도 똑같이 생각해. 너는 정말 나쁜 친구가 분명하다.

그냥 장례식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2시간 여는 눈이 마르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그랬다.

너는 나쁜 친구다. 분명 결혼하면 우리가 축가 불러주고 부케도 받아주고 축의금도 잔뜩 줄거라고 했는데. 너는 왜.

넌 늘 힘들다 해도 밝았고, 매번 우리의 멘탈 케어 담당이였는데, 그만큼 우리한테 꼭 필요한 존재였는데.

왜 나는 니가 힘들다 했을 때 한번 더 물어봐주지 않았을까. 너가 괜찮다 하는 말을 왜 단번에 믿고 다시 묻지 않았을까.

나는 최악의 친구다. 오늘도 프사를 내리면서 한참을 생각했어. 그냥 카톡 한 번 더 할껄, 전화 한 번 더 할껄, 내가 한번 올라가서 너 만날껄.

근데 그거 다 소용 없잖아. 생각 한다고 해도 니가 돌아오는게 아니니까. 너가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했던 그날 밤 나는 마냥 낄낄대며 유튜브나 보고 있었으니까.

보고싶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니가 떠난 3월부터 계속해서 니가 보고싶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전부다.. 다 보고싶어한다 너를.

평생을 안고 갈꺼야. 아니 그래야만 해. 그렇게 모이기 힘들었던 우리가 너로 인해 매년 두번은 모이기로 약속했으니까.

그냥 멍청하게 후회하고 있는 나를 니가 하늘에서 바라보고 있다면, 니 목소리가 나한테 들린다면 잔소리 할것이 분명하다. 근데 니 목소리 이제 못들으니까. 계속해서 후회할것 같다. 나를..

너 보낸 그 날 꿈에 나와서 환한 얼굴로 네 웃음소리를 들려주며 떠난게 생각난다. 근데 그 이후로 넌 한번도 꿈에 나와주지 않았다.

보고싶어, 목소리도 듣고싶어. 꿈에 한번만 더 나와줬으면 좋겠다.

나중에, 정말 나중에 내가 노년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너는 지금 내가 그토록 보고싶어 하는 청춘의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겠지.

그냥, 많이 보고싶고. 그립고. 그렇다. 보고싶다. 이 밤에 배경사진을 바꾸면서 갑자기 하소연 하게 되었어.

오늘 밤은 꿈에 니가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 친군데 그정도 부탁은 들어줄 수 있잖아..

많이 보고 싶다 내 친구야. 부디 하늘에서는 편안했음 좋겠다. 불안하지도 말고, 너 스스로에게 부담가지지 말고, 너를 너무 옥죄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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