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7/13 14:20:39 ID : Pg7zeZfSFdu 0
삼촌이 돌아가신지 이제 겨우 1달이 넘었어. 삼촌이 돌아가신 당일에 꾼 꿈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외가 가족들 모두 캠핑을 갔어. 외가 가족들 모두 국내 여행을 간 경험은 꽤 있었지만, 캠핑은 처음이었기에 즐거워보였어. 모두 저녁을 먹는데 꿈에서 삼촌께 꽤나 눈이 갔어. 무표정의 삼촌은 평소와 너무 달랐으니까. 그런 삼촌은 나에게 돈을 주셨어. 나도 모르게. 내 가방에 있던 돈이 담긴 흰 봉투는 누가 줬는지 흔적조차 없었지만 나는 그 돈이 삼촌 것이라는 걸 알았어. 그저 직감이었지. 한 번 더 삼촌의 얼굴을 보기 전, 잠에서 깨어났어. 그리고 장례식이 끝난 후, 어느 날. 삼촌은 또 내 꿈에 나오셨어. 외가 가족들이 모두 여행을 갔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건물의 모든 곳이 어두웠고, 다들 정신 없어 보였어. 앞이 안 보이는 어둠이 아닌 모든 것이 회색빛이었기에 상황들이 너무 잘 보였고, 모두 대피하지 않고 어린아이나 노인들을 제외한 사람들만 분주한 것을 보아 그렇게까지 큰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그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나는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고, 삼촌은 그런 나에게 다가와 가죽으로 된 핑크색 토끼 인형을 주셨어. 한참 토끼 인형을 쓰다듬고 있던 중 잠에서 깻지. 그 이후로 일주일 안에 삼촌이 꿈에서 1번 정도 더 나오셨는데, 그 꿈은 기억이 나질 않아. 그리고 계속 꿈에 나오지 않으셨다가 저번 주 일요일에 삼촌과 관련된 꿈을 꿨어.
2 이름없음 2021/07/13 14:30:23 ID : Pg7zeZfSFdu 0
삼촌이 죽은 걸 알고 있는 후였어. 외가 가족들이 모두 여행을 갔던 회색 건물에서 나온 것 같았어. 삼촌은 없었어.. 다들 뭔가 후련한 표정이었고, 나만 기분이 안 좋았지. 그렇게 건물에서 나와 차를 타려 내리막 길을 내려가는데 의자에 사람처럼 앉아있는 원숭이를 보았어. 우리 엄마랑 사촌오빠(삼촌의 아들)가 사진을 찍고싶다길래 사진도 찍어줬지. 언제 샀는지 모르겠는데 내 손에는 연보라색 비누가 담긴 종이상자에 쥐어져있었어. 집에 오는 길 내내 난 비누를 손에 꼭 쥐고 있었어. 집에 돌아와 쉬고 있을 무렵 우리 엄마는 아빠에게 뭐라고 했어. 평소에도 입방정이 심해 문제였던 아빠기에 그러려니 했지. 방 안에서 몰래 들었어. 솔직히 몰래 들은 것도 아니고, 강제로 들렸지. 엄마는 아빠에게 말했어. 00(나)이도 삼촌 보고싶어서 그렇게 계속 우니까 건들이지 말라고. 애가 티를 안 내서 그렇지. 우리 몰래 울고 있다고.... 나는 현실에서 티도 안 내고, 몰래 울고 있었기에 절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근데 꿈에서 엄마가 그 이야기를 하니까 울컥하는 마음에 입을 틀어막고 방 구석에서 울음을 터트렸지. 울음 때문에 숨이 막히고 괴로운 그 상황 속에 나는 꿈에서 깨어났어. 일요일에 대학 연구실 당번이라 아침부터 나왔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던거야. 꿈에서 깨어난 나는 울고 있었어. 꿈에서 울었던 것처럼 눈물은 수 없이 떨어지고, 숨은 막혔지. 괜히 이 모든 게 꿈이라는 게 아쉽고, 삼촌이 보고싶어서 계속 울었어. 모든 게 억울하고, 꿈만 같아서. 최근 1달의 모든 일이 꿈이길 바래서. 기분이 풀릴 때까지 울진 못해도. 최근에 받은 스트레스는 풀릴만큼 운 것 같아.
3 이름없음 2021/07/13 14:33:49 ID : Pg7zeZfSFdu 0
이번 주 목요일. 우리 삼촌의 마지막 제사날이야. 외가쪽에 애기들이 있어서 내가 돌봐야하기에 나는 제사에 못 가. 조금, 아니 엄청 서운하고 우울하지만 어쩔 수 없지.... 지나가면서 이 글을 읽어준 모두 고맙고, 우리 삼촌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기도해줘.
4 이름없음 2021/07/13 14:38:37 ID : Pg7zeZfSFdu 0
정말 이 세상 누구보다 멋진 나의 삼촌이었어요.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삼촌은 멋진 사람이었어요. 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한 삼촌. 마지막까지 그 어둠을 알아채지 못해서 죄송해요. 여기서 힘들게 사셨으니, 부디 그곳에서는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목요일에 가지 못해서 죄송해요. 그래도 정말 보고싶고, 계속해서도 보고싶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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