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네 생각이 나
그동안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아서 내 안에서 모두 지워버린 줄 알았는데 그때 듣던 노래를 우연히 듣다가 네가 떠올랐어
옛날엔 많이 들었는데 널 한참 좋아하고 있을 때,
좋아서 많이 힘들어할 때 많이 들었는데
재생목록에 새로운 노래가 쌓이는 만큼 점점 듣지 않게 되다가 결국엔 잊히더라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던 그때의 순수했던 사랑도,
너의 웃는 얼굴까지 모두 잊히더라
그랬는데 왜 이제 와서 네 생각이 나는 걸까
너 없는 하루가 이제 일상이 되고,
이젠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가벼운 안부조차 물을 수 없는 사이인데
네가 다른사람과 웃고있는 모습을 보고도
이제 가슴이 답답하지 않게 됐는데
참 아이러니하지 않니 웃기게도
왜 뜬금없이 이제야 네가 짙어질까
나는 요즘네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을 속삭이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어
그 사람은 너와 달리 나에게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이 못난 나를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는 듯 대해주고,
의심이 많아 쉽게 불안해하는 내게 매번 확신만을 주는 사람이야
그런데 나는 바보 같게도 이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주지 못하고 있어
행복한 척, 좋아서 견디지 못하는 척.
사실 만나도 그렇게 즐겁지 않으면서,
그렇게 귀여워 보이지도 않으면서,
사소한 단점과 결점이 눈에 자꾸 걸리면서,
그냥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뿐이면서,
연락도 심심할 때 말곤 귀찮음에 억지로 하면서,
이런 나는 비정상적이고 위선적인 거짓말쟁이일 뿐이야
아니, 나 자신마저 속이고 있으니 정신병자가 더 어울릴까
너와 손끝만 닿아도 부서질 듯 뛰던 심장과
의미 없는 무슨 말을 해도 즐겁던 그 많은 시간들과
한 번만 보면 무슨 일이든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던 네 미소
너에게 나던 너와 닮은 순수하고 따듯한 향
안아주던 네 팔
짧은 입맞춤
그 모든 것들을 몰랐더라면,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누구나 하던 그 말을 들었더라면
나는 어쩌면 더 괜찮게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몰라
아직까지 그렇게까지 내 모든 걸 바치고 불사르며 사랑하고 아프게 했던 사람은 너밖에 없나봐
눈물 없이 보내지 못하고 매일매일 아팠던 밤들과
짧은 한 순간이라도 너와 함께한 날이면
행복에 겨워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했던 날들이
다신 돌아오지도 않고 기억 속에서 마저 사라지고 말겠지
아마 내 인생에 다시 없을
가장 순수하고 아쉬운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네가 먼저 다가와 잡아줬던 그 손을
네가 먼저 놓을 줄 알았더라면 난 잡지 않았을 텐데
역시 수백 번을 후회해도 아무 소용 없겠지
다시 잊어버리고 싶어.
ㅂㅈㅎ2021/08/02 04:35:25ID : NwGk3wnyE02
잠도 안 오고 이런저런 생각만 많아져서 글 써
나 지금 남자친구랑 100일까지 일주일 남았는데
아직도 첫사랑을 못 잊은 거 같아
나도 내가 한심하고 지금 남자친구한테 너무 미안한데
보고 있으면 누구든 좋으니까 정신 차리라고 욕 좀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