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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8/03 03:09:30 ID : Y9s4GtBxRvg
너의 하루는 좀 어땠어. 나는 그저 그런 나날들 속에 파묻혀서 여름이 지나가기 만을 기다리고 있어. 너의 계절은 어때. 너도 나와 같은 지금의 여름이야? 아니면 우리가 함께 했던 그 때의 여름? 만약, 만약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정말로 네가 계절을 느끼고 있다면, 그렇다면 후자의 계절이었으면 좋겠다. 너는 날 평생 그리워했으면 하거든. 평생 날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만을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이제 너 같은 건 잊고 자유롭게 살라는 좆같은 이야기 듣고 싶지도 않아. 너도 그렇잖아. 너도 아직 날 사랑하고 있잖아. 기억하고 있잖아. 그리워하고 있잖아. 너는 그래야만 하는 거잖아. 이기적인 거 나도 알지만 너는, 너만은 절대 잊으면 안되잖아. 자유로우면 안되는 거잖아. 나한테 평생 잊지 못할 여름을 남겨놓고, 그래놓고 혼자 다 잊어버리면 그거 너무 비겁하잖아. 나는, 나는말야 아직도 네 생각이 나.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 그 여름이 종종 떠오른다고. 미친 듯이 비가 쏟아지고 벼락이 내리칠 때마다, 새벽에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 거리를 바라보고 있을 때마다, 할 일을 모두 마친 후 겨우 잠자리에 누웠을 때, 악몽 때문에 식은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닦아낼 때, 네 생각이 나고 그 여름이 생각이 나. 잊으려 해봐도 잊혀지지가 않아. 하긴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우리가 그 해 여름에 저지른 짓을. 아마 평생동안 못 잊겠지. 응응, 그럴 거야. 그래서 차라리 그냥 죽으려고도 해봤어. 그런데 그것도 잘 안 되더라. 왜인지 알아? 죽으려고 하니까 좀 무섭더라. 죽는 게 무섭다는 게 아니라 내가 죽으면 너도, 그 해 여름도, 우리가 벌인 일들도 기억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더는 없게 되니까. 그게 좀 무서워서. 이제 널 기억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잖아. 널 잊는다는 게, 다시는 널 추억하지 못한다는 게, 무섭더라. 5년이 지났지만 존나 찌질하게도 난 아직 널 사랑하니까.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보다 겨우 잠에 들었어도 존나게 좆같은 악몽을 꾸는 것보다 하루 하루 무언가가 날 괴롭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보다 널 더 이상 추억할 수 없는 게 난 더 무서우니까. 그래서 못 죽었어. 그러니까 나쁜 놈아 내가 진정으로 행복하길 바랬으면 살아있었어야지. 아니, 내 앞에서 죽지 말았어야지. 그렇게 웃으면서 가버리면 내가 평생 널 잊을 수 없게 되어버리잖아. 솔직히 너도 내가 널 평생 기억해줬으면, 사랑했으면 했지? 그래서 그렇게 웃을 수 있었던 거잖아. 넌 죽어서도 내 손바닥 안에 있어. 죽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던 거냐. 나도 힘들었어. 나도 진짜 죽을 수만 있다면 죽고 싶었는데 너 덕분에 겨우 버티고 있었어. 그래서 나도 최대한 널 끌어안았어.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고,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밤마다 늘 빌었어. 내가 널 조금이라도 놓치면 사라질 것 같았으니까. 넌 내 유일한 구원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인생이 아무리 좆같아도 너가 있어서 버텨낼 수 있었어. 그런데 넌 그런 날 두고 가버렸잖아. 그렇게 빛나는 미소를 지으며 내 앞에서 넌 낙하했잖아. 그 당시엔 네가 정말 원망스러웠어.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으니까.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멍청했지. 너와 내 죄책감의 무게가 같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바보 같이. 같을 리가 없는데. 네가 훨씬 무거웠을 테니까. 그러니까 이제 더는 널 원망하지는 않아. 다만 조금 슬플 뿐이야. 그저 네가 날 계속해서 기억하고, 사랑해줬으면 할 뿐이야. 나 또한 아직 널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또 사랑하고 있으니까. 이 외에는 더 바라지 않아. 또 그 때의 우리를 원망하지도 않아. 그 때는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응, 그러니까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그저 최선이었던 거야. 그때도, 지금도 늘 최선의 선택지를 고른 거야. 우린 사랑했고, 충분했어. 넌 나만을 생각해. 우리가 그 때 저질렀던 일들은, 그 죄책감은 내가 다 떠안고 살아갈 테니. 우리들은 아직 이곳에서 여전히 여름이야 감정선 난잡해서 따라가기 힘들어도 이해 부탁해 히힛 새벽 감성에 이리 저리 휘둘려서 쓴 거거든 ㅎ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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