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8/11 20:02:44 ID : 9gZeJRA43Xz 2
"내 비밀을 내가 직접 말하게 되면, 그건 아무렇지 않은 사실이 돼" * 난입금지
2 A 2021/08/11 20:05:16 ID : 9gZeJRA43Xz 0
[A의 이야기] A는 어렸을때부터 조용한 편이었다. 그리고 나름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디까지나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는, 영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나이대 애들보다 똘똘하다는 이야기였다, 당시에는 그렇게 아동범죄가 자주 있는 편은 아니었으므로, 부모님은 집근처 10분거리의 유치원을 매일 걸어다니게 시켰다. 등교는 유치원버스로, 하교는 걸어서. 항상 이렇게 다니곤 했다.
3 A 2021/08/11 20:06:56 ID : 9gZeJRA43Xz 0
A의 부모님께서는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래로, 조금 곤란한 일이 생겼다 바로 맞벌이 가정이었기에 집에 오면 아무도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A의 엄마가 퇴근하기까지 1시간 정도가 걸렸고, 그 시간동안에 놀이터에서 놀려고 해도 A의 친구는 딱히 없었다 기껏 사귄 친구들도 그렇게 오래 가진 못했다. 그래서 A의 부모님은 고민에 빠졌다 그때부터 A는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4 A 2021/08/11 20:09:17 ID : 9gZeJRA43Xz 0
A는 학원에 다니면서도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속도가 느렸다. 학원을 다니기만 했을 뿐이지 딱히 배운것은 없었다. A가 학원에서 적응을 못해서 부모님이 불려갈때마다 A의 부모님은 항상 이렇게 말했다 "저희 애가 수줍음이 많아서요" "어렸을때는 어린이집에서 다른 애들한테 넘어지면 안된다고 그러고 다녔다니까요~ 어른스러운 구석은 있어요" A는 학원보다 집에서 뽀로로 한편을 더 보고 싶었다
5 A 2021/08/11 20:12:20 ID : 9gZeJRA43Xz 0
A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부모님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말수가 적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A도 그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A, 너 내일부터는 다른 초등학교에 다닐거야" 하루아침에 타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아주 조금뿐이었던 A의 친구들은 이때 멀어지게 된다.
6 A 2021/08/11 20:15:21 ID : 9gZeJRA43Xz 0
1학년때부터 타지역의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A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일단 집에서 30분 거리의 초등학교였고, 이미 그쪽 초등학교애들은 그 애들대로 친애진 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A가 빠른년생이라서 번호가 맨 뒷번호였던것도 한몫 했다. "너 한살 어리다며?" 가 주 인사가 되었다. A는 학교에 적응을 좀처럼 하지 못했다. 당연히 이때도 학교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이때쯤 태권도 학원을 보낼까 생각했으나 A가 거절하여 피아노학원에 다니게 된다.
7 A 2021/08/11 20:18:54 ID : 9gZeJRA43Xz 0
A가 타지역의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것은 A의 부모님이 그 초등학교의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A가 친구들이랑 못지낸다는것을 어렴풋이 알고있던 A의 부모님은 그편이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학년이면 귀가시간이 점심시간일텐데,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학원에 보내는것도 큰 도움이 될것 같지 않아 옆에서 지켜보기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A는 수업이 끝나고 나면 A의 엄마 담당 교실에 가 있었다.
8 A 2021/08/11 20:22:01 ID : 9gZeJRA43Xz 0
A의 부모님이 선생님이었기에, 주위에서 선생님들의 소식을 여러가지로 많이 접하게 된다. 그리고 어디에서 시험문제가 나오는지, 어떤 학원을 다니는지 등등의 이야기를 자주 전해들었다. A는 학원에다가. 학습지 3권에, 엄마가 따로 시키는 공부를 겸하게 된다. A를 담당하는 선생님들 마다 "머리가 나쁜건 아닌데.... 속도가 느리네요." 라고 이야기를 했다. A의 부모님은 그걸 머리가 나쁘다는 이야기로 알아듣고 4-5번 이상 반복학습을 시켰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날이면 부모님께서 화를 내는 일도 많이 있었다 A는 어찌되었건 하나하나 시험성적이 중요했고 다른 것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9 A 2021/08/11 20:25:34 ID : 9gZeJRA43Xz 0
그것은 초등학교가 끝날때 까지 매해 반복되었다. 자격증 시험을 치고, 합격하고. 다시 공부하고. 혼나고, 시험에서 100점을 받고. 등등. 학원은 중간에 몇차례 바뀌었지만 꾸준히 다녔다. A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반 친구들은 A와 노는것을 싫어했고 학원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A는 그냥 공부잘하는 재수없는 새끼로 낙인이 찍혀가고 있었다. 이때쯤 되었을때 학교 담임선생님, 학원 선생님 모두 문제가 있다는걸 알아차렸지만 이야기하기 껄끄러워했다. 학교 담임 선생님은 A의 엄마 얼굴을 봐서 이야기를 잘 못했고 학원선생님은 학원을 끊을까 두려워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몇차례 정도는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A의 부모님이 그냥 지나간것일 수도 있다.
10 A 2021/08/11 20:27:37 ID : 9gZeJRA43Xz 0
가끔 착한 친구들이 A에게 먼저 말을 걸곤 했다 "문방구에서 아폴로 사먹어 본적 있어?" "아니" "슬러쉬는?" "아니" "쫀드기는?" "아니" 부모님의 연구실에도 더이상 있기 어려워진 A는 학교 도서관에서 학교 마칠때까지 버티는게 일상이 되었다. 부모님은 책을 보던지 공부를 하던지 둘중에 하나만 하라고 했다. 그래서 A는 책을 읽었다. 졸업하기 전까지 1000권정도.
11 A 2021/08/11 20:31:11 ID : 9gZeJRA43Xz 0
A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대화하느니 책을 읽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A는 책을 읽다가 간혹 재미있는 파트가 나오거나 하면 부모님께 보여주곤 했다. A의 부모님은 시언찮게 대답하고는 일하러 가셨다. 그런 A에게도 유일한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A의 외할아버지였다. A의 외할아버지는 A의 엉뚱한 행동에도 하나하나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셨다. 가끔, (남에게 안들리는줄 알고) 콧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A의 외할아버지는 "우리 A가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즐겁게 노래를 부를까?" 라고 말할 줄 아는 어른이셨다. A가 외할아버지 댁을 떠난 다음날에 A의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동맥경화로.
12 A 2021/08/11 20:33:28 ID : 9gZeJRA43Xz 0
A가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목격한것은 두어가지 정도였다. 일단 유산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였고 화장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의 문제였다. 유산이라고 해봤자 별것 없었으며 A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A는 영정사진 앞에서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현실감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A는 비로소 A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음을 느꼈다.
13 A 2021/08/11 20:36:02 ID : 9gZeJRA43Xz 0
A는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해야 이쁨을 받을지, 어떻게 해야 칭찬을 더 받을지. 그래서 좀더 어른스러워지려고 노력을 했다. 노력을 하면 할수록 부모님에게 칭찬을 받았다. 공부량은 늘어만 갔고 항상 시험점수는 상위권 안에 들었다. 친구는 여전히 없었다 5학년때 즈음인가, 반에서 장애인 학우와 같이 지낼 때가 있었는데 A는 그 장애인 학우 도우미로 발탁되었다. 친구들은 그 학생과 같이 놀리곤 했다. A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14 A 2021/08/11 20:38:34 ID : 9gZeJRA43Xz 0
6학년이 되었을때 A는 본격적으로 따돌림을 심하게 당하기 시작한다 체육시간이었다. 운동장을 몇바퀴 달리는 것이었는데 "선생님! 저 맨앞에 있는데 키 크니까 A랑 바꿔도 돼요?" "야 A 너 왜이렇게 느려" "아 A가 느려서 다 뒤쳐지네" "A 진짜 웃기지 않냐 ㅋㅋㅋ?" "야 좀 빨리 달려 아" A는 달리던 도중에 조금 울었다. 당시 체육 선생님께서 무슨일이냐고 물었지만 자존심때문에 아무말 하지 않았다. 그냥 공부 잘하면 다 해결 될 줄 알았다
15 A 2021/08/11 20:40:27 ID : 9gZeJRA43Xz 0
A의 6학년 담임선생님은 나름 학생들에 대해서 꼼꼼하게 체크하시는 분이었다. A는 일기장에 적었다. 친구들이 나를 그렇게 반기지 않는것 같다. 라고 선생님께서는 답글로 적어주셨다. "그럼 A가 먼저 다가가는건 어떨까?" A는 그 이후로 학교 관련 이야기를 아예 일기에 적지 않았다 당시 햄스터를 기르고 있었기에 햄스터에 대한 이야기만 잔뜩 썼다. 선생님께서 다시 답글을 적었다. 학교 이야기를 적는건 어떻니 적을게 없어요 선생님
16 A 2021/08/11 20:42:39 ID : 9gZeJRA43Xz 0
수학여행 조를 짤때 강제로 모 그룹에 배정되었다. 그중에 한명이 펑펑 울었다 "나 A랑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데 왜 친하다고 그러는거야? 나 A랑 같은조 하기 싫어" 그친구는 A와 5학년때 같은동아리였던 학생이었다. A는 달아나고 싶었다. 저멀리. 아주 저멀리.
17 A 2021/08/11 20:44:45 ID : 9gZeJRA43Xz 0
A의 부모님은 유독 자기 자식에게 옷을 골라주는걸 좋아했다. 그래서 특정 색깔의 옷만 입히셨다. 하지만 A는 안다. A의 부모님의 패션센스가 그렇게 좋진 않다는 것을 A의 엄마가 활짝 웃으면서 A야, 이게 나은거 같아? 저게나은것 같아? 라고 하면 둘다 구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A는 될대로 되라고 아무 옷이나 골랐다. 고르고 나서 며칠후 학교에 가보니 따돌림 주모자가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다. "야, 기분 나쁘지 않냐 진짜." A는 모른척 했다. 익숙했으니까.
18 A 2021/08/11 20:47:20 ID : 9gZeJRA43Xz 0
A가 학교에 다닐 당시는 외계어라는게 유행했었는데 안녕 을 란안령녕 이런식이었다 A는 친구가 없었기에 - 그리고 있었어도 쓸일이 없었기에 - 처음에는 못알아 들었지만 대충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야 쟤 진짜 기분 나빠" "아 난 진짜 좀 쟤 죽었으면 좋겠어" A는 문제지를 풀고있던 손을 잠깐 멈추었다. "야, 들었냐?" "아니" A는 계속 문제를 풀었다. 속상한걸 들키는게 더 쪽팔렸다.
19 A 2021/08/11 20:50:18 ID : 9gZeJRA43Xz 0
더이상 학생들은 A의 앞에서 외계어로 욕하지 않았다. 아마 A가 알고있을것이라 생각해서 그런것 같다 남학생들은 대놓고 A의 행동을 따라하며 놀리고 그게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대다수였다. A의 부모님이 소문을 듣고 가해자 학생 하나를 불렀다 "너 A 좋아해서 그러는거지? 그러지 마라" 더 심해졌다. 가끔 소신있는 남학생들이 "야 너무 괴롭히지 마" 라고 했지만 "너 A 좋아하냐?" 로 깔깔거리는게 일상이었다. 그때즈음에는 타 남학생도 타겟이 되어서 한참 괴롭힘 당하고 있었다. A는 학교가는게 제일 싫었지만 학교에 갔다. 그냥 부모님이 모르는게 더 나았다.
20 A 2021/08/11 20:52:13 ID : 9gZeJRA43Xz 0
이때 처음으로 A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내가 끝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나만 없으면 되는게 아닐까? 내가 가출을 해버릴까? 막상 생각만 하다가도 실제로 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아직 하지 못한 게임도 많다는 생각에, 이대로 끝낼순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 A는 게임을 좋아했다.) 그래서 보건실 문을 열게 된다 "명치가 아파서 그런데 가스활명수좀 주실 수 있어요?"
21 A 2021/08/11 20:54:07 ID : 9gZeJRA43Xz 0
보건실 선생님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럴경우에 함부로 지나가지 않는다. 무슨일으로 왔는지, 아동학대의 정황은 없는지 등등 꼬치꼬치 물어보셨던것 같다. A는 얼버무리다 못해 도망쳤다 보건선생님께서 A의 담임선생님을 호출하셨다. 담임선생님께서 다음날 A4종이를 한장씩 나눠주었다. "지금부터 자기가 목격한 따돌림에 대해서 적으세요. 없는 사람은 애국가를 적으세요." A는 그 누구보다 많은 글자수로 빼곡하게 적힌 종이를 냈다. 증오를 담아서
22 A 2021/08/11 20:56:15 ID : 9gZeJRA43Xz 0
종이를 다 거둔 뒤 수업이 마치고, 왕따 주모자였던 남학생이 A에게 말을 걸었다 "야, 혹시 내이름 적었냐?" A는 생각해보니까 그 학생을 빠트린것 같았다 "아니" "아 다행이다 우리엄마한테 죽을번했네" A는 한참을 거기에 서있었다. 뛰어가는 남학생을 보면서.
23 A 2021/08/11 21:00:04 ID : 9gZeJRA43Xz 0
다음날 A의 담임선생님은 A의 엄마를 불렀다. A의 담임선생님의 떨리는 손, 그리고 떨리는 말투가 어색하게 기억이 난다. (이후 A의 담임선생님은 죽어도 6학년은 맡지 않겠다고 했다) A의 엄마는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우리 애가 맨날 학교얘기만 했는 걸요" A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었다. A와 같은반 애가 뭘했는지만 이야기를 했다 A의 담임선생님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말고 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냥 원래 살고있는 지역으로 중학교 다니게 하는건 어때요? 어짜피 집도 그쪽이고."
24 A 2021/08/11 21:02:55 ID : 9gZeJRA43Xz 0
그렇게 A는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중학교를 집근처로 다시 다니게 된다. 참고로 A와 같이 따돌림 당하던 남학생은 아예 2월에 전학을 갔다. 부모님이 A에게 의사를 물어봤으나 A는 초등학교 전학을 가도 따돌림을 당할까봐 무서워했다 그래서 그냥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계속 다니면서 졸업을 마쳤다. 중학교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일단 뺑뺑이 배정이었는데다가 튕겨서 배정이 된 곳이라 굉장히 외진곳으로 발령이 났다. 그 지역에서 학군이 낮고 질이 안좋기로 유명한. 당시의 A에게는 선택지가 없었기에 그 학교로 다니게 된다.
25 A 2021/08/11 21:07:13 ID : 9gZeJRA43Xz 0
A가 다니던 초등학교보다, A가 다니던 중학교쪽의 학군이 더 안좋았다. 그래서 A가 조금만 노력하면 성적을 더 잘 받을 수 있는 구조였으며, 중간 기말에서도 뛰어난 점수를 받았다. 정말 잘했을때는 전교권 10위 안에 들 정도의 성적을 받았다 이때는 어느정도 공부 잘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A도 친구도 사귈 수 있었다. A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지 않냐? 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래도 공부 잘하니까. 로 무마되었다. 중학교때 사귄 A의 친구들은 매우 착했고 그만큼 잘 어울려 주었다. A는 중학교 생활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괴롭히는 학생들은 종종 있긴 했으나 초등학교때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A가 괴롭힘을 당할때 도와주었다.
26 A 2021/08/11 21:10:50 ID : 9gZeJRA43Xz 0
A가 중3이었을때, 바로 옆에 있는 학교가 자사고로 바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성적이 반에서 5등이내였던 A는 자사고에 가는게 어떻냐는 말을 듣게 된다. A는 거리낌없이 한번 해보겠다고 했고 A의 부모님은 기뻐하셨다. 우리 A는 공부를 잘하니까,. 라고 항상 이야기하셨다. 친척들한테도 그렇게 자랑한것 같다. 재차 말하지만 A는 머리가 엄청나게 좋지는 않다. 운좋게 A는 자사고에 합격한다.
27 A 2021/08/11 21:12:53 ID : 9gZeJRA43Xz 0
A는 부푼 기대를 안고 자사고에 들어갔다. A와 A의 부모님들이 간과한게 있었다. A가 다닌 중학교는 성적이 낮은 학군이었다는 것을. 자사고 다니는 학생들은 이미 수2까지 다 뗀 학생들이나 영어를 수준급으로 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았다. 그냥 내신만 천천히 따라가면 되는 타 일반고와는 다르게 2-3배의 진도를 나갔다. A는 점점 버거워 지기 시작했다. 성적은 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쳤다.
28 A 2021/08/11 21:15:55 ID : 9gZeJRA43Xz 0
A는 괴리감에 빠진다. 모의고사를 보면 항상 평균 2등급인데 내신은 평균 8등급이었다. 내주는 숙제의 양, 진도의 양이 너무 빨랐다. 이걸 다들 어떻게 공부하고 이해하는 걸까. 난 도통 모르겠는데. A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새벽4-5시까지 공부하고 학교에 가는 일상을 반복했다. 여전히 내신은 올라가지 않았다. 수업시간엔 졸고 중요하지 않은 과목에서는 타 과목을 공부했다.당연히 선생님에게 찍혔다. 매일같이 지각을 했다. 집에서 5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똑같은 반복. 똑같은 절망이 시작되었다.
29 A 2021/08/11 21:18:42 ID : 9gZeJRA43Xz 0
A가 다니고 있는 학원에서는 A가 나름 상위권이었다가 슬럼프를 겪으니까 당황하기 시작했다. "넌 그 학교를 다니는게 아니었어" 라는 이야기를 수십번 들었다. 같은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업에 참관하면 거의 바보라는 소리를 듣다가 타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업에 참관하면 어떻게 그렇게 잘하냐는 소리를 들었다. "역시 OO고등학교야! OO고등학교 학생은 달라!" "너희학교에 공부 잘하는 애들 많지? 부럽다" A는 들을때 마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할때가 많았다.
30 A 2021/08/11 21:21:18 ID : 9gZeJRA43Xz 0
이제 고등학생이 되어서 집단따돌림을 하고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나 모두 A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 뭘 하던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야, 쟤 원래 저러잖아. 하면서 슬쩍 피하거나 하는게 일상이었다. A는 이제 거의 필사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만큼 하면 공부하다가 실려갔다는 소리 듣지 않을까? 이만큼 하면 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A는 7등급에서 5등급으로 올렸었다. 잠깐.
31 A 2021/08/11 21:22:27 ID : 9gZeJRA43Xz 0
A는 집에서 일주일중 5일을 울었다. 더이상 학교에 못다니겠다고 이야기하는 날들이 수일이었다. A 부모님께서는 화를 냈다. "다른애들은 다 하는데 왜 너는 못하니?" "그러니까 그만큼 해도 성적이 안나온다구요" "너가 노력을 안하는거야" 너가 노력을 안하는거야
32 A 2021/08/11 21:26:00 ID : 9gZeJRA43Xz 0
고등학교 3학년이 된 A는, 이미 내신이 다 조져진 뒤였지만 이대로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담당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모르는 문제들을 묻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 너같은애 봐주기 싫으니까 꺼져" 라는 이야기를 듣다가 어느샌가 "좀 한다?" 라는 이야기를 들을레벨까지 올라갔다. 2년동안 막장으로 살았던 것을 겨우겨우 뒤엎는데 1년을 쏟았다. 물론 A는 대학을 수시로 가지 않았다. 정시로 가게 되긴 했지만.
33 A 2021/08/11 21:28:45 ID : 9gZeJRA43Xz 0
A가 학교를 다닐때는 반강제적으로 야간자율학습을 해야했다. A는 거의 난장판을 피우면서 야자를 못하겠다고 쨌다. 오죽하면 A는 소문으로 "야, 너 체육한다며?" 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A는 남들이 뭐라하건 신경쓰지 않고 그냥 수험 준비나 하기로 마음먹었다 A는 남의 시선이 신경쓰인게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를 신경쓴게 아닌가 싶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망쳤다. 공부할때마다 어짜피 해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써 뿌리치고 집중했다.
34 A 2021/08/11 21:31:36 ID : 9gZeJRA43Xz 0
학원에서는 A가 자사고를 가지 않았더라면 이과를 생각해볼 법 했고 문과를 선택했다고 해도 최소 인서울은 할 줄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A는 수능을 보러 갔다. 그해 수능은 어려웠고 A는 영어에서 실수를 하게 된다 그렇게 영어 점수가 5등급이 나왔다 "야 정신 나갔어? 성적이 이게 뭐야?" 영어학원 선생님이 A에게 이야기했다
35 A 2021/08/11 21:36:55 ID : 9gZeJRA43Xz 0
A의 생각에 재수는 절대 아닌것 같았다. 당장 현역일때도 이모양인데 1년 더 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집으로 날아오는 재수학원 종이들을 찢어갈겼다. 수능날의 실수에 대해서는, A의 평소의 본인 실력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누구를 욕하겠는가. 점수는 이미 나왔고 잘친 사람은 많이 있는걸. 적당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학 3개를 가나다군에 썼고 한군데를 제외하고는 합격했다 그렇게 A는 $$대학교 일문과에 들어가게 된다. (다른 한군데는 경영학과였는데 집에서 거리가 멀고 그닥 유명하지 않아 취소했다)
36 A 2021/08/11 21:39:33 ID : 9gZeJRA43Xz 0
A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 다른이야기는 다음에 마저 쓸게.
37 B 2021/08/12 20:48:53 ID : 9gZeJRA43Xz 0
수능이 끝난 A는 많이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혼자 지낸 날도 많았고 친구들이랑 으레 그렇듯이 시내에 놀러가기도 했다. 가장 신기하게 느꼈던 것은, 학교에 있었던 시간에 다른사람들이 태평하게 지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A는 더이상 인생을 이렇게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뭔가, 좀더 나아진 본인의 삶을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B가 되기로 결정했다.
38 B 2021/08/12 20:51:49 ID : 9gZeJRA43Xz 0
대학교에 간 B는 대학 행사에 죄다 참여했다. 그냥 그러는 편이 친구를 더 많이 사귈것 같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고등학교 학생들 7명 정도가 같은학부에 배정되었다. 너희도 결국엔 여기구나, B는 속으로 웃었다. 잰체할때는 언제고 결국엔 다 이 학교로 모이게 될줄은 몰랐다. 그중 몇몇은 애써 자기가 영문학과니까 괜찮다는둥 자유전공이라서 경영학과에 갈수 있다는등 뻐기고 있었다 새끼들아. 나는 존나게 잘나갈거야. 앞으로도 잘나갈거고, 더더욱. 앞서나갈거야 너희가 상상도 못하게. 가끔 B를 쳐다본 학우도 있었으나 한번 인상을 찌푸리고는 새로운 친구를 찾아서 갔다.
39 B 2021/08/12 20:54:42 ID : 9gZeJRA43Xz 0
B의 동기들은 꽤 착했다. 그래서 B에게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었으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우리 B는 인기 많았을거 같아! 예쁘니까." "고등학교에서 동아리같은거 들어가지 않았어?" "OO고등학교? 공부 잘했었구나!" OT에서도 분위기가 좋았다. 선배들도 나름 괜찮은것 같았다. "이번에 과대표를 두명 뽑아야 하는데 과대표 할사람" "저요" B는 과대표를 하게된다.
40 B 2021/08/12 20:57:56 ID : 9gZeJRA43Xz 0
B에게, 과대표는 생각보다 녹녹치 않았다. 지금이야 코로나라서 별문제 없지만 당시에는 그냥 술마시는 기계수준이었다 뭔놈의 신입생 축하회가 많은지 3월 한달동안에 4개의 행사가 잡혀있었고 춤을 하나도 모르던 B는 5개의 안무를 준비하게 된다. 한번은 2000명이 넘는 무대에서 과대표들과 춤추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학번 일문과 새내기대표 B입니다!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잘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B에 대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학부로 퍼져나갔다.
41 B 2021/08/12 21:00:56 ID : 9gZeJRA43Xz 0
당연히 고등학교 동기들이 좋아할 리가 없었다. 지나가면서 B를 흘겨볼때가 몇번이고 있었다. 씨발, 그럼 니들이 대표 하시던가. 쫄리면 아시죠? A시절에 괴롭혔던 친구중 하나가 연락이 왔다. 걔가 실제로 걔 맞냐고 그럼 아닐줄 알았니?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B. 고등학교 동창 단톡에 초대되었다. 어디서 연락처를 얻었는지는 몰라도 B는 불쾌했다. 바로 방탈출.
42 B 2021/08/12 21:03:59 ID : 9gZeJRA43Xz 0
B에게는 7명의 친구들도 생겼으며, 과행사에 나가면서도 나쁘지 않은 학점을 유지하게 된다, 사실 1학년때는 누구나 논다고 정신없어서 점수따기 쉬운것도 있었지만. 술먹고, 과제하고, 단톡에 공지하고, 술먹고, 과제하고, 반복이었다. 어느날 "B야, 근데 너 왜 선배들 보면 인사 안해? 한달 지났는데 선배들 얼굴도 몰라?" "B 은근히 싸가지없는면 있지 않냐? 재수없어" 반은 불안하고 반은 무시하는 나날들이 반복되었다.
43 B 2021/08/12 21:06:59 ID : 9gZeJRA43Xz 0
면전에서 "B야, 너 진짜 웃기다ㅎ" 하는 말을 들은적도 있었다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B는 사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웃긴이유? 니네가 술마시고 쳐놀때 내가 학과 홈페이지 일일이 다 확인했고 어쩔수없이 술 마셔야 했을 때도 술먹고 과제하면서 성적 유지했고 과음하고 집에서 실수한적 있어서 불필요한 술자리는 빠졌고 그게 뭐 그렇게 거슬려?왜?
44 B 2021/08/12 21:10:49 ID : 9gZeJRA43Xz 0
사실 나쁜 말을 듣는건 그전에도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다 대학생이 되어보면 알것이다.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욕하는게 인간들이다. 교수님들 역시 B에게 좋은 인상이었으므로 질투는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졌다 학과의 절반이 미워하고 있을 시점에, 이대로 2학년으로 올라가면 문제가 되겠다 싶었으나 하나의 변수가 생기게 된다. 다들 생각치도 못할 변수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거론하도록 하겠다. 1학년때 일어난 일이 많기에
45 B 2021/08/12 21:12:56 ID : 9gZeJRA43Xz 0
지금 생각해봐도 웃긴일이 많았는데 B와 같이 지낸 선배들도 꼰머가 많았다 "야 우리땐 맞으면서 컸어~ 니네때 안때리는게 다행인줄 알아" "요즘도 누가 술자리에서 빼냐?" "B야, 선배가 말할때까지 기다려야해? 선배님이 후배님 말하실때까지 기다려야해요? 좀 말문좀 붙이고 그래야지" 전부 나이가 5살이상인 선배들이었다. 왜 그런 인생을 사셨는지 다행스럽게도 당시 학회장이 착한사람이라 B를 많이 도와줬었다. 술자리에서 일찍 집에 가게 한다던지 등등.
46 B 2021/08/12 21:18:35 ID : 9gZeJRA43Xz 0
1학년 하면 또 빠질 수 없는게 연애. 당시에는 B는 양성애자임을 확신하고 살았다. 왜냐면 첫사랑이 친구 <%> 였기 때문. <%>는 A인 시절때부터 알고있던 친구였다 A가 말했다. "있잖아, 어느날 갑자기 너가 괴물이 되면 넌 어떻게 할거야?" <%>는 말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도망갈거야. 저멀리."
47 B 2021/08/12 21:20:48 ID : 9gZeJRA43Xz 0
A는 <%>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의 집은, 누가 봐도 이상하리만큼 가정환경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는 가족에게 구타당하곤 했다. <%>의 손등이 점점 거칠어져 갔다 A가 <%>의 손등을 확인했을때, <%>가 손을 뿌리쳤다 "이게 뭐야." "자해한거야." "다음엔 하지마, 아프니까." <%>는 별말없이 A를 바라보았다.
48 B 2021/08/12 21:22:38 ID : 9gZeJRA43Xz 0
A는 <%>에게 괜찮은척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은 A의 멱살을 잡고 이야기 했다 "너에게 말하면 뭐가 달라져? 달라지냐고 우리집안일을 니가 해결할 수 있냐고" A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A는 <%>가 좋았다. 그냥 <%>가 좋았다.
49 B 2021/08/12 21:26:01 ID : 9gZeJRA43Xz 0
A와 <%>는 평소에도 마음이 잘 맞아 같이 지내곤 했다. <%>는 원래 체육을 잘했으므로 체육계쪽으로 진학하겠다고 했다. A도 응원해 주었다. 어느날 <%>가 발목을 심하게 다친다. A는 병원에 가보는게 어떻냐고 하지만 <%>는 체육하다보면 이정도는 일상이라며 괜찮다고 했다. 발목은 잘 낫지 않았다 A는 <%>를 억지로 끌고 양호실에 데려간다 나중에서야 <%>는 정형외과를 갔지만 이미 때가 늦었고 평생 못뛸거라고 했다.
50 B 2021/08/12 21:28:35 ID : 9gZeJRA43Xz 0
이때부터 <%>는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의 부모님이 멋쩍게 말했다 "아 A는 이번에 $$대학교 붙었지? 우리 <%>는 전문대학에 갈것 같구나, 너랑 다르게." <%>는 원하지도 않는 전문대에 진학한다 <%>의 성적이, 원래부터 그렇게 나빴던 편도 아니었다. 예체능을 선택하면서 갈 대학의 폭이 줄었고 이전만큼 실기 성적도 나오지 않아서 대학에서 광탈당한것이다.
51 B 2021/08/12 21:31:00 ID : 9gZeJRA43Xz 0
B는 간혹 <%>와 전화하곤 했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만났을때 이야기를 나눴다 "나 고등학교때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누군데?" "아니, 안말할래." "아 누구냐고ㅋㅋ 알것 같은데 난" 말하기 껄끄러웠던건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확신이 부족해서였을까?
52 B 2021/08/12 21:46:00 ID : 9gZeJRA43Xz 0
<%>는 B를 보고 시샘이 났던 모양이었다. 4년제 대학에 편입하겠다고 했다. B는 잘 생각했다며 열심히 공부하자고 응원했다. <%>는 공부하기 싫은 날이면 B에게 전화해서 놀자고 했다 B는 이번 한번만 봐주는 거라며 다음에는 공부하자는 식으로 달랬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에게서 연락이 오는 일이 늘어났다 "너 어짜피 너 진짜 모습 알고나면 사귈 친구 없을걸?" "나말고 누가 너랑 놀아?" "아 그게 더 중요하시다?" 조금 <%>에게 지쳤다.
53 B 2021/08/12 21:47:34 ID : 9gZeJRA43Xz 0
어느날, 한참을 망설이던 B는, <%>에게 상담을 권유한다. 미안하지만 내가 너를 감당할 만한 상황이 안될것 같다며 권유를 한 것이었다. <%>는 코웃음치듯 웃었다. 결국엔 상담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 그런 <%>가 싫었다. 그래서 B는 하루아침에 <%>를 차단했다
54 B 2021/08/12 21:50:16 ID : 9gZeJRA43Xz 0
<%>의 언행들은 당시 주위 지인들에게 물어봤을때도 그게 친구끼리 할 수 있는 말이냐는 이야기가 나오던 중이었다 <%>를 차단하고 나서 <%>의 소식이 들린것은 거의 반년 후였다 다른 번호로 바꿔가면서 수없이 전화하던 <%>는 문자 한통으로 관계를 끝냈다 "너 진짜 징하다, 야. 너가 잘못한거잖아. 너잘못이잖아. 다 너때문이잖아." 뭐 어쩌구 적혀 있었는데 다 안읽어서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그것도 차단했으며 더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다.
55 B 2021/08/12 21:53:58 ID : 9gZeJRA43Xz 0
B의 이야기는 여기서 중단 다음에 다시 이어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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