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10/29 10:51:31 ID : haq2KY1a2nz 1
그렇대요. 시 말고 약간 긴 단편 뭐나 소설도 올라올 수 있음 보통 즉석임
2 이름없음 2021/10/29 10:54:09 ID : haq2KY1a2nz 0
명예로운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것 자체가 불명예지 않은가? 불멸을 꿈꾸며 살아가는 자들이여 결국의 우리는 명예롭지 못 할 지니, 명예와 명분에 목매이지 말고 명간에 가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고 명광의 이 순간을 기대할 지어다. 찬란하게 시들지 못할 미래를 위하지 말고 찬란하게 피어날 현재를 찬양하라.
3 이름없음 2021/10/29 10:56:57 ID : haq2KY1a2nz 0
아이야, 어딜 가느냐. 네 어미 예 두고 어딜 가느냐. 산은 푸르고 하늘은 맑은데 이리도 좋은 날에 너는 도도한 발걸음으로 어딜 그리 바삐. 씨 뿌려 자란 것은 보고 가지 같이 그것 걷고는 가지. 게 걷은 걸로 밥 한끼는 먹고 가지. 아름드리 나뭇가지에 나뭇잎 흩날릴 제, 바람 서뭇 불어올 때, 천천히 갔어야지, 어찌 그리 빨리 가버렸어. 아야, 아이야, 내 아들딸아. 이 땅 이 하늘 바다에 빛 비추는 것을, 그 눈부신 햇빛을, 손으로 한 번은 가리우고 갔어야지 어딜 갔어, 어딜 그리도 급하게 가버렸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어찌 그리 빨리 가버렸어
4 이름없음 2021/10/29 11:03:55 ID : haq2KY1a2nz 0
이 빛바랬을 편지가 언제쯤 당신에게 닿을지는, 나는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편지 한 장으로 내 마음이 그대에게 닿을 것이란 건 알겠습니다. 내가 당신 생각에 꼬박 밤을 새워 봤다는 것은 당신이 모를 테고, 이 편지로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였는지, 그대는 이제야 알게 되실 겁니다. 그런데 이 편지를 읽고 계실 때에, 저는 그대에게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 있겠지요. 너무 슬퍼 마십시오. 저는 이제 당신의 눈에서 흐르는 구슬들을 닦을 수 없습니다. 바스러지게 얇았던 우리의 거리는 이제 아스라이 멀어져 버렸고. 나를 보며 행복하게 웃어 주던 당신은 이제 나를 추억하며 눈물을 흘리시겠지요? 그래도 울지 마시고 나와의 행복했던 기억을 웃으면서 하늘에 흘려보내 주십시오. 우정으로써 나를 사랑하였던 시간에 눈부시게 빛났던 우리, 그들을 마저 사랑해주십시오. 나를 사랑스럽단 눈빛으로 봐주던 그 나날을 기억합니다. 나에게 달콤한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여주던 그 날의 당신을 기억합니다. 내가 위험할 때면 살풋 웃으며 다정하게 챙겨주던 당신의 그 손길을 기억합니다. 나의 눈물이 떨어지기 전에 따뜻한 손으로 훔쳐주며 나처럼 아파해주던 당신의 그 마음을 기억합니다. 나만을 진정으로 아껴주던 당신의 모든 행동을 추억하며, 바람에 당신을 사랑했던 내 마음을 실어 보내렵니다. 이제는, 다시는 보지 못할 당신의 얼굴이 허공에 나타나더이다. 결국은 환상이지만 어루만져 보겠다며 손을 뻗으면, 결국 그 환상도 바스러지더이다. 이제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은, 당신의 심장이 멈추는 날이오, 당신의 시간이 더는 흐르지 않을 날이오, 당신의 영혼이 나와 같은 곳으로 돌아올 날이오, 주신 우리의 아버지 곁으로 당신이 오는 날이렵니다. 위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우리 그 위에서는, 마음껏, 평생토록 사랑합시다.
5 이름없음 2021/10/29 11:06:29 ID : haq2KY1a2nz 0
사랑한다는 말에 사심을 담고 좋아한다는 말에 우정을 담아 여러분께 보내진 이 편지는 발신자가 그대들을 얼마나 아꼈는 지를 보여주는 편지렵니다. 본 편지의 발신자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그저 당신 곁에 보이지 않게 머물어 있을 바람과 향기와 불씨의 아이. 발신자는 어리지만 그대들에게는 언제나 언니였을 자. 너무나 작지만 그대들을 내려다보며 개구지고 장난스럽지만 진지한, 알 수 없는 사람이렵니다. 그대 내게 그대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그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그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그 많은 기회들을 주어 나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렵니다.
6 이름없음 2021/10/29 11:12:18 ID : haq2KY1a2nz 0
오르간, 오르골, 오르카 망가진 건반과 파이프가 녹슨 오르간 오랫동안 돌리지 않아 무슨 노래가 담겼는 지도 잊은 오르골 유리관 밖으로 보이는 바다를 그리워하며 스러져 가는 오르카 이 세가지는 모두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깊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던 오르간은 비명 같은 소리를 내지르고, 나의 자장가였던, 맑고 귀여운 울림을 들려주던 오르골은 시끄럽게 뚱땅댔으며 세상 모든 바다를 제 집처럼 누비던 오르카는 좁디 좁은 수족관에 갇힌지 오래였다. 우리가 내던 소리는 어디로 집어삼켜 졌을까, 다시 돌아갈 수나 있을까 우리 그 자체로 빛나던 시간들을 오르골이 한 바퀴를 다 돌면 처음부터 노래를 시작하듯 우리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인생의 다시 시작, 리셋 버튼이 있더라면. 너와 내가 망가지기 전이기만 하다면. 언제로 돌아가도 좋을 것 같아. 설령 내가 너를 모르던 때라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면, 너와 다시 함께 할 수 없대도 네가 찬란할 수 있는 미래가 있다면 그거면 나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7 이름없음 2021/10/29 11:15:25 ID : haq2KY1a2nz 0
부숴졌으면 좋겠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던, 평화로운 오늘날이 산산히 알알이 무너져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가루가 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게 되돌아 가는 건 꿈도 못 꾸게 붕괴하는 빛 그 끝이 찬란치 못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웃음 소리는 귀가 찢어질 만치 날카로운 절규의 비명으로 바뀌고 방긋 웃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절규 어린 눈빛으로 눈물을 흘려주시렵니까 사실은 행복하지 않아도 웃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대들의 미소는 가식이 아닌 것을 압니다. 아마도 사실은, 내가 행복하지 않아서 그대들의 불행을 바라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어주십시오, 행복해 주세요. 불행 따위는 모르는 얼굴로 저 멀리 빛이 아닌 밝은 당신들의 마음을 보세요. 결국엔 부럽습니다, 나도 그러기를 원합니다. 여러분과 내가 같길 바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혀 다른, 당신들이란 빛 밑에 나라는 그림자. 그래서 내가 무너져 내리만치 그대들도 무너졌음 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들이 나를 닮아야 될 것이 아니라 내가 그대들을 닮아가야만 했습니다. 여전히 나를 비추는 그대들, 내 빛이여. 나라는 그림자를 계속 그리 바라봐 주시렵니까. 나도 언젠가 빛이 될 수 있도록. 이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8 이름없음 2021/11/16 10:44:12 ID : gqmIK3TWjjy 0
그리고 여전히 사랑을 갈구하는 그대여 나 아직 이전 사랑을 잊지 못하였나니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라, 또 사랑하라 쓰르라미 울 적에 나누던 담소와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리우며 외쳐보노라 사랑합니다 사랑한다 사랑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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