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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하나 적을게 나는 인간실격 책에서 이 구절 좋아해
‘음지의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 세상에서는 비참한 패자 또는 악덕한 자를 지칭하는 말 같습니다만, 저는 태어날 때부터 음지의 존재였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 세상에서 떳떳하지 못한 놈으로 손가락질당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다정한 마음이 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그 ‘다정한 마음’은 저 자신도 황홀해질 정도로 정다운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또 ‘범인 의식’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저는 이 인간 세상에서 평생 동안 범인 의식으로 괴로워하겠지만 그것은 조강지처 같은 나의 좋은 반려자니까 그 녀석하고 둘이 쓸쓸하게 노니는 것도 제가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또 속된 말로 ‘뒤가 켕기는 상처가 있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 상처는 제가 아기였을 때부터 저절로 한쪽 정강이에 생긴 것이 크면서 치유되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져 뼈에까지 닿아서 밤마다 겪는 고통이 변화무쌍한 지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퍽 기묘한 표현입니다만) 그 상처가 점차 혈육보다 정답게 느껴지고 그 통증이 상처의 살아 있는 감정, 사랑의 속삭임으로까지 느껴졌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이런 스레 너무 좋아🥺❤️
나는 시 진짜 좋아해서 시 남겨쥬께~!
/나선미,너를 모르는 너에게
너는 맨발로 걸어와
깊은 발자국을 남겼고
너는 빈손으로도
내 세상을 가득 채워 주었고
너는 채취만으로
나를 물들였다.
찰나의 무채색
내가 최근에 읽은것중에 제일 기억에 남고 먹먹해졌던 구절을 적어볼게.
흰 눈이 회색 빛으로 흩어지다가 점점 어두워 간다. 모든 것은 끝난 것이다. 놈들은 멋적게 총을 다시 거꾸로 둘러메고 본부로 돌아들 갈 테지. 눈을 털고 추위에 손을 비벼 가며 방안으로 들어들 갈 것이다. 몇 분 후면 화롯불에 손을 녹이며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담배들을 말아 피우고 기지개를 할 것이다. 누가 죽었건 지나가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모두 평범한 일인 것이다. 의식이 점점 그로부터 어두워 갔다. 흰 눈 위다. 햇볕이 따스히 눈 위에 부서진다.
-<유예>
좋은 구절 있으면 생각날때 가끔 들러서 남기고 갈게!
외로움을 싫어하는 것과 천성이 외로운 사람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외로운 걸 죽도록 싫어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외로운 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다.
내가 그렇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럴 거다.
그랬을거다.
소년기, 외로운 게 너무도 싫어 짝꿍을 흘끔흘끔 보다가도, 정작 그가 내미는 사탕 하나에 이걸 왜 나한테 주냐며 틱틱대곤 했다고. 수줍고 풋풋하게 다가오는 그 아이를 괜히 밀치기도 했다고. 사실은 외로웠다고.
- 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 법을 모른다 中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3이라 힘들때 그냥한번씩 읽어보는건데
누군가 나처럼 이글읽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허나 만일 그대들 괴로워 태어남을 고통이라 부르고 육신으로 살아감을 그대들 이마에 씌여진 저주라 일컫는다면 내 감히 대답하리라,
그대들 이마에 흐르는 땀만이 그 저주를 씻어 줄 것이라고.
<예언자>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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