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오늘 들었던 생각: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그을 수 있을까?
간단한 예시로 고기를 들어보자. 만약 우리가 누굴 붙잡고 '고기는 살아있나요?' 라고 묻는다면 아마 십중팔구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거야.
그런데 여기서 내가 떠올린 건, 고기는 한때 살아있는 생명체의 일부였잖아? 그런데 잘려나간 뒤에는 무생물로 간주된다는 건, 고기가 잘려나간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가 그 고기를 마주하기까지의 시간 어딘가에서 고기가 생물에서 무생물로 변화했다고 할 수 있을 거야.
한 마디로, 고기는 언제부터 '죽었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세상은 디지털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정확한 지점은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하겠지만, 언젠가 삶과 죽음을 정의내릴 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발달한다면, '죽음'의 명확한 기준점을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
사람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하여 미래에 자신이 겪을 쾌락보다 고통이 더 크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 어째서 목숨을 이어가려고 노력하는걸까?
단순히 생존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우울해지잖아. 그래서 나는 사람의 마음 속 어딘가에 우리가 태어난 목적이 새겨져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 만약 이 세상을 관장하는 절대자가 있다면, 아무 이유 없이 인류를 만들지는 않았을 거 아냐. 연구를 위해 우주를 창조했다던가, 아니면 단순히 심심해서 만들었다던가... 임의의 목적이 있다면, 절대자는 수월한 진행을 위해 인류가 그 목적을 따르도록 설계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절대자의 마음을 읽을 수는 없겠지만, 아마 우리가 생존하려고 발악함으로서 절대자의 목적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달성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어.
감정을 정의내릴 수 있을까?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사람의 기분을 알기 위해선 행동이나 표정을 보고 추측하는 수밖에 없어. 그런데 만약 뇌과학이 발전해서 뇌파를 토대로 그 사람의 감정을 알 수 있는 기계가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추측과는 달리 '어떤 상황에서 뇌의 이러한 부분이 활성화되면 그 감정은 ~이다' 라는 기준을 가지고 정확하게 감정을 분류해낼 수 있다면, 그 기계는 인류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까?
여러 감정이 섞여서 나조차 내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어 혼란스러울 때, 이 기계는 태양빛을 프리즘에 넣어 스펙트럼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내 마음의 구성 요소들을 정확하게 짚어줄 거야. 이때 나는 통쾌함에 기뻐해야할까, 아니면 더 이상 내 감정이 타인의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에 슬퍼해야할까?
A 집단 구성원의 생각은 곧 A 집단 자체의 생각이라 할 수 있을까?
사람이 대뇌를 구성하는 뉴런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생각'을 하는 것처럼, 어느 집단의 구성원이 서로 소통하여 하나의 결정을 내린다면 그 집단은 마치 자아를 가진 것처럼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이게 될 거야. 그렇다면 그 집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아를 가지게 된 걸까?
만약 그렇다면 그 범주를 조금만 더 넓혀서 인류의 생각은 곧 지구의 생각이고, 별들 간의 상호작용은 곧 우주의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