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1jy6mNthfd 2022/05/21 17:23:35 ID : BapWnPdwoMp 0
사랑을 하고 있었다.
2 ◆k1jy6mNthfd 2022/05/21 17:32:20 ID : BapWnPdwoMp 0
01 그녀는 계속해서 나를 만 났다.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화장실에서 앞 머리를 정리하며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학 문제를 가르쳐 주며 시간을 보냈다. 이제 우리는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을 무렵, 멍청하고 또 멍청한 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결국 알게 되었다. 그녀는 나의 전부였으나, 나는 그녀에게 그저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 을. 언제나 효율성을 따지는 나에게 그건 아가미의 기포가 차츰 줄어 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은, 나를 절망 속으로 끌고 가는 이유로는 충분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으나, 그녀 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 그녀는 오해 따위 하지 않았다. 나 혼자 역겨운 결말을 맞이했다. 나 혼자, 그녀 빼고.
3 ◆k1jy6mNthfd 2022/05/22 15:53:37 ID : K7zhs3vdvdD 0
02 그녀의 표정은 사뭇 밝다. 입학식날 이후로 그렇게 예쁘게 밝은 표정은 처음이다. 백발이 얇게 흩날리며 촘촘한 눈알의 밀도를 더더욱 좁혀온다. 그녀가 드디어 입을 떼었다. 그리고, 다시 닫힌 입.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것이 틀림 없는 것 같았다. 내 흑색 짙은 머리카락과 다르게 그녀는 백설 공주마냥 하얗고 아름다웠 다. 흑과 백. 성격도, 외관도, 교우관계까지도. 우리는 전혀 다른 흑백의 만남, 즉 부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싫어하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고 있었다. 바보같이. 한참을 절망에 빠져 삶의 원 동력을 잃었을 때쯤, 그녀가 또다시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정말 나를 싫어하는 것이었을까, 하는 바보같은 질문을 내 스스로 던졌으나 그녀는 그런 사소하고 쓸데없는 얘기 따위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저 많고 널린 친구 중 하나인 나와 조금만 더 친해지고 싶었던 것이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아직까지도.
4 ◆k1jy6mNthfd 2022/05/22 15:57:55 ID : K7zhs3vdvdD 0
03 사실 이건 불과 한 달 전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나를 잊었음에 단언컨대 모든 것을 걸 수 있다. 다른 친구는 많으니까. 내가 여자를 좋아하 며, 내 사랑은 집착에 가깝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거라고 맹세할 수 있다. 사랑하지만, 그만큼 사랑받을 자신이 없으니, 그만큼 나는 이기적이며 허물 만 벗기면 역한 비린내가 풍겨오는 짐승에 불과하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조용한 여학생으로 느껴질 것이고, 나는 그에 대 해 한 마디 할 것이 있다. 나는 쓰레기이니, 내 곁에 다가오지 마. 나는 더럽 고 역겨운 스토커야. 너는 나에게 질리게 될 거야. 나는 네 인생을 망치게 될 거야. 너는 나 때문에 밤새 울고 소름 끼칠 만큼 나를 싫어하게 될 거야. 그럼 에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집착하며 내 모든 것을 네게 바치겠지. 이게 나야.
5 이름없음 2022/05/23 23:01:14 ID : Gq3WnVhAnSJ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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