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이부키스탄에는 많은 화족이 있었는데, 그 중 멕겐돌퍼 가는 절대적인 국사(国事)의 주도권을 휘어잡고 있는 명문가였다.
유즈2022/06/14 13:50:39ID : knCrtdA1B9e
멕겐돌퍼 가 어른들이 성대한 저녁만찬 겸 연회를 즐기는 날이었다. 포도주를 마시는 어른들만 있는 가운데 일고여덟살 쯤 돼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가 주스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다.
"리제, 이제 곧 네 생일이 다가오는구나."
유즈2022/06/14 13:51:30ID : knCrtdA1B9e
여자아이가 가느다란 시선을 왼쪽 사선으로 내리깔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그래서?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 보려무나. 우리 리제에게는 뭐든지 다 사 줄 테니."
"리제는 엄마랑 아빠가 선물인데?"
유즈2022/06/14 13:51:53ID : knCrtdA1B9e
"허허, 예쁘기도 하지. 그치만 제대로 말해 보거라. OO사의 핸드백이랄지, 명품 옷이라던지..."
"아빠, 핸드백은 너무 많아서 질려요. 옷도 요즘 예쁜 게 없고."
"흠...그럼 이번 생일 선물은 내가 직접 골라줘도 되겠느냐?"
"좋아! 기대할게요."
그때,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남자가 말했다.
유즈2022/06/14 13:52:51ID : knCrtdA1B9e
"형님, 어서 중대 사안 회의를.."
멕겐돌퍼 공작이 아니꼬운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한 소리 했다.
"자네는 도대체 공주의 생일보다 중대한 사안이 무엇이 있길래 대화 중에 예의 없이 끼어들어 흐름을 끊는가. 그리고 호칭을 바로 하거라. 여긴 집이 아니라 연회장이 아닌가."
유즈2022/06/14 13:53:19ID : knCrtdA1B9e
"......멕겐돌퍼 공작, 공작 부인. 밀회를 개막하게 해주십시오. 옆 나라의 기근에 대비하여 우리가 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남자가 고쳐 말했다.
"아니, 도대체 어떤 나라의 기근이길래 우리나라의 도움이 필요하단 말인가?"
"프레탄 제국의 기근입니다."
"뭐라고? 프레탄?"
유즈2022/06/14 13:53:40ID : knCrtdA1B9e
공작은 돌연 화들짝 놀랐다. 이 나라와 동맹 연합을 맺은 강대국 프레탄 제국에 자칫 잘못해서 신뢰를 깨뜨렸다가는 무참한 전쟁으로 엄청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