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기에 걸친 수시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수시에 비하면 정시 준비는 정말 행복하다. 일단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이 내 직접적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좀 편안해진다
이상할 정도로 걱정이 줄어서 방학이 시작되고 매일 독서실에 등교하기 시작한 이후로 오늘은 점심 뭐 먹지?가 삶의 주요 고민이 됐다. 내 독서실 주변엔 카페랑 술집은 많은데 밥 먹을 만한 식당이 별로 없다.
수험생이라서 좋은 점은 별 사소한 게 다 반짝반짝 빛나보인다는 거다. (역설법아님) 온종일 독서실에 있다 보면 약간 속세를 벗어난 붕 뜬 기분이 되는데 이럴 때엔 주변 카페에 잠깐 들르는 것도 굉장히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동네 카페에서 틀어주는 별 생각없이 선곡한 듯한 팝송 메들리가 좋다. 그리고 각자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공용 공간이 갑자기 엄청 사적인 공간으로 느껴져서 그 오묘한 기분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