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갑니다. 따라서 문장 호응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용상 괴담판, 심리판, 고민상담판, 연애판, 취향판, 미용판, 꿈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습니다. -난입 가능

스레주 본인은 라이트한 오타쿠입니다. 알고 있는 일본어라곤 모에모에큥같은 말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의 투디 애인들처럼 멋진 일본어 이름을 가져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이름은 미뤄두고, 성씨부터 마련해볼까 했습니다. JLPT 1급인 아버지께 여쭤보니 우리 성씨는 '사이'라고 읽는다고 하시더군요. 일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성은 아닌 것 같지만... 외국인이니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석 바로 다음날부터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됩니다. 쫄립니다. 인터넷에서 본 썰처럼 뭐 하나라도 빼놓았다가 접수 자체를 못하진 않을까, 극적인 확률로 오류가 발생한 걸 뒤늦게 발견하진 않을까... 참고로 저는 극강의 S입니다. 대입은 S 인간을 N으로 만듭니다. 이 정도 상상은 상상도 아닌가요? 진짜 N들이 비웃을 것 같습니다. 저는 결과주의, 효율주의자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쳤고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는 궁금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되돌아본 적도 없습니다. 애초에 성격이 이래먹어서 그런지 자소서 쓰는 게 무척이나 힘듭니다. 우수 자소서 사례를 참고해봐도 돌아보면 정보 나열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제가 이과면 조금 수월했을까요? 없는 포부를 만들어 쓰고 관심도 없는 비전을 지어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문과를 선택한 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이과스러운 성격이랑 별개로 머리가 이쪽으로 타고난 것 같은데 어쩌겠어요... 내년부터는 자소서가 폐지된다면서요. 내신을 조져놓고 (제 의지가 아니었습니다) 비교과를 열심히 챙긴 입장으로서... 수시 재수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올해 합격증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그럼 지금 이러고 있으면 안되겠죠. 빨리 덜 쓴 자소서를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소서 쓸 땐 한 문장 완성하는 게 그렇게 힘들더니 일기는 술술 써지네요. 기분 탓인가... 자소서 말투를 살짝 갖다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애관] 절대적인 숫자보다, 제가 나이 차이를 보는 관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나이입니다. 18-19 때부터 이어져 온 게 아닌 이상, 고등학생인 19살과 대학생 혹은 직장인인 20살의 만남에는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조기졸업을 하거나 자퇴하고 바로 사회인이 된 19살과 20살의 연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동갑이더라도 용돈 타서 생활하는 대학생과 자리 잡아가는 단계의 직장인 간 연애는 저와 맞지 않습니다. 절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닙니다. 저와 안 맞는다는 겁니다. 누군가에게 데이트 통장은 돈 갖고 의 상할 일 없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겠지요. 합리적입니다. 그렇지만 제 경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더치페이가 좋다고 생각했으나 이젠 다릅니다. 내가 밥 한번 사면 당신이 영화 표와 팝콘을 사고, 내가 커피를 사면 당신이 만화카페 비용을 지불하고... 깔끔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차이야 나겠지만, 이것에 의 상하지 않는 사이. 비슷하게 내도 '오빠는/누나는 직장인이니까 나보다 더 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이. 소득 격차가 벌어져도 잘 버는 사람이 맛집에 한 번 더 데려가는 그런 사이. 저는 그런 연애를 원합니다. 너무 이상적인 연애를 추구하는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윤리적으로 잘못된 게 아닌 이상 저는 모든 연애의 형태를 존중합니다. 그냥 제 가치관이 이렇다는 겁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방식이 남들과 다른 걸까요? 꼭 일기판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대화할 때도 종종 느끼는 겁니다. 저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옷을 샀다든가, 뭘 먹었다든가, 하늘을 봤는데 너무 예쁘다든가...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할 이야기를 모두 하고 나면 '그런데, 너는 왜 이러이러한 이야기들을 안 해?'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면 '어, 내가 그랬던가? 정말이네.' 하고 깨닫습니다. 그냥 제 성격이 이런 모양입니다. 반면 저는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1. 옷을 샀다.->나는 이런 체형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옷이 잘 어울린다. 겨울에는 이런 류의 옷을 많이 입고 여름에는 이런 류의 옷을 많이 입는다. 2. 뭘 먹었다.->나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음식을 싫어한다. 매운 것은 잘 못 먹는 편이며 신 음식을 잘 먹는다. 이때, 신 맛은 식초같은 시큼한 맛이 아니며 생레몬같은 대놓고 신 맛을 말하는 것이다. 3. 하늘을 봤는데 너무 예쁘다.->난 비 오는 날씨를 싫어한다. 우산을 쓰기 귀찮고 몸이 축축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식입니다. 앞으로 일기를 쓸 때 조금 조심할까도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제 입맛, 취향을 쓰는 게 무슨 문제인가요? 오히려 식당에 가 밥 먹은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보다 저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거리는 게 안전할 거라고 봅니다. 사진이야 서치로 얼마든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지만 구글에 검색해도 스레주라는 사람의 취향에 대해선 알 수 없으니까요. 이 일기에서 개인정보라고 부를 만한 정보는 제 성씨의 일본어 발음이 사이라는 점이 전부일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 성은 대한민국 흔한 성씨 최상위권에 속하니, 사람 특정의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부터 원서 접수가 시작되었지요. 전국의 모든 고3, 수험생, 어른, 아이를 응원합니다… 저는 아직 원서 접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단한 자소서를 아직 마무리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슬슬 주변에서 잘 썼다는 말이 들리는 건 좋은 소식일 듯합니다. 아마 오늘 안에 모두 끝내고 내일 원서를 접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뒤부터는 면접 준비밖에 없습니다. 일찍이 내신을 버리고 정시파이터의 길을 택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 없다고들 하죠. 그런데 정시를 버리고 학종을 준비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과를 하나 넣긴 했지만 붙을지 아닐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단지 ‘면접 준비와 정시 공부, 멀티를 못해서’ 하나만 택했다기엔 위험한 선택임에 틀림없습니다.

최근에 마라탕을 먹었습니다. 배달 어플에서 주문했죠. 저번에 주문할 땐 면을 비조리 상태로 시켰습니다. 그릇을 따로 꺼내서, 면과 물 조금을 담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일이 어찌나 귀찮던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조리 상태로 시켰습니다. 어플에는 조리 면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었지만, 불면 얼마나 불까 싶어 주문했습니다. 제 실수였습니다. 얇은 옥수수 면이 떡이 되어 왔습니다. 젓가락이 닿는 족족 끊어지고, (부정적인 의미로) 입 안에서 녹았습니다. 더 놔두면 더 붇겠다 하는 마음에 후다닥 면을 해치웠습니다. 그랬더니 저번에는 다 먹은 마라탕을 반이나 남기게 되었더라구요. 너무 아까웠습니다. 면만 먹고 뚝 떨어진 제 입맛도 불쌍하고, 지갑도 불쌍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실수를 범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자소서 첨삭을 받았습니다.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더 이상 내용을 갈아 엎을 필요도 없고, 흐름만 잘 수정하면 됩니다. 선생님께서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말씀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는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약점이 드러난 듯합니다. 문장을 잘 만든다는 칭찬을 받아서 기쁩니다. 어째 첨삭 받을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ㅎㅎ 사실 당연합니다. 잘 쓴 문장들 속 '이건 좀 어색하네'라고 말씀하신 문장이 공통적으로 몇 개 있는데, 처음에는 2300자를 싹 다 그런 식으로 썼습니다. 그리고 합격 자소서 수십 장을 읽어가며 하나하나 수정한 겁니다. 그렇게 한 달을 썼는데, 문장조차 못 썼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건... 접어야죠.

요즘 들어서 몸이 많이 약해졌다는 걸 느낍니다. 실제로 보면 뼈대 튼튼한 럭비 선수지만, 외형과 체력은 크게 관계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면역력이나 정신 상태는 좋은 상태입니다. 잔병치레도 없고, 건강하다 못해 머릿속이 깨끗해서 불안할 만큼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체력입니다 체력... 막 고3에 접어들 때 명문대에 진학한 선배님께서 '운동하는 걸 추천한다'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조언을 듣고도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않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수영을 잠깐 배운 이후로 운동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이제와서 운동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19살, 젊은 피라 이 거지같은 몸을 끌고 아픈 곳 없이 잘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성인이겠죠. 저는 어른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밤새 술게임을 하며 달린다든가, 노래방에서 새벽까지 죽 치고 있다든가, 그런 거 말이죠. 여기에서 체력이 더 소모되지 않도록 지킬 일만 남았습니다. 성장이 완전히 멈추면 점차 노화도 시작될 텐데, 체력을 지키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에 입학하면 어떤 운동을 할까 고민 중입니다. 우선, 구기 종목은 싫습니다. 저는 공을 무서워하고, 극복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일 흔한 피티나 헬스는 어떨까요? 글쎄요, 몇 달 짧게 잡고 근육 붙이기에는 좋을 것 같지만 취미로 갖진 않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없어 보이거든요. 수영은? 제일 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저는 물을 좋아합니다. 상황이 잘 풀리면 프리다이빙까지 배워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걸리는 게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야 자유롭게 물에서 놀았다지만, 체질이 바뀌고 몸 곳곳에 아주 흉한 흉터가 남은 뒤로 탈의에 거부감이 생겼습니다. 옷으로 가려지는 부분에 생겨서 평소에는 상관없지만, 도저히 사람이 보는 곳에선 옷을 벗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애인이 생기면 물놀이는 어떻게 하냐구요? 요즘 좋은 수영복 많이 나옵니다. 긴팔, 긴바지, 래쉬가드... 그런데 이런 복장은 수영을 배우기에 적합하지 않잖아요. 격투기도 생각해봤습니다. 체격이 큰 편이라 유도 쪽에서 절 좋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무언가 눈 앞에 훅 들어오는 걸 무서워 해서 격투기도 무섭긴 합니다. 하지만 공과는 달리 낙법, 이런 걸 배워두면 분명 쓸모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긍정적으로 고려해보겠습니다. 클라이밍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손을 써야 하는 직업을 가질 예정인 만큼, 손을 소중히 여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만도 많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야? 라고 느끼신다면, 맞을 겁니다.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운동을 피하고 싶은 게 진심입니다. 하나 남았네요. 요가와 필라테스. 이것조차 피할 핑계가 더 이상 생각나지 않습니다.

자소서 첨삭을 맡았으면 자소서를 수정해야지,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것만 쓰고 나갈게요. 혹시나... 이 일기를 보게 될 예비 수험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습니다. 섣불리 수시 버리지 마세요! 그리고, 자소서를 쓰면서 느낀 점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보겠습니다. 자소서에는 저의 구체적인 컨셉과 비전이 드러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생명공학과에 지망하고 싶어 한다고 가정해보세요. (실제 저는 문과입니다.) 생기부에는 생명 윤리, 유전자 조작, 암 치료, 해부 실험 등등 여러가지 활동이 적혀 있습니다. 얼레, 대학에 진학할 때 되니까 세부 분야를 정해야겠네요. 어디 보자, '유전자 조작을 어쩌고... 어떻게 해결하는 유전자 전문 생명 공학자'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럼 생기부에 짧게 적힌 활동까지 부풀려서 어떻게든 이 세부 토픽에 맞게 소재를 연결시켜볼까요? <<물론 관심 분야를 확실히 정하고 1학년 때부터 쭉 심화 탐구를 해 온 학생이라면 이렇게까지 소설을 쓸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저는 애초에 꿈이 없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이 고생을 했습니다. 자소서가 없어진다면? 짧게 적힌 활동 한 줄을 면접에서 풀어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까요. 제가 04 아래의 학생같았으면 자소서가 없는 연도에 속해 있지만 마치 자소서를 쓰는 것처럼 1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것 같아요. 문장을 만들진 않아도, 나라는 사람의 3년 간의 스토리를 짜는 거예요. 그러면 세특 활동 하나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열심히, 질 좋게 채울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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