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9/06 19:07:33 ID : jg7z9fPh9iq 0
한국을 배경으로 좀비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는 좀비소설을 써보려 하는데 인간들의 서사가 너무 많아.. 자신을 공격하는 좀비들로부터 생존하는게 큰 줄기인데 캐릭터들의 과한 서사때문에 그 부분이 흐려지는 느낌이 들어서. "좀비들로부터의 생존"에서 나오는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데 인간들 이야기만 줄곧 하니까 긴장감이 흐려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근데 서사를 지우려니까 만들어놓은 서사가 많이 괜찮아서 지우기도 아깝고... 그래서 다른 레더들은 어떻게 느껴지는지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서
2 A 2022/09/07 18:26:19 ID : vAZii3u1ijh 0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는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인물의 서사가 필요한 이유부터 짚어보자.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의 등장인물이 겪게되는 여러 감정들이 있을 거야. 인물들이 좀비로부터 느끼는 본능적인 두려움, 주인공과 가깝게 지냈던 가족이나 친구, 지인을 잃게 되는 슬픔, 그러면서 얻게 되는 외로움과 좀비를 향한 분노, 좀비바이러스를 만든 사람에 대한 분노, (존재한다면) 주인공을 버리고 간 배신자에 대한 복수심, 원래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을 이용하여 좀비로부터 벗어났을 때의 안도감과 더불어 죄책감, 혹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에게 주변인을 잃게 되었을 때 얻게 될 격해지는 복수심 등 인물이 어떤 인물이었는지에 따라서, 인물과 인물 간의 관계가 인물들의 감정을 부여하게 하고, 그 감정이 인물에게는 어떤 행동을 가져오게 될 거야. 당위성이 존재하는 감정들로 변하게 되는 거지. 사이가 좋았던 친구를 구하고 싶은 감정은 당연하지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인물을 구하고 싶은 감정은 상황에 따라 감정의 농도가 달라질 거야. 예를 들어볼게.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한 친구, 한 번도 말 걸어보지 못한 일진 친구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주인공은 좀비로부터 생존하려면 나머지 두 인물 중 한 명만 데려갈 수 있어. 보통의 경우에는 당연히 친한 친구를 선택하겠지. 상황을 하나 추가해볼게. 복도가 있고 주인공 일진친구 친한친구 | 좀비무리 좀비 무리가 주인공 쪽으로 달려오고 있어. 누군가라도 살려야 한다면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친한 친구를 구하고 일진 친구도 구하기에는 좀비들에게 당할 가능성이 높아. 게다가 일진 친구는 식량을 갖고 있어서 일진 친구와 친해지고 나면 앞으로 생존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렇다면 주인공은 누구를 구하게 될까? 이런 거지. 인물 관계는 어떻게 생겨날까? 인물 각각의 특성, 성격이 있을 테고, 인물들이 어떻게 처음 만났고, 뭘 하다가 호감을 갖고 친해지기 시작했으며, 쌍방관계로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레주는 지금 가장 친한 친구와 어떻게 친해지기 시작했어? 사이가 나빴던 때는 뭘 하다가 나빠졌고, 어떻게 하다가 다시 친해지게 되었니? 이런 걸 생각해보면 쉬울 거야. 지금 쓰는 글에서 인간들의 서사가 너무 많은 게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그게 다 감정을 갖고오기 위해 써졌다면 지우지 않아도 괜찮을 거야.
3 A 2022/09/07 18:26:39 ID : vAZii3u1ijh 0
‘인간의 서사가 너무 많아서 긴장감이 느슨해졌다’라는 건 스토리를 전개하다가 적절하지 못한 부분에서 넣은 인간관계 서술때문일지도 몰라. 우선 팽팽한 긴장감을 던져주기 위해 좀비가 들어갔지만, 얘가 왜 누굴 살렸고 죽였고 피했고 도망다녔는지 그 순간순간에는 이해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 왜냐면 소설에는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독자가 읽다가 ‘얘가 왜 갑자기 얘를 살리려고 하는 거지?’는 나중에도 풀어줄 수 있어. 그런 서사가 존재한다면 나중에라도 살려야 하고 그 서사보다 팽팽함이 중요해 졌을 때는 (그 서사 때문에 글이 늘어지고 있는 중이라면) 우선 팽팽함을 살려줘야 해. 그리고 좀비 아포칼립스라고 해서 팽팽함을 좀비에게서만 느끼게 할 필요는 없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또다른 재해가 일어날 수도 있을 거야. 도로가 통제되지 않고,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화재가 나고, 정전이 일어나고, 물건을 구매할 수 없게 되고, 인터넷이 불가능해지고, 가스와 수도가 끊기고, 뉴스나 라디오로 새로운 소식을 접할 수 없게 될 거야. 그 상황에서 아무리 친한 친구가 있더라도 한 번도 싸우지 않을 수 있을까? 우연히 만난 저사람은 나를 이용해 먹으려고 하거나 위해를 가하지는 않을까? 인간이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 겪게 될 다양한 긴장요소를 찾으면 좀비로부터 얻게 되는 긴장감 뿐만 아니라 다른 긴장감으로도 충분히 사건들을 만들어가면서 인물에게 공포감을 줄 수 있을 거야. 결국 이 상황 모두 “좀비 바이러스로부터의 생존”이 될 테니까 주제와도 벗어나지 않겠지?
4 이름없음 2022/09/08 00:27:05 ID : 5VdWlwlcrhw 0
28 읽어보는 것 어때? 담담하게 서로의 조우, 갈등 다루다가 사건 발생 이런 식으로 전개되면 난 괜찮더라. 뭐 김씨가 백신을 구했다. 김씨는 드디어 사랑했던 애인을... 하면서 이벤트와 엮게 되면 그 이벤트에 집중되지 않아서 별로인 것 같아.
5 이름없음 2022/09/08 09:00:09 ID : 4E7cK3RyNs8 0
익명성 지켜줘~~
6 이름없음 2022/09/13 02:04:42 ID : yKY5Pg4Za1d 0
한동안 로그인을 안해서 이제봤네 도움되는 조언들 정말 고마워
7 이름없음 2022/09/25 00:39:43 ID : E6Y007hBAnW 0
서사보다는 회상이 문제일 수도 있어. 시간이 헷갈리고 집중도 안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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