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소설 제목 추천 좀 해줘 (1)
2.가끔 좋은 작품을 보면 정신이 멍해질 때가 있어 (2)
3.주인공 유형에 대해 얘기해보자 (9)
4.맨날 먹어도 맨날 맛있는 작품 속 설정 적고 가 (2)
5.로판 웹툰 첫 화부터 동성애 코드 나오면 별로일까? (16)
6.재난물에서 인간들의 서사가 과하면 별로이려나 (7)
7.이 상황에 너희라면 어떻게 할래?? (4)
8.똘끼어린 비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7)
9.축제하면 떠오르는 문장 써보자 (2)
10.근데 희한하게, 로판에서는 민주주의 국가를 본 적이 없음. (15)
11.만약 자기가 쓴 소설대로 일이 일어나게 된다면 뭐 적을거야? (23)
12.. (7)
13.비내리는 잡화점 (7)
14.로판에 평민 남주 나온거 본적있어? (43)
15.캐릭터가 일상에서 어떻게 지낼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을 받았어 (13)
16.몇 년 만에 다시 글을 써 봤어 (2)
17.. (3)
18.자기만 알 법한 명작 웹소설을 추천해보자 (40)
19.소설 쓸 때 필요한 잡지식 공유하는 스레 (알쓸신짭) (213)
20.너에게 첫 눈길이 닿은 첫눈 길 (12)
1
이름없음
2022/09/11 01:36:41
ID : k3vfWrBAnTS
1
P에게.
오랜만이구나,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적는 건.
비록 이전까지의 편지들과 달리 이 내 작은 외침은 전파를 타고 산산이 부서져 공기중에 흩어지겠다만.
감히 품었던 연정이 너에게는 고통일 줄 진작 알았더라면.
그랬다면 이렇게 닿지 못할 마음을 키우지 않았을텐데 말이야.
색도 향도 없던 나의 3년의 끝자락, 어째서 그때서야 네가 내 눈에 들어온 걸까.
2
이름없음
2022/09/11 01:38:06
ID : k3vfWrBAnTS
0
만약 우리가 조금만 일찍 서로를 알아봤더라면, 그랬더라면 너는 아프지 않았을까?
너의 아픈 입술이 한 번이라도 나의 이름을 머금었을까?
눈도 비, 그 사이 어딘가의 서리가 서리던 늦가을 밤에.
3
이름없음
2022/09/11 01:40:58
ID : k3vfWrBAnTS
0
너의 손톱은 언제나 엉망이었어.
어릴 적 우리 엄마는 내게 손톱에 흰 부분을 꼭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단 말야.
왜 네 손톱은 질서없이 뜯긴 분홍색만이 남아 있을까.
진작 생각해 봤어야 했어.
너덜거리던 손 끝에 살짝 엿보이는 핏자국을
진작 봤어야 했어.
4
이름없음
2022/09/11 01:46:08
ID : k3vfWrBAnTS
0
네 눈빛은 달았고 미소는 지독히 향기로웠어.
청춘의 푸르름에 흠뻑 젖어 촉촉해진 눈동자가 내 눈에 닿을 때면 심장의 밑동을 타고오르는 홍조를 감춰야 했어.
너의 사소하고 하찮은 한 마디 한 마디를 난 소중히 귀에 쓸어담았고
그 겨울을 지났을 때 내게 남은 건 너의 메아리같은 잔향뿐.
5
이름없음
2022/09/11 01:47:47
ID : k3vfWrBAnTS
0
씁쓸한 뒷맛에 난 그만 사랑을 잃고 말았어.
사랑하던 첫눈은 이제 내게 아픔이 되었으니까.
다시는 첫눈에, 그 황홀경에 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
6
이름없음
2022/09/11 01:51:45
ID : k3vfWrBAnTS
0
네가 좋아하던 노래, 시간, 색깔, 하다못해 수학 공식까지
전부 나에게 너란 우주를 빛으로 채우는 별이었다면 믿을까.
천문학에 잠식되어 우주의 초월감에 괴로워하던 너는,
너 자신 또한 누군가의 우주였음을 과연 알지 못했잖아.
너란 어린 불씨가 꺼지던 늦겨울의 그 새벽.
나는 홀로 너를 기다리며 서툰 숨을 뱉고 있었어.
7
이름없음
2022/09/11 01:54:44
ID : k3vfWrBAnTS
0
너의 진갈색 머리칼도,
검다가도 햇빛에 비추면 찬란하게 퍼지던 고동색 눈동자도,
가끔 웃을 때면 힘없이 흔들리던 고개도,
여기저기 성한 곳 없던 네 손도,
뭐가 그리 버거운지 한 숨 두 숨 힘겹게 내뱉던 입김도
한 줌의 재가 되어
서리가 되어
눈송이가 되어
고요히…….
8
이름없음
2022/09/11 01:55:24
ID : k3vfWrBAnTS
0
어느 누군가 내게 누구를 사랑하느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늦겨울이라 할테지.
9
이름없음
2022/09/11 01:55:34
ID : k3vfWrBAnTS
0
아아, 나는 겨울이 싫다.
10
이름없음
2022/09/11 01:56:35
ID : k3vfWrBAnTS
0
너를 아프게 하던 눈송이도, 네 심장을 얼린 추위도, 네게 고통만 지워준 나도
모두 이곳 겨울에 있을테니
11
이름없음
2022/09/11 01:56:55
ID : k3vfWrBAnTS
0
언젠가 생각이 난다면
그땐 한 번 들러주길.
12
이름없음
2022/09/11 01:57:01
ID : k3vfWrBAnTS
0
너의 H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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