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그대 정녕 우연이라 여긴 모든 것들은
내가 지어낸 필연이었다
그대 정녕 무의미한 가벼운 말들은
나에게 무거운 의미들이었다
그대 정녕 스쳤을 모든 나의 말과 행동은
내 한참의 고민의 결과였다
그대 정녕 순수한 호의를 가졌던 것들은
나에겐 순간의 착각이었다
그대 정녕 일상적인 몸 가짐들은
이제는 나의 것과 다르지 않다
그대 나에게 다가와도
지레 겁먹어 뒷걸음하기 일쑤였고
그대 나에게 멀어지면
그리워 눈물 지었다
그대 얼굴 그리기만 해도
웃음 지었지만
그럼에도 눈물 흘린 날이 더 많았다
그대에게 도망가는 나의 그림자에
그대 멀리한다 오해했을 수 있다
그대에게 편히 말 붙이지 못한 나에
그대 멀리한다 오해했을 수 있다
그저 내 겁이었다
오로지 내 겁이었다
오늘도 고개 들어 그대를 마주할 수 없다
뒷모습만 본다
이름없음2022/11/27 03:45:08ID : jdDurhBxTWn
그대 기억
그대 얼굴 기억 못 해도
그대 뒷모습 생생하다
그대 차림 기억 못 해도
그대 가방 생생하다
그대를 마주하기엔
나의 겁이 너무 컸다
그대 눈 마추기에
나의 모습 초라했다
그대 인사 받기에
얼굴 보기에도 여념이 없었다
그대에 대한 기억이다
이름없음2022/11/30 01:42:03ID : jdDurhBxTWn
달
너를 사랑한다
너의 이름 조차 알지 못할 때부터
내일까지도 너를 사랑한다
네가 보고싶어
한 밤 중에도 창을 열어
너와 눈을 맞추었다
네가 보고싶어
무더운 여름밤에도
너를 눈에 담느라 한 밤 지새웠다
네가 보고싶어
가슴 깊이까지 서늘해지는 겨울밤에도,
차디찬 눈송이를 살결에 스치면서도
너를 찾아 헤맸다
그러나 너는 항상 나에게
같은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어느 날은 날을 세워 보였고
어느 날은 미소 짓듯 보였다
그러다 한 번은
온전히 밝게 다가오기도 했다
하루는 성 난 듯
붉어진 얼굴로 마주하기도 했고
다른 것들에 가려져
그림자만 보기도 했다
그러나 네 모습이 어떠히 비춰져도
나는 너의 모든 모습을 사랑했다
쉴 틈 없이 너를 사랑한다
언제까지고 사랑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