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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12/09 08:49:10 ID : s7hBwLcINy2
다들 안녕? 요새 괴담판이 어째 좀 조용한것 같길래 자그마한 장작이라도 던져주고 갈려고 이렇게 글을 남겨봐. 내 나름대로 살면서 겪었던 일들중에 소름돋았던 몇가지 썰들을 정리해서 가져와봤는데 다들 재밌게 들어주길 바래.
이름없음 2022/12/09 09:01:57 ID : s7hBwLcINy2
첫번째 썰은 2018년 여름날에 있었던 일이야. 너희들도 기억할지 모르지만 그 해의 여름은 엄청나게 더웠었어. 정말 살인적인 더위였지. 그때 당시에 우리 집에 있던 하나뿐인 에어컨이 고장났었고 난 도저히 선풍기 하나에만 의지해서는 해결될일이 아닌것 같아 대충 짐을 챙겨 동네에 있는 도서관으로 향했어. 도서관은 우리 집에서 걸어서 고작 10분 정도의 거리였고 애들이 놀 수 있는 구역도 따로 마련되어져 있었거든 내가 더위를 피하기에는 딱 적당한 장소였던거지. 다만 나는 책은 정말 극혐했던 탓에 도서관이 아닌 사람하나 없는 독서실에 숨어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을 쐬며 핸드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어. 운이 좋았던건지 독서실에 평소 있었던 무서운 형, 누나들은 그날따라 보이지 않았고 나는 달콤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었지. 그런데 한참 핸드폰에 열중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거야. 아마 더운곳에 있다가 갑자기 시원한 곳으로 들어왔기 때문인것 같았어.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자 난 결국 견디지 못하고 2층 구석의 화장실로 달려갔지.
이름없음 2022/12/09 09:09:10 ID : s7hBwLcINy2
그때 당시에 나는 독서실 근처의 화장실을 싫어했었어. 화장실은 독서실에서 나와 옆으로 꺾으면 나왔는데 남자 화장실은 유독 천장에 설치된 조명과 거리가 있어 복도에 그림자가 지면서 오싹한 분위기를 풍겨댔거든. 심지어 전등은 센서식이였는데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 사이의 거리가 꽤 되어서 남자화장실에 가는 도중에 전등이 꺼져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지. 그날도 혹여나 가는 도중에 전등이 꺼질까봐 전등에 불이 들어오게 한뒤에 잽싸게 달려 화장실로 들어갔어. 그렇게 화장실 가장 끝칸에서 용변을 보고있는데 천장 너머로 불빛이 깜빡깜빡 거리는게 보이는거야.
이름없음 2022/12/09 09:09:32 ID : s7hBwLcINy2
대충 이렇게 생겼어
이름없음 2022/12/09 09:13:09 ID : s7hBwLcINy2
자세히 보니 내가 남자화장실 문을 열어둔채로 용변을 보러 칸에 들어갔었는데 그 열린문 너머로 센서식 전등이 깜빡거리는게 보였던거지. 그런데 이상한게 말이야 거기 전등은 말그대로 '센서식'이야 고장나지도 않았었으니 그렇게 깜빡일려면 누가 아래에서 계속 손이라도 흔들고있어야 되는거지. 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옆 도서관에서 나온 잼민이들이 장난이라도 치나보다'라고 생각하며 그냥 무시할려 했어. 그런데 그 순간 또각- 또각- 또각-
이름없음 2022/12/09 09:18:25 ID : s7hBwLcINy2
남자화장실 쪽으로 걸어오는 듯한 여자 구두소리가 들려오는거야. 다만 소리가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고 마치 런닝머신을 걷는 사람마냥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채 계속해서 그저 또각- 또각- 또각- 소리만 들려오고 있었어. 이때부터 솔직히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했던 나는 '복도에서 문워크라도 연습하시나보다'라는 말도 안되는 긍정회로를 돌리며 어떻게든 안심하려고 노력중이였지. 그렇게 화장실 칸 안에서 소리가 사라지길 하늘에 빌며 변기에 쪼그려 앉아있는데 갑자기 틱- 하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 내부 전등까지 꺼져버렸어. 그제서야 나는 화장실 전등도 센서등이라는 사실을 떠올렸고 ㅈ됬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제까지 계속 거리를 유지하던 구두굽 소리가 점점 화장실의 입구로 가까워지는 것이 들려왔어.
이름없음 2022/12/09 09:24:55 ID : s7hBwLcINy2
이내 거리가 벌어졌는지 밖의 센서등이 깜빡이는것을 멈췄고 곧 화장실 내부 센서등에 불빛이 들어왔지. 나는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어. 내가 문을 투시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는건 아니였지만 마치 문 너머에서 누군가가 나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거든 화장실 내부의 서늘한 공기가 내 칸으로 전부 쏠리는듯한 느낌이였어.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 생각하던 순간 휴지걸이 위에 올려뒀던 핸드폰에서 엄마의 전화벨 소리가 울려퍼졌어. 난 너무 긴장하고 무서웠던 탓에 핸드폰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있었기에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엄마의 전화를 받아들었지. 그리고는 엄마에게 지금 상황을 설명하려던 찰나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더니 눈 앞이 깜깜해지는게 느껴졌어.
이름없음 2022/12/09 09:30:11 ID : s7hBwLcINy2
그리고 내가 눈을 다시 떴을때는 길 한복판이였지. 옆에는 어머니가 같이 걷고 계셨고 나의 한쪽 손에는 아이스크림 한개가 들려있었어. 무슨 상황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던 나는 엄마에게 물어봤지. "엄마.. 엄마가 왜 여기있어요?" 그러자 돌아온 엄마의 말은 가히 충격적이였어. 엄마의 말에 따르면 내가 전화를 받았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자 괜시레 걱정되었던 엄마가 도서관까지 날 찾으러오셨고 도서관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던 나를 발견하셨데 엄마는 나에게 핸드폰은 어디다 두고온거냐고 물어봤고 내가 핸드폰은 잃어버렸다고 했다라는거야. 그러더니 내가 갑자기 엄마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고 말했고 그래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들고 집으로 가는 중이였다더라. 핸드폰은 결국 찾지못했고 말이지.
이름없음 2022/12/09 09:37:37 ID : s7hBwLcINy2
엄마에게 꼬치꼬치 캐물은 결과 나는 내가 엄마를 만나기전까지 대략 20분정도의 기억을 완전히 잊어버렸다는걸 알게됬어. 나는 이 일을 도서관에서 사건을 겪은 바로 다음날 부모님께 말씀 드렸지. 부모님은 어차피 잃어버린 핸드폰 때문에 도서관에 들를 참이였다며 같이 도서관에 가서 CCTV를 확인해보자고 했어. 도서관 직원분이 우리 아버지랑 친한 사이여서 CCTV를 확인하는건 어렵지 않았지. 그렇게 CCTV를 확인해보니 비로소 그날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알 수 있었어. CCTV에는 내가 화장실에 뛰어들어간 후에 센서등이 자동으로 깜빡깜빡 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어딘가 나사 빠진듯한 내가 폰을 한손에 쥐고나와 보관함에 핸드폰을 집어넣는 장면이 녹화되어 있었어.
이름없음 2022/12/09 09:41:03 ID : s7hBwLcINy2
보관함은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 사이의 복도 벽에 밀착되어 있었는데 금속으로 되어있고 여기저기 찌그러진 오래된 흔적이 가득한 보관함이였지. 녹화본을 확인한 나와 부모님은 당장 그 보관함으로 가서 보관함 문을 열어봤어. 보관함의 그 칸은 유독 잠금장치가 찌그러져 있었던탓에 별다른 저항없이 그냥 열 수 있었지. 그렇게 보관함의 뚜껑을 열어젖히자 그 안에는 다행히 내 핸드폰이 고스란히 놓여있었어. 다만 구두굽이 뭉개지고 마모되어있는 새빨간 구두 한짝과 함께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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