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 (464)
2.청춘은 켜켜이 쌓인 하루하루의 잔상이라고 (27)
3.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 (724)
4.If you take these Pieces (487)
5.글 잘 안 쓰는 소재구걸주 (61)
6.이름 남기고 가면 간단한 분위기 대답해주기 (214)
7.ㄱ부터 ㅎ까지 좋아하는 단어 적는 스레 (103)
8.생각난 소설의 개요만 쓰고 가는 스레 (2)
9.나 로판식 제목짓기 잘함 (31)
10.요즘 글 쓰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1)
11.홀수스레가 단어 세 개를 제시하면 짝수가 글 써보자! (705)
12.✨🌃통합✨ 질문스레(일회성 스레 말고 여기!!!!!!!)🌌 (219)
13.네 홍차에 독을 탔어 (208)
14.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89)
15.요즘 릴레이 소설이 너무 하고 싶은데 (4)
16.제일 쓰기 어려운 게 bl 빙의물인듯 (4)
17.다들 캐릭터 이름 만들때 쓰는 방법있어? (33)
18.:D (64)
19.다치거나 아픈 사람 묘사 (2)
20.소설 써보고싶다 (1)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검디 검은 방에서 눈을 뜬 이 소녀의 이름은 바이올렛. 오늘로 3주째에 접어든 이곳의 신입이였다.
방의 한쪽 벽면의 끄트머리가 밝아져오더니 이내 해가 솟아오른다.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해. 여긴 누구나 이렇게 아침을 시작하니깐."
바이올렛은 방금 일어난 비몽사몽한 얼굴로 당신에게 말을 걸어온다. 그녀의 목소리는 굉장히 '소녀스럽다'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당신은 그녀의 머리 위로 길게 연결되어 있는 실을 조작해 그녀를 씻기고 입히고 먹였다.
"고마워 집사. 여기서 부턴 내가 알아서 할께. 넌 이 마을에 조금 적응할 시간을 가지는게 좋을거야"
그녀 나름의 배려인 것일까? 바이올렛은 그렇게 말을 끝낸뒤에 자신에게 연결된 줄을 스스로 걷어내고 밖으로 향했다.
'자기도 이제 막 3주차면서.. 역시 휴머노이드인가? 성장이 너무 빠른 것 같군'
그렇다. 그녀는 휴머노이드. 태어나고 이 마을에 정착한뒤 고작 3주밖에 지나지 않은 신생아였다. 하지만 로봇은 로봇. 그녀는 태어난지 3일만에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할 줄 알게되었다. 난 시점을 변경해 그녀를 쫓는다. 마을 상공에 띄워진 다수의 태아에 접속하니 마을의 길을 걷고있는 그녀가 보인다. 다행히 얌전히 2층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원래는 말을 참 안들었는데..그 사이에 또 성숙해진건가?'
그녀가 막 생산되고 나온 지난 3주는 나에게 지옥이였다. 신체능력과 지식 수준은 이미 인간을 한참 웃도는 그녀였지만 인격적인 부분은 형성이 덜 된 탓에 철 없이 구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많은 사고로 이어졌다.
'물론 뒤치닥거리는 전부 내가 도맡아야 했지만...'
오늘은 나 또한 집사로써 마을을 나가볼 것이다. 지난 3주는 그녀를 돌본다고 '카메라 맨'으로써 집에 틀어박혀 있어야 했으니 말이다. 위로 살짝 올라가 지붕을 뚫으니 마을이 훤히 보인다. 마을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휴머노이드의 머리 위에는 반투명한 카메라 맨들이 시점을 고정하고 그들을 따라다니고 있다. 맘같아선 나도 저렇게 하고 싶지만 바이올렛은 이 섹터의 '주인공'이다.
"그녀의 자유의지는 존중해줄 가치가 있는 것이지"
그녀가 마지막으로 2층으로 오르는 순환기계에 탑승한 것을 확인한 뒤에 나는 4층으로 향했다. 이것은 집사의 특권으로 우리는 5층 이하의 모든 층들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다.
"오 방독면씨 오랜만이네."
4층 입구의 바텐더가 나를 반갑게 맞는다. 4층부터는 1,2,3층과는 완전히 격리된 공간들로 탑을 관리하는 자들만이 올 수 있는 곳이였다. 그리고 이곳은 '불타지 않는 술집'이 있는 4층으로 술을 즐겨 마시는 이들이 모이는 장소다. 노란 우산씨는 투명한 쉐이커에 누구의 것인지 모를 눈알을 넣고 3%라는 음료수와 그것을 섞는 중이였다.
"주인공 개체를 관리하게 됐다며? 이건 축하주야. 알코올 함량도 적은 것이니 안심하고 마시라고."
3%는 탑의 관리 직책에 있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음료였다. 적은 알코올 함량에 숙취도 적었고 무엇보다 살짝 나른한 기분을 만드는데에는 최고였기 때문이였다.
"노란..우산씨? 여기 호칭은 정말 적응이 안되는군. 그나저나 이 눈알은 뭐야?"
"자네는 탑 밖에서 왔으니 여러모로 익숙하지 않은 듯 하구만 그건 태아의 눈알이야."
"...? 태아라면 1층의?"
태아는 1층에 드높에 자라 전 지역을 덮고 있는 나무에서 자라는 열매를 뜻한다. 말이 열매지 우리 입장에선 그냥 태아와 다름없어 그렇게 부르지만.
"이거 불법 아니야?"
"걱정하지마 죽은 놈들 눈에서 빼온거니깐."
난 음료를 쭉 들이마신 뒤에 눈알을 으적으적 씹었다.
'...포도맛이군'
그렇게 바텐더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어떤 무리가 전송문을 열고 4층으로 올라왔다.
"난 이만 가보겠네 노란 우산씨. 이 빌어먹을 호칭이 익숙해질 때 쯤에 다시 만나자고."
혼자 술을 홀짝이는걸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그들은 불청객이였기에 나는 그냥 자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나를 배웅하는 바텐더의 손짓을 뒤로하고 나는 2층으로 향했다. 2층은 다채로운 색과 풍경으로 이루어진 1층과는 사뭇 풍경이 다른데 사방이 하얀색으로 된 방에 아주 큰 아날로그 TV가 놓여있는 형태였다. 주인공 개체들은 그곳에서 의자에 앉혀진뒤 24시간 그 TV를 응시하는 것이 일과였다.
'참관실이..어디더라?'
TV는 3200-ATY라는 전자파를 내뿜는다. 이는 휴머노이드에겐 무해하지만 우리들에게는 장시간 노출될 시에 치명적인 전자파였다. 게다가 저들과 다르게 우리는 수리 또한 불가능했기에 참관실의 유리를 통해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이곳의 규칙이였다.
나는 빠르게 참관실에 드러섰다. 역시나 내부는 텅텅 비어있었다.
"다들 자동 모드로 전환하고 놀기 바쁘구만."
주인공 개체의 자유도를 보장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 이였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집사들은 그들을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움직이게 코딩한뒤에 그냥 휴가를 떠나버리기 십상이다. 나는 참관실의 찬장을 열어 티 팩을 꺼낸뒤 커피포트에 물을 올렸다. 잠시 기다리니 등 뒤에 빨간 빛이 번쩍이는게 느껴졌다. 휴머노이드들 중 오로지 주인공 개체들만 이 빛을 통해 주시자로 거듭날 기회를 얻는다. 그들이 주시자가 되면 나 또한 7층 위로 올라갈 방법이 생긴다. 서로 윈윈하는 관계인 것이다..
쨍그랑-
"음..?"
어디선가 유리 파열음이 들려왔다. 빠르게 뒤를 돌자 금이 간 TV의 화면이 보인다.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이런 제기랄! 무슨 일이지? 빨리 해결팀에 연락을.."
나는 빠르게 비상상황임을 알리는 신호기를 키고 TV의 전원을 껐다. 하지만 TV를 끈다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였다. 갈라진 화면의 틈 사이에서 마치 쪼개질듯한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검은 지직거림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어서 대피를..?"
나의 휴머노이드는 이미 저 멀리 도망친 뒤였지만 코딩된 휴머노이드는 대피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TV앞에 앉아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무력하게 갈라지고 녹아내리는 그들을 뒤로하고 2층을 봉쇄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집사들 또한 뒤늦게 도착하였으나 힘을 합쳐 지직거림을 다시 밀어넣은 뒤 그곳을 확인했을 때는 휴머노이드의 코어가 이미 밖으로 쏟아진 상태였다. 그야말로 최악의 참사였다.
"빌어먹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누군가가 소리쳤다. 다른 집사들 또한 분위기는 비슷했다. 하지만 나를 탓할 용기는 없는지 소리를 지르거나 애꿎은 잔디를 밟아죽일 뿐이였다. 그리고 참사가 벌어진뒤 3일 후 TV의 수리가 끝나자 9층의 어머니께서 우리를 불러들였다.
7층의 관리자가 준 '임시 자격증'을 섭취한뒤에 우리는 9층으로 오르는 순환기에 탑승했다. 짧은 기다림 이후에 문이 열리자 거대한 크기의 9층이 모습을 드러냈다. 본래 모든 층들은 전부 다중 우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의 마을들과 2층의 TV가 놓여진 방은 모두 다른 우주인 것이다. 하지만 9층만큼은 달랐다. 탑의 모든 개체들을 탄생으로 이끄신 어머니께서 기거하시는 장소였고 그만큼 범우주적인 크기를 자랑했기에 관리자 급의 생명체가 아니라면 마주보는 것 만으로도 모든 구멍에서 피를 쏟으며 죽음을 맞는 것이 정상이였다.
"나의 아이들이 도착한 듯 하구나."
거부할 수 없는 맑은 날의 따사로운 햇살같은 목소리가 우리를 감쌌다. 태초부터 모든 것은 어머니의 품에 있었으니 이렇게 느끼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였다. 우리는 어머니의 앞으로 가 무릎을 꿇었다.
"2층에 사고가 있었다지?"
"예, 어머님 주인공 개체들이 다수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바이올렛..또 그 아이만 살아남았더구나."
사실 주인공 개체들이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였다. 5층의 체발방과 4층의 대담한 모자장수의 구역에서도 사고가 3번 정도 일어났고 이번 사고까지 겹치니 주인공 개체들이 거의 전멸했다는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흐음..어찌하면 좋을까..."
어머니의 옆에 있던 검은 집사장이 입을 열었다. 그는 아버지 격의 존재로 10층에 존재하는 이들의 열악한 카피본이자 어머니의 보좌관 역할을 맡은 자였다. 그는 검은 인간의 외형으로 섬뜩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헀다.
"역시 바이올렛 그 아이.. 폐기 처분하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그 아이 때문인 것 같으니 역시 폐기 처분이.."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울린다. 바이올렛이 폐기처분 된다면 나도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 결과는 죽음이 아닌 완전한 소멸. 나는 버려지게 된다.
"그래..그러면 그녀는 소각장으로 보내는 쪽이.."
"아니면 재활용을 검토해 보는 것이 어떠신지?"
"...."
"......"
그들은 대화를 몇차례 더 나눈뒤에 우리를 아랫층으로 돌려보냈다. 그 뒤로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나와 바이올렛은 5층으로 호출되었다. 문이 열리자 체벌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고 서늘한 안개가 걷히자 그곳에서 모습을 드러낸건 파란색 타일로 사방이 도배된 커다란 방과 여기저기 대충 널부러져 있는 주인공 개체들의 시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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