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광 개구리 2024/03/17 12:57:39 ID : mGtBy42Le2F 3
난 숫자에 좀 먹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었고 부쩍 눈이 간지러웠다 코를 훌쩍이기도 하고 눈을 비벼보기도 하고 얼굴을 손톱으로 긁어보기도 하고 그럼에도 저녁에는 알바를 나가야 하고 알바 가기 전에는 글 작업을 모두 끝내야 하고 동아리 면접 일시를 알려야 하고 과제를 끝마쳐야 하고 자주 잔고를 확인해야 하는 어린 어른의 마음 난 아직 낭만을 바라는데 난입xx
2 야광 개구리 2024/03/18 01:53:44 ID : mGtBy42Le2F 0
신혜경 - 그대는 총천연색 이 노래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작년에 학생 과외 가는 길에 정거장을 하나 더 늦게 내려서 걸어오던 길이 생각이 나. 눈이 정말 많이 오는 날이었고 눈이 쌓인 길에는 발자국 하나 남겨져 있지 않았다. 그 위를 밟으면서 듣던 노래가 바로 그거였음. 육교 위를 걸으면서 머리 위로 떨어지는 하얀 눈을 올려다보았던 그날의 시간, 온도, 노래, 기분까지 생생하고 잊혀지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몇없던 아름다운 순간
3 야광 개구리 2024/03/18 02:20:17 ID : mGtBy42Le2F 0
나의 오늘 하루 1. 눈을 뜨다. 2. 점심을 먹다. 3. 커미션 작업을 마치고 완성본 신청자에게 전달. 4. 공차 아르바이트 5. 저녁을 먹다. (불닭쌈&스무디) 6. 커미션 작업 (~ing...) 몇 시에 잘 수 있을까? 그래도 오늘 하나 끝내 놓아야 월요일, 화요일 저녁 합쳐서 1만 자 작업해서 다른 커미션 겨우 보낼 수 있을 것 같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하고 있는 건 오늘 끝내고야 만다!!
4 야광개구리 2024/03/23 10:56:02 ID : mGtBy42Le2F 0
오랜만에 여유로운 주말... 아닌가? 엄마랑 한바탕 했다. 수요일부터 쭉 냉전 상태. 사유는 돈. 난 돈이 없어서 죽을 것 같은데 아슬아슬한데 엄마는 내 명의로 대출을 받자고 한다. 오죽하면 나한테 그랬을까. 엄마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눈물 먼저 올라왔다. 난 왜 이렇게 돈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거야. 돈이 뭐라고. 돈이 뭐길래. 엄마는 내가 죽을까 봐 무서워하는 거 같다. 난 아직 죽을 생각이 없어 가끔 사무치게 무서워지고 힘들어지는 때도 있지만 난 살아남을 거야 끈질기게 살아남아서 나라는 존재와 세상이 뭔지 아름다움을 전부 발견하고 떠날 거야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는 것을 꿈과 지독한 현실은 다르다는 걸 돈을 내 굴레에서 떼어 낼 수 없다는 것을 21살의 내가 절실히 깨닫는다
5 야광개구리 2024/04/01 00:11:42 ID : mGtBy42Le2F 0
지난주에는 목련이 피었더니, 이번주는 벚꽃이 피었다. 수많은 벚꽃 나무 사이에 한 그루 놓여 있는 목련 나무가 참 좋았는데 목련 꽃은 봄비를 맞고 져 버리고 이젠 그 자리를 벚꽃이 대신하고 있다. 봄이 와서 그런지 사람들도 꽃구경하느라 다들 들떠 보이더라 마감알바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데 공원 담벼락 위에 앉아서 사진 찍는 학생들의 모습에 어쩐지 가슴이 댕댕 울리는 것 같았다 나는 알바가 끝나고 나서야 그 골목에 벚꽃이 피어 있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가 변해가는 것 같아 무섭다 이렇게 사회에 찌들고, 돈을 무서워하고 상처에 무뎌지고 감정이 옅어지면 어느 순간 봄이 와도 그게 봄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될까봐 겁이났다
6 야광 개구리 2024/05/12 02:17:35 ID : mGtBy42Le2F 0
이미 2번이나 연장한 책 반납일이 월요일이어서 급하게 읽기 시작했다. 그래 죽기 전에 내 방에 있는 책은 다 읽어봐야지 도서관에서도 읽고 싶었던 책은 다 빌려 봐야지 31일에 있는 공연은 잘 끝내고 와야지
7 야광개구리 2024/07/18 17:59:27 ID : mGtBy42Le2F 0
달라질 줄 모르고, 사라진 문명의 빛바랜 석조 유적처럼 회색의 단일 조직체로 뭉친 사람들
8 야광개구리 2024/12/30 23:47:24 ID : mGtBy42Le2F 0
그래 난 아직 살아있어. 종강한 지금은 이렇게 여유로워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여유롭다. 교육 봉사 시간도 채워야 하고 토익도 봐야 하고, 한능검도 따야 하고... 해야 할 일은 정말 많은데 빌어먹을 회피형 기질 때문에 자꾸만 미루게 된다. 그래도 해야지. 그런데 자꾸 겁이 난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이 먼 미래가 아니라 코앞의 의무라는 것이 불안하게 한다. 꼴에 살아남는게 목표라고 말하면서도 독기는 하나도 지니지 않고 있는 게 아이러니다.
9 야광 개구리 2025/01/01 20:56:18 ID : mGtBy42Le2F 0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햄버거는 롯데리아 새우 버거
10 야광개구리 2025/01/09 12:14:45 ID : mGtBy42Le2F 0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자신을 많이 집어넣었다고? 바질, 자네가 그렇게 자부심이 강한 줄 몰랐네. 거칠고 험한 얼굴에 새까만 머리카락을 지닌 자네와 상아와 장미 잎으로 만든 것 같은 이 젊은 아도니스 사이에 닮은 점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군. 바질 홀워드, 그 초상화 속 청년은 나르시스 같지만 자네는 뭐랄까, 지적인 표정이야 있지만 그것뿐이야. 게다가 지적인 표정이 나오기 시작하면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완전히 사라지고 마니 문제지. 지적인 것은 어느 얼굴에서든 조화를 깨뜨리는 법이거든. 사람이 앉아서 생각을 하는 그 순간부터 사람에게는 코만 남거나 이마만 남거나, 아주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 버린단 말일세. 학문과 관련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좀 생각해 보라고. 그 작자들이 얼마나 흉측한가! 물론 성직자는 제외일세. 교회 사람들은 생각이라는 것을 안 하거든. (중략)"
11 야광 개구리 2025/01/11 15:44:12 ID : mGtBy42Le2F 0
- 사랑과 죽음의 아들인 도리언에게는 사람의 혼을 잡아끄는 묘한 무언가가 있었다. - 헨리는 괴상하지만 현대적인 로맨스를 암시하는 것 같은 도리언 그레이 부모의 이야기가 생각나 여전히 마음이 울렁거렸다. 미친 열정으로 모든 것을 다 버린 아름다운 여인. 무서운 배신이 가져온 범죄 행위로 최후를 맞게 된 꿈같이 달콤한 몇 주간의 행복. 숨죽이고 지낸 여러 달의 고뇌와 고통 속에 태어난 아이. 갑작스레 죽은 어미와 홀로 남은 아이 곁에 애정 없는 할아버지의 횡포. 인물 간 대사 잘 쓰고 싶다...... "그럼 자네는 어떤 해결을 해야 한다고 보나?" "저는 영국에서 날씨를 빼놓고는 어느 것 하나도 바귀었으면 하고 바라는 게 없답니다. 철학적인 사색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하지만 19세기가 지나치게 동정을 하는 바람에 파산을 했으니 이제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과학을 차용해야 할 거예요. 감성은 우리를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만드는 게 장점인 반면에 과학은 감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지요." 헨리 경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큰 책임이 있어요." 벤들러 부인이 주뼛거리며 말했다. "아주 막대한 책임이죠." 에게서 부인이 되받았다. "인간은 스스로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게 바로 세상의 원죄입니다. 동굴에 살던 원시 인류가 만약 웃는 법을 알았더라면 역사가 달라졌을 거예요."
12 야광 개구리 2025/01/12 00:24:35 ID : mGtBy42Le2F 0
왼쪽 귀 피어싱을 뚫은 자리에 상처가 났다 곪아서 피가 난다
13 야광 개구리 2025/05/10 22:53:49 ID : mGtBy42Le2F 0
외롭다 외롭다 외롭다
14 야광 개구리 2025/06/22 13:40:30 ID : mGtBy42Le2F 0
나는 무엇인가를 이룰 수 없는 사람이구나 평생 이렇게 소시민처럼 살다가 죽겠지 용기도 없고 배짱도 없고
15 이름없음 2025/06/27 01:50:04 ID : mGtBy42Le2F 0
글을 읽고 쓴다는 행위가 너무 좋다 나를 전부 털어내고 다시 주워서 담아내는 과정 고르게 만드는 과정
16 이름없음 2025/06/27 09:47:31 ID : E5TQlh9fO4H 0
➖ 삭제된 레스입니다
17 야광개구리 2025/06/27 18:52:28 ID : mGtBy42Le2F 0
난입 x라고 적어뒀는데 못 봤나 보네.
18 야광 개구리 2025/06/30 23:51:36 ID : mGtBy42Le2F 0
많은 연출가와 각본가가 그처럼 수고스러운 방식의 오디션을 고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이들에게 오디션은 각각의 배역에 어울리는 인간 내면의 서사 즉 서브텍스트를 발견하는 자리였던 셈입니다. 그 서브텍스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인격체를 형성하는 것이 아마 무대에 선 배우가 하는 일일 테고요.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세간에 떠도는 치유와 극복의 서사에 수동적으로 편입되지 않으면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가장 '모던한' 생존방식이 아닐까, 자문하면서요.
19 야광개구리 2025/07/01 00:17:30 ID : mGtBy42Le2F 0
모두가 타진요인 시대 < 라는 말 소름끼치게 정확한 것 같으네
20 야광개구리 2025/07/01 01:09:22 ID : mGtBy42Le2F 0
계절학기를 듣고 있다 하필이면 시간대가 애매해서 논문조 모임이 있는 날이면 밥을 먹지도 못한다 오늘이 딱 그랬다 아침에 도서관 앞에서 커피 한 잔을 사기는 했지만 수업을 다 듣고 나오니 얼음이 죄다 녹아버려 마실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약 20분 정도 여유시간이 있었지만 가게마다 줄이 길어서 밥을 먹으면 모임 시간에 늦을 것 같았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다들 양산을 쓰고 있었다 학교 가는 길에 차 창문 밖으로 양산을 쓴 사람들의 수를 세어 보았는데 스무 명이 넘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더 많이 보였다 난 양산이 없어서 쓸 생각도 하지 못했다 대신 선크림을 열심히 바르고 나왔다 해가 쨍쨍한 날 보이지 않는 비를 막기 위해 우산을 쓴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속으로 싱잉인더레인을 부르며 도서관에 갔다 날이 너무 더워서 도서관에 잠시 앉아서 책을 읽다가 논문모임에 갈 생각이었다 역시 사람이 많았다 날이 더우니 다들 도서관으로 피신하러 왔구나 동질감이 들었다 집 갈 때는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오랜만에 책 한 권을 대출했다 언제나 책은 내게 위안이 되지만 작년에 비해 많이 못 읽고 있어서 슬프다 그렇지만 계절학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학교에 나가야 하니 자주자주 읽으려고 한다 원랜 한 번에 많이 빌려오지만 어깨도 아프고 날도 더우니 한 번 빌릴 때 한 권씩만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빌려온 책은 언제 다 읽게 될까 목요일에는 새 책을 빌려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으 더워 에어컨이 없어 찜통인 방 안에서 뜨거운 선풍기 바람을 맡으며 쓰는 글 그렇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외롭지 않다
21 야광개구리 2025/07/01 21:26:35 ID : mGtBy42Le2F 0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록물의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지만 결국 남기는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 같다는 것이 좋다 말하고 토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삶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허공에라도 외치고 보는 것이 인간이 특징이라면 참말 외로운 존재들이 아닌가 싶네 그 적절한 외로움이 개개인을 빛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더 조쿠나
22 야광개구리 2025/07/15 02:02:18 ID : mGtBy42Le2F 0
뭐 하나 오래 좋아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보니 내게도 그런 것이 있었네 읽고 쓰는 거 남들한테 취미라고 말한 적도 없고 날 소개할 때 뒤에 붙는 말도 아니었고 그런데 꾸준히 오래 하는 거... 어떤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될만큼 관성적으로 하는 거면 어쩜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있었던 거 아닐까 아마 죽기 전까지도 읽겠지 어떤 방식으로든 남겨놓겠지 내 나름의 기제였는지도 몰라 인간의 뇌는 자주 헷갈리니까 시작엔 고통이 있었다할지라도 계속 반복되니 아예 좋아하게 되길 택한 거 아닐까
23 야광개구리 2025/07/15 02:06:50 ID : mGtBy42Le2F 0
솔직히 나도 날 잘 모르겟어 너무 어렵고 때로는 너무 낯설어서 두렵기도 해 내 마음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당장 졸업 뒤의 미래도 그려낼 수 없어 막연하기만 해 해야 한다 말고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아냐 사실 있어 하고 싶은 거. 그런데 용기가 없는 거야 돈이 드니까. 하고 싶은 거 하면 그 다음엔? 그리고를 말할 수 없는 거야 엄마한테. 나 하나 믿고 나 하나 자랑하는 거 낙으로 삼아 살아온 사람한테 글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면 무슨 소리를 듣게 될지 감도 안 잡혀서
24 야광개구리 2025/09/30 01:30:45 ID : mGtBy42Le2F 0
내가 떨어질 때 마침 그 배가 바람에 들썩이며 돌았다. 그에 따른 혼란 덕분에 내가 그 배의 선원들의 눈에 띄지 않은 것 같다. 난 큰 어려움 없이 아무도 모르게 반쯤 열린 주 승강구 쪽으로 간 뒤, 기회를 포착해 짐칸에 몸을 숨겼다. 그렇게 한 이유를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아마도 그 배에 탄 사람들을 보는 순간 느껴진 막연한 경이감 때문에 숨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그들을 얼핏 보는 순간 막연한 신비감과 회의, 그리고 염려가 느껴져 그들에게 나 자신을 맡기기가 좀 주저되었던 것이다.
25 야광개구리 2025/10/08 21:21:43 ID : mGtBy42Le2F 0
J가 죽었다 19층 자기 방에서 떨어져 죽었댄다 저녁 외식을 하러 가기 전이었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닫혀 있는 방문을 열었을 땐 창문만 활짝 열려 있었다 내려다보니 화단에 누워 있었다 꼭 잠든 것처럼 얼굴만은 멀쩡했다 긴 명절 연휴 시작 전날 밤이었다 나쁜 자식 못된 자식 어떻게 살라고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
26 야광개구리 2025/12/26 22:44:01 ID : mGtBy42Le2F 0
돌이켜보면 헛웃음 나오는 일년이로구나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시련이 끊이질 않는지 방을 치워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난다 이거 어쩌면 정신병 아닐까 가끔은 내가 너무 고여서... 너무 고여 있는 검은 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가 일하는 가게에 불이 났다 연말에는 일이 많다고 1월1일까지는 쉬는 날이 없다고 그랬던 아빠인데 이젠 평일 아침에도 집에서 얼굴을 볼 수 있다 아빠가 바빠서 같이 아바타 못 본다고 투정을 부렸는데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내 말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나 숨이 턱 막힌다 엄마와 아빠가 나누는 대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이어폰을 꽂고 볼륨을 키웠다 10월도 그랬고, 작년 2월과 봄에도 그랬고 마음이 힘들 땐 어김없이 책으로 숨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이번달은 유독 읽은 책 권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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