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보새 2026/02/10 16:15:24 ID : 9ulhhwMpbxz 4
To. 과거의 나
102 바보새 2026/02/28 18:06:30 ID : 9ulhhwMpbxz 0
내 인생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동아리에 아무것도 가입하지 않았고, 과잠도 구매하지 않았고, 오티랑 엠티랑 개강총회 같은 것도 안 가게 됐다 ㅎ 사실 전부 선택이 부담스러워 미루다가 정신차려보니 전부 마감되어 있었던 거긴 하지만 애초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어 아주 환상적인 대학 생활을 하게 됐다. 너무 기쁘다
103 바보새 2026/02/28 18:20:15 ID : 9ulhhwMpbxz 0
수능과 입시에 중독된 것처럼 삼반수 생각을 하고 있다니 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도전해보지 않으면 평생 미련이 남을 것 같다는 게 이유지만, 재수 결과가 지잡대라는 걸 감안하면.. 꽤나 돈 버리는 짓이 될 거 같아 ㅎ 수험생활 내내 공부를 못했다는 건 재수 결과의 면죄부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 내 환경은 도저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라 생각했지만, 또 다른 사람이 보면 복에 겨운 소리를 한다고 할 수 있는 환경인 거 같다 멀쩡히 부모님 다 살아계시고, 금전적 부족함 없고, 아픈 질병도 없고, 집안 문제도 없고.. 욕 그거 좀 듣고, 몇 대 좀 맞고, 목 좀 졸려보면 어때.. 겉으로 다 멀쩡한데.. 아무튼 개인적으로 집에서 벗어날 유일한 기회가 기숙사였고, 기숙사에 합격했으니 거기서 공부를 하면 좀 달라질까? 라는 게 내 결론이고.. 그래서 하는 거야.. 적어도 거기서는 주도적으로 살 수도 있고, 공부할 때 눈치는 안 봐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거니까, 미래의 나는 결과가 어떻든 지금의 나를 미워하지 말아줬음 좋겠다 끝.
104 바보새 2026/02/28 18:24:00 ID : 9ulhhwMpbxz 0
그리고 어제 올라가서 기숙사 배정받았는데, 기대치도 않았건만 만족스러운 호실 위치에 층수, 자리까지 받아서 댕꿀이었어 ㅎㅎ 어제오늘 이틀에 걸쳐서 계속 전화가 오는 개인 전화번호는 누구 건지 모르겠는데, 받는 게 꽤나 공포스러워서? 일부러 무시하고 있다.. 애초에 모르는 번호를 안 받기도 하고.. 물론 대학 관계자일 수도 있겠지만, 급하면 문자 주시겠지..
105 바보새 2026/02/28 18:36:25 ID : 9ulhhwMpbxz 0
요새 아빠랑 동생은 나 없으면 어떡하냐고 자꾸 그런다.. ㅎㅎ 방금도..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엄마가 예민할 때, 혹은 짜증을 낼 때나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가 형성될 때 내가 일부러 눈치없는 척, 멍청한 척하며 완충제처럼 유하게 넘기는데 (아빠랑 동생은 엄마 눈치를 보다 피하는 게 전부) 그렇게 여태 전반적으로 분란이 일어나면 직접 맞대응을 하고 그런 엄마의 분노 조준 방향을 바꾸는 건 나였어서 이제 그럴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 아닐까.. 싶다 사실 잘 모르겠다, 단순히 가족 공동체에 대한 아쉬움인지, 아니면 완충제 부재에 대한 아쉬움인지; 암튼 난 엄마 때문에 여러모로 힘들어 죽겠었고 하루하루 인생이 지옥같았는데.. 또 탈출하고 튀어버리자니 미안하고 그렇네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니 버티시겠지, 그리고 동생은 3년 뒤에 차피 20살이니 알아서 하겠지 몰라 난 최선을 다했어, 진짜 드디어 지긋지긋한 이 집구석에서 탈출이다
106 바보새 2026/02/28 22:14:38 ID : 445gqo0pSK1 0
오늘이 집에서의 마지막 밤, 맞나? 전혀 실감나지가 않아 사실 내일 집에 올 수도 있으니까 근데 마지막 밤이라기엔 너무 평소같잖아, 별거 없네.. 오랜 시간 내 잠을 함께 했던 침대랑 이별하는 것 치곤 너무 평범한 혹은 최악인 날일지도
107 바보새 2026/02/28 22:23:59 ID : 445gqo0pSK1 0
아침에 기숙사에 가져갈 방석과 슬리퍼를 빠느라 구정물이 잔뜩 튀어 엉망이 된 잠옷을 그대로 입고 누웠어 어차피 내일이면 이 잠옷도 이불도 다 두고 가니까 상관없다 생각했거든..; 내가 생각해도 좀 더럽긴 하다; 오늘 하루는 아주 최악이었어, 난 여느 때처럼 하루종일 유튜브만 봤걸랑.. 게다가 오늘이 엄마의 ‘그날’ 이었거든; 너도 알다시피 그날이면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래도 엄마의 분노 상태가 하루 종일 max를 찍고 있는 날이잖아..? 내 인생 살면서 엄마가 그날일 때 우리한테 친절했던 적이 거의 없던 거 같아, 맞지? 물론 다른 사람 앞에서는 빼고; 그건 번외로 쳐야지.. 암튼 내가 씻는 거 계속 미루다가 9시에 씻으러 가려 했는데, 엄마가 자야한다고 씻지 말래서.. 못 씻었어.. 내일 아침에 씻으려고.. ㅎ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자! 상쾌한 상태로 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국가장학금 신청을 미루듯, 가방이랑 노트북 사는 걸 미뤘듯, 수능 공부를 미루듯, 기숙사 짐을 2차로 싸는 걸 또 미뤘어 나도 하고 싶은데, 자꾸 미루게 돼서 자괴감 들어 여러모로 자살 마려운 하루였어, 그리고 그런 날이 집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나다운 하루 마무리였어, 뭐 하나 성공한 적이 있어야지.. 넌 나라서 참 불행하겠다 싶어, 문득 미안해지네; 미안
108 바보새 2026/02/28 22:37:47 ID : 445gqo0pSK1 0
두고 갈 예정인 토끼인형 보니까 미안해서 갑자기 난데없이 눈물이 나네; 내가 중학생 때 처음 방 가지게 됐던 첫날 밤에 악몽을 꿨었는데, 그날 아빠가 무서우면 안고 자라고 쓰시던 인형 주셨었잖아, 그게 얘고.. 기억 나? 그랬는데 그날 이후 악몽은 거의 안 꿨던.. ㅋㅋㅋㅋㅋ 암튼 고등학생 때 얘 붙잡고 운 날이 셀 수도 없이 많은데 두고 가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주인 잘못 만나서 허구한 날 눈물로 적셔버려서 미안하고, 더 좋은 대우 해줄 걸 그랬나 싶어서 더 미안해져서 눈물이 나네; 진짜 주책이다, 인형한테 미안해서 울다니(?) 그렇다고 가족보다 인형한테 더 미안하고 생각했을 때 눈물이 나냐? 그건 또 아냐.. 얼마 전에 아빠가 나 출가하는 거 실감나셨는지 몰래 우시길래 그거 보고 울었어 아빠가 우는 거 본 적 있었나 우리..?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내 기억상 아빠가 운 건 이번 게 처음이었지 아마.. 그래서 나도 눈물 참느라 애썼었는데 생각하니까 또 눈물 나네; 아빠한테 여러모로 미안해서 눈물 나.. 죽고 싶다; 이런 댕거지같은 딸이어서 미안
109 바보새 2026/02/28 22:42:16 ID : 445gqo0pSK1 0
윗층 대각선 집 아저씨는 아직도 항상 술만 마시면 무생물이든 마주치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말씀하셔 저번에 마주쳤을 때 현관 옆 동백나무 앞에 한참을 서 계시길래, 입 돌아가실까봐 현관문도 열어드리고 엘레베이터 층수 버튼도 눌러드렸는데, 갑자기 나더러 연신 죄송하다고 하시길래,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나는 걸 참았어 아저씨는 얼마나 죄책감을 많이 가지고 계시길래, 도대체 과거에 무슨 일을 겪으셨길래 마주하는 사람에게 모두 사과를 하고 죄송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걸까? 이제 못 마주칠 텐데..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어..
110 바보새 2026/02/28 22:43:55 ID : 445gqo0pSK1 0
윗층 대각선 집 아저씨가 행복했음 좋겠다
111 바보새 2026/02/28 22:47:53 ID : 445gqo0pSK1 0
다음에 선물이나 하나 문고리에 걸어둘까? 진짜 매번 생각한 건데, 그동안 마주할 때마다 아저씨의 미안함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위로의 말을 하지도 못한 채 아무 말도 못해서, 그런 이웃이어서 죄송했어요
112 바보새 2026/02/28 22:50:44 ID : 445gqo0pSK1 0
아니; 별의별.. 왜 또 눈물 나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 침대 때문에 울고 인형 때문에 울고 이웃 때문에 울고.. 난리 났다, 내일 아침에 눈 팅팅 부어있겠다; 기숙사 입실해야 하는데.. 룸메한테 붕어눈 보여주게 생겼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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