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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괴담 카테고리하고는 좀 안 맞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내가 느끼기에는 소름끼치고 무서운 이야기라 얘기해보려고 해.
들어줄 사람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
우선 나는 올해 대학을 들어왔다가 세 달 남짓 다니고 자퇴를 하게 됐어.
자퇴한 데는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사귀었던 여자친구 때문이야.
간단하게 얘기해주자면 여자친구하고 길게 사귀었던 건 아니야.
대략 세 달 정도 사귀었었고, 서로 여러 가지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헤어졌어.(헤어지자고 말한 건 여자친구 쪽에서였어.)
그리고 두 해 동안은 일절 연락도 없었고.
심지어는 난 걔가 지금 어느 대학교를 다니는지조차 몰라.
그런데 지난 4월쯤, 이상한 일을 겪었어.
아 미안미안ㅠㅡㅠ
일이 있어서 계속 올린다는 걸 깜빡했네.
다름이 아니라 내가 일반적인 대학생하고는 다르게 조금 특수한 신분이어서
폭력, 절도 이런 사건으로 경찰서에 소환된다거나 성적인 추문같은 것도 있으면 안 돼.(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그것만 제외하고는 평범하게 다른 대학생들처럼 지내면 되는 거였거든.
근데 어느 날부터 내가 속한 동아리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리 학교 옆 여고 학생을 성폭행? 내지는 강제로 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이었어.
처음에는 날 보면서 몇 명이서 수군거리고, 내가 지나가면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 그런 수준이었는데
친했던 여학우가 어느 날 내가 가까이 왔을 때 피하면서 손이 닿으니 "손 치워!" 이러면서 벌레 보듯 쳐다보길래,
뭔가 있다 싶었지.
아, 음 군사학과 학생은 맞아.
근데 그냥 일반적인 군사학과하고는 다르게, 군하고 협약이 체결되어 있는 학과여서
이미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학과야.
응응.
여하튼 그래서 진짜 친했던, 믿을 수 있던 여학우한테 무슨 일인지를 물어봤지.
그랬더니 저 얘기를 해 주더라고.
걔네들끼리 만든 톡방, 그러니깐 여자애들은 보통 친한 애들끼리 톡방 만들어서 얘기하고 그러잖아.
거기에 그 얘기가 올라와 있는거야. 더군다나 구체적인 증거라는 명목으로, 여러 가지 얘기와 사진이 올라와 있었어.
사실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사귀었던 여자친구하고는 굉장히 깊은 관계였어.
보통 고등학교 2학년 때 관계 갖는 건 좀 이른 거 아닌가..? 내 생각은 그런데, 잘 모르겠다.
여하튼 3학년으로 진급하면서 서로 몸도 마음도 지치고 그럴 때라서, 서로 만나면 꼭 관계를 가졌던 것 같아.
마침 이사를 와서 전에 살던 집이 비어 있었거든.
처음에는 둘 다 되게 조심스러웠지만,
계속 나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 같아서 창피하지만ㅋㅋ 되게 과감해졌어.
학교 근처에 있는 무인텔에서 하루이틀 자는 건 예사일이 돼버렸거든.
그 외에도 컨셉이라고 해야하나..ㅋㅋ 컨셉 잡고도 많이 했었고.
나도, 여자친구도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사감한테 허위보고 하는 건 일도 아니었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 얘가 녹음을 하자고 하더라고.
그리고는 자기 핸드폰으로 음성녹음 기능을 켜더라?
처음에는 왜 이러나, 싶기도 했는데
그저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서 그러는구나, 하고는 그냥 말았어.
보통 그런 판타지 하나쯤은 있잖아, 남자든 여자든. 얘도 그런건가 싶었어.
차차 얘기해줄게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영상도 찍더라고.
마찬가지로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어.
그저 영상에 찍힌 모습이나 음성이 자극적이겠다는 생각만 좀 들고 말았지.
교복을 입은 모습이나 ~해주세요, 같은 말투, 가끔 손을 붙잡는다던가 묶는 모습이 더러 찍혔으니깐.
더군다나 얘가 날 신고하겠다, 이런 생각은 전혀 안 들었어.
걔도 되게 적극적이었고, 날 많이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었었거든, 늘.
근데 위에서 말했듯 그냥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서 헤어지게 됐고,
그 이후로는 대학교에 들어와서 저 일이 있기 전까지는 연락조차 안 했어.
그런데 그 단톡방에 걔가 녹음한 녹음파일하고 영상이 올라와 있더라고.
심지어 이름 같은 신상정보까지.
OO고등학교 OOO(내 이름)이 XX여자고등학교 XXX(전 여자친구 이름)을 대외 동아리 활동? 이었나,
그런 비스무리한 명목으로 알게 돼서 성추행하고 성폭행했다고.
나도 녹음파일도 들어보고, 영상도 직접 봤는데, 그렇게 악의적으로 편집했을 줄은 몰랐어.
녹음파일에는 내 목소리 위주로 녹음이 돼 있었어. 예를 들자면 "벌려", "좋아?" 이런 자극적인 단어들.
영상은 심지어 더 가관이더라.
학교 끝나고 서로 눈이 맞아서 옷도 안 갈아입고 바로 빈 집으로 왔던 날이 있었는데,
걔가 자극적인 게 하고 싶다면서 내 벨트를 풀더니 묶어달라고 그랬었거든.
그래서 말하긴 창피하지만 어찌어찌 교복을 입고 벨트로 두 손을 묶은 상태로 영상을 찍었더라.
그걸 보니깐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왔어.
근데 이 일이 터지기 며칠 전에,
우리 동아리에 속한 여자애 중에 한 명(A라고 할게)이 다른 학교 다니는 자기 친구들(B,C라고 할게)이랑 술 마시자고 그래서
대학가에 나가서 술을 마신 일이 있었어.
근데 그 여자애가 진창 취해서 집에 바래다줘야 하는데, 집도 모르고(타지에서 학교를 다녔거든) 진창 취해서 이상한 소리만 해대길래
B,C하고 모텔에 A를 데려다주자고 얘기하고, 모텔로 향했어.
근데 B하고 C는 부모님하고 약속이 있다고 모텔 앞에서 먼저 갔거든.
너 그럴 애 아닐 거 아니깐 A 잘 눕히고 나와서 연락하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그냥 방 잡고 계산하고 눕히고 겉옷만 벗겨주고 나왔어.
다음날 연락이 왔어. A한테.
고맙다고, 근데 자기 옷 벗겨져 있는데 뭔 짓 한 거 아니냐고. 물론 후자는 농담조였지만.
근데 위에서 말한 저 단톡방에서,
저 내용을 보고는 자기 혼자 난리가 나서 연락이 왔어.
너 그날 나한테 무슨 짓 했냐고.
진짜 어이털렸지. 말도 안되는 성폭행 루머에 정황상 남녀가 모텔까지 들어간 꼴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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