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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이 좋거나 뭐 기가 허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살면서 몇번 이상한걸 본적이 있거든
혹시 같이 밤 보낼 스레더들 있나 해서 글 적어본당
엄마 씻으러 가요 하고 일으켜드리는데 등에 생긴 욕창이 번져서 안에 장기가 밖으로 흘러나오시더란다
의식이 있는 상태셨는데 이미 그걸 모르실만큼 위독하셨던거지
기절할만큼 놀래셨는데, 엄마가 막내딸 왔다고 여기서 심심하게 어떻게 뭐하고 지내고 계셨어 응? 언니들이 나한테 엄마 여깄는거 안가르쳐줘서 막내만 모르고 있지 않았냐고 울면서 손잡아드리고 그러셨대
이미 썼던것처럼 외할머니는 이미 다시 회복하시기 어려울정도로, 연세도 있으신데다 안좋은 시설에 너무 오래 방치되셨던 상태로 해서 엄마가 가고 일주일이 안되서 돌아가셨대. 이건 내가 외갓집들 들어가서 깽판칠까봐 일부러 나중에 말씀해주시는거라 하시더라고
이게 술먹다보니까 의식의 흐름처럼 진짜 잊고 지냈던 옛날 얘기들이 생각난다.
아까 요즘은 괜찮냐 했던게 한방에 안괜찮아지네
장례식 할때 염 하는거 알지? 염하는 사람들이 도저히 못하겠다 손을 내두르는걸 엄마가 같이 들어가서 흘러나온 장기 다 깨끗한 탈지면으로 막아드리고
다 나가라고 우리 엄마 옷은 내가 입혀드린다고 하면서 거의 혼절하다시피 해서 상 치루셨다고 했어
그래도 우리집이랑 교류가 있던 외삼촌댁하고 해서
저 일 이후로는 정말 외가쪽 사람들은 쳐다도 안볼지경이 된 상탠데 외할아버지가 너무 연락이 안되시는거야
편찮으셔서 외가쪽 식구분들이 모시겠다고 얘기를 하고 모셔갔었는데
사생결단 내기전에 장인어른 어디가셨는지 말해라 하고 아빠가 길길이 뛰시고 엄마도 외할머니 그렇게 보냈는데 할아버지는 어디로 가신거냐 해서
27살인가 28살 무렵에 한창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 와중에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그 주에 바로 외할아버지 계시다는 요양병원을 찾아가는데 아버지가 예전에 외가 친가 할거없이 장사 잘 되실때 빚보증 섰던거때문에
솔직히 우리집이 좀 어려운 편이긴 해
지금도 차가 없고 그때도 없었고, 여튼 택시를 잡고 그 병원 주소를 찍고 택시타고 가는데 서울에서 경기도 언저리 가는데 몇시간은 걸렸다
간혹 서울 근교 벗어나서 ㅁㅁ 요양원 이렇게 씌여있는 건물들 보다보면 병원같지 않은 건물이 보일거야
그런데는 보나마나 100% 변두리에 싸게 큰 모텔 지어놨다가 나중에 장사 안되서 헐값에 다른데 판 건물이고 안에 내부변경만 해서 ㅁㅁ 사랑의집 ㅁㅁ 요양원
이런식으로 구조변경한거거든
외할아버지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시절에 15인치가 될까말까한 흐린 구형 TV에 가습기 한대 라디오 한대 놓인 휑뎅그렁한 병실에 비슷한 처지의 할아버지 몇분과 함께 계셨어
자랑아닌 자랑을 좀 하자면 할아버지 세대때 우리 할아버지는 굉장한 부잣집 자제분이셨대.
그래서 유학도 다녀오신 분이시고 한의학 공부도 하셔서 내가 초등학교 보이스카웃 할 무렵에 어디 삐끗해서 아파요..하면 기르시던 화분 알로에 뚝 분질러서 아픈 부위 쓱쓱 문질러주시고 손수 침도 놔주시곤 하셨고
그때 선물로 사간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일제 사탕 일본어로 써진 사탕 이름도 척척 읽으실정도셨어.
다만 이제 아흔이 다 된 연세이시다보니까 나이를 잊어버리셔서 옆 침상 할아버지가 난 81세요 하면 나도 그쯤 되요 우리 친하게 지냅시다 하시고
그 옆 할아버지가 난 여든다섯인데 하면 내가 그거보다 좀 많거나 비슷할거에요 잘지내봅시다 하면서 지내셨다더라고
엄마아빠가 할아버지한테 이거 여기서 지내시면서 용돈 쓰시고 뭐 사잡수시고 싶으신거 있으면 언제든지 사서 드세요
바로는 못찾아와도 꼭 꼬박꼬박 다시 찾아오고 형편 좋아지는대로 모시러 올께요 하면서 인사드리고 나오는데
할아버지가 홑겹 환자복만 입으신 상태로 한겨울에 현관까지 배웅나오시면서 너 이거 용돈 쓰거라
할애비가 너 본지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는데 잘 커줘서 고맙다 하셔서 택시타고 오는 내내 울었다
나도 빠듯할 무렵이라 간신히 할아버지 몰래 베게맡에 10만원 접어서 넣어드렸는데 할아버지가 따로 갖고계시던 비상금이랍시고 3만원 쌈짓돈을 챙겨주신거야.
그러면서 여기 아까는 다른 할아버지들 있어서 친하게 지낸다고 했는데 치매 온 분들 사이에서 같이 있으려니 고역이라고
집에 같이 가서 지내도 되겠냐고 나한테 귓속말로 소근소근 하시면서
일주일간 아빠랑 엄마는 미친듯이 외가쪽 분들한테 전화를 걸었어
물론 연결은 거의 실패했고 연결이 된다 해봤자 그쪽에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지만
그 다음주 다시 할아버지 찾아뵙자 하기로 한 날을 몇일 앞두고 할아버지도 돌아가셨어
주무시는것처럼 편하게 돌아가셨다고 하긴 했는데 하필 악덕..비슷한 업주랑 일할때라
나는 그 장례식장에도 못가봤네
이제 얘기가 14년도때까지 올라오는구나
크리스마스 무렵에 외삼촌이 편찮으시다는 얘기를 들었어
13년 여름까지만 해도 우리집 오셔서 식사도 하시고 엄마 음식이 최고라고 외할머니 손맛 그대로라고 밥을 두공기씩 뚝딱 해치우시던 외삼촌이 아프시대
병원에 갔더니 4기 이후의 중증 암이셨어
젊었을때 태권도가 7단이 넘어서 청와대 경호실에서 초청할만큼 몸이 잽싸고 말그대로 날아다니시던 날렵한 그 외삼촌 다리가 코끼리처럼 부어있었어
이제는 물 한모금만 삼켜도 그게 위 내에서 더이상 소화도 흡수도 되지 않아서 그대로 썩어버린대.
마약성 주사 외에는 더이상 방법도 없대
나는 내가 꾼 꿈이 이런 결과를 부른걸까 싶어서 더이상 어떤 말도 못하고
외삼촌은 ㅇㅇ응름ㅇ릐ㅣㅣ...하면서 얼음만 찾으셨어
목이 타도 물을 드실수 없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작은 얼음만 입에서 굴리시는 정도로 입을 적시는 정도로
오늘밤이 고비이실수 있습니다. 의사가 가족들 손을 한번씩 잡고 돌아서 나갔어.
일산 암센터 들어가는 길에 봤던 휠체어 보면서 예전에 휠체어 잘탔는데 하고 생각했던 내가 참 밉더라
외삼촌도 그렇게 결국 힘겹게 버티시다 돌아가시고 나니까 다시한번 그때 꿈 생각이 떠오르더라
처음에 내가 꿈 꾸고 아버지랑 같이(물론 난 내려다보는 시점이었지만) 옷 골라드리러 갔는데
외삼촌이 여긴 내가 골라드리고 갈테니까 다시 돌아갈라고 말씀하셨던게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저 레스주에요 삼촌..하는데 삼촌은 그렇게 어머니를, 아버지를 찾으시면서
거기 계시네 나 금방 갈거같애요 나 좋아하던 반찬이랑 국 해주세요..
보채지 않아도 갑니다 기다리세요 거기서 지키고 있지 않아도 곧 가니까 이제 그만 보채!! 하면서 짜증부리시던것도 기억이 나
내딴에는 아까 다 털어버린것처럼 야기하긴 했는데 아직 소름돋고, 아직 슬프고 눈물 올라오려는거 보니까 정말 털어버린건 아닌것같다.
안자고 읽어줬던 친구들 있으면 정말 고마워
헐 나 딱 자러 갔을 때 글 올라왔네,,저 때 실시간으로 이야기 들어주지 못 해서 미안해 다음엔 꼭 동접하자 :)
안녕! 레주야
여친이랑 헤어지고 나서 괜찮을줄 알았는데 안괜찮아서 오늘도 늦게까지 잠못자고 술한잔 하고 있었어
설 연휴지만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해서 슬프다.
내일 출근을 위해 자야하니 오늘은 고등학교때 친구 얘기 짧은게 있어서 써볼까 해
유치원때부터 중학교 이후까지 대충 13년 이상 살던 동네에서 이사를 가게 됬어.
지난번에 적었던것처럼 아버지가 당시에 열심히 장사하셔서 혼자 사시던 할머니를 모시고 살 정도가 되었거든
내가 중학생 때면 어디보자...초등학교때 HOT랑 터보 트위스트킹? 이런 노래가 유행하던때고 해서 요즘 친구들이 옛날이구나 싶을 무렵이야.
그무렵 그 동네엔 우물터까지 있었을 정도니까
아무튼 강남쪽에서 한 일주일정도 안되게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한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됬어
그것도 공학에서 남고로....젠장
할머니를 모시고 살기 위해 기존에 기와 올라가 있던 옛날집을 리모델링하고 이사를 간건데,
전학가고 나서 한참 아싸생활을 하다가 반에 친구가 생기게 되더라
그중 한명이 고등학교 방송국에서 동아리 생활을 하던 친군데
이친구가 그당시에도 작다 싶은 키에 몸도 굉장히 호리호리한 체형이었어
자기 말로는 가끔 코스프레같은거 하러 다닌다고 했는데 보통 킹오파 게임에 있는 최번개라는 한국 캐릭터 코스프레를 했다고 하더라고
아무튼 이 친구는 친해지고 나니까 사실 자기는 잠을 잘 못잔다고, 밤이 좀 힘들다고 얘기했었어
그래서 눈뜨고 있는 시간동안에 뭔가 좀 특이한 일을 하면 밤이 좀 편해지지 않을까 한다면서..
라고 얘기한것같긴 한데 워낙 예전이니 추억보정이 좀 들어갔을거야
아무튼 얘는 가위가 굉장히 심하게 눌리곤 했대.
말그대로 자다가 코가 간질간질하고 가슴팍이 답답해서 자다가 깨면
가슴팍에 여자 귀신이 타고 앉아서 머리카락으로 깰때까지 코를 간지럽혔다던가 하는 식으로
나도 가위를 종종 눌려보긴 했지만 나는 약간 유체이탈 비슷하게 가위가 눌린 나를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는 또다른 나..뭐 이런식이긴 했는데
얘가 눌리던 가위는 그냥 아무 소리도 못내고 꺽..꺽..하면서 눈만 뜬 채로 그 상황을 버텨야된다고 하더라고 정신이 들때까지
점심시간이었나 하루는 얘가 야 ㅅㅂ 너네 가위눌려봤냐 이런 식으로 오더라고
그래서 눌려본 애들이나 내가 왜 뭔데 하면서 다시 물어보니까
최근에 자기가 가위가 심해서 주말에 친척이었던가 친구랬던가 네 집에서 같이 하룻밤을 잤다는거야
자기전에 야 사실 난 이러이러한 가위를 눌린다.. 혹시라도 자다가 내가 끙끙거리면 좀 깨워달라 하면서 신신당부를 했는데
그쪽에서도 자기도 가끔 가위를 눌린다 했더래
그래서 서로 누구라도 먼저 일어나게 되면 꼭 깨워주자 이렇게 되고 밤 늦게까지 게임하고 놀다가 같이 이불 펴놓고 잠이 들었다네?
아무튼 새벽 두시랬나 세시랬나 얘가 또 귀에서 삐...소리가 들리면서 눈이 딱 떠진거야.
깨고 나서 흐릿한 눈으로 옆이 보이는게 아무래도 내가 친구쪽을 보다 잠이 들었구나 싶더래.
쿵 쿵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데 옆에 자는 그 사람은(친척인지 친구인지 기억이 안나서 그 사람으로 통일할께)
허공으로 손발을 막 허우적거리면서 컥...컥..이러는거야
어렴풋하게 그림자같은게 주변에서 왔다갔다 하는것 같고
깨워주고 싶은데 몸이 안움직이니 말 그대로 밤새 그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동틀때까지 지켜보게 되었다더라고.
그러면서 저 실루엣이 나한테 오면 안되는데..쟤를 깨워야되는데..이러고만 있었고
동이 트고 나서야 간신히 가위에서 풀리게 됬고 그 실루엣과 쿵 쿵 소리가 가시게 되었다는데
간신히 기절하다시피 잠든 친구를 그 사람이 막 흔들어 깨우더래
야 너 혹시 잘때 무슨일 없었어..?이러면서
자기는 꿈속에서 가위가 눌리게 되면 막 몸은 움직인대..근데 뭐가 보이진 않는 대신 청각이 엄청 곤두선대
그래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상태에서 소리만 듣고 무서워서 막 몸을 버르적버르적 거린다고.
근데 잠결에 뭐가 막 귓가를 스치는 소리가 나고 옆에서 자는 친구가 꺽 꺽 거리는 소리가 나서
자기도 모르게 막 잡귀야 물럿거라 하면서 팔다리를 막 휘젓고 그러다 동이 터서 깼다고
어떻게 둘이 같이 가위를 눌릴수가 있나..이런 얘기를 하는거야
결국 둘이 뭔가를 느낀건지 같이 가위를 눌린건데
생각해보니 한명은 꺽꺽 소리만 내고 눈뜨고 못움직이는 사람
근데 그 사람이 눈뜨고 보고있는 사람은 뭘 못보고 팔다리만 버둥거리는 사람
이상태로 둘이 밤을 새고 서로 무서워했다는 얘기를 듣다보니 이건 웃기다고 해야되나 무섭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수련회였나 수학여행이었나 갔을때 일부러 애들이 밤에 촛불켜놓고 나중에 그 친구 잠들고 나서 주변에서 불침번 서줬던 일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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