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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1/19 12:47:45 ID : 1A7wE09uts7
내가 잼민이 때 있었던 일임.
이름없음 2021/01/19 12:49:53 ID : jzfbA3O2q5h
당시 내 나이는 초 3이었음. 내가 살던 동네는 굉장한 깡촌이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폐가만 3개였음.ㅋㅋ 그 중에 우리 집 근처에 있던 폐가가 내 관심을 끌었음.
이름없음 2021/01/19 12:51:06 ID : 1g7wMlvcts8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01/19 12:53:51 ID : 1A7wE09uts7
이 폐가는 먼저, 다른 폐가들에 비해 굉장히 끔찍했음. 비주얼이 웬만한 흉가 쌈싸먹을 수준이었으니까... 게다가 들어간 오빠들의 증언에 따르면 안쪽에 뭔가 사람같은 것이 이불로 감싸져 있다는 거임. 비록 그걸 확인한 사람은 없었지만 애들 사이에서는 그게 시신인 걸로 기정사실화 됐음.
이름없음 2021/01/19 12:53:56 ID : 1A7wE09uts7
헐 ㄱㅅㄱㅅ
이름없음 2021/01/19 12:56:42 ID : 1A7wE09uts7
근데 사실, 이 폐가는 정말정말 평범한 폐가였음. 내가 알기로 여기서 죽어서 나간 사람도 없을 뿐더러, 시신이 들어있다는 그건 그냥 이불이었음. 원래 폐가의 주인이 야반도주를 했다나 하는 이유로 갑자기 집이 비어 그렇게 된 거였다 이거임. 우리 할머니께서 그리 말씀하셨기 때문에 난 그걸 철썩같이 믿었음. 하여튼 나는 친구들을 상대로 구라대장정을 까기 시작함.
이름없음 2021/01/19 12:58:21 ID : 1A7wE09uts7
내가 구라친 내용은 이거임. 1. 이 폐가에는 홀로 쓸쓸하게 죽어간 여자 귀신이 산다. 2. 폐가 안에서 매일밤 우는 소리가 난다. 2번은 반 정도 사실인게, 거긴 고양이들 집회 하는 곳임. 완전.
이름없음 2021/01/19 13:00:54 ID : 1A7wE09uts7
친구들은 그걸 철썩같이 믿었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본인 구라는 전교에 퍼져 있었음. 끔ㅡ찍하다 끔찍해. 그 소문이 일파만파 퍼져서 애들끼리의 최고 논쟁거리가 됐을 때. 할 짓 없었던 몇몇 오빠들이 우리반 남자애들 두 명 정도랑 탐사대를 꾸려 한밤중에 폐가에 들어가기로 함.
이름없음 2021/01/19 13:03:50 ID : 1A7wE09uts7
나는 정자 근처에 앉아서 차라리 그냥 귀신 없는 거 확인하고 이 난리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구경을 하고 있었음. 왜냐면 본인이 폐가 근처에 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꾸 폐가에 관해 물어봤기 때문임.
이름없음 2021/01/19 13:04:58 ID : 1A7wE09uts7
하여튼 탐사대가 들어간지 10분만에 애들이 단체로 비명을 질러대며 뛰쳐나오는 거임. 아주 소리소리 치면서.,,, 뭔 일인가 싶어 아무 애나 붙잡고 뭘 봤냐고 하니까 귀신을 봤대...
이름없음 2021/01/19 13:07:40 ID : 1A7wE09uts7
걔는 겁이 없는 애라 앞장서서 걷고 있었다는데 전신이 하얀 뭔가가 주방에서 곱추같은 자세로 서서 흔적만 남은 싱크대에 계속 머리를 박아대고 있었대... 거기 귀신이 어딨냐고, 그 좁은 폐가에...ㅋㅋㅋ 그냥 걔들이 쫄아서 헛 것을 봤다고 생각한 나는 내가 직ㅋㅋㅋ접 거길 들어감ㅋㅋㅋ
이름없음 2021/01/19 13:09:16 ID : 1A7wE09uts7
근데 뭔가 이상했음. 멀쩡한 천장 위에서 어어, 아아?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천장이,,,무너져벌임....
이름없음 2021/01/19 13:13:14 ID : 1A7wE09uts7
벽지같은 게 말린 채로 떨어져서 주방으로 가는 길을 막아버림. 가구도 몇 개 부서져내리고. 띠용 이게 뭐고. 암튼 난 한 개도 안 다쳤는데 내가 나가야 할 길, 그러니까 방 입구가 천장 부서진 걸로 막혀버림. 띠용 그럼 난 어캄. 난 폐가 맨 안쪽 방에 있었고, 어어, 아아 하는 소리가 점점 커져갔음. 어떻게든 돌아갈 양으로 천장 말린거랑 씨름을 하는데 누가 걸어들어와서 나한테 손을 내밀어줌.
이름없음 2021/01/19 13:15:54 ID : 1A7wE09uts7
그래서 그 손 잡고 기어나옴. 나 좀 이따 나간다? 하는 소리와 함께 큰 손이 내 등짝을 두드려준 걸로 기억하는데 하튼 내가 나가보니까 뭔가 이상해. 애들이 다 있는거야...
이름없음 2021/01/19 13:18:09 ID : 1A7wE09uts7
근데 내가 내 손 잡아준 사람 얼굴도 못 봤고 해서 혹시 여기 사람 들어갔냐고 물어봄. 안 들어갔대... 그럼 난 뭘 잡고 나온거임... 그래서 내가 그 얘길 했더니 이제는 폐가의 흰색 여자 귀신이랑 폐가의 아주 잘생긴 남자 귀신으로 뭔가 왜곡되어서 애들 사이에 퍼졌음.
이름없음 2021/01/19 13:20:48 ID : 1A7wE09uts7
애초에 나는 그게 남잔지 여잔지도 모르는데... 아이돌같은 젊은 남자가 무너진 폐가 잔해에 깔린 날 꺼내주고 탐사대를 습격한 흰색 여자귀신이랑 싸웠다는 얘기가 되었음. 내 친했던 친구가 나한테 그 잘생긴 귀신을 그려달라 요구했고... 새 탐사대가 생김. 주로 여성으로 이루어진 팀이었는데 그 잘생긴(?) 남자 귀신이 목적이었음
이름없음 2021/01/19 13:22:57 ID : kmsi8i1cslv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01/19 13:23:59 ID : 1A7wE09uts7
암튼 당연히 그 탐사는 실패로 돌아갔고... 그렇게 여름이 끝났으며... 난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감. 오랜만에 그 곳으로 다시 돌아갔는데 폐가는 아직 남아 있었음.
이름없음 2021/01/19 13:26:09 ID : 1A7wE09uts7
이제는 천장까지 내려앉은 그 폐가는 출입금지라는 글씨가 적힌 목판들로 입구가 막혀 있었음. 안쪽을 전혀 확인할 수가 없도록... 그 멀쩡했던 폐가가 초딩 주둥이 하나 때문에 천장이 무너질 정도가 되다니. 내가 듣기론 외지인도 몇명 왔다 갔다네.
이름없음 2021/01/19 13:28:11 ID : 1A7wE09uts7
암튼 그래서 나는 소문이란 게 무서움. 나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과대 해석으로 요지경이 되다니... 그 폐가 앞에서 흰 바탕에 점 몇개가 찍힌 고양이 하나를 봤음. 날 본 고양이는 그때 그 어어, 아아 하는 소리랑 비슷한 소리를 내고는 멀리 달아나버림.
이름없음 2021/01/19 13:28:17 ID : 1A7wE09uts7
ㄱㅅㄱㅅ
이름없음 2021/01/19 13:28:27 ID : 1A7wE09uts7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임...
이름없음 2021/01/19 13:30:40 ID : 1A7wE09uts7
참고로 내 등 두드려준 사람 그거 이번에 알았는데 우리집 윗집 아저씨였음. 뭐 무너지는 소리가 나서 급하게 폐가 뒤에 개구멍으로 들어오셨대.
이름없음 2021/01/19 13:41:48 ID : 1A7wE09uts7
즐겨줘서 고맙다! 바이!
이름없음 2021/01/19 13:59:30 ID : SJRvh89zgja
재밌게봤어!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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