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기록용 스레. 레주의 기분도 간간이 튀어나올 예정. 보통 스톱걸고 쓰는 편. 산문시, 현대시 좋아하는 고딩. 21세기 전에 태어난 시는 잘 안 읽음. 시집 읽는 날은 주로 주말이나 공휴일. 난입Ooo 읽은 시집 >>2 이원, 사랑은 탄생하라

이원, 사랑은 탄생하라 :어딘가 순수하게 잔인한 시집. 동시에 현실적인 시집. 영상물로 만든다면 모자이크가 범벅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결국 희망찬. 좋아하는 시집에 들어간다. -뜻밖의 지구 -봄 셔츠 -플라밍고 -뛰는 심장 -호주머니칼 -사월사월사월 -애플 스토어 -의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이쪽이거나 저쪽 -한 편의 생이 끝날 때마다 -모자는 왜

나무들의 침묵을 믿었다 불빛을 방목했다 전파를 믿었다 허공을 분할했다 구름을 최후의 저장소로 선택했다 지도를 완성시켰다 엄지에게 전권을 주었다 표지판을 세우고 길을 잃는 놀이를 멈추지 않았다 -이원, 뜻밖의 지구

>>3 우리는 자주 길을 잃는다. 흔히 공간지각력이 부족하다고들 한다. 세상의 끝은 여전히 낭떠러지다.

당신의 봄 셔츠를 구하고 싶습니다 사랑을 만져본 팔이 들어갈 곳이 두 군데 맹목이 나타날 곳이 한 군데 뚫려 있어야 하고 색은 푸르고 일정하지 않은 바느질 자국이 그대로 보이면 했습니다 봄 셔츠를 구하고 싶었습니다 차돌을 닮은 첫번째 단추와 새알을 닮은 두번째 단추와 위장을 모르는 세번째 단추와 전력만 아는 네번째 단추와 잘 돌아왔다는 인사의 다섯번째 단추가 눈동자처럼 끼워지는 셔츠 -이원, 봄 셔츠

>>5 일정하지 못한 박음질이 있는 셔츠는 많습니다. 저는 손재주가 좋은 편이고요.

>>4 세번째 단추는 슬쩍 손에 쥐고 셔츠 칼라는 늘 꼭꼭 여며 놓습니다.

숨통을 막고 사랑하는 중입니다 사랑하는 중이에요 왈칵 피가 쏟아질까요 (중략) 차오르는 중 중지하는 중 한 칼이 나눠 쓴 시간을 자르는 중 게워내는 중 -이원, 플라밍고

소리 내지 말자 귀들이 다 없어지도록 칼날을 내부의 사랑이라 하자 피 묻힌 손으로 얼굴을 지우고 있다 하자 얼굴은 점점 선명해졌다 하자 -이원, 뛰는 심장

구름은 서투르게 쓴다 귀만 알아듣는다 빈방을 지나 파도를 넘어 수평선 밖으로 가까스로 내민 발등 서투르게 서투르게 -이원, 호주머니칼

>>10 中 수많은 모래를 무턱대고 적시는 파도의 두려움 날개는 멀리서 오고 있다

이곳은 햇빛의 노점 세상의 모든 길들이 꼬불꼬불 접혀 들어오는 안이 점점 더 선명해지는 밤의 도서관 히브리어 몰타어 스와힐리어 우리 같은 아이들의 말을 점자처럼 만질 수 있는 -이원, 사월사월사월

>>12 한국에서 외친다면 사어가 될 단어들.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널리 쓰이는. 몰타어는 유럽,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에 산다.

하루는 폭우가 오고 하루는 폭염이다 하루는 아는 사람 열다섯 명을 만났고 하루는 뻐꾸기 소리만 들리는 허공이다 왼쪽으로 들어왔다 오른쪽으로 나간다 -이원, 애플 스토어

침묵하는 이 짐승은 언제 달리기 시작하나요 창밖 난간으로는 발음을 모르는 혀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밤의 숲에 가면 뼈의 외침이 나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로잡힌 척 의자에 앉아 우리는 손만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한끼를 위한 너덜너덜한 손의 동작을 왜 멈출 수 없습니까 항문과 입을 동시에 벌리는 법 우리는 어쩌면 이토록 징그러운 동작을 배웠을까요 의자 손잡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입이라 해도 고해성사의 순서를 알게 되었다면 그것 또한 사소한 습관이 아니겠습니까 뒷모습이 구겨져 있습니다 깜깜한 곳에 우리는 너무 오래 접혀 있었습니다 -이원, 의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 네가 그토록 하찮게 여기던 그가 죽었다 아멘 우리의 친구 -이원, 이쪽이거나 저쪽

얼굴을 감쌌다 손목이 남아 있었다 고작, 심장 -이원, 한 편의 생이 끝날 때마다

이게 우리야 가죽만 남은 우리야 모자를 만들 수 있어 그게 우리야 모자만 남은 우리야 이제 모자만 녹으면 돼 그러나 우리는 꼼짝하지 못했습니다 녹아내렸는데 굳기까지 하면 어떡합니까 맞지 않는 모자가 됩시다 우리는 동시에 입술을 움직였습니다 -이원, 모자는 왜

류근, 상처적 체질 :1992 등단한 시인. 전체적으로는 통속소설 느낌. 도덕관을 가지고 읽으면 몇몇 시들에는 도무지 공감할 수가 없다. 평화로운 산책 외에는 표현만 보면서 넘긴 시집. 2010년에 나온 시집같지가 않다. -평화로운 산책 -칠판 -상처적 체질 -벌레처럼 울다

이런 순간에 나는 평화를 평화, 라고 솔직하게 발음해보는 것이다 내가 지나온 교과서 속에는 아직도 세상의 모든 의미가 세상의 모든 기호들 속에 깃들어 있을 테지만 때로 사람들에겐 알약 하나 꺼내 놓을 수 없는 위독한 행간이 있다 -류근, 평화로운 산책

>>20 中 이런 시간엔 돌아오는 모든 것들이 눈물겹게 보인다 입술을 적신 새 떼와 손금을 버린 사람들이 돌아오는 시간 모든 외마디의 빛깔들이 한끝을 향해 핑핑 글썽이며 돌아오는 시간

나 혼자 노을 속에 남겨져 길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당신 맨 처음 바라보라고 서쪽 하늘 가르키는 손가락 끝에 청동의 별 하나를 그려두기도 하였다 때로는 물의 이름을 때로는 나무의 이름을 때로는 먼 사막의 이름을 쓰기도 했다 지붕이 자라는 밤이 와서 하늘이 내 입술과 가까워지면 푸른 사다리 위에 올라가 가장 깨끗한 언어로 당신의 꿈길은 옮겨적기도 하였다 -류근, 칠판

>>22 지붕은 밤에 한없이 높게 자라고, 밤의 입술은 내게 곧잘 동조하는데.

한 세월 가파른 사랑 때문에 거듭 다치고 나를 버리고 간 강물들과 자라서는 한번 빠져 다시는 떠오르지 않던 서편 바다의 별빛들 때문에 깊이 다친다 -류근, 상처적 체질

나는 썩지 않기 위해 슬퍼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서 남김없이 썩기 위해 슬퍼하는 것이다 벌레처럼 울자 벌레처럼 울어서 마침내 화석이 되는 슬픔으로 물에 잠긴 한 세상을 다 건너자 -류근, 벌레처럼 울다

이제니, 아마도 아프리카 :'이 시의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는 문은 하나가 아니고 나오는 문도 하나가 아니다. 어디로 들어가든, 어디로 나오든 상관없다. 나오지 않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고 나오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시집. 안 좋아하는 시가 없어서 전부 적어야 하는지 고민중. 어떻게 단어의 집합이 문장 그 이상일 수가 있나요? 처음 읽었을 때는 이게 뭐지, 싶었는데 곱씹을수록 와닿는 시들이 많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어린왕자의 감성을 끼얹는다면 비슷한 느낌이 나지 않을까. 표현은 직설적인 편. -분홍 설탕 코끼리 -요롱이는 말한다 -네이키드 하이패션 소년의 작별인사 -카라포니아 -편지광 유우 -창문 사람 -갈색의 책 -처음의 들판 -발 없는 새 -아마도 아프리카 -피로와 파도와 -완고한 완두콩 -곱사등이의 둥근 뼈 -고아의 말 아 다 쓰고싶어서 죽겠다 진짜 그냥 다 와닿아 아마도 아프리카는 이 스레 제목의 기원이자 유일하게 전문을 옮기는 시가 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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