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창판 돌아다니다 보면 피드백을 해준다는 스레도 있고 피드백을 원하는 스레도 있고 하더라고. 이참에 아예 스레 하나로 통일해버리면 편하겠다 싶어서 하나 세운다. 피드백을 원하는 스레더는 여기다 자기 글을 올리거나 여기 소설창작판에서 본인이 쓰는 소설 스레를 링크해줬으면 해. 그리고 피드백을 해주고 싶은 스레더는 피드벡 해준다고 올리면 피드백 받고 싶은 스레더들이 그 스레더한테 앵커 걸고 글 올리거나 링크 거는 걸로 하고.

한적한 골목 안 넓은 창고에 가득 널부러진 시체들. 그리고 그것과 대비되듯 멀끔한 수트차림의 남자. 그가 한걸음 한걸음 내딜 때 마다 구두소리가 창고 안에 울려퍼진다. 그리고 그가 가는 길 끝엔 다른 한 남자가 두 사람의 손에 무릎이 꿇려 우악스럽게 붙잡혀있다. “문승현!!” “내가 말했잖아, 지연아. 나는 갖고 싶은건 어떻게 해서든 손에 넣는 사람이라고.” 손에 든 권총을 빙빙 돌리며 무릎을 굽혀 지연과 눈높이를 맞춘다. 눈이 마주치자 히죽 웃는다. 소름끼치도록 잔인해보이는 웃음과 함께 입을 연다. “좀 있다가 보자.” 툭- 지연의 고개가 힘없이 떨구어진다. 기절한 지연을 승현은 가만히 지켜보다 일어난다. 정리해. 그 한마디에 뒤에 있던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신지연은 건물 안 빈방에 던져놔.” 한마디를 더 던져놓고 창고 밖으로 나선다. 밖으로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 검은 차가 부드럽게 접근해온다. 차가 멈추자 문을 열고 들어가 안에 있던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손에 무언가를 쥐고 그제서야 편하게 몸을 기대 앉는다. “지석아,” “예 형님.” “나는 이게 최선의 선택이였는지 잘 모르겠다.” “...” “배신이 판 치는 곳에서 남을 순수하게 믿고 있던 애한텐 진실이 너무 가혹하지 않니?” 아무런 대답이 없자 운전석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에 쥐고 있던 나이프를 지석의 목에 가까이 가져다 댄다. “지석아, 대답” 지석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돌아볼 엄두도 못낸채로 소리친다. “혀..형님! 왜그러십니까, 무슨 문ㅈ..” 칼이 지석의 목을 파고 들어간다. 강하게 느껴지는 통증에 지석은 급히 입을 다문다. “설마 내가 모를 줄 알았던건 아닐테고,”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승현은 그 말을 끝으로 나이프를 눌러 그었다. 피가 튀기자 승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나와 전화를 건다. 연결음이 한번 체 들리지도 않고 통화가 연결된다. “계수야, 조만간 대청소 해야겠다?” ‘예 형님, 안그래도 요즘 앞마당에 날파리가 꼬여서 말씀드리려고 서류 정리 중이였습니다. 형님쪽에 몇마리 딸려갔습니까?’ “어, 그래서 한마리 잡고 오는 길이야, 덕분에 차가 더러워졌어” ‘애들한테 깨끗이 정리하라고 시켜두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건 없고, 확실하게 정리해. 귀찮은 잡음 하나 들리게 하지말고.” 승현은 전화를 끊고는 옆에 있던 다른 차 안으로 올라탔다. 언뜻 달에 비친 얼굴이 씁쓸함이 스쳤다가 사라졌다. ***

>>202 약간....장면 묘사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는 느낌이야!! 현재형 문장을 줄이고 좀 더 비유적인 표현을 풍부하게 써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대사 안에서도 제대로 마침표를 찍어주라ㅠ쉼표까진 괜찮은데 아무런 부호도 쓰지 않으면..ㅡㅜ

>>203 헉! 고마워!! 정말 미안한데 혹시 예로 하나만 들어줄 수 있을까ㅠㅜ 소설은 처음 써보는거라 어떤식으로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피드백 부탁해!! -------------- 성수가 죽었다. 사인은 자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자신은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며 늘 버릇처럼 호언장담하던 그였으니. 그가 살아있는 생전, 은연중에 그런 생각을 품어왔다. 언젠가 이놈이 목숨을 내던지겠구나 하고. 그날이 오늘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그렇기에 성수의 부고 소식을 전하는 담임 선생님도, 이를 듣는 우리 모두 덤덤할 수 있었다. 남들의 눈엔 이런 우리의 모습이 무정해 보일까? 글쎄, 잘 모르겠다. 무엇이 마음에 걸렸던 건지 선생님은 찬찬히 우리의 얼굴을 뜯어보셨다. 하나하나, 어디 모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려는 듯 세심하고 치밀하게. 그리곤 작은 한숨을 내쉬며 이틀 뒤에 있을 장례식에 참석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하염없이 멍을 때리고 일상에 충실했을 뿐인데 벌써 이틀이 지나버렸다. 난 그저 눈 한 번 깜빡였던 거 같은데. 가야지. 그래 가야지. 오늘은 그 애에게 건네는 마지막 배웅이 될 테니. 하루도 빠짐없이 체육복만 입은 탓일까.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교복은 구김 하나 없이 각이 잡혀있었다. 품이 작은 셔츠의 단추를 잠그고 평소엔 눈길도 주지 않던 검은 웃옷을 걸쳐 입었다. 그래도 장례식장인데 최소한의 예의는 차려야 하지 않겠는가. ‘광대도 아니고 이게 뭐람.’ 착장을 다한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한 치수 크게 맞췄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상으로 자라버린 몸 탓에 소매며 바지 기장이며 짧지 않은 곳이 없었다. 평소 장난기 넘치던 그라면 이를 보고 배꼽을 부여잡았겠지. 꼴이 그게 뭐냐면서. 네 꼴 보단 낫다며 대꾸하려는 순간 다시금 그의 죽음이 상기되었다. 성수는 죽었다. 나 오늘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코를 골며 잠을 청하다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 말던 문제 많은 아이. 공부에는 전혀 뜻도 없던 주제에 모둠 수업만큼은 열정적으로 참여하던 이상한 아이. 쉬는 시간마다 선생님을 흉내 내다가 혼이 나도 이를 멈추지 않던 겁대가리 상실한 아이. 성수는 그런 애였다. 자존심 하나 없이 제 몸 하나 희생해 남을 웃기려고 작정한 미친놈.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죽을 거라고 말하던 그는 늘 특유의 장난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짙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세상 환한 미소를 짓던 그의 모습이 눈을 감아도 눈부실 만큼 선했다. 하기야 일 년 가까이 그 모습을 봐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방문을 나서려는 찰나, 그때 보지 못한 것들이 속속히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눈가에 짙게 드리운 피곤의 기색, 언제나 고수하던 동복과 그 사이로 비치던 푸른 멍들, 늘어진 조끼와 예전엔 흰색이었을 낡은 운동화. 수많은 불행의 흔적이 뒤늦게 눈에 밟혔다. 아, 너는 웃은 적이 없구나. 넌 항상 그 얼굴로 울고 있었구나. 문고리를 향하던 손이 맥없이 툭 떨어졌다. 진작에 알아차렸으면 좋았을걸. 너의 웃음 아래 자리한 어둠을 눈치챘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후회하면 뭐할까. 이미 그는 떠나고 없는데. '개새끼. 그렇게 가기 전에 언질은 해줬어야지. 아니, 언질을 그렇게 남발하지 말았어야지.' 갈 곳을 잃은 분노가 헛웃음으로 터져나왔다. 그리곤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는데, 그 사이로 액체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참 우스운 일이다. 그 애의 부고를 전해 들었을 땐 한 방울도 나오지 않더니. “걜 다시 떠올리는 게 아니었는데.” 한 방울에서 시작된 눈물은 두 방울에서 열 방울이 되었다. 그러더니 한 줄기의 폭포가 되어 닦을 틈도 없이 쏟아져 내렸다. 장마철의 소나기도 이보단 덜 서럽게 내릴 게 분명하다. 눈물이 내포한 의미는 진심을 장난처럼 말해온 성수에 대한 원망일까, 아니면 나 자신의 한심함 때문일까. 창문을 뚫고 들어온 노을이 잔뜩 붉어진 눈시울과 그에 못지않게 붉은 얼굴을 비추었다. 겨울철 이르게 찾아온 석양이 다홍으로 물든 손을 뻗어 어깨를 가만히 어루만졌다. 따듯한 그 손길이 왜 이리도 가슴 아프던지. 꺽꺽대며 울음을 토해내는 나와 방안은 물론 창밖의 하늘과 구름, 건물과 커다란 아름드리까지 봉숭아 물을 들이던 노을. 우리가 짝을 이뤄 앙상블을 연주하던 어느 날, 오후 4시의 풍경은 붉고 붉었다. 정말이지 서긆고 서긆게 붉었다.

손에 든 권총을 빙빙 돌리며 무릎을 굽혀 지연과 눈높이를 맞춘다. 눈이 마주치자 히죽 웃는다. 소름끼치도록 잔인해보이는 웃음과 함께 입을 연다. → 승현은 손에 쥔 권총을 돌리며 무릎을 굽혔다. 지연의 시야가 갑작스럽게 승현으로 가득 채워진다. 창백한 얼굴에 빨려들어가듯이 눈을 마주치자 그는 붓으로 그린 것 같은 미소를 지었다. 베인다면 피가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날카로운 입매 위, 그의 눈은 검게 비어 있었다. 검은 눈동자는 마치 늪과 같았다. 본능적인 위협감을 주는 그 지독한 구덩이는 영혼의 얼굴이다. 지연은 순간 머리 한구석이 아찔해짐을 느꼈다. 벗어나야 한다, 지연은 생각했다. 그러나 이 곳에선 무엇도 그의 의지대로 할 수 없었다. 승현은 지연의 눈을 집요하게 쫓으며 입을 열었다.

>>206 >>204 그냥..그냥 느낌만 봐줘ㅠ급하게 쓴거라 영 별로다 어쩌다보니 외모묘사를 내맘대로 하게 됐어 미안... 조금 팁을 주자면 상황을 묘사할 때 영화찍는 것처럼 상상하면 수월해! 이 장면을 어떤 시점에서 보여줄까, 카메라 워킹은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는거지. 맞다 아이디 바뀌었는데 나 >>203이야!!

>>207 조금 덧붙여서, 묘사할 때 독자에게 '얜 엄청 무서운 애야!' 하고 알려주기보다 그 상태?를 묘사해서 독자에게 무서움을 직접 체험시켜주는 게 좋아. 그럼 글도 더 풍성해지고!

>>207 >>206 >>208 고마워!! 역시 스레딕 오길 잘한거같아ㅠㅠ 수정도 열심히 해볼게! 진짜 고마워!!

>>205 오...특유의 감성이 되게 좋다! 연습하면 많이 늘 것 같아 일단 되도록 겁대가리 같은 단어는 지양하기..!!! 그리고 문단마다 -데,-지 하고 완전히 끝맺어지지 못한 문장이 여러개 보이네. 독백에선 괜찮지만 독백이 아닌 일반 문단에선 줄이는 게 나을 것 같아.

"헤어지자." 항상 이런 상황을 생각해왔다. 불이 서서히 꺼지며 언젠가는 막을 내릴거라 어렴풋이 예상은 했다. 언젠간 끝이 나겠지. 라는 생각을 품은 체 만나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그런 날 꿰둟어본걸까, 아니면 내가 감정을 숨기지 못한걸까. 이젠 어느쪽이든 상관없어졌다. 너는 이미 말을 내뱉었고, 난 그걸 들어버렸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긍정 뿐이다. 우린 함께 있으면 불행해질테니까. 고개를 들어 너와 눈을 마주친다. 화사하게 웃는다. 울고싶은 만큼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너의 눈에서 나온 무언가가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젠 닦아줄 수도 없게되었다. 손을 뻗으면 금방 닿을 것 같은데도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나쁜새끼, 너는 조용히 욕을 읊조리곤 문을 박차고 나간다. 반지는 바닥을 나뒹굴고 있다. 반지를 조심스레 들어올린다. 단단히 잠궈놨던 수도꼭지가 풀린 것 같다. 오늘만, 오늘까지만 힘들것이다. 아아, 나는 사랑해서 헤어진다. ---------- 조각글이야! 평가 부탁해ㅠㅠ

< 용서하지 말아라. > 오늘도 크리스마스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악몽. 너의 죽음은 사고사였지만, 결국엔 사랑했던 연인에 의한 타살이었다. 재작년 겨울 이맘때쯤. 날씨도 똑같았지 아마. 크리스마스가 끝날 무렵, 이미 밤이 되어 어두워진 하늘에서 차갑고 하얀 무언가가 쏟아져 내렸다. 아, 첫눈이다.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제 올지도 모를 화이트 크리스마스인데 잠깐만이라도 만나자고. 그 말에 너는 뭐라고 대답했더라, 아 그래. 카페 앞에서 만나자고 했던가. 외투를 걸치고 카페 앞으로 달려 나갔다. 카페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는데 저 멀리 신호등 앞에 네가 보였다. 나를 찾고는 웃으며 손을 흔드는 너에게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파란불이 켜지고, 너는 나를 향해 달려왔다. 우린 손을 잡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 트럭만 아니었다면. 큰 경적과 함께 네가 내 앞에서 사라졌다. 얼굴이 굳어갔다. 미소 짓고 있던 얼굴이 일그러져가는 게 느껴졌다. 달려가야 하는데 몸은 안 움직였다. 하얀 눈과 대비되는 새빨간 피가 도로에 가득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와 앰뷸런스 소리가 오버랩되며 눈앞이 점멸했다. 나중에 눈을 뜨고 가장 먼저 찾았던 건 너였다. 그리고 가장 먼저 들려온 소식도 너였다. 교통사고, 그게 네 사망원인이었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밖에 나가질 못했다. 눈 오는 날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만나자고 하지만 않았어도 일어나질 않았을 사고. 그 죄책감이 나를 지독하게도 옭아맸다. 제발 너는 나를 용서하지 말아라. 나중에 내가 너를 찾아가 미안하다고 빌어도 용서하지 말아라.

>>211 사랑해서 헤어지단 마지막이 좋네 근데 왜 둘이 헤어지게 됐는지가 아리까리해,,, >>212죄책감이 인상깊다. 주인공은 그냥 기절한걸까? 마지막 용서하지 말아라가 좋네

제목:미정 어느 깊은 산중에 가장을 잃은 처자식이 있었다. 유난히 가족애가 돈독했던 처자식은 처음엔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몇일이 지나고 몇달이 지나자 그 감정들은 볕을 맞이한 눈처럼 옅어지고 만다. 슬픔은 주린 배를 더욱 더 비게 만들뿐. 당장 끼니를 떼우는 것도 힘이 든 처자식에게는 눈물마저 사치였을 것이다. 이윽고 오누이의 어미는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 나가고자 마을에 내려가 쌀을 떼어왔고 떡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집과 마을까지 거리는 오가는 걸로 족히 한 나절은 걸렸고 거기에 지내면서 장사를 하는것도 수 시진. 일에 지쳐 수 일이 지나서 집에 들어오는게 세 식구의 일상이 되었다. 자연히 남매를 돌보는게 소홀해졌기에 어미는 늘 맏이에게 미안해했다. 그럴때마다 맏이는 어린 누이의 걱정일랑 하지 마시라며 오히려 어머니를 격려했다. 일을 하지 못하는 나이였지만 맏이는 총명하고 속이 깊은 아이였다. 집안일은 금세 익혔고, 누이의 바라지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항상 힘들게 일을 나가있는 어머니를 걱정하고 늘 자신의 할수있는 걸 찾았다. 하지만 그래봐야 그역시 7살 남짓한 어린아이에 불과했으니. 어느 날 어미가 일주일에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누이가 어머니를 찾을때마다 웃으며 곧 돌아온다고 말은 했지만, 아무리 일이 바빠도 열흘 이상 집을 비운적이 없었기에 슬금히 불안해지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어린아이 두명을 누이기엔 지나치게 넓은 방. 눈을 감고 있지만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손을 맞잡은 여동생을 보며, 맏이는 거짓말이라도 한 것처럼 무거운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아이가 할수있는건 그 떨리는 손을 꼭 잡아주는 것 밖에 없었다. 여드렛날이 지나고 아흐레날이 지나고 아주 당연한 것처럼 먼동에서는 해가 떠올랐고 이윽고 서산을 넘어 어둑한 밤하늘에 달이 걸린다. 무심하게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는건 철없는 누이뿐만이 아니였으리라. 그리고 열흘이 되던 점심 무렵. 마침내 참지 못하고 터진것은 어린 동생의 투정어린 울음이었다.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밥술조차 뜨지 않은채 대책없이 울기만 하는 누이에게 맏이는 차마 화를 낼수가 없었다. 안심시킨다는 핑계로 속인 것이나 다름없는 자신이 누구를 책망하랴. 어머니도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실거야. 그러니까 밥 술좀 뜨자. 다 먹으면 오라비가 놀아줄터이니. 시간을 들여 타이르기도 하고 다독거리기도 했다. 그러자 이내 누이는 울음소리를 그친다. 코를 훌쩍거리며 애써 눈물도 참는다. 하지만 차마 응어리 진 한마디를 참을 수 없었는지 나지막히 말했다. 어머니. 안오는거 아니지? 그것은 맏이의 가슴 속에도 박혀있는 쐐기와 같은 말이었다. 뱉어내지도 못한 채 은근히 밀려오는 아픔처럼 내색하진 않았지만, 어린 누이가 무심코 그런 말을 던지는게 너무나 충격이라 곧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밥이나 먹자. 그나마 할수있는건 있는 힘껏 얼버무리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금이 간 그릇에 새어나오는 물을 손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깨어진 그릇을 대신할 수 있는건 더욱 더 단단한 새 그릇밖에 없을 터였다. 망설이던 맏이는 이미 새어나오는 의심을 떨쳐내고자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자 결심을 한다. 어미가 떠난지 보름이 되는 날 아침. 마침내 오누이는 집을 나섰다. 어른의 걸음으로도 반나절이 걸리는 먼 길이었다. 아이들에겐 배 이상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맏이의 결심은 확고했고,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오라비의 말에 어린 누이도 군소리를 하지 않았다. 산세가 험하고 겨울 바람이 매섭다. 녹지않은 눈을 밟으며 조심스레 오누이는 나아갔다. 나란히 손을 맞잡은 채 걷다가 때때로 칭얼거리는 누이를 업고 가는걸 반복했다. 다만 멈추지는 않았다. 겨울 산에서 밤을 보내는것은 위험하다는 아버지의 당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겨울이라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온몸에는 땀이 흥건했고 오랫동안 숨이 차올라 고르지가 않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귓가에 새근새근 흩어지는 숨소리와 등에 느껴지는 온기에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고 발을 뻗는다. 나아가고 또 나아간다. 어느덧 날이 지고 밤이 되었다. 맑은 하늘이라 유난히도 달과 별이 총총했고 마지막으로 오른 언덕 너머에는 희미하게 불빛이 보였다. 마침내 도착했다는 기쁨에 반쯤 나간 정신이 한순간에 되돌아왔다. 그리고 누이를 내린 뒤 그 손을 붙잡고 달려나간다. 어머니가 오시는 마을이 분명하다. 자다 깬 누이는 영문도 모른채 끌려갔지만,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는 맏이였다. 인적이 드문 시각. 땅을 비추는 은은한 달빛과 민가의 어렴풋한 불빛만이 오누이의 길잡이였다. 아는 이조차 없는 낯선 거리. 간신히 밖에 나와있는 사람을 만나 찾는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마을에서 쌀을 떼어와서 떡을 파는 여인이 자신의 어머니이며 보름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그래서 찾아왔다며 거의 사정을 하다시피 알려달라고 빌었다. 거지같은 몰골을 하고선 눈물을 흘리는 아이. 그 반면에 머리카락조차 흐트러지지 않은채 손가락을 입에 대고 지켜보는 어린 여자아이. 아이의 수난이 어느정도일지 짐작이 가는 광경이다. 그 모습을 가엾이 여긴 행인은 어느 방향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길을 일러주었다. 맏이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한시라도 빨리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다다른 곳은 다른 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민가였다. 여느 집들처럼 문지방 너머로 희미하게 흔들리는 등불이 사람의 행적을 알리고 있었다. 이 문을 열면 어머니가 계신다. 긴 여정의 고됨과 벌써 보름이나 보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아무리 의젓하다고 하더라도 그역시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아이였기에 감출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맏이는 예를 취하지 않고 문을 벌컥 열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거기에 있던 것은 벌거벗은 채로 서로의 몸을 겹치고 있던 한 쌍의 남녀였다. 희멀건 살덩어리에 산적처럼 털이 무성하고 투박한 것이 위로 엉켜있는 모양새는 참으로 기이해 보였으니. 진동하는 술냄새와 분냄새에 맏이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린다. 그리고 산적같은 남자는 이상한 낌새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가랑이를 움직이는걸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하반신에 느껴지는 열에 몸을 맡긴 채 신음소리를 내던 여자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열린 문지방을 쳐다본다. 그것은 오누이의 어미였다. 바깥에 있는 것이 자신의 아들인 것을 알아챈 어미의 표정은 흥분이 섞인 뒤틀린 듯한 기쁜 표정에서 금세 경악으로 바뀌어 갔다. 세 사람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런 침묵을 깬 것은 갓난 아기의 칭얼거리는 울음소리였다. 맏이는 순간 그 아이가 자신의 누이와 닮았다고 생각해버렸고 치밀어 오르는 역함을 참지 못한채 뛰쳐나가 버렸다. 그 이후 서로의 손을 붙잡고 달려나간 오누이를 본 이가 없으니 이 이야기는 끝을 고한다네. 정말로 이게 끝인게야? 오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정말로 모르고? 글쎄 어떻게 되었을런지... 설들이 분분하다지?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어미의 간곡한 청에 그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오누이를 찾을순 없었으며 그 자리에서 새로이 빛나는 한 쌍의 별들이 생겼다고도 하고. 어미와 붙어 먹었던 행인이 버림받은채 시기에 눈이 멀어 일부러 맏이에게 길을 가르쳐줬다는 말도 있고. 자신의 음행이 알려지는게 두려웠던 어미가 오누이를... 쯧 말하기도 흉하구먼. 뭐 그런 얘기라고. --------------------------------------------------------------------------------------------------------------------------------------------------------- 모티브는 전래동화인 해와 달이 된 오누이고 피드백 부탁할게

내일, 수도에 핵폭탄이 떨어집니다. 그리 말하는 앵커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없었다. 좌절도, 절망도, 슬픔도. 그 무엇하나 남지 않는 적막한 목소리는 금새 주제를 바꿨다. 뉴스는 국가 멸망 하루 전에도 그대로였다. 아니, 앵커 독단의 행동인 듯 했다. 금새 화면이 꺼졌다 앵커가 바꼈다. 오, 이런. 그 앵커는 이전의 앵커와는 사뭇 달랐다. 그 전의 주제를 반복해서 말했다. 지루하게. 목소리는 몹시 떨렸고, 급기야는 울음을 터트리더니 꾸역꾸역 목과 입을 움직여 형체 모르고 뜻 모를 소리를 냈다. 개, 고양이, 쥐, 양, 모세의 배에 탔던 그런 원초적인 동물이 집을 잃은 설움을 토해내듯 내뱉는 한(恨)이 전자신호로 바뀌어 명의 귀로 들어왔다. 거리의 차들은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가 다시 전진했다. 한 차선은 앞 차가 죽은 듯, 가동을 멈춰서 뒤의 차들은 양 옆의 차선으로 불평을 찌그리며 느리게 끼어들었다.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 해도, 사람들은 움직였다. 그 한가지 사실이 명의 머리를 맴돌았다. 오래된 일제 소형 자동차에 작은 뉴스 화면이 설치된 차는 부우웅, 부우웅 하는 소리를 내며 정체된 구간에서 더는 견디지 못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의 생각에도 이 낡은 차에게 가만히 있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조금 열린 창문 사이로 코끗에 이는 매연에 명은 창문을 닫았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차에 베어있는 옛것의 냄새는 향수를 물씬 불러 일으켰다. 세척을 했는데도 맴돌아 있는 아버지의 땀냄새, 박하사탕 냄새, 담배 냄새, 그리고 이름모를 그 시절의 냄새가 뒤섞인 향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명과 과거를 이어주는 징검다리였다. 그것이 명이 이 낡은 자동차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였다. 장장 삼십년이 넘는 세월을 명과 아버지와 함께 한 차는 이제 낡디 낡아 고장나면 부품 하나를 찾으러 전국을 뒤져야 하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그때마다 명은 꾸역꾸역 전국의 카센터를 뒤져가며 부품을 찾아냈다. 핸드폰을 켜자 수없는 알람이 와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부터 이제는 이름뿐인 관계의 사람들에게서까지 제각각의 이유로 전화와 메세지가 도착했다. 휴대폰의 상단에는 카톡의 새 메세지가 쉴새없이 뜨고 있었다. - 가볍게 쓴 글인데 중간 중간 이어쓰다보니까 문체가 좀 오락가락하네 개인적으로는 별로지만 창작을 별로 안해서

졸업식 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던 학교 운동장은 졸업 축하한다는 뻔한 말들, 눈물과 웃음으로 가득했다. 졸업 축하해, B. A도 이 뻔한 말 외에 달리 할 말은 없었다. 없었다고?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로 3년 내내 같이 배구를 했고, 2학년 때부터는 몇 번이고 같이 침대에서 뒹굴었으니 연애라고 부르려면 부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진부한 말이 어울리는 관계였던가? 연인, 아무리 못해도 친구 사이에 이런 미사여구 말고는 할 말이 없다고? A는 온몸이 차게 식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랑 비슷한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벼울지언정 B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고 할 수는 없는 사이였다고 생각했다. 이건 무언가 잘못된 게 분명했다. ‘졸업 축하해’라는 말은 지금 당장 -한테도, *한테도, 심지어는 같은 반의 아무나한테도 할 수 있다. 그런데 B는? B는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 중 하나일 뿐이었나? 너무 혼란스러웠다. 사랑이라고 믿고 있던 감정이 오답이라고 빨갛게 밑줄이 처져 있었다. 한순간에 모든 감정이 증발한 것 같다고, A는 생각했다. 질문과 같이 진부한 B의 대답을 듣자마자 A는 도망치듯 걸어갔다. “A.”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서 멀어져가던 자신을 멈춰 세우는 B의 목소리에 A는 뒤를 돌아봤다. 으어? 멍청한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B는 그런 A에게 아무 말 없이 그의 손에 길쭉한 검은 상자를 쥐여주고 여우처럼 눈꼬리를 휘고는 인파 사이로 섞여들어 갔다.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A는 B의 표정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B가 바글바글한 사람들 사이로 증발하듯 사라지기 직전까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의문과 혼란이 머릿속에 가득한 채로 상자를 열자, 눈에 보인 건 고급스러운 금색 볼펜 한 자루.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떻게 잘못 읽으래야 읽을 수 없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B’ 라는 글자가 각인되어 있었다. 새하얀 백지 위에 아무것도 없이 딱 물음표만이 놓여있는 시험의 답을 써야 한다면 뭐야? 라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A의 기분이 딱 그랬다. 무수히 많은 물음표가 A의 머릿속에서 떠돌았다. B, 나는 너한테 도대체 뭐야? 질문이 턱 끝까지 올라왔지만 A는 그것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아마 B는 답을 내다보고 내게 시험하듯이 물은 것이겠지. 졸업식, B, 볼펜, 그리고 사랑.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 A는 모든 의문에 단 한 마디의 답도 구하지 못했다.

덜컹 "........." "........." 재이가 들어옴에도 반응이 없는 그. 그저 올 줄 알고 있었으니 어서 앉으라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재이를 지그시 응시할 뿐이다. "올, 눈 안 까네?" "깔 이유가 없잖아. 이만 앉지?" 재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 삼백안에 매혹적인 녹색 눈동자와 스모키한 짙은 화장, 낮게 내려앉은 눈동자의 분위기의 조화는 범을 연상시킨다고. 보통 재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진심으로 화났을 때의 얼굴은 누구라도 오래 쳐다보지 못 했다. 그런데 그는 눈을 피하긴 커녕 오히려 재이의 눈을 당당하게 응시했다. 오래전에 많이 봤다는 듯 반가움도 조금 뭍어있는 눈빛이었달까. 아무튼 겁먹은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총은?" "K2. 아르메니아. 구일팔 마카로프 열 네발 짜리." "가격대는?" "90? 100 넘는거나 90 대나 비슷비슷 하더라고." "잘 샀네. 구경 가능해?" 살벌할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재이와 그는 태연하게 권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구경 시켜달라는 그녀에 그는 어깨를 한 번 으쓱이며 흔쾌히 품에서 총을 꺼내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듯 총의 구석구석을 구경하다, 재이가 느릿하게 총을 장전하며 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이 총으로는 한 발에 두개골 아작낼 수 있으려나?" "그렇게 가까이서 쏘는데, 안되면 불량이겠지." "쏴 봐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려고." 비릿하게 한쪽 입고리를 올리며 웃는 재이. 찰칵, 총구가 그의 머리에 닿았다. 서늘한 철의 냉기가 그녀의 손과 그의 머리를 훑었다. 방아쇠에 재이의 검지가 올라갔다. 까딱 힘을 주면 당장 총알은 발사될 것이고, 그의 머리를 궤뚫을 것이다. 그런 재이에 그가 미소를 지으며 양 손을 들어보였다. "아직 죽고싶진 않은걸. 너랑 할 얘기가 많은데?" "어디서 왔을까, 너는. 여기 온 목적은 뭐고." "차라도 한 잔 할까? 나 거진 한 시간 동안 기다렸어." "기회줄 때 말해. 묵직한 거 보니까 적어도 널 죽일 수 있는 양의 총알이 들어있는 건 알겠어." "거 참 매정한 아가씨네. 알았어, 얘기할게." 말을 돌리는 그에 재이가 눈을 희번뜩 떴다. 짙은 고동색의 아이쉐도우가 밀착되며 검은 색을 띄었다. 한층 더 사나워진 눈빛을 느낀 그가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미소를 띤 채였다. 너무도 여유로은 그의 모습에 재이가 이질감을 느꼈다. 소름이 끼치는 느낌과 혹, 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이미 재이가 본인을 쏘지 않을 걸 알고 있었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는 척 하는 그 녀석. 재이가 눈쌀을 찌푸리며 장전을 풀렀다. 철컥 소리와 함께 고조되었던 분위기는 한층 내려앉았다. "거 참, 예쁜 언니가 왜이렇게 무서워." "예쁜 년들은 예쁜 짓만 해야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그런 법은 없지. 근데 예쁜 언니들은 조금이라도 더 예뻐 보이려고 하니까." "재밌는 새끼. 그래서 왜 왔어?" "아깐 어디서 왔냐며." 능글맞게 웃으며 생글거리는 그의 얼굴. 위협따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말투와 행동. 보통내기는 아니구나, 재이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재이가 웃는 모습에 그가 들고있던 손을 스리슬적 내렸다. 손을 깍지끼고 다리까지 꼬고든 높으신 분 처럼 앉아 여주를 지긋이 응시하는 그. // 앵앵웅ㅇ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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