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3/16 19:54:23 ID : teJO1dA1zWm 0
이 소설은 하나하나, 하나나미, 피스틸버스 세계관을 기반&각색한 소설입니다. 약간 야하거나 크리피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2 . 2018/03/16 20:34:07 ID : SNs05O7dQtx 0
ㅡ꽃이 피었다. 어딘가에 핀 꽃인지, 처음에는 짐작할 수가 없었다. 눈을 가렸기 때문이다. 아, 그래서 알았다. 눈을 가린 자리에 꽃이 피어났단 걸. . 408호는 혼잡했다. 환자들이 꽉 찼기 때문이다. 이 이상 뭐가 더 필요할까. 보호자들이 없단 것에 위화감이 느껴질 뿐이다. 아마 모두 정신병자이기 때문이리라. 보호자도 감당하지 못할 환자들이다. 다른 병실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가지 증후군을 안고 사는 사람들. 여러가지 병을 안고 사는 사람들. 정신병원이라고도, 보호병동이라고도 정의할 수 없다. 그저 수용소일 뿐이다. 여긴 환자들의 수용소일 뿐이다. 환자들은 인권이 없다.
3 . 2018/03/16 20:45:24 ID : SNs05O7dQtx 0
인권이 없는 환자들은 움직였다. 거창한 게 아니다. 어찌 보면 자잘하고 어찌 보면 거창하긴 한데. 그건 나중에 찾아올 신문기자의 판단으로 결과를 봐야 하는 문제이다. 환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수용소를 탈출할 구멍을 찾아나선다. 영능력자, 염동력자 등등의 환자도 있었기 때문에 나가는데 시간문제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오차가 있었다. 그들을 감시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영능력자, 염동력자가 있었고, 기타 심리학자, 특수경찰 등등 다양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 유일하게 고독히 조용한 자리. 408호 환자들은 이 쿠데타에 유일하게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었다. 왜일까? 그건 그들이 딱히 소외돼서가 아니다. 단지, 그들이 지나치게 특수했기 때문에 따로 갇혀있었던 이유 뿐이다. 그 중에 창가 자리, 연하. 한 쪽 안구에 꽃을 심어놓고 사는 여학생이 있다.
4 . 2018/03/16 21:00:43 ID : teJO1dA1zWm 0
연하에 대해 소개하자면, 사실 별 거 없다. 애초에 주인공을 소개하라 하면, 진부해지고 지루해지고 재미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이렇게만 소개하겠다. * 77번 환자. 408 병실. 아스퍼거 증후군과 리스트컷을 앓고 있는. 그저, 10대 소녀.
5 . 2018/03/16 21:18:16 ID : teJO1dA1zWm 0
그런데 이상한 것이, 그녀의 오른 눈 안구로부터 꽃이 자라기 시작하는 것이다. 희한한 일이었다. 점점 크게 피어난 꽃 한 송이는, 그대로 그녀의 안구틀에 자리잡아 번졌다. 한 마디 해 두자면, 이 병동에서는 아무도 그런 병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6 . 2018/03/16 21:32:55 ID : teJO1dA1zWm 0
하지만 그녀, 아니 소녀는 별 감흥이 없다. 이 수용소에서 자신의 증상은 아스퍼거와 리스트컷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눈에 자란 꽃의 크기가 커지고 형태가 뚜렷해져도 그냥 견뎠다. 무시했다 라고 보는 게 맞겠다. 손목에는 어느새 간호사들이 돌보지 않은 상흔들이 엇갈린 채로 지그재그 자리했다.
7 . 2018/03/16 22:02:11 ID : SNs05O7dQtx 0
감흥이 없는 이유는 역시 소녀의 아스퍼거 때문. 연하는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무덤덤하기 때문에, 오히려 겁이 없어져 그게 리스트컷으로 이어졌다 하면 맞겠지. 파여진 자리들은 그다지 아프진 않지만 그냥 상처만 남았다고 해. 다시 말하지만 소녀는 아프지 않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번에 벌어지고 있는 쿠데타가 소녀의 귀에도 들어가 소녀로부터 관심을 조금이라도 일으켰다는 것. 이상하다. 이상하지. 그녀는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별 관심이 없는 자폐증 중환자인데. 특히, 그 중에 카운터에 있는 주임 직원이 신경쓰였다. 왜냐하면 매일마다 자신을 관리하러 오기 때문이다. 그가 특수 경찰이었던 걸까. 자세한 건 알 수도 없고 알기도 싫지만.
8 . 2018/03/16 22:12:46 ID : SNs05O7dQtx 0
소녀는 가만히 앉아 책을 읽었다. 꽃에 관한 책이며, 꽃을 압화해서 만든 책갈피를 소지해 이용하고 있다. 그 때, 그 매번 찾아온다는 주임이 다급하게 달려와 408호 문을 두드렸다. 408호는 5인실이며 다들, 잠을 자거나 산책을 하거나 씻으러 갔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라곤 연하 뿐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왜 그가 왔는지에 대해서는 연하는 굳이 캐묻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내용이 꽤 마음에 들었고, 또한 여차해서 압화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그가 귀찮았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찾아오니 귀로도 모자라 눈에도 딱지가 날 지경이지. 지금 연하의 한 쪽 눈에는 꽃이 피어 있어 그런 걸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그 주임 선생. 이하 찬양이라고 소개하겠다. 찬양이 연하에게 던진 말은.
9 . 2018/03/16 22:15:34 ID : SNs05O7dQtx 0
-연하 씨, 아니 연하 환자분 부모님 돌아가셨대요. 급히 연락받았어요. 교통 사고로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 -두 분 투신 동반자살 하셨답니다. 경찰한테 인계받았어요. 아, 이 사람 경찰이 아니었구나. 난 또. 그 말을 들은 연하는 단지 그 것만 생각했다. 아니면, 내지는 이제 또 증세가 늘어나 병명이 붙고 자살하겠지. 여긴 자살도 딱히 막지 않으니까. 부모님에 대한 연민이나 눈물 따위는 전혀 없었다.
10 . 2018/03/16 22:17:32 ID : SNs05O7dQtx 0
그러더니 그, 찬양이라 하는 작자는 연하의 반응과 눈에 핀 꽃을 보더니 자기 머리를 쥐어잡고 열불을 내다가 갑자기 다가와 꽃을 조심스레 만지는 것이다. 아마 뜯으려는 생각인가보다. 그러다 안 되니 포기하고 안대를 하나 가져와 씌워주는 것이다. 연하는 의아했다. 왜 이렇게 내게 잘 해주지? 얼굴도 못났고 말도 별로 안 하는데. 내가 이 사람과는 말을 많이 했나? 그런 것.
11 . 2018/03/16 22:20:24 ID : SNs05O7dQtx 0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들은 유치하고 이타적인 척 이기적이다. -1인실로 옮겨요, 우리. -병원비는요? 여기 병원이 아니라 수용소잖아요. 그리고 부모님도 사라졌는데 그건 누가 부담하죠? 병원? 보험? 아니면 일개 10대 소녀인 제가? 부모를 막 잃은, 수용소에 갇혀 있는 제가요? 찬양은 당황했다. 이제까지 이 소녀의 배식과 식판 처리를 하는 것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한 번도 이 소녀가 말하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저 퍼즐만 만지고 놀거나 독서를 하거나 색칠 공부 등의 취미를 즐길 뿐이었지.
12 . 2018/03/17 14:19:17 ID : SNs05O7dQtx 0
* 퇴고 중.
13 이름없음 2018/03/17 17:15:49 ID : 47wMmIJO1bg 0
* 마감. 스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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