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족같은 다이어트 일지 (56)
2.생각들 (72)
3.Sneak out of the house (180)
4.일하면서... (2)
5.사족보행능력자 (36)
6.呑 (28)
7.단조로운 일기 (12)
8.짝사랑중인 일기 (12)
9.안녕 종강해줘! (1000)
10.주변 인물 관찰일지 (13)
11.내일부터 하는 운동 기록일지 (17)
12.자취생의 일기 (12)
13.19살, 십대의 끝자락 (3)
14.🕊 하얀 비둘기가 되는 꿈을 꿔 🕊 (14)
15.. (14)
16.수중 일기 (168)
17.고3 인생 진짜 (1)
18.100 10000 (1)
19.중반 그 마지막 15 (1000)
20.평범한 일상. (1)
1
이름없음
2018/07/30 00:23:38
ID : go5ala67xU1
1
하하, 모두 장난이에요. 제가 그런 생각을 할 것 같나요? 그저 여러분의 반응이 궁금했을 뿐입니다!
한스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한스의 모습에 퍽 안심한 듯했다. 어느하나 한스에게 다시 안부를 물어보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장난으로 그런 감정을 토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분명 삭히고 삭힌 감정의 편린이었다. 고작해야 일부인데도 악취가 풍겼다.
2
이름없음
2018/07/30 00:27:32
ID : go5ala67xU1
0
썩은 내가 풍길 정도로 지독한 감정은 쉽사리 꾸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쉽사리 품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쉽사리 참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스는 거짓말을 하고있었다. 한스는 거짓말을 하고있었다. 그러나 누구하나 신경쓰지 않았다. 한스는 웃었고, 그에 사람들은 모두 뒤돌아서 떠났다.
3
이름없음
2018/07/30 00:30:11
ID : go5ala67xU1
0
나는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다. 저 햇살같은,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소년을 위해서라면 다가가 진심어린 걱정을 나눠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나 역시 등을 돌렸다.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지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긴다.
4
이름없음
2018/07/30 00:31:08
ID : go5ala67xU1
0
그러나 나는 알고있다. 어느 누구도 그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품어내고, 살아갈 수 있을 리가 없다.
5
이름없음
2018/07/30 00:31:53
ID : go5ala67xU1
0
그리하여 모두가 죽어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모두가 죽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두가 죽을 것이다.
6
이름없음
2018/07/30 00:33:32
ID : go5ala67xU1
0
내일도 국화 한송이를 사두어야겠군. 생각한다. 또다시 숨을 져버릴 이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죽어갈 나를 위하여.
7
이름없음
2018/07/30 00:35:59
ID : go5ala67xU1
0
찌는듯한 더위에도,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맥의 창가에는 국화가 시드는 일이 없었다. 언제나 생생하게 피어있는 국화는 물기를 머금고 저무는 태양의 색채에 물들어갔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이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도 싶었다.
8
이름없음
2018/07/30 20:24:27
ID : go5ala67xU1
0
잊는다는 것은 무섭다. 잊힌다는 것은 무섭다. 나는 무언가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싶었다.
9
이름없음
2018/07/30 20:28:06
ID : go5ala67xU1
0
그러나 그 모든게 불가능 하다면, 잊힐 바에야 시작조차 않고 싶었다. 잊을 바에야 모두 내던지고 싶었다. 물고기는 안돼요. 물고기는 싫어요. 그리 말하며 울고 떼를 쓰던 시절이 내게도 분명 있었건만. 암담하기 그지없는 심해를 엿보고야 결국 수조 속으로 몸을 구겨 넣는 것이다.
10
이름없음
2018/07/30 20:32:03
ID : go5ala67xU1
0
겨우 몸통을 구겨넣은 수조는 매우 비좁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버겁다. 아가미가 간헐적으로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11
이름없음
2018/07/30 20:35:56
ID : go5ala67xU1
0
이래서 물고기가 되고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수조가 싫었다. 계속해서 흐르는 강도 좋지 않았다. 바다는 거북했다. 나는 물고기가 싫었다. 물고기인 자신이 싫었다. 기왕이면 새가 되고 싶었다. 새가 다니더라면 적어도 나무가, 그것도 아니라면 하찮은 돌멩이라도 좋았다. 나는 그런 것들이 되고싶었다.
12
이름없음
2018/07/30 20:40:56
ID : go5ala67xU1
0
그러나 물고기만은 싫었다. 옛날 옛적, 아주 어리고 작았던 시기에도 나는 물고기를 싫어했다. 말라비틀어진 모습으로 접시 위에 놓여있는 꼴이 처참했다.생기없는 눈동자가 등 아래에서 기름기로 번드르르 빛났다. 그건 정말 기괴한 장면이었다. 끔찍한 장면이었다. 나는 생선과 눈이 마주칠 때면, 젓가락이나 숟가락으로 그 무력한 눈알을 후벼파내곤 했었다.
13
이름없음
2018/07/30 20:55:43
ID : go5ala67xU1
0
물고기....
14
이름없음
2018/07/30 20:56:19
ID : go5ala67xU1
0
그렇지만 이 더위 아래선 물고기조차 죽어버리겠지
15
이름없음
2018/07/30 20:57:28
ID : go5ala67xU1
0
그러면 나는 무덤을 만들어 주어야지. 어떤 성 못잖은 커다란 무덤을 만들어 줄 것이다.
16
이름없음
2018/07/30 20:58:15
ID : go5ala67xU1
0
그리고 죽은 물고기의 눈알을 삼킨 채로, 조용히 그 속으로 들어가 눕고싶다.
17
이름없음
2018/07/30 21:05:08
ID : go5ala67xU1
0
그저 죽고싶다. 모든게 무기력하고 덧없다. 이유없이 눈물짓고 분노한다. 더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내가 사라지거나, 세상이 사라지거나....
18
이름없음
2018/07/30 21:15:31
ID : go5ala67xU1
0
저무는 태양을 보며 한스는 다만 기도했다. 라타, 내일은 꼭 제가 죽을 수 있게 해주세요. 죽을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제가 나약해서 용기를 다질 수 없다면, 부디 저를 죽여주세요. 술에 취한 이장님의 트렉터에 깔려 죽는 것도 괜찮겠지요. 흥분한 랄프가 제 목을 물어뜯는 것도 괜찮겠지요. 하이드 아저씨의 창고에서 짐더미에 깔리는 것으로도 괜찮을 거에요. 우물물을 기르다 방향 잃은 바람에 그 속으로 떨어지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단순한 병으로 숨이 멎을 수도 있을 거에요. 맥의 창문에 피어있는 국화는 사실 맥이 매일같이 시든 꽃을 갈아치우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요. 라타, 저는 시든 꽃이 되고싶어요. 라타, 저는 이제 쉬고싶어요...
19
이름없음
2018/07/30 21:19:48
ID : go5ala67xU1
0
잠에 들면 매일같이 꿈을 꾸지요. 꿈 속에는 항상 저희 마을과 상냥한 마을 사람들이 저와 함께 뛰논답니다. 하지만 이 꿈은 이상해요. 햇빛에 은은하게 빛나는 밀밭도, 바람결에 흔들리는 녹음 푸르른 언덕도, 그 속에서 풀을 뜯어먹던 하얗고 복슬거리는 양떼도, 꿈속의 마을에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답니다.
20
이름없음
2018/07/30 21:24:27
ID : go5ala67xU1
0
대신에 그곳은 황무지만이 넓게 펼쳐져 있어요. 그 풍경은 몹시 쓸쓸하지만, 황량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색을 칠해 넣었기 때문이에요.너른 숲도, 밀밭도, 귀여운 양떼도 무엇하나 남아있지 않지만, 분홍색, 노란색, 파란색.. 색들이 들어찬 거리는 아름답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행복해 보여요. 무슨 일을 해도 화내거나 슬퍼하지 않습니다. 그곳에서만큼은 랄프도 저의 좋은 친구이지요.
21
이름없음
2018/07/30 21:30:37
ID : go5ala67xU1
0
랄프는 웃으며 제게 말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네가 이곳을 물들여준걸 고마워하고 있어. 모두 기뻐해. 너는 이곳의 사랑스러운 소년이지. 어때, 만족스럽니? 지금 생각해보면 랄프는 어쩐지 등을 보인 상태로 말하고 있었지만, 랄프가 짓고있었을 모든 표정이 생생합니다. 제임스가 말하길, 랄프는 미친 개라 하였으니, 어쩌면 랄프는 정말로 머리가 '돌아버렸던 것'일수도 있겠죠. 만약 그렇다면 제임스는 유머감각이 없다는게 사실이 되네요.
22
이름없음
2018/07/30 21:35:49
ID : go5ala67xU1
0
저는 행복한 표정들을 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웃을 수 없었지요. 그래서 모두를 죽여버렸어요. 혼자만 슬픈건 외롭습니다. 저는 다들 화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모두들 이해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모두를 찔러 죽이고, 뭉개고, 짓밟아서, 바닥이 검게 물들었을 때야 웃을 수 있었어요. 사위가 조용해지니, 무슨 일인지 산도 밭도 양떼도 모두 되돌아와 있었거든요. 저는 정말 기뻤답니다.
23
이름없음
2018/07/30 21:39:58
ID : go5ala67xU1
0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꿈이지요! 꿈에 불과하지요! 눈을 뜨면 높게 솟은 나무들엔 그보다 더 높게 불길이 치솟아 있을테고, 사람들은 검은 것을 내뿜기보다는 그것에 물들어가고 있을 거에요. 그곳엔 별도 달도 국화도 무엇도 남아있지 않겠죠. 그러니 부디 라타, 저를 죽여주세요. 한번만 저를 가여이 여기시어, 제게 자비를 베푸시어, 부디 저를 죽게 해주세요. 이 꿈 속에 영원히 침잠토록 해주세요.
24
이름없음
2018/07/30 21:41:03
ID : go5ala67xU1
0
그러면 저는 붉은 웅덩이 위에 기꺼이 탑을 쌓고, 마침내 달에 닿아, 당신의 곁으로 가겠습니다.
25
이름없음
2018/07/30 21:41:55
ID : go5ala67xU1
0
시든 국화더미 위에 새까만 잿가루를 뿌리어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26
이름없음
2018/07/30 21:44:16
ID : go5ala67xU1
0
어린 소년을 죽이는 법은 그 무엇보다 다양하지요. 살아있으나 숨 쉬지 못하는 것을, 당신은 무어라 칭하던가요?
27
이름없음
2018/08/01 21:12:50
ID : go5ala67xU1
0
즐거운 날이다. 좋은 소식에 들떠 보내는 간만의 시간.
28
이름없음
2018/08/01 21:13:40
ID : go5ala67xU1
0
이대로 모든게 끝나린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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