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우울증 치료 (4)
2.다들 행복하면 좋겠어. (27)
3.내가 아픈거였으면 좋겠다 (2)
4.몸이 불편해요💕💘💝💖💞 (5)
5.난 그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어 (13)
6.쓴소리좀 해줘 (6)
7.자격증 (2)
8.몸이 불편할때 (2)
9.모닝똥 어떻게 싸...? (7)
10.과거일을 다시 언급하는거 어떻게 생각해? (13)
11.친한 친구가 있는데 얘가 나한테 가끔 하는 말에 조금상처받았다가 많이 쌓였으면 어케함? (7)
12.좋아하는사람이 생겼어 (7)
13.우리집 금전?사정 으로 상담을 하고싶어!! (28)
14.끝 (12)
15.요즘 너무 힘들어 (2)
16.곧 전학가는데 새학기는 아니고 겨울방학 전에 가서 친구 사귀려면 어케해야해ㅠㅠㅜ?? (1)
17.조언좀 부탁할게 (6)
18.학교폭력 (4)
19.반에서 이미지 개조졌다 (6)
20.너무 한심하게 느껴져 (1)
혹시나 제목만 보고 신고버튼을 누르려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쓰는 스레를 읽고 한 번만 다시 생각해 주면 안 될까? 부탁할게.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리 많지도 않은데다가, 속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는 생각도 안 나서 그래....... 친한 친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변 지인의 일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줬으면 좋겠어. (가정폭력이나 자살같은.......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 조금씩 있는 것 같아.)
이 이야기를 하려면 어렸을 때로 돌아가야 해.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그리 넓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때로. 부모님이 처음으로 싸운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가 바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였어. 조금 오래된 일이라 잘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때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던 것 같아. 엄마 아빠가 싸우는구나 하고....... 게다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집은 자주 국내여행도 다녔고, 같이 모여서 자주 이야기도 했었기 때문에 난 우리 가족이 정말 좋았어. 가끔 말 안듣는 동생이랑, 사이좋은 엄마아빠.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그때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됐어. 엄마 아빠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주, 거의 2주, 1주일에 한 번씩 싸우고 있었거든. 다시 사이가 좋아졌구나 싶을 때 또 싸우는 그런 식이었어. 우리 엄마 아빠가 왜 이렇게 자주 싸우지? 라고 생각했을 때, 그때 난 아빠가 집 안의 물건을 집어던지는 소리를 네 살 어린 동생과 옆방에서 들었어. 그러면서 동생한테 약속했어. 엄마가 저렇게 힘드니까, 우리라도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자고. 동생은 어딘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어. 난 고작 10살이었고 동생은 6살이었어.
그리고 난 4학년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서 칼을 봤어. 나는 내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아빠가 밤 늦게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온 날이었어. 무슨 이유였는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엄마는 아빠한테 악에 받친 듯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어. 어두워서 잘은 못봤지만 우는 것도 같았어. 아빠는 내 방에 들어오더니 날 깨웠어. 그러면서 나보고 큰방에 가서 자라고 했어. 나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어. 그런데 발이 안 떨어졌어. 아빠는 내 침대에 자리를 잡고 누웠고 나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엄마와 아빠를 봤어. 엄마는 계속해서 아빠한테 무어라 이야기를 했지만 너무 어렸을때라 기억이 하나도 없어.
난 가만히 침대 끝에 앉아있었고, 엄마는 방을 빠져나가더니 칼을 가져왔어. 그리고 침대 위로 던졌어. 그냥 찌르래. 죽이래. 엄마가 아빠한테 그렇게 소리지르면서 이야기했어. 아빠는 벌떡 일어나더니, 칼 끝에 약하게 팔이 긁혔는지 그 긁힌 부위를 쓸어올렸어. 난 그때부터 제대로 겁에 질렸어. 설마, 설마 아니겠지. 아빠가....... 난 그때까지도 한 치의 의심 없이 아빠는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칼 같은 건 명탐정 코난 같은 만화에만 나오는 건줄 알았어. 그리고 아빠가 입을 열었어. 내가 하라고 하면 못 할줄 아나?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 아빠는 칼을 들고 엄마의 맞은편에 섰어. 그때부터 미친듯이 눈물이 났어. 아빠가 엄마를 죽인다고, 찌른다고. 내 눈 앞에서. 엄마는 울고 있었고 아빠는 그렇게 엄마를 노려보고 있었어. 나는 그 초점도 보이지 않는 까만 눈이 너무 무서웠어. 당장이라도 엄마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눈이라서, 난 아빠한테 울면서 말했어. 아빠, 엄마 죽이지 마. 그러지 마. 아빠....... 난 초등학교 졸업도 못 했었어. 고작 초등학교 4학년이었어. 아빠는 내 얘기를 듣더니 한숨을 쉬고 에이 씨발. 하더니 칼을 바닥에 던졌어. 그리고 집을 나갔어. 엄마는 침대에 걸터앉아 울다가 나보고 큰방에 가서 자자고 했어. 나는 그 장면이 너무 생생해서, 당장이라도 아빠가 다시 돌아와서 자는 엄마 배에 칼을 꽂을 것 같아서, 그래서 엄마가 잠든 그 밤에 큰방 앞에 서서 현관문을 지켜보고 있었어. 엄마가 직접 만들어 준 작은 이불을 끌고 그 큰방 앞에 쪼그려 앉아서 한참을 있다가 들어가 잤어.
그 이후 4학년이 끝나기 전에 근처 동네로 이사를 갔고, 난 그때부터 중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무수히 맞았어. 그 시기의 여느 애들이 그렇듯 장난도 치고 가끔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철 없는 반항도 하고....... 주변 친구들과 별 다를것 없이 컸어. 그런데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나를 때렸어. 크게 잘못한 일도 아니고, 심하게 맞을만한 일도 아니었어. 그 시기의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할 만한 행동이었는데 아빠는 그 꼴을 못 보고 날 때렸어. 너 일로 와. 하는 말에 내가 아빠 앞에 서면 아빠는 손바닥으로 내 머리를 후려쳤어. 중학교 입학도 못 한 애가 무슨 힘이 있겠어. 난 그대로 쇼파로 쓰러졌고 다시 일어났어. 그러면 아빠는 날 또 때렸어. 그렇게 한참을 때리면 난 어느새 내 방 안이었어. 아빠는 바닥에서 판판한 책을 가지고 내 머리를 후려쳤어. 엉엉 울어도 아빠는 내 머리채를 잡았고 발로 내 복부를 찼어. 난 힘없이 침대에 쓰러지고, 아빠는 그렇게 몇 번을 더 때리다 후....... 하더니 내 방을 나가버렸어. 엄마는 나한테 괜찮다고 하면서 아빠한테 무슨 애를 그렇게 때리냐고 무어라 욕했지만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았어.
그때 깨달았어. 아빠는 좋은 사람이 아니구나. 그렇지만 화가 나지 않은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 우린 그러면서도 자주 여행을 다녔고, 같이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녔어. 엄마는 웃으면서 아빠한테 팔짱을 꼈고, 아빠는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엄마를 내치지는 않았어. 그래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 이건 그냥 잠시의 싸움일 뿐이고, 상황은 점점 좋아질거라고. 그런데 전혀 아니었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우리집은 다르구나. 그걸 난 초 5때 알았고, 그 때의 나는 한참 전학을 가서 새 친구들을 사귀고 학교에 적응하느라 바쁜 시기였어.
지금 생각해보면 초 5때의 나는 우울증이었어. 그 때 나는 매일같이 책상에 앉아서 커터칼로 손등이랑 손목을 그어댔고, 수첩에다 온갖 욕을 쓰고 죽고싶다 자살하고싶다 따위의 말들을 썼어. 매일같이 자기 혐오에 빠져서 남 시선을 제대로 받아낼 수가 없었어. 서러웠고 슬펐고 힘들었어. 알고있던 친구와는 연락이 끊기고 전학 간 학교의 새 친구들은 아직 이런 이야기를 할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었어. 나중엔 이것조차 무덤덤해져서 아무런 생각이 안 들어서, 그냥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했어.
중학교 때 나는 내가 알던것보다 우리집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 우리집은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지 못했고, 엄마 아빠는 주말만 되면 싸웠으며, 아빠는 폭력적이었고, 싸우고 나면 혼자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기분이 풀리면 그때 엄마한테 한마디를 했어. 내 밥좀 도. 밥 달라는 말이었어. 그럼 엄마는 묵묵히 반찬을 만들고 나더러는 밥솥에서 아빠 먹을 밥을 퍼 담으라고 했어. 그럼 나는 가서 한 그릇 가득 담아서 아빠 자리에 놓았어. 난 그러면서도 우리집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놓지 못했어. 그래도 우리 가족은 행복한데... 그래도 안 싸울 때는 좋았는데...
내가 <우리 가족은 그래도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접게 된게 언젠지 알아? 우리 가족의 행복이 전부 엄마의 노력에서부터 기반된 거라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어. 중3이었어. 엄마가 혼자 정색하고 있는 아빠한테 웃으면서 팔짱을 낀 것도, 술 마시고 들어와서 짜증을 내는 아빠의 옆에 웃으면서 누워 자던 것도, 그 외에 내가 행복이고 가족의 장난이고 이게 바로 우리 집의 재미고... 그렇게 생각하던 것이 전부 엄마의 노력이었다고. 합쳐도 별 볼 것 없기 때문에 반으로 쪼개지면 답이 안 나와서, 그래서 억지로 엄마가 아빠의 비위를 맞춰가면서, 내가 태어나고 15년동안 그렇게 살았던거야.
그걸 아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어. 엄마는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살았던거야. 혼자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면서 그렇게 살았었다고.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내가 맞는 일은 더 이상 없었지만, 이걸 알고 난 이후로 난 아빠를 더 싫어하게 됐어. 다행히도 엄마는 결국 참다못해 폭발했어. 아빠의 비위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그만둔거야. 엄마는 더이상 아빠에게 말을 걸지 않았어. 그러고 나니 집이 조용해졌어. 아빠는 엄마한테 말을 못 걸었고, 엄마는 편하게 지낼 수 있었어. 난 그때까지도 집에서 밥도 못 먹는 아빠가 조금은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전부 내 착각이었지만...
나도 어렸을때 비슷한 일 있었어서 공감된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 우리 엄마아빠도 자주 싸웠고
집엔 하루가 멀다하고 집어던져 부서진 물건이 있었고
아빠가 칼을 들었던 적도 있었어..
난 그래서 어렸을때 자주 죽고싶었는데
나는 우리엄마가 나때문에 산다는 거 너무 일찍 알아버려서
엄마때문에 죽지는 못했어
그래도 그때 안 죽어서 지금은 엄마아빠 싸우는 모습도
안본지 오래됐고 나도 나름대로 즐겁게 살고있어
분명 언젠가 괜찮아질거야
너무 마음이 아프다..
많이 힘들었지?
쓰고 싶은 말들 쓰고싶은 만큼 쓰고 가
다 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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